네가 길을 잃어버리지 않게
파트릭 모디아노 지음, 권수연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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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적인 책 표지와 얇은 책 두께, 그리고 파트릭 모디아노 이 세 가지가 지름신을 불렀지만  하아, 내게 파트릭 모디아노의 문장들은 왜 이렇게 힘들기만 하던지...    

 

옛말에 가수는 노래 제목 따라간다 비스무리한 말 있지 않았나? 비슷한 맥락으로 <네가 길을 잃어버리지 않게>도 제목 따라. 아이고, 읽는 내내 길도 잃고 밤은 어두운데 배까지 고프고, 헤매다 헤매다 어딘지도 모르는 아무 곳에 나 풀썩, 주저앉고 싶은 심정으로 겨우 마지막 장까지 다 읽는 데는 성공했지만.


총 180쪽짜리. 이 얇은 책을 다 읽는데 4~5일은 넘게 걸린것 같다. 

 

내가 파트릭 모디아노 소설을 생전 처음 읽는 거라 그랬는지? 처음부터 정말 말도 안 되게; 남자 주인공을 계속 여자인 줄 착각하며 읽었다. 이제 보니 이름도 "장 다라간" 딱 봐도 남자 이름 같고, 어느 정도 이야기가 진행되면 '그는 그가 그에게는' 하며 그녀가 아니라 그라고! 성별을 콕 찝어 알려주는데도.. 고집이 센 나는 "아니 이양반이. '그녀'를  왜 자꾸 '그'라고 부르는 걸까? 무슨 의도가 있을 거야!" 하며 한참을 엉뚱한 데서 헤맸으니. 옘병.

  

낯선 프랑스 지명과 일부러 잘 안 읽히도록 어렵게 지은 것 같은 등장인물의 이름들, 그리고 성별이 모호한 (이건 나만 헷갈린 거겠지만;) 주인공이 잃어버린 기억을 찾아 떠나는 이야기?라고 줄거리를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책을 다 읽고 뒷 날개에 적힌 이 책에 쏟아진 찬사를 읽으니, 어랏? 내게만 어려운 책이 아닌가벼? 불쑥 자신감이 회복되더라. 

"소설이 진행되며 과거의 미로 속으로 더욱 깊숙이 파고든다. _ 레 제코"

 

하긴, 그러고보니 이 책의 시작도 

"내가 사건의 실상을 알려줄 수는 없다. 그 그림자만 보여줄 수 있을 뿐."

이라는 스탕달의 의미심장한 명언으로 시작되니. 

 

아씨. 다 읽었는데 무슨 소리인지 하나도 모르겠어. 책도 얇은데 한 번 더 읽어볼까? 싶다가도.

그래봤자 결국 그림자 밖에 못 보는 거 아니겠냐고, 그래봤자 더 깊은 미로 속을 헤매고 말걸? 하며 몸을 사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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