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랜만에....

조금 여유를 가지고 빗소리를 듣고 있다.

여전히 불안하고, 조급하고, 가슴이 두근구든 무슨 일이 또 일어날까 조마조마 하지만

잠깐 이런 여유쯤 괜찮지 않겠냐고 스스로 말하고 있다.

폭우가 아닌 살짝 내리는, 모여서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가 적당한 크기로 들리는...

 

 

병원에서는 거의 밤 10시가 되면 불을 끈다.

누가 시키는 것도 아니고 강요하는 것도 아니지만,

무슨 규칙처럼 밤 10시가 되면 불을 끄는 분위기다.

잠은 오지 않는데 불은 꺼지고, 책 읽을 정도의 집중력도 없고,

딱히 할 일이 없어서 하던 것이 휴대폰으로 라디오를 듣는 거였다.

밤 10시마다 만나던 타블로의 목소리, 너무 작다. 그런데 좋다.

소란스럽지 않아서 좋은 목소리다.

그렇게 밤 시간, 거의 두 시간을 라디오와 함께 지냈다.

듣고 싶은 노래가 있으면 문자로 신청하기도 하고,

타블로가 소개하면서 들려주기도 하더라. (근데 상품은 안 주더라고... ㅎㅎ)

 

 

 

요즘 가장 많이 흥얼거리던 노래는 아이유의 리메이크 앨범.

오래 전에 듣고 좋아했던 '너의 의미'를 계속 흥얼거렸다.

드라마 <반짝반짝 빛나는>에서 잠깐 듣고 좋아서 기억했던 노래다.

아이유를 좋아하지 않지만, 아이유가 부르는 오래 전 노래들은 좋다.

예판 때, 구입해서 들어야지 했던 것을 아직도 구입하지 못하고 흥얼거리기만 한다.

머지 않은 시간에 구입해서 전곡을 다 들어야지 생각하고 있다.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

끝날 수가 있는 이야기일까?

여전히 노란 리본은 날리고 있고, 오늘 같은 날은 비에 젖은 채로 그 무게감을 더하고 있겠지.

노란색의 무게가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오랜만에 보는 티비에서는 한달 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소식을 뉴스로 전하고 있더라.

누구에게나, 다시는 생기지 않기를 간절하게 바라는 마음을 담은...

 

 

 

 

두달 전에 구입했던 책, <먹는 존재>를 이제야 읽어봤다.

재밌다. 씁쓸하다.

삶의 매 순간을 그대로 담은 이야기에 서늘하면서,

음식에 담은 그 심오한 비유와 의미가 나를 놀라게 한다.

살아가는데 먹는 일이 1순위가 아닌 나는 여전히 이 책을 완전하게 이해할 수는 없지만,

이런 삶의 모습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정철의 에세이다.

오로지 1음절로 이루어진 글자들만으로 가득 채운 책이란다.

한 글자로 시작해 한 글자로 놀다가 한 글자로 끝난다는 이 책이 궁금하다.

우리 살아가는 세상, 인생을 1음절의 글자로 비출 수 있다니...

놀랍고 재밌을 것 같다.

 

 

 

 

 

1시간째 계속 비가 내리고 있다.

이 정도 굵기로, 이 정도 소리로 조금 더 내려도 좋겠다.

지독하게 싫어하는 비를, 지금 잠깐은 좋아해도 괜찮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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