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월 - 상
김성재 지음, 변기현 그림 / 길찾기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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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발의 총성으로부터 시작한다. 살인으로 인한 생활의 변화. 주인공 김태진은 살인을 저지른 아버지로 인해 인생이 바뀌게 된다.

 

그토록 저주하던 아버지. 그런 아버지가 전 안기부 1차장이었던 사람을 쏜다. 그리고 그 여파로 검사로 임용이 될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사귀던 여자 친구와도 헤어지게 되고. 절망에 몸부림 치던 그가 술에 엉망이 되어 집에 널브러져 있을 때 찾아온 여자, 한승미.

 

그녀에게서 들은 이야기를 가지고 그는 자신이 재기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광주로 내려간다. 한 장의 사진을 들고서.

 

기차 안에서 만나게 되는 티죠아웅과도 이야기가 얽히게 되는데, 어쩌면 티죠아웅은 광주의 비극을 더 심화시키는 역할을 하는지도 모른다.

 

버마에서 도망쳐 나와 난민 신청을 한 티죠아웅, 그는 불법체류자 신분이 되는데, 그가 외치는 말이 광주가 여전히 진행형임을 알려준다.

 

"민주혁명을 성공한 나라가 이게 뭐예요? 욕하고, 때리고. 돈 달라고 하면 불법체류로 신고하고!! 이건 민주주의가 아니잖아요!!"

 

이 말에 광주는 여전히 진행 중임을 알 수 있다. 광주민주화운동, 광주 혁명이라고 해도 좋다. 이것이 과거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현재 우리들 삶을 바꾸어야 한다.

 

해방구였던, 자치 민주주의를 꽃피웠던 광주가 과거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광주는 현재에 있어야 한다. 그러나 다른 나라에서 온 힘 없는 사람들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는 광주가 아직도 완성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이 만화에서 티죠아웅을 등장시킨 이유는 광주를 과거로만 기억하지 말고, 또 한때 영광스러웠던 투쟁으로만 기억하지 말고, 우리가 계승해서 실현해야 할 일로 삼아야 한다는 말을 하고 싶어서이지 않나 싶다.

 

이렇게 광주로 내려가는 도중에 만나게 되는 티죠아웅은 광주를 좋은 도시라고 하고, 그가 한승미와 연관이 되어 있음이 밝혀진다. 여기에 윤태구라는 인물이 등장한다. 다혈질인 인물. 김태진이 김세환의 아들이라는 말을 듣고 그를 폭행하는 인물.

 

한승미나 윤태구는 5.18때 아버지가 실종된 사람들. 실종이 아니라 암매장이라고 해야 맞다. 암매장된 아버지 유골이나마 찾으려고 하는 인물인데, 이들에게 그 열쇠를 지고 있는 인물이 김태진의 아버지 김세환인 것이다.

 

김세환은 폐인으로 평생을 살아가는데, 그가 전 안기부 1차장을 총으로 쏜다. 그리고 그는 자해를 한 뒤 병원에서 사경을 헤매게 된다.

 

만화의 상권은 아들인 김태진이 자기 출세를 위해서 아버지를 이용하려고 광주에 내려가 진실을 캐기 시작하는 것으로 끝난다.

 

아버지가 어떤 일을 저질렀는지, 왜 아버지가 전 안기부 1차장을 쏘아죽였는지, 자신의 아버지와 한승미, 윤태구 아버지는 어떤 관계였는지, 그리고 사진 속 인물들은 어떻게 되었는지를 하권으로 넘기고 있다.

 

광주라는 무거운 주제를 아버지와 아들을 통하여, 두 사람의 시점이 교차하게 함으로써, 또 여전히 권력을 쥐고 있는 자들이 어떻게 나오는지를 만화를 통하여 보여주고 있다.

 

흥미를 잃지 않게 하면서 광주에 깊이 들어가게 해주는 만화이다. 다음은 하권으로...

 

덧글

 

책 리뷰를 쓰기 위해 상품 검색을 하는데, 망월 같은 경우 상, 하 두 권으로 되어 있고, 만화책이라 한꺼번에 상, 하권을 묶어서 쓰고 싶은데, 상품 검색에서 상,하 두 권을 함께 찾을 수가 없다. 알라딘이 그 점을 좀 개선해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 그럼 이렇게 상, 하로 나누어 쓰지 않아도 되고 좋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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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20 09:3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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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20 10:46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