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는 내가 홀로 있는 방식 민음사 세계시인선 리뉴얼판 24
페르난두 페소아 지음, 김한민 옮김 / 민음사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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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모순과 아이러니의 시인, 이명의 작가.

1900년대 초라는 시대에 대한 감각이 대한 제국 기준인지라 아무래도 그 시절의 페소아라는 시인이 대단해 보임은 어쩔 수가 없다.

그에게는 왜 그 많은 이명들이 필요했을까.
시대와 맞물린 분열적인 어떤 정신이었을까.

언제고 곱씹어 다시 읽어보겠다고 생각하게 되는 시집.


- 내게는 야망도 욕망도 없다.
시인이 되는 건 나의 야망이 아니다.
그건 내가 홀로 있는 방식.
(...)
그래, 이것들이 내 감각들이 혼자서 배운 것들이다.
사물들은 의미를 지니지 않는다, 존재를 지닌다.
사물들의 유일한 숨은 의미는 사물들이다. - 양떼를 지키는 사람 중

- 사물들의 경이로운 진실
이것이 내가 매일 하는 발견.
저마다 있는 그대로의 그것,
이것이 나를 얼마나 기쁘게 하는지 누군가에게 설명하기란 어렵다,
이것만으로 얼마나 충분한지도.
완전해지려면 존재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
때로는 바람이 지나가는 걸 듣는다.
그리고 생각한다, 바람이 지나가는 걸 듣는것 만으로도 태어난 가치가 있구나.
(...)
한번은 누가 나를 유물론자 시인이라고 불렀다,
나는 감탄했다, 한 번도 나를
무언가로 부를 수 있을 거라 생각해 보지 않았기에.
나는 시인도 아니다, 단지 볼 뿐. - 사물들의 경이로운 진실 중

2018. no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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