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에서 지는 법
조엘 H. 코언 지음, 김민수 옮김 / 클 / 2018년 4월
평점 :
절판


마라톤을 완주할 가능성이 거의 없는, 영혼의 동물로 여기는 것이 해변에 너부러진 고래인 작가의 마라톤 도전기다.

심슨 가족의 작가이자 프로듀서인 저자는 아마도 매우 재밌는 사람일 것인데, 그 지점 때문에 시도때도 없이 등장하는 농담이 초반부터 약간은 부담스러웠다.
뭔가 웃겨야 한다는 압박이 있는 사람같았달까.

최후의 순간(마라톤 완주)까지 그런 태도는 변함이 없지만, 왠지 뉴욕마라톤에 참가하고 결국 달리고야 마는 모습에 마지막엔 감동까지 살짝 했다.

농담이 부담이 되었으나, 어쨌든 유쾌하고 웃기고 글맛이 좋은 책이다.

그래서 다음으로 읽을 책으로는 축구에 도전한? 여성의 에세이를 골랐다.
아이러니 한 것은 이런 땀이 어린 책을 읽으며 매우 감화받기는 하지만 정작 나는 운동하지 않는 다는 점이다. 반성해야 할까?

내 젖꼭지에 대해 물어본 사람? 흠. 걔들은 잘 있는데, 왜냐하면 아침에 자동차 경주 점검 스태프 수준에 버금가는 헌신으로 기름칠을 해놓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렇게 하지 않았더라도 괜찮았을 것 같았다. 인류의 상냥함이 나와 내 동료 참가자들을 굽어살피고 계셨던 것이다. 응원하러 나온 낯선 사람들이 젖꼭지에 바르라며 러너들에게 바셀린을 묻힌 아이스 바 막대기들을 건네고 있었다. 마라톤은 인생을 긍정적으로 보게 만드는 행사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지만 생전 처음 보는 사람들이 나의 젖꼭지를 걱정하는 그 순간에 전해지는 우주적 하나됨의 느낌에는 미처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 185

이 책의 제목이 <마라톤에서 지는 법>이긴 하지만 이 책의 나머지 부분처럼 책 제목에도 의문의 여지가 있다. 마라톤에서 질 도리가 없는 것이, 마라톤을 뛰는 사람은 다 이기기 때문이다. - 207

2018. j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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