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에 나무 이야기 - 이상벽의 寫생활
이상벽 지음 / 크리에디트(Creedit)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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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초 친정아버지를 떠나보내는 아픔을 겪었다.

이런저런 유품을 정리하던 차에 낡은 수동카메라가 눈에 띄었다.

평상시 사진에 관심도 없는 분이셨기에 왜 이런 걸 가지고 계실까 의아했지만, 괜시리 그 카메라를 갖고 싶었다.

아버지가 사용하셨을리 만무하지만, 왠지 의미를 두고 싶었다.

아버지가 가지고 계시던 그 카메라로 세상을 보고 싶었다.

하지만... 너무나 낡고 병든... 그래서 장식으로만이 의미를 가질 수 있는 카메라의 상태... 왠지 돌아가시기전 아버지의 모습과 흡사해 더 눈물이 났던 카메라...

그런 일이 있고난 후부터 필름카메라에 관심아닌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이상벽의 사(寫)생활 - 내 안에 나무 이야기... 왠지 제목부터 내 맘을 끌었다.

나무도 좋아하던 나인지라 이상벽이 그려낸 나무이야기, 나무 사진은 어떨지 궁금했다.

왠지 이 책을 보면서 내 마음 속의 화두(아버지를 통해 알게된 카메라와 나무)를 풀 수 있을 것 같았다.

이상벽 아저씨의 글은... 역시나 기자출신에 오랜 방송생활로 맛깔나면서도 깔끔한 글솜씨를 뽐내고 있다.

사진을 찍으며 생긴 에피소드며 촬영방법 등을 지루하지 않게 얘기하며 어법, 작은 단어하나도 방송인답게 골라서 쓴듯한 흔적도 엿보였다.

마지막장 '사진은 만들어진다'의 마지막 구절을 보면 사진을 찍는 자신의 심정을 고스란히 드러내보이고 있다.

사진은 찍는 것도, 건지는 것도 아닌 '만드는 것'이다. 이 세상에 없는 걸 만들어내야만 한다. 철저하리만치 이상벽이가 묻어나는 그런 사진을......

에피소드 중간중간에 그의 사진작품은 사진의 사도 모르는 문외한, 내가 봐도 그럴듯하다.

합천 해인사로 향하는 개울가에서 찍었다는 갈대밭 사진은 정말 장관이다.

이제 사진을 찍는 초보자나, 아니면 사진을 좋아하는 일반인이 가볍게 읽기엔 딱 좋은 책인 듯 하다.

허나... 내 맘 속의 화두는 어찌 풀어낼까?

나도 이상벽 아저씨 나이만큼.. 그 나이쯤이면 그 화두를 풀어낼 수 있을까?

 



 
 
소나무집 2008-06-19 14:18   댓글달기 | URL
아버지 생각이 많이 나나 보네.
나도 우리 부모님께 잘해 드리지 못해서 늘 죄송해.
마음과 달리 항상 머리 떨어져 있으니...
사진 취미삼아 열심히 찍어 봐.

초록이좋아 2008-06-19 21:08   URL
요즘들어 생각이 많이 나요. 왜그런지 모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