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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리아스 ㅣ 원전으로 읽는 순수고전세계
호메로스 지음, 천병희 옮김 / 도서출판 숲 / 2015년 6월
평점 :
고대의 가치관에 입각한 전쟁 대서사시이고, 아킬레우스를 중심으로 한 영웅 서사.
애초에 200여쪽이 안되는 카산드라의 참고로 800페이지가 넘는 일리아스를 읽었으니, 반전에 가까운 서사에 대한 나의 감상은 아무래도 부정적인 측면이 크다.
미케네와 트로이의 전쟁은 신들의 대리전 성격이 강하고, 그러므로 변덕스럽고 잡스런 신들의 모습이 가감없이 드러나고, 인간들 역시 명예를 위해서 윤리없는 삶을 살고 있다는 점에서 신이나 인간이나.. 라고 할까.
주인공인 아킬레우스는 포상을 빼앗겼다는 이유로 분노하여 아가멤논과 반목하고, 친구의 전사로 인해 재참전해 헥토르를 죽이고 잔혹한 복수를 서슴치 않는다. 백미로 일컬어지는 프리아모스와의 극적 화해(불과 12일 짜리)도 사실 크게 와닿진 않았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그 시대 사람들이 열광할 만한 스펙터클, 화려함, 긴장, 폭력성까지 토탈 패키지로 갖추고 있는 대중문화 그 자체가 아니었을까.
다만 윤리가 없어보이는 침략과 살육이 무슨 대서사가 필요하냔 말이다 싶은 마음이 있는것.
고전에 현재의 잣대를 들이대자면 한도 끝도 없겠지.
그러나 인간이란 무엇인가, 세계가 추구하는 것이 무엇인가 하는 생각들을 지워낼 수는 없는 것 같다.
대략 헤아려 보니 6일 정도 기간에 집중해서 나누어 읽었는데, 지겨울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흥미로운 분노의 서사였다.
오딧세이아도 언제가는 읽겠지.???
2018. no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