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긴 변명
니시카와 미와 지음, 김난주 옮김 / 무소의뿔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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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고 주절댄다해도 타인의 죽음 끝에 붙이는 나의 하소연은 그저 변명으로 남을 뿐이라는 것을.

수긍할 수 있는 변명이지만, 그 태도는 여전히 뻔뻔하다고 생각한다.

영화로 그려지는 그림도 충분히 상상할 수 있는 그런 이야기.

두어번 정도 울컥하는 지점이 있는 것은 그야말로 개인적인 경험에 근거하는 것으로, 감동 이라는 것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다.


파인더 속에는 입을 다문 채 무릎에 앉은 딸의 몸을 좌우로 흔들고 있는 오미야 씨의 모습이 있었습니다. 아, 정말 측은하고 애틋한 좋은 그림이네,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런데 나는 아무리 억누르려고 해도 가슴속에서 묘한 불길이 타오르는 듯한 느낌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어요. 아, 찍고 싶다. 찍고 싶다. 가능하면 아무도 모르게 지금의 쓰무라 씨 표정을 찍고 싶다. 쓰무라 씨의 누구와도 공유할 수 없는 저 납덩이같은, 빛이 없는 눈을. - 238

괜찮아, 신페이. 살아 있으니까 여러 가지로 생각이 많은 거야. 허접한 생각, 입에 담을 수 없는 한심한 생각도. 그러나 생각했다고 해서 그게 다 현실이 되는 건 아니야. 우리는 말이지,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세상을 그렇게 마음대로 움직일 수는 없어. 그러니까 자책하지 않아도 돼. 그래도 자신을 아끼는 사람을 쉽게 포기해서는 안 되지. 깔보거나 비난해서는 안되는 거야. 안 그러면 나처럼 돼. 나처럼 사랑할 사람이 하나도 없는 인생이 되는 거라고, 쉽게 헤어질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헤어지는 건 순간이야. 그렇지? - 306

2017. Fe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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