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을 위한 시 쓰기 공부 - 시를 잘 읽고 쓰는 방법
박일환 지음 / 지노 / 2018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손 안에 있는, 작지만 무한한 능력을 발휘하는 스마트폰만 보는 청소년이 늘고 있다. 모든 것이 손 안에서 해결이 된다. 다른 것에 눈을 돌리지 않는다. 그러니 '시'란 존재는 교과서 속에나 존재하는, 학교 밖으로 나오면 나와는 상관없는 존재가 된다.

 

이런 존재에게 무슨 의미를 찾을 수 있을까? 자신에게 최소한의 즐거움도 주지 못하는 '시'란 놈을 왜 가까이 해야 한단 말인가? 여기에 더해 '시'를 쓰기도 한다고?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학교에서 예전엔 백일장이라는 이름으로, 지금은 수행평가란 항목으로 시쓰기를 하는데, 단지 어쩔 수 없어서 해야 할 시간때우기였거나, 점수를 받기 위한 몸부림일 뿐이었다.

 

이렇게 '시'는 청소년들에게서 점점 멀어져 간다. 멀어져 가는 정도가 아니라 다시는 만나고 싶지 않은 존재로 전락해 간다. 그러나 과연 '시'가 그런 존재일까?

 

저자는 아니라고 한다. 시는 분명 청소년에게 의미가 있다. 의미가 있기 때문에 '시'는 지금까지 살아남았고, 시인이라는 직업이 존재하며, 시인이라는 직업이 아니더라도 시를 쓰는 누군가가 계속 존재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시를 가까이 할까? '시'도 교문을 벗어날 필요가 있지 않을까? 교문 안에, 교실 안에, 교과서 안에 갇힌 시들은 오로지 점수를 위한 도구 역할에 그치고 만다. '시'가 숫자로 환산되는 것, '시'를 청소년들에게서 멀어지게 만드는 것이다.

 

이제 '시'를 교과서에서, 교실에서, 교문에서 벗어나게 하자. 그러면 다른 것들과 마찬가지로 '시'도 청소년들에게 다가올 수 있다. 아니, 반대로 청소년들이 '시'에 다가갈 수 있다.

 

세상 삶 중에서 시적인 삶이라고 불리는 삶이 얼마나 많은가. 우리 삶 자체가 '시'임을 깨닫는 순간, 시는 바로 자신이 될 수 있다. 교과서를 벗어난 청소년들에게 '시'는 그런 존재로 다가올 수 있다.

 

하지만 무작정 '시'가 다가오는 것은 아니다. 준비가 된 사람이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다. 찾는 사람에게 보이는 법이다. 두르려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 귀 있는 자는 들어라. 바로 이것이다. 관심.

 

관심이 서로 다른 존재들을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청소년들에게 '시'도 마찬가지다. '시'에 관심을 가지는 청소년들이 있으면 '시' 역시 청소년들에게 다가온다. 마치 오래 된 친구처럼.

 

이 책은 무엇보다 청소년들이 시에 관심을 갖게 한다. 관심을 가져 청소년들이 '시'를 친구처럼 가까이 할 수 있게 한다. 시란 무엇인가로부터 시작하지만, 결코 교과서적(이 말은 교과서에 갇힌, 지식을 시험을 위하여 머리 속에 집어넣는이라는 말로 받아들이자)이지 않다.

 

딸과 대화하는 형식으로 시의 이모저모에 대해서 자연스레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딸과 아빠의 대화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덧 '시'와 가까워진 자신을 발견할 수 있게 된다.

 

'시'가 지는 특성, 시인이라는 존재, 그리고 '시'에 나오는 여러 표현들, 방법들, 시인이 되기 위한 과정 등을 예를 들어가면서 쉽게 설명하고 있다.

 

딸에게 '시'에 대해 이야기해주는 형식이니 딱딱하지 않고, 너무 전문적이지도 않고 친근하게 설명하고 있어서 '시'가 저 멀리 있는 존재라는 생각을 하지 않게 한다. '시'가 친구처럼 내 곁에 있어서 언제든지 나와 함께 하고 있다는 생각을 갖게 만든다.

 

그래서 '시'를 멀리했던 청소년들에게 '시'를 가까이 하게 해주는 책이다. 적어도 점수를 위한 시공부가 아니라, 우리 삶을 풍요롭게 하는 시 알기를 하게 해주는 책이기 때문이다.

 

알면 보이고, 보이면 사랑하게 된다는 말이 있다. '시'도 자꾸 읽다보면 사랑하게 된다. 그렇게 '시'와 가까워진 청소년들이 많아지길 바라는데...  조금이라도 '시'에 관심이 있는 청소년들이라면 이 책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또 반대로 '시'를 자신과 전혀 상관없는 존재라고 여기는 청소년들이 이 책을 읽는다면 그들이 생각하고 있던 '시'와는 다른 면의 '시'를 만날 수 있으니 그것도 좋을 것이다. 

 

문제는 읽기 시작해야 한다는 것. '시'는 어려워 하고 지레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시'를 읽기 시작해야 한다는 것, 더불어 이런 책도 읽어야 한다는 것. 읽어야 '시'에 한발짝 더 다가갈 수 있을 테니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