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독서 - 그림으로 고전 읽기, 문학으로 인생 읽기
문소영 지음 / 은행나무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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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은 아무리 읽어도 새로운 맛이 우러나오는 작품이다. 그래서 고전은 시대가 흘러도 사라지지 않고 살아남아 사람들에게 읽힌다.

 

또 한 사람의 일생에서도 언제 읽어도 새로운 맛을 느끼게 해준다. 어렸을 때, 젊었을 때, 늙었을 때 읽은 고전은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늘 삶에 무엇을 더해준다. 그래서 고전이다.

 

그렇지만 요즘은 고전을 잘 읽지 않는다. 너무도 빠른 시간의 흐름 속에서 고전을 읽는다는 것은 지나가는 시간을 잡아 자신에게 머무르게 하는, 비생산적인 일이라는 생각이 있는지도 모른다.

 

책 읽을 시간이 없다는 말도 나오지만, 사실 시간이 없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책 읽는 쪽에 할애하지 않는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다른 일에는 많은 시간을 투여하면서 책 읽기에는 아주 적은 시간만을 부여한다. 그러니 많은 시간이 걸리는 고전 읽기가 이루어지기 힘든 것은 당연하다.

 

이 책은 이런 점에서 다시 고전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불러일으킨다. 문학 작품, 그 중에서도 고전이라 할 수 있는 작품들을 많이 다루고 있고, 단지 문학 작품만을 다루고 있는 것이 아니라 문학 작품과 관련된 그림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고전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고, 그림도 감상할 수 있으며, 더불어 그림과 문학의 관련성도 생각할 수 있는 책이다.

 

또 짧은 장들로 구성되어 있어 읽기에도 부담이 없고, 많은 시간을 들여 한번에 죽 읽을 필요도 없다. 그냥 시간 나는 대로 책을 펼치고 읽으면 문학과 그림이 다가오게 된다.

 

문학과 그림을 통해 인생의 의미를 되새기게 된다. 글 내용 곳곳에 우리 사회의 모습을 생각하게 하는 구절도 있고, 또 나는 어떤 삶을 살아야 하나 하는 생각을 하게 하는 구절도 있기 때문이다.

 

문학이나 그림이나 다 인생을 풍요롭게 하는데 이바지할 수 있기에, 이 책은 자연스럽게 우리 삶을 돌아보게 한다. 그림과 문학을 통해서.

 

여기에 그동안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기도 하고... 그동안 읽지 않았던 고전에 대해서 읽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하고.

 

가령 이런 글이 있다. '인어공주의 진짜 결말을 아세요'라는 제목으로 쓴 글. 뭐야? 이것도 몰라 하면서 인어공주가 물거품이 되었잖아 하면 '땡'이다. 사실, 나는 지금까지 이렇게만 알고 있었다. 어렸을 때 읽은 인어공주의 문제인지 모르지만... 디즈니 애니메이션에서는 행복한 결말로 이끈다고 하지만, 그것도 아니라고 한다.

 

  원작에서 바다로 뛰어든 인어공주는 "음악적인 소리로 말하는 투명하고 아름다운 존재들"에게 둘러싸인다. 그들에게 이끌려 자신도 그런 모습이 되어 하늘로 솟아오른다. 그들은 "공기의 딸들", 즉 바람의 정령이었다. 그들은 인어공주가 삼백 년 동안 온갖 생물에게 시원한 바람을 보내주는 일을 하면 불멸의 영혼을 얻어 천국으로 들어갈 것이라고 말한다. 그들과 함께 인어공주가 창공을 날아가며 이야기는 끝난다. (85쪽)

 

  그녀가 물의 정령에서 공기의 정령이 된 것 자체도 의미심장하다. 유럽인은 자연의 4원소에서 흙과 물은 상대적으로 격이 낮은 원소로 여기고 공기와 불을 더 고귀한 원소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다. ... 인어공주는 물의 정령에서 공기의 정령으로 변함으로써 더 높은 곳으로 한 차원 상승한 것이다.

  그렇게 때문에 『인어공주』는 그저 청순가련한 여인의 비극이 아니라 하나의 해탈과 성장의 이야기가 된다. (95쪽)

 

적어도 내게는 이런 인어공주에 대한 이야기는 새로운 것이다. 그리고 이 새로움이 이 작품이 지금까지 계속 읽히고 다른 장르로도 변화되어 사람들 곁에 머무르는 이유를 알게 해주고 있다.  

 

책을 읽는 즐거움 중에 알게 되는 즐거움이 있는데, 그 즐거움을 주고 있어서 이 책이 마음이 들었다.

 

이렇게 이 책은 여러모로 쓸모가 많다. 물론 책을 실용적인 쓸모로만 판단하면 안 되지만, 이 책은 그런 쓸모 면에서도 꽤 유용하다고 할 수 있다. 아무리 좋은 책이라도 읽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책의 날이 다가온다.

 

책을 읽자. 이 책처럼 쉽게, 그러나 결코 내용은 가볍지 않은, 그런 책을 읽는 것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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