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부모가 가르쳐라 - 부모와 자녀가 함께 보는 자기주도 학습법
송재열.윤의정 지음 / SnY 내가스터디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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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런 사람은 이 책을 절대로 읽지 마라.

 

대학이 인생에서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

대학보다는 인생에 대해서 공부해야 한다고 하는 사람.

대학을 위한 공부는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

진정한 공부는 입시 공부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

학원이 공부에 가장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

주변 사람의 말을 쉽게 믿고 그들과 비슷하게 행동하는 사람.

 

그러나 이런 사람은 반드시 이 책을 읽어라.

 

자기 아이가 학원을 다녔는데 성적이 오르지 않는 사람.

자기 아이를 세칭 명문대에 보내고 싶은 사람.

명문대에 자식을 보내고 싶은데 어떻게 공부하게 해야 하는지 모르는 사람.

명문대에 가고 싶어하는 청소년.

어떻게든 지금 성적에는 만족하지 못하고 성적을 올리고 싶은 욕구가 강한 청소년.

 

이 책의 저자는 직설적으로 물어보고 있다.  왜 공부하냐고. 우리들 대부분은 대학에 가기 위해서 공부하는 것 아니냐고.

 

그렇다면 그에 맞는 공부를 해야 한다고. 그런 공부법이 있다고. 이대로 해보라고. 그렇다. 이 책은 거창한 주장을 하지 않는다. 인생을 참되게 사는 공부를 하라고 하지 않는다. 그러한 공부법에 대해서도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것은 대학에 가서(또는 대학을 거부한 사람이라면 이미 자신이 하고 있을테고) 스스로 찾으면 된다고 한다.

 

그렇게 때문에 명문대에 가고 싶다면 이렇게 공부하라고 한다.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서, 또는 아이들을 가르친 경험에 비추어서 현실적인 공부법을 이야기해주고 있다. 

 

정말로 따라하면 도움이 되는 공부법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런 공부법을 따라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공부를 왜 하는지에 대한 의미부여가 있어야 한다. 목적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이는 이 책의 저자도 강조하고 있다. 도대체 왜 공부하느냐고... 대학에 가기 위해서? 단지 대학이 아니라,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서. 그렇다면 그에 맞는 공부법을 선택해야 하지 않느냐고. 그런 방법이 여기 있다고 보라고 한다.

 

영어를, 수학을, 국어를 공부하는 방법, 하다못해 사탐과 과탐을 공부하는 방법까지 이야기해주고 있다.

 

이런 공부법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무얼까? 바로 몸이다. 공부할 몸. 이 몸은 공부하겠다는 의미를 발견한 다음에 공부를 실질적으로 하게 하는 존재다.

 

가만히 앉아서 공부를 할 수 있는 몸이 만들어져야 하는데, 가끔 이 책에 나와 있는 방법은 아무나 할 수 없는 방법이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몸이 먼저 만들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저자는 몸만들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고 한다. 공부에 흥미를 느끼면 자연스레 몸도 그에 맞게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세상에 재미 있는 일을 할 때 우리는 시간 가는 줄도 모른다고 하니, 공부에 점점 흥미를 가지면 공부하는 시간도 점점 길어지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더 좋은 점은 구체적인 학습법을 제시해주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가 현실에서 대학이라는 것에서 벗어날 수 없다면 그리고 좋은 대학이 행복을 이루어준다면 그 대학에 가기 위해서 최소한 이 정도 노력은 해야 한다고 할 수 있다.

 

또 그런 노력을 통해서 입시위주의 공부를 했지만, 그것이 공부하는 몸을 만들어 앞으로도 자신의 공부를 계속하게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기도 한다.

 

앞에서 이야기한 사람들, 그런 사람들에게는 이 책은 필요없다. 왜냐하면 이 책은 분명 입시에 성공하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책이기 때문이다.

 

그렇다. 아이를 좋은 대학에 보내고 싶은 사람, 좋은 대학에 가고 싶은 학생, 이들은 이 책을 읽으면 대학입시 공부에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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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나를 좋아하지 않을까? - 중학생을 위한 자신감 수업 나는 왜 시리즈 1
애니 폭스 지음, 장은선 옮김, 문지현 감수 / 뜨인돌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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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풍노도의 시기이기도 하지만,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해가는 시기이기도 하다. 중학생이라는 시기는.

 

나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니, 자연스레 남을 의식하게 된다. 남과 비교도 해보고 남을 따라해보기도 하고, 혼자 있기 보다는 남들과 함께 어울려 있기를 바라고... 그렇게 하다보면 나를 나로 보지 않고 남에게 비친 나로 보게 된다.

 

즉 독립적인 자신보다는 남에게 속한 자신, 또는 남의 눈에 비치는 자신으로 자기를 보기에, 자신의 의도와는 반대로 행동을 하기도 하고, 하기 싫은데도 어쩔 수 없이 하기도 한다. 또 남에게 자신을 과시하기도 하는데, 이것들은 자신을 자신이 보기보다는 남의 눈을 통해 보기 때문에 생기는 일이기도 하다.

 

이런 중학생들에게 자신을 자신으로 보는 법을 익히라는 책이 나왔다. 너는 너일 뿐이라고... 너를 너로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된다고. 너를 너로 보고, 너를 너로 받아들여야 그 때서야 너는 행복해질 수 있다.

 

네가 너를 너로 보지 않고 남의 눈에 비친 너로 자꾸 너를 규정하려고 하기에 온갖 고민이 생기는 것이라고...

 

너에게 불만이 있어서 억지로라도 너에게 긍정적인 말을 해주라고... 너를 네가 사랑하지 않으면 누가 사랑해주겠냐고.

 

사랑은 우선 자신이 자신부터 해야하는 것이라고... 그런 방법을 하나하나 알려주고 있다. 가끔은 체크리스트까지 있어서 자신의 현재를 판단하게도 해주고 있고.

 

우리나라나 서양이나 모두 중학생 시기가 되면 자아정체성이 흔들리면서 주변의 시선에 자신을 맡기는 경우가 많은 모양. 하여 서양 사람이 책을 썼지만, 우리나라 학생들도 겪는 고민이 담겨 있어서 청소년들이 읽고 생각할 수 있는 책이다.

 

외모부터 시작하여 자신감 상실, 또는 갈등하고 화해하는 일 등을 이야기해주고 있는데...한 부분이 끝날 때마다 관련 책이나 영화, 만화 등을 소개해주고 있어서 다른 활동과 연결시켜 주고 있는 것도 좋은데.. 이것은 원작이라기보다는 번역자의 노력이라는 생각이 든다.

 

단지 내용을 번역해서 전달하지 않고 자신이 책내용을 우리나라 현실에 맞게 적용하여 우리나라 청소년들에게 도움을 조금이라도 더 주고자 하는 노력이 보인다고나 할까.

 

마지막 부분에 부록에서는 우리나라 청소년 상담센터를 소개해주고 있어서, 책을 통해서도 고민이 해결 안된 청소년들이 스스로 찾아서 상담을 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해주고 있다.

 

청소년기는 당연히 고민이 많은 시기. 그런 고민들이 자신의 성장으로 나아가게 하는 것은 청소년 자신의 몫이기도 하겠지만, 이는 어른들의 몫이기도 하다.

 

그런 노력의 일환으로 청소년기를 거친 어른이 청소년들에게 이런 식으로 한 번 해보는 것이 어떻겠냐는 제안을 했다고 보면 된다.

 

청소년을 마냥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애정을 지니고 이렇게 하면 더 좋아질 수 있다는 방법을 제공해주는 것. 그것이 어른의 역할 아니겠는가.

 

그 점에서 이 책은 제 역할을 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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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과 창의인성 교육 : 이론과 실천 탐구 - 중등편 사회평론 교육총서 9
박인기 외 지음 / 사회평론아카데미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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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인성이 강조되고 있는 시대다. 이제는 단순히 지식만으로 살기에는 세상의 변화가 너무 심하다. 하나의 요소를 가지고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능력, 그것이 지금 시대에 필요한 요소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창의성이 필요하고, 이러한 창의성이 발현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인성이 갖춰져야 한다.

 

학교에서도 창의인성을 꽤나 강조하고 있는 듯한데...지금까지 해왔듯이 무슨무슨 시범학교 해가지고 창의인성교육을 시도하고 있나 보다. 게다가 다른 교과목에서도 창의인성 요소를 개발하여 수업에 활용하라고 하기도 하는 것 같고.

 

그러나 이것이 말로만 한다고 되나? 정책적으로 하라고 한다고 되나? 하는 의문이 든다. 이것은 정책 차원이 아니라, 지금까지 교육에서 당연히 이루어졌어야 하는 요소 아니던가. 그럼에도 왜 안되었는지를 분석하고, 장애요인을 밝혀서 그 장애요인을 없애려고 해야 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국어과와 창의인성이 어떻게 관련이 되고 있으며, 국어수업에서 어떻게 하면 창의인성 교육을 할 수 있나를 연구자들이 연구한 결과를 모은 책이다.

 

대학에서 국어교육학이 하나의 학문으로 자리잡은 지도 꽤 오래. 추상적인 이론에서 이제는 구체적인 실천이론까지 학문적 모습을 완전히 갖추었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점을 충분히 살린 책이기도 하다.

 

현장에서 직접 활용할 수 있는 방안까지 제시해주고 있어서, 더욱 좋기도 하고. 그럼에도 이 책에서도 말하고 있지만, 이 책에 나와 있는 방법을 그대로 학교 현장에 적용할 수는 없다. 아니 적용해서도 안된다. 연구자들의 이론적 연구결과는 현장에서 구체적인 실습을 통하여 좀더 정교화되고, 학교 현실에 맞게 변용, 적용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 책에 나와 있는 이 많은 이론들, 이 많은 방법들을 어떻게 수업현장에 적용시킬 것인가 그 방법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이 지점이 바로 연구와 현장이 만나는 지점이 될 것이다.

 

그 방법 중에 몇 가지만 생각해 보면, 우선 아이들에게 시간을 충분히 주어야 한다. 세상에서 가장 바쁜 우리나라 아이들에게 놀 시간과 심심할 시간을 주어야 한다. 심심해야 무언가를 할 궁리를 하기 시작한다. 그러니까 서두르지 말고 아이들이 심심할 시간을 확보해주도록 노력해야 한다.

 

다음은 아이들이 모둠 활동을 할 수 있는, 또 남의 말을 듣는 몸을 만들어야 한다. 지금 우리나라 아이들에게 가장 부족한 것은 듣는 귀이다. 자기 말을 할 줄은 알지만 남의 말을 들을 수 있는 귀는 갖추지 못하고 있다. 물론 이는 어른들의 탓도 크지만 듣는 것이 얼마나 귀하고 소중한지 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세번째는 국어교사들이 이런 이론적 결과들을 쉽게 접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사실 국어교사 중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이 책을 읽을 수 있을까? 이런 책이 나와 있다는 사실을 아는 교사도 드물 뿐더라, 학교 일에 치여 이런 이론적 결과를 받아들이고 현장에 적용하기 위해서 서로 연구하고 실행하는 교사들을 만나기는 더 어렵다. 그만큼 현장과 연구가 떨어져 있다는 사실. 그렇기에 교사들에게 연구할 시간을, 서로가 함께 할 제도를 마련해주어야 한다.

 

그렇게 되면 마지막으로 교사들은 이러한 추상적인 학문의 이론을 현장에 구체적 적용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창의인성 교육의 성패는 연구자들에게 달린 것이 아니라, 전적으로 현직교사들에게 달려 있다. 따라서 현직 교사들은 이런 책을 읽고 책에 나와 있는 내용들, 방법들을 각 학교 또는 각 교실에 맞게 구체화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럴 때 이런 책의 가치가 빛을 발한다. 그리고 교육이 제 자리를 찾아간다.

 

덧글

 

이 책에서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시 같은 경우는 시의 전문을 실어주었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를 가지고 여러 가지로 변용하여 수업하는 설명을 하면서 정작 시는 싣지 않아, 작품을 따로 찾아보는 수고를 해야 한다. 작품을 찾으면서 이 책을 읽기는 좀 부담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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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하라 다른 교육
하승우 외 지음 / 교육공동체벗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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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상상해야 한다. 다른 교육을.'

 

교사라는 직업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알아야 한다. 옛날에는 학생이 선생을 찾아가 배움을 청하면 선생은 있는 그대로의 자기 삶을 통해서 가르침을 주면 되었다. 아니, 선생의 가르침이라기보다는 학생의 배움이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

 

배움에 대한 절박한 심정으로 선생을 찾아 나서는 모습. 그리고 그 선생의 모든 것을 온몸으로 받아들이는 모습. 그것이 교육이었는데, 근대의 교육은 반대가 되었다.

 

학생이 찾지 않고, 선생이 학생을 찾아, 이것을 배워야 한다고 하는 모습이 되었다. 그러니 학생이 배우고자 하는 욕구가 우선시되기 보다는 교사가 가르쳐야 한다는 목적이 우선 되었고, 교사가 가르치려고 하는 내용이 교사 개개인에 의해 결정되기보다는, 국가라는 더 큰 조직에서 정해지게 되었다.

 

이른바 국가교육과정이 시행되었고, 교사는 국가교육과정을 실행하는 한 부속(?)으로 전락하였다고 할 수 있고(지금 우리나라 교육 현장을 보아도 알 수 있다. 교사에게 재량권을 많이 준다고 하지만, 어떤 재량권이 있을까? 이미 교육과정은 나라에서 정해놓았고, 교사들이 가르치는 교과서도 검인정이 되었다고는 하지만 국가의 검정을 통과한 교과서 중에서만 골라야 하는 형편이고, 한 해에 가르쳐야 할 수업 시간까지 국가에서 정해놓고 있는 현실이니, 교사의 재량권? 이것은 거의 없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학생은 무엇을 누구에게 배워야 하나 하는 고민을 할 여건도 준비도 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학교라는 곳으로 떠밀리듯 들어와 무려 12년을 보내게 된다.

 

그러니 모두가 비슷하게 생긴 학교라는 공간에서 자율성이 없는 비슷한 교육방식을 시행하는 교사들에게 비슷한 옷을 입고, 비슷한 책상에 앉아 비슷한(똑같은이라고 하지 않은 이유는 검인정으로 형식상 교과서가 많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교과서의 내용은 들어가야 할 내용과 들어가지 말아야 할 내용이 이미 정해져 있다고 할 수 있기 때문에 전국의 학생들이 배우는 교과서는 출판사만 다르지 거의 같다고 할 수 있다) 교과서로 배운다.

 

여기에 배움이나 가르침이 비집고 들어가 틈이 있을까? 이런 고민에서 이 책은 시작한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작은 제목이 첫번째 나온 책과 같은 "불온한 교사 양성 과정"이다. 물론이 책은 두번째 시리즈라고 할 수 있기에 "불온한 교사 양성 과정2"가 된다.

 

"불온한"이라는 말을 "의식화"라는 말로 대체하면 왠지 이데올로기 냄새가 난다. 한 때 권력을 잡은 사람들이 "의식화"를 "좌경"과 같은 말로 쓰고, 탄압을 일삼았기 때문에, 배움을 통해 자신이 깨달아가는 과정을 "의식화"라고 하는 그 좋은 말이 어느 새 색깔을 입어 잘 쓰지 않는 말이 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 쓰는 "불온한"이라는 말은 "의식화"라는 말로 바꿀 수 있다. 단지, 예전에 "의식화 교육"하면 교사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행위를 가리켰다면, 이번엔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이 말 자체를 거부하지 않는다면 이미 "불온한 교사가 되어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 교사들은 현실에 만족하면서 현실에 머무르지 않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다루는 내용들은 바로 그런 "의식화"와 관계가 있다. 의식화가 두려운 사람은 이 책에서 손을 뗄 일이다. 즉, 이 책에서는 교사들이 학교 현실을 똑바로 보고,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깨달으며, 자신의 행위가 교육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는가를 고민하면서, 진정한 교육으로 갈 수 있는 노력을 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가? 무엇이 교육이고, 무엇이 배움인가, 이것이 지금 학교에서 가능한가 하는 고민들을 다루고 있다.

 

먼저 고민하고 실천했던 선배 교사나 그런 사람들이 후배 교사들에게, 또는 고민을 하는 동료교사들에게, 고민할 할 예비교사들에게 교육에 대해서 강연을 한 내용을 모아놓은 책이다.

 

"상상하라, 다른 교육"이라고 하지만, 이 상상이 현실과 동떨어져 어디선가 뚝 떨어지지는 않는다. 진정한 상상은 현실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다른 교육"도 지금의 교육과는 완전히 다른 이상적인 교육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이 책에서 말하는 다른 교육은, 학교 현장에서 할 수 있는 아주 작은 실천부터 시작하라고 한다. 견고한 기존 교육의 틀에 작은 흠집을 내기... 이것부터 시작하여도 좋다고 한다. 그리고 그 방법들을 알려주고 있다. 학교 현장에서 당장 쓸 수 있는 유용한 방법부터, 자신을 돌아보는 방법까지 교육에 대해서 고민해 보았던 사람에게는 많은 도움을 주는 이야기들이 있다.

 

그래, 교육이 한꺼번에 확 바뀌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변하지 않은 상태로 지속되게 할 수도 없다. 그렇다면 나부터 바뀌는 일이다. 하지 않아도 될 일은 하지 않기, 해야만 할 일은 반드시 하기... 이것부터 실천하면 "다른 교육"이 다가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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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도 학교가 두렵다 - 교사들과 함께 쓴 학교현장의 이야기
엄기호 지음 / 따비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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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에 읽히는 책이다. 이렇게 절절하게, 또는 적절하게 교육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니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책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교육에 대한 이야기라기보다는 학교에 대한 이야기, 더 좁혀서 이야기하면 학교에 근무하면서 교육에 종사하고 있는 "교사"에 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제목이 "교사도 학교가 두렵다"이다. 제목에 쓰인 조사 "도"가 마음에 안 든다. 학교를 두려워 하는 존재가 또 있다는 얘긴데... 학교를 누가 두려워하지? 하는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학교를 두려워 하나? 아니다. 학생들에게 학교는 두려운 존재가 아니라 시간을 때우는 공간에 불과하다. 학교라는 공간은 친구들을 만나 놀거나, 밥을 먹을 수 있는 공간이고, 때로는 학원공부로 인해서 부족한 잠을 때우는 공간이기도 하다. 이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학교에 다니는 학생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몇몇 사교육을 받을 수 없지만, 상급 학교로 진학을 하고자 학생에게는 학교가 배움의 공간이 되고, 교사들이 가르침을 주는 존재가 되겠지만, 이는 극소수에 불과하니... 학교가 학생들에게 두려운 존재가 될 수는 없다.

 

학부모들도 마찬가지다. 학부모가 학교에서 무엇을 기대할까? 자기 아이의 성적? 아니면 자기 아이의 인성? 또는 남과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사회성? 아니다. 학교는 그냥 보내는 곳이다. 자신이 일을 하는데 아이를 돌볼 수 없기에 돌봄이 필요한 공간으로 학교는 존재할 뿐이다. 여기서 지식이나 인성, 사회성이 길러진다면 더욱 좋겠지만 학교에 우선으로 치는 가치는 돌봄이다. 아이가 무사하게, 건강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이면 된다.

 

따라서 학생이나 학부모에게 학교는 무언가를 함께 만들어가고 함께 하면서 공통의 기억을 형성하는 "장소"로서 기능하지 않는다. 그냥 시간을 보내는 공간일 뿐이다. 이런 공간에 두려움을 가질 이유가 없다.

 

그렇다면 학교에 가장 두려움을 가지는 존재는 단연 "교사"다. 따라서 제목이 "교사도 학교가 두렵다"가 아니라, "교사는 학교가 두렵다"가 되어야 한다. 다른 존재는 몰라도 교사에게는 학교라는 공간이 두려움의 공간이라는 사실을 강조해야 한다. 사실, 이 책의 내용은 그렇게 이루어져 있다.

 

학교는 교사들의 삶의 장소이다. 교사들은 학교에서 생활함으로써 자신의 자아를 실현하고자 한다. 그리고 자신의 생계를 해결하고자 한다. 이렇듯 학교는 교사들에게 삶의 가장 중요한 장소가 된다. 그런 장소에서 무언가 결핍을 느꼈을 때, 불안감을 느끼게 된다. 무언가가 잘 안되고 있다고 느낄 때 불안감을 느낀다. 무언가 잘못되고 있다고 느낄 때 엄청난 불안감을 지니게 된다.

 

그만큼 지금 학교는 교사들에게 만족을 주지 못하고 있다. 만족을 주지 못하는 정도가 아니라, 하루하루가 고역일 정도로 불안을 야기하고 있다. 학생들과의 관계에서도 그렇고, 학부모와의 관계에서도 그렇고, 교육관료들과의 관계에서도 그렇고, 둉료교사들과의 관계에서도 그렇다.

 

학교라는 공간을 통해 관계를 맺고 있는 다른 모든 존재들과의 관계가 매끄럽지 않기에 교사들은 불안감을 지닐 수밖에 없다.

 

"신인류" 또는 "별종"이라는 말을 할 정도로 학생들과는 관계가 단절되어 있으며, 자기 자식만의 이익을 위해서 학교에 간섭한다고 생각하는 "학부모"들과도 의사소통이 되지 않으며, 사사건건 간섭을 하고, 오히려 교육에 맞지 않는 지시를 한다고 여기는 교육관료들과는 예전부터 담을 쌓고 지냈으며, 한 때 동료성을 발휘하여 함께 고민하고 문제를 풀어가던 동료들과의 관계도 언제부터인가 막히기 시작했다.

 

이 책에서는 그것을 신자유주의가 기승을 부리던 때부터라고 하는데, 그 때부터, 우리나라에서 아이엠에프라는 커다란 격변을 겪은 후부터 교사가 되고자 하는 학생들이 달라졌다고 분석하고 있다.

 

예전에는 착하고 공부잘하는 가난한 모범생이 교사가 되고자 했지만, 아이엠에프 이후에는 공부잘하는 독한 모범생이 교사가 되고자 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들은 교사가 되어서 공부 못하고, 말썽 부리는 학생을 이해할 수 없고, 이해하려고 하지도 않는다고 한다. 이런 태도는 교사들 간에 세대 갈등으로 나타난다고 하는데... 예전에 교사가 된 중견 교사들은 말썽 많은 학생들을 통해서 자신이 깨어져나가면서 타자성을 획득했다면, 요즘의 교사는 아예 이들을 밀쳐내버리고 말아 타자성에 대한 고민조차 하지 않으니, 교사들간에 학생을 사이에 둔 갈등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고 한다.

 

또한 전산화를 통한 개별화 파편화된 교사문화로 인해서 서로 대화를 하지 않게 되었으며, 교무실에 있는 교사들은 개개인이 모두 하나의 섬으로만 존재하게 된다고 한다. 같은 직장에서 함께 생활하는데도 서로 섬으로 존재한다면 그런 직장이 두려움의 대상이 되지 않을 이유가 없지 않겠는가. 또한 교사들끼리 세대간에 소통이 되지 않고, 중견 교사들은 젊은 교사들을 교육에 대한 관점도 없이 주어진 일만 하려는 한심한 세대로 치부하고, 젊은 교사들은 중견교사들을 쓸데없이 간섭하는, 나이 많다고 편하게만 지내려 하며, 시대의 변화를 인지하지 못하는 꽉 막힌 세대로 치부하니, 어찌 학교가 두렵지 않겠는가.

 

이 책에서는 이렇게 교사가 학교를 두려워하게 된 이유와 모습을 자세히 펼쳐보이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 정말 "교육 불가능"이라는 말이 떠오르게 된다. 이대로 가다간 학교에서 "교육"이란 절대로 일어나지 않겠단 생각이 든다는 말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 현실을 이렇게 보여주는 이유가 있다. 그것은 현실을 똑바로 보라는 얘기다. 현실을 똑바로 보고 인정을 해야만 그 다음으로 나아갈 수 있다. 현재 교사들이 어떤 처지에 놓여 있는지 정확히 파악해 보라는 얘기다. 현재 교사들의 처지를 정확히 파악한다면 거기에서부터 출발하면 된다. 그 출발점을 이 책이 제시해주고 있다.

 

거기서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충분히 할 수 있다고, 그것이 바로 사람들이 만나서 함께 관계를 만들어가고 전승을 하는 "교육" 아니겠는가고...

 

"교육"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남을 남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나와 대등한 존재인 남으로 인정하고, 거기서부터 대화를 하자고. 대화는 일방적인 것이 아니고, 함께 주고 받는 것이니, 칸막이로 막혀 있던 교무실에서 우선 교사들부터 동그랗게 앉아 이야기를 하자고. 교육에 대해서.

 

하여 이 책은 중견 교사들에게는 자신을 다시 보게 만드는 거울 역할을 하고, 젊은 교사들에게는 중견 교사들을 이해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주고, 아울러 자신들의 "교육 활동"을 되돌아볼 수 있게 해주고 있다.

 

교사들이 읽기에 불편한 진실을 담고 있지만, 교사들 자체가 모범적으로 공부 잘하던 학생들의 균질적인 집단이므로 이 정도 책은 충분히 읽고, 생각하고, 옳은 방향으로 "교육 활동"을 바꿀 수 있다고 본다. 그렇지 않으면 정말 우리는 "교육 불가능"의 시대를 살아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때론 긍정하면서, 때론 너무도 슬픈 마음이 들면서, 그럼에도 "교육 가능성"에 대하여 희망을 잃지 않고 읽을 수 있는 책이다. 특히 젊은 교사들, 한 번 읽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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