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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명탐정들
정명섭.최혁곤 지음 / 황금가지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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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에 써있는 말 그대로 조선시대 사건 기록집이다. 조선 시대에 있었던 사건들을 누가 어느 맥락으로 해결했는가를 서술하고 있다.
13가지의 사건과 인물을 이야기해서 각 사건 당 길지 않은 분량인데도 몰입이 안되서 좀 당혹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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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갈피의 기분 - 책 만들고 글 쓰는 일의 피 땀 눈물에 관하여
김먼지 지음, 이사림 그림 / 제철소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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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문과와 문창과는 결국 ‘학문‘과 ‘예술‘의 차이였음을 뼈저리게 느끼는 순간이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나는 취미로 끄적끄적 낙서 같은 그림도 종종 그렸는데, 무언가를 보고 따라 그리는 건 꽤 잘하는 편이었으나 실체가 없는 것을 상상해서 그리는 건 영 젬병이었다. (지금도 여전히.) 글도 마찬가지였던 것이다. 이미 있는 작품을분석하거나 내가 겪은 일을 글로 풀어내는 건 아주 쉬웠지만, 스토리텔링이나 문학적 감각은 제로에 가까웠다.
그런 글은 예술가들이나 쓸 수 있는 거라고 생각했다.
확실히 나와는 거리가 멀었다. 난 그냥... 일기나 끼적이며 생을 마감하는 게 나을 것 같았다. 그렇게 초등학교2학년 때부터 이어온 꿈을 나는 포기했다. - P22

"좋아해야 버틸 수 있는 일 같아. 이 일에 애정이 있어야 오랫동안 머물 수 있거든. 돈도 많이 안 주고 야근까지 많은데 누가 좋아하겠어? 그런데 불행하게도, 난 이일을 좋아하는 것 같아...." - P34

그래도 기왕 책갈피로 살아야 한다면 가급적 납작해지는 것이 좋겠지. 편집자의 삶이란 어차피 책 안에 담겨 있어야 하니까 말이다. - P52

"박사님! 이 책이 당장 큰돈은 벌어다주진 못하겠지만, 오랫동안 박사님만의 가치 있는 콘텐츠로 기억되게해줄 거예요. 방송으로 소비되는 이미지의 수명은 아주짧습니다. 하지만 책은 그렇지 않아요. 책은 먼 훗날에도 박사님이라는 사람을 기억하게 해줄 겁니다." - P157

그녀와 헤어지고 터덜터덜 지하철역으로 걸어가는데 코가 시큰거렸다. 왜이러지. 기분이 이상했다. 내가 위로의 말을 기어이 골라내지 못한 까닭은, 그 각혈 같은 괴로움이 부러웠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 눈물에 질투가 났을지도 모른다.
나도, 글을 쓰고 싶었으니까. - P200

다시 화분에 물을 주기로 했다. 테이블야자를 위해서만은 아니다. 맑은 물 가득 떠서 찰랑찰랑하게 부어주는 짧은 시간 동안 나도 푸르른 숨 한 번 쉬게 되니까. - P240

오늘, 마음이 공허하고 외롭다면 책상 앞에 앉아 자기만의 글을 써보길. 당신은 곧 사랑받게 될 것이다. 최초의 독자인 당신 자신으로부터 - P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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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타일
김금희 지음 / 창비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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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에 친구들 만나러 가는 길에 시간이 남아서 들린 서점에서 산 책이다. 크리스마스 느낌이 물씬 풍기는 표지의 이 책은 그 몇 권 집은 책들 중 유일하게 구매로 이어졌다.

책 주제가 주제인 만큼 1월 안에는 읽고 싶었지만 조금 늦은 2월 초에 완독하고 지금 이 글을 쓴다.

상실의 종류를 모두 보여준 느낌의 책. 그 상실 속에서의 인간. 담담하면서도 어딘가 서글프고, 위로받는 책.

문장들이 마음 속에 침투해 자리잡고 비 온 뒤 맡을 수 있는 물냄새처럼 머문다.


스크린 빛이 일방향적으로 쏟아지는 가운데 어둡고 텅 빈 객석에 앉은 우리는 때로 우주를 표랑허는 서람들처럼 막막하게 상상된다. -...- 사년 만에 나를 되찾아샀을 때도 크게 다르지 않은 기분이었다고 했다. 그뒤로는 함께했던 시간들을 아쉬워하는 ‘그리움의 종신형‘에 빠지게 되었으니까 - P68

밤에는 잠들지 못하는 환자들이 많았다. 병실 문을 열면 어둠 속에 우두커니 앉아 있는 사람들의 실루엣이 보였다. 복도 미등과 내 손전등 빛이 흘러들면 잠 못 든 채 밤을 보내고 있는 사람은 더 뚜렸해졌고 나는 그렇게 해서 실루엣들이 인화되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한 컷 한 컷을 완성한다면 그건 세상에서 가장 슬픈 영화가 될 것이다. - P100

어쩌면 우리는 그 밤들 내내 영화를 찍고 있었는지도 몰랐다. 서로가 서로의 영화에 관객이 되어, 이 사랑이 가망 없는 것이라도 어떻게든 그것이 지닌 일말의 빛을 지켜주면서. - P102

올해 크리스마스에도 눈이 올까 하는 생각을 했다. 마치 누군가의 머리 위로 죄 사함을 선고하듯 공중에서 끝도 없이 내려오는 그 눈송이들이. - P221

여름의 숲이 어딘가 비현실적으로 느껴질 정도의 활기에 차 있다면 가을의 숲은 평온을 향해 조용히 열리는 공기를 가지고 있었다. 햇살이 순해지고 바람이 선선해지면서 자연스레 차분해지는 사람들 마음과 닮아 있었다. - P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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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는 내 영혼에 풍부한 열매의 씨앗을 던져 준 미지의 식물이 푸르게 자랐고, 나의 좋은 본성을 발달시키고 나쁜 것들은 말라죽게 한 태양이 빛났다.

사랑은 인생처럼 스스로도 만족하는 사춘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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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렴풋이 내용만 알고 있었다. 난 프랑켄슈타인도 그렇고 지킬박사와 하이드씨도 그렇고 고전이라고 불리는 책들은 대부분 이런 식이다. 대충 이런내용~ 이렇게 말이다.
프랑켄슈타인도 한 과학자가 생명체를 인조적으로 만들어내고 두려움을 느껴 도망친 이야기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 그런데 단순히 도망친 내용이 아니네. 나한테 프랑켄슈타인 내용 집어넣은 사람 도대체 누구야?! 이런 내용을 저렇게 요약해서 알려주면 어떡해?!?!

대충으로 내용을 알고 있는 작품이었기 때문에 한 번 읽어봐야하는데~ 이러고 있다가 알쓸시리즈에서 언급되는 내용을 보고 읽고싶어졌다. 그러고나서 리디에서 독서지원프로젝트로 리디페이퍼4랑 전자책을 대폭 할인하는 행사가 있어서 질렀는데 도서목록에 이 책이 있었다.
리디페이퍼 받고 뭐 읽을지 고민하다가 생각나서 읽기 시작한 책.

근데 난 이 시기의 번역체라 말지 어휘가 곧장 와닿지는 않아서 완독까지 꽤 걸렸다. 전철에서 수시로 읽었는데도. 그래도 역시 지금까지 읽히고 있는 이유가 있다. 요즘 같은 시대에는 더더욱이 읽어야하는 책.


몸 바쳐 하는 연구가 애정을 약화시키고 불순물이 전혀 섞이지 않은 소박한 즐거움을 누리는 마음을 없애 버렸다면, 분명 뭔가 잘못되었으며 인간의 마음에도 적합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적에 대한 증오 말고 널 사랑하는 사람들에 대한 다정한 애정을 품고 오려무나.

또 그사이에 검은 땅이 풀로 뒤덮였고, 수많은 꽃이 흐드러진 푸른 강둑은 눈과 코에 감미로웠고, 달빛 비친 숲 사이로 반짝이는 별처럼 꽃들이 희미하게 빛났지. 햇빛은 더 따뜻해졌고 밤은 맑고 향기로웠어. 해가늦게 지고 일찍 뜨는 바람에 낮이 상당히 짧아졌지만 밤 산책은 즐거운 일과였어. 

모든 즐거움은 비참한 내 신세를 모욕하는 비웃음 같았고, 내가 즐거움을 누리며 살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을 더욱 뼈저리게 느끼게 해 주었지.

걱정이나 쓰라린 회상이 전혀 없이 인생의 새로운 국면에 들어선 사람이 당연히 누릴 수 있는 즐거움을 망치고 싶지는 않았다.

고통은 사람들의 조잡한 감수성마저 무디게 만들었다.

나 자신의 이익을 위해 앞으로 영원히 지속될 세대에 이런 저주를 내릴 권리가 내게 있을까?

아! 불행한 사람은 운명에 단념하면 되지만, 죄인에게는 평안이 없는 법이다. 지나친 슬픔에 탐닉하다 보면 가끔은 감정의 사치를 누릴 수도 있는데, 고통스러운 양심의 가책은 이마저도 독살시킨다.

자신의 가치에 대한 이런 자부심이, 다른 사람들이라면 짓눌려 있을 때도 나를 지탱해준 힘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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