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출근, 산책 : 어두움과 비 오늘의 젊은 작가 8
김엄지 지음 / 민음사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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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음사의 오늘의 젊은 작가 시리즈를 무척 좋아한다.

취향의 문제지만, 건조한것을 좋아해도 너무 마른듯한 상태는 조금 안취향.

일단 등장인물이 여럿인데 a, b, c.... 가 되고나면 구체성은 감소하고 익명성은 증가하지만, 개성있는 캐릭터를 좋아하는 편이라면 안취향 되겠다.

개인적인 궁금증 중 하나지만, 작명이 고통스러워서인가, 익명성의 추구인가.

이런 장면이 있다. 씨발이라고 욕을 하면, 피곤해 라고 대답하는 것.
이게 뭐랄까.... 홍상수 영화를 보는 기분이랄까. (이 문장이 내포하고 있는 것은 홍상수의 영화가 취향이 아니라는 것이다)

사회의 피로감과 무력감을 잘 드러내고 있지만, 캐릭터의 실종과 공허에 대한 이유와 설명과 결과와 등등등이 너무 내던져져 있다고 느껴졌다.

- E는 발목이 잘린 비둘기를 본 이후로 자신의 발목을 의식하게 되었다. 매일 밤 근질거렸다. 그는 발목을 돌리는 습관을 갖게 되었다. - 39

- 모두 소용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일방적인 통보들에 더 이상 흔들리고 싶지 않다. 얽매이고 싶지 않다. 나를 그동안 살게 한 것은 자괴감이었다. 그러나 나는 지금 자괴감마저 느끼지 않는다. 후회하지도 않는다. - 41

- 암전.
설정만을 보여주고 암전.
아무것도 설명되지 않고 다시 암전.
암전.
암전은 무대 위의 유일한 개연성이었다. - 98

2019. m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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