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아이의 상처 치유하기
마거릿 폴 지음, 정은아 옮김 / 소울메이트 / 2013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의 중반을 넘어가면서 자꾸만 서정윤 시인이 쓴 시 '홀로서기'의 한 구절이 생각이 났다. 젊은 시절에는 반발하면서 읽었던 구절.

 

'둘이 만나 서는 게 아니라 / 홀로 선 둘이가 만나는 것이다'

 

사람은 홀로 살 수 없기에 함께 살아야 하기에 서로 만나서 함께 서야 한다는 생각을 지니고 있었는데, 지금도 함께 살아가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는데, 그런데도 다시 이 시구절이 머리 속에 떠오른 이유는, 이 책에서 주장하는 내용을 이 구절이 담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람은 자기 자신은 홀로라고 생각하는데, 이 책에 의하면 자신조차도 홀로가 아니다. 자신에게는 내면아이와 성인자아가 존재한다. 감정과 이성을 대표한다고 할 수 있는 두 존재가 한 사람 안에 있어서 서로가 갈등하고 협력하며 지내고 있다는 것.

 

이 둘이 긴밀한 유대관계를 맺을 때 사람은 그때서야 비로소 홀로 설 수 있다는 것. 이렇게 홀로 선 존재들은 다른 사람과도 성공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것.

 

가끔 관계에 실패하는 사람, 즉 자신의 관계에서도 실패해서 우울증이나 아니면 어떤 중독에 빠지는 사람들, 이들은 내면아이와 성인자아가 불화를 일으키는 경우라고 한다. 불화 정도가 아니라 성인자아가 내면아이를 모르고 있는 상태, 그래서 내면아이는 무시당하고 있는 상태에 있을 때가 더 많다는 것이다.

 

우리의 감정을 대표하는 내면아이는 솔직하다. 원초적인 거의 본능에 가까운 감정이다. 그러므로 이 감정은 자신의 내면 깊숙히 들어있는 감정을 대변한다. 결코 무시할 수 있는 감정이 아닌 것이다.

 

이 감정을 드러내고 이 감정에 대해서 인정하고, 이 감정을 존중해줄 때 비로소 사람은 홀로 선 존재가 된다. 그때서야 다른 사람과 만나 설 수 있게 된다. 이 점을 생각하지 않았기에 관계맺기에 실패하는 사람이 나오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내면아이를 발견할 것인가. 그것은 자신의 감정을 잘 들여다보아야 하는 일이다. 어른이 되면 쑥스러워하면서 내면아이의 존재를 부정하기가 쉬운데, 부정한다고 해서 이 내면아이가 없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사람에게는 누구나 다 내면아이와 성인자아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내면아이가 어떤 면에서 상처를 받았는지, 무엇을 어려워하는지를 파악해야 한다. 파악한 다음에는 받아들여야 한다. 소중한 자신이므로.

 

받아들여서 사랑해줘야 한다. 무엇으로? 말로, 행동으로. 반드시 행동으로 나아가야 한다. 내면아이가 성인자아에게서 존중받고 사랑받는다는 것을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홀로 선 존재가 될 수 있다.

 

때로는 이 내면아이를 만나는 일은 고통이 될 수도 있다. 자신이 잊고 있었던 좋지 않았던 과거를 떠올리게 하기 때문이다. 자신이 지금 이렇게 행동하고 있는 근본 원인에 대해서 내면아이는 직설적으로 말해주기 때문이다.

 

또 내면아이를 사랑하게 되면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끊어야 하는 위험을 감수해야만 한다. 자신을 고통스럽게 했던 관계를 끊어버리고 다른 관계를 통해서 행복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전적으로 선택은 자신에게 달려 있고, 그것을 다른 사람에게 맡기면 안 되기 때문이다.

 

그러니 사람이 홀로 선다는 것 자체는 참 힘든 일이다. 스스로 자신의 내면을 파악하고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해야 하기 때문이다. 파악한 다음에는 반드시 행동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래야만 행복한 홀로 섬을 이룰 수 있다.

 

이때 홀로 섬은 내면아이와 성인자아가 합쳐진 홀로 섬이고, 이 홀로 섬으로 인해 다른 사람들과 적절한 관계를 맺을 수 있다. 서로가 행복한 관계를 맺고 세상을 살아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다양한 사례들을 통해 내면아이가 왜 중요한지, 그 내면아이를 들여다보고 내면아이를 존중하고 사랑해 주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그렇게 되면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 우리가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상대방을 의식하기 전에 먼저 나 자신을 돌아보라고 하는 이 책. 마지막 부분에서 가장 중요한 사실을 다시 알려주고 있다.

 

'타인과 맺는 외부적인 관계는 우리의 내적 관계를 반영하는 거울이다. 우리가 자신을 사랑하고 대접할 때만이 남도 우리를 사랑하고 대접할 것이다.' 428쪽.

 

이래서 내면아이가 중요하다. 이 내면아이를 성인자아가 사랑해 줄 때, 존중해 줄 때 비로소 홀로 섬은 완성되고, 이 홀로 선 존재들이 만날 때 좋은 관계가 만들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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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ra 2017-01-15 2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숭실대 오제은 교수 책 읽은 기억이 나네요..내면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