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 - 부의 탄생, 부의 현재, 부의 미래
하노 벡.우르반 바허.마르코 헤으만 지음, 강영옥 옮김 / 다산북스 / 201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예전에 저는 정주영 현대 창업자의 자서전을 읽을 때, 소학교밖에 나오지 못한 그를 두고 주위(선발 사업가들 그룹이나 고위 관료 그룹)에서 "그 사람이 인플레가 뭔지나 알겠어?"라고 비웃었다는 대목을 읽은 적 있습니다. 교육도 제대로 못 받은 사람이 남들 하는 대로 사업이라고 벌여 동분서주하지만, 거시 경제의 큰 흐름이나 자본주의 구조의 기저를 손톱만큼이나 이해하고 설치겠냐는 조소였죠.

이에 대해서는 대강 이렇게 대응을 할 수 있겠습니다. 1) 미시(개인 사업은 아무리 규모가 커도 어디까지나 미시입니다)와 거시는 작동 원리가 꽤나 다르며, 2) 현장에서 열심히 뛰고 목숨 거는 열의로 사업을 하는 이라면 아주 바보로 태어난 게 아닌 이상 뭔가 통찰력 같은 게 생깁니다. 그게 탁상공론식 겉치레(소화 안 된 겉도는 지식)보다 훨씬 효용이 높을 때가 많죠. 물론 가장 골치 아픈 유형이라면, 배움도 없고 그렇다고 실물의 흐름도 모르면서 머리까지 나쁜, 몇 마디 주워들은 구호로 거친 현실을 마구 재단하려 드는 용감한 이들입니다.

아무큰 요즘은 일본식 줄임말인 "인플레"를 잘 쓰지 않고 원어 그대로를 더 널리 사용하는 듯합니다. 제가 서평 앞에 저 일화를 꺼낸 이유는, 이 인플레이션이라는 게 자본주의 경제가 죽을 때까지 안고 가야 할 영원한 숙제, 업보 같은 것이라는 뜻에서였습니다. 불가사의하게도 자본주의를 채택한 어느 나라의 거시경제건, 경기의 사이클이라는 게 반드시 있습니다. 잘나갈 때는 어느 목에서 점포를 잡고 장사를 하는 이들이건 높은 매상고를 올리고, 이들이 다시 다른 섹터에서 통 크게 소비를 하면 그 돈이 또 돌고돌아 다른 이들의 가계를 살찌우고..... 이게 세칭 "경기가 좋다, 활황이다"라고들 부르는 전형적인 풍경입니다.

그러다가, 경제 전체에서 새로이 생산된 물자, 서비스의 가치는 그럭저럭인데, 이를 적절히만 대표해야 할 종이돈만 엄청 불어나서 많은 이들의 눈을 속였다는 인식("내가 알고 보니 그리 부자가 아니었어!")이 확산하면, 소위 "거품"이란 게 뻥 터집니다. 거품도 아주 없을 수는 없어서 그저 필요약 정도로만 기능하면, 관리 가능한 수준에서만 커졌다 줄었다 하면, 그건 정상적인 생리 작용의 일부라서 오히려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진즉에 부피가 줄었어야 할 것이 맘대로 덩치를 키우고 돌아다니다 어느 순간 갑자기 정체를 드러내고 돌연사하면, 걔만 죽은 게 아니라 그 위에 올라탔던(돈도 없으면서 펑펑 써대었던) 상당수의 경제 주체, 대중들이 함께 죽습니다. 이런 게 공황입니다. 따라서 버블과 공황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습니다. 분수도 모르고 즐긴 대가를 나중에서야 혹독히 치르는 거죠.

이 책의 제목과 주제는 "인플레이션"입니다. 인플레 때문에 물가가 살인적으로 올라서 국민들이 도저히 살 수가 없다, 이런 걸 지적하는 건 아닙니다. 물론 장바구니 물가 수준에 비해 소득의 오름세가 너무 더뎌 못살겠다는 아우성은 곳곳에서 들리고, 이 책에서도 김동환 소장님 같은 분이 (심지어 작년 촛불집회는 정치적 성격보다 민생고의 절규라고 봐야 한다면서) 지적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 책에서도 세 분 전문가가 거의 의견이 일치하는 대목이기도 하지만) 지금 한국 대중의 불만과 좌절은 물가고 때문이 아니라, 벌이가 시원찮은 데서 연유한 부분이 더 큽니다.

그게 그게 아니냐는 반론은 경제를 모르는 소치인 게, 각각의 경우 처방이 다르기 때문이죠. 다른 정도가 아니라 180도 반대 방향입니다. 물가가 쓸데없이 높기만 하다면 지금 시중에 풀린 돈을 거둬들여야 합니다. 그게 아니라 물가는 적정 수준인데, 다만 지갑이 텅텅 비어서 문제라면, (의미심장하게도) 정부는 금리를 더 낮춰 시중에 돈을 더 돌게 해야 합니다. 전자는 허리띠를 졸라 긴축을 하자는 거고, 후자는 여력이 있으니 당장 빚을 좀 내서 실탄을 보충한 후, 신나게 번 뒤(그럴 전망이 있다는 뜻) 나중에 갚자는 거죠. 후자를 무작정 죄악시하는 시각은 역시 경제를 모르는 소치입니다. 김동환 소장님은 "생일 하루 잘 먹자고 사흘 굶을 생각이냐"고도 하시는데, 그냥 당장의 지출만 줄이고 궁상 떨다가는 평생 가난하게 그 수준에 머물 수밖에 없다는 취지입니다.

이 책은, 지금 우리가 어느 수준, 어느 정도 역량을 가졌는지 냉철하게 진단하여, 주제파악 후 긴축, 긴축 모드로 회귀할 것인지, 아니면 반대로 세계적 경기 팽창 모드에 편승해서 돈 좀 벌어 볼 것인지 결단을 내려야 할 시점이란 전제 하에 모든 논의를 시작합니다. 제목은 소박하게 "인플레이션"이지만, 내용은 차라리 "한국과 세계의 경제는 지금 어디로 가는가?", 거시경제 이슈 전반을 모두 망라한다 할 만큼 광범위합니다.

주제가 광범위하면 "거, 말은 듣긴 좋지만 하나마나한 덕담만 주고받다 끝나는 거 아냐?" 하고 의심할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시중에 그런 책도 많죠(아니면 정반대로, 특정 정파의 정강 정책만 앵무새처럼 반복하는 선전물, 경제 서적의 탈을 쓴 정치 서적도 있습니다). 이 책은, 적어도 그런 류는 아닙니다. 그렇기는커녕, 오히려 너무 과감한 것 아닌가, 본래 경제 현상이라는 게 이처럼 직설적이고 직관적인 말로도 표현 가능한 주제였나, 새삼 놀랄 만큼, 세 분 전문가 모두 시원시원하게 막 지르십니다. 막 지르는 식으로 논의를 끌고 가면 재미도 나고 논지가 바로바로 이해 되는 장점은 있는데, 깊이가 없거나 편향된 결론만 잔뜩 얻고 끝날 위험도 있습니다.

이 책은 (고수들답게) 상당수 이슈나 현황에 대해 합의를 공유하는 세 전문가들의 토론이지만, 반대로 의견이 갈릴 때는 대립 지점이 선명하게 드러나는 "아주 솔직한 책"입니다. 대개가 토론, 대담 형식이라, 독자는 어느 한 가지 결론에만 오도, 고착될 염려가 적습니다. 곰곰히 숙고하면 세 분 중 어느 전문가의 결론이 옳을지, 논점에 따라 개별적으로 알찬 깨달음이 자리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하나만 놓고 보면, 무작정 긍정하거나 반대로 거부하게도 되고, 아예 뭐가 뭔지 몰라 판단을 못하기가 십상이죠. 그러나 서로 미묘하게, 혹은 판이하게 다른 세 아이템을 같이 대조하면, 각각의 장단점이 잘 파악되어 무엇을 취사선택할지 판단이 빨리 섭니다.

의견이 일치하는 대목에서도, 세 분 고수는 같은 현상, 결론, 논리를 두고 서로 다른 표현으로 독자에게 풀어 줍니다. 그래서, 설령 한 분의 입장이 잘 이해되지 않더라도, 다른 분의 다른 버전으로 다시 듣고 나면 앞 분의 논의까지 덩달아 납득됩니다. 앞으로, 난해한 주제를 다루는 경제 서적은 모두 이런 포맷을 취한다면, 독자들에게 꽤 유익한 공부가 될 것도 같네요. (헛된 기대이겠습니다만)

1장은 자산시장에 대한 전망입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작년 하반기부터 주가가 고공행진이고, 아파트값도 (전체는 아니고 일부 지역에서 - 라곤 하나, 그래도 꽤 추세적입니다. 전엔 다들 이게 일시적이라고 봤는데 너무 오래갑니다. 지난시절과는 패턴이 다르긴 하나, 여튼 호황은 호황입니다. 많은 전문가분들 위신이 크게 상할 만큼) 투기과열지구 지정이 이어질만큼 심상치 않습니다. 그럼 고수들 이야기를 들어 봐야죠. 이거 큰 재앙으로 이어질 거품으로 치닫는 거냐. 아님 미래를 낙관해도 된다는 어떤 시그널이냐. 물론 후자 쪽으로 치달을 나이브한 이는 일반인 중에도 없을 겁니다. 문제는 신중하게 처신하되, 어느 수준까지 신중할지를 판단 잘 해야 한단 거죠. 아파트 버블 터질 거라고, 박 정부가 정권 유지를 위해 인위적으로 부양하는 거라고 그렇게들 지적이 나올 때, 현장에서는 다들 코웃음을 쳤습니다. 이론에만 매달릴 뿐 시장의 형편을 너무도 모르는 소리라고요. 이게 작년 이맘때 분위기였어요.

김한진 박사는 (좀 많이) 신중하자는 입장에 기웁니다. 이 1장에서뿐 아니라 책 전체를 통틀어 이 입장이 꽤 일관되어 있습니다. "경제에는 공짜가 없다. 2008년 위기는 양적 완화를 위해 미봉되었을 뿐, 누군가가 무분별하게 소비하고 타인에게 전가한 부담, 해악은 아직 덜 해소되었다. 이런 판에 다시 통화를 팽창하거나 방만하게 시스템을 관리하면 다시 부실이 폭발할 수 있다." (책의 표현은 아니고 독자인 저 나름대로 요약, 리프레이즈한 겁니다) 반면 김일구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미 부채와 위험 요소는, 놀라울 만큼 효과가 컸던 연준의 핸들링으로 다 녹았다(녹았다는 건 영어식 표현이지만, 우리말로 저리 직역해도 그 뜻이 잘 전달됩니다. 본래 경제 정책은 경로 곳곳에 포진한 폭탄을 해체하고, 독성 물질을 옅은 농도로 잘 녹여 내는 수완이 그 본질이죠)"는 전제 하에, 이제 성장을 위해, 경제 주제의 지갑을 두둑이 채우기 위해 과감한 행보를 디디야 할 때라는 쪽입니다. 세 분 중 김일구 센터장이 가장 알기 쉽게, 또 직설적으로 말을 하는 타입입니다. (그래서 가끔은 사회자 격인[실제로 방송 프로그램 진행을 맡고도 있습니다] 김동환 소장이 책 중 좌담에서 개입도 하더군요)

"이러다 일본 된다." 이 진단은 보수 언론, 심지어 대중 사이에서도 폭 넓은 지지를 얻고 있는 편이죠. 그런데 이 책 대담자 세 분 중, 적어도 두 분은 이 말에 정면으로 반대합니다. 특히 김일구 센터장 같은 분은 여러 근거를 들어가며, 결코 한국은 일본처럼 장기침체에 빠지지 않을 것임을 확신합니다. "잃어버린 30년을 겪은 일본이 특수할 뿐이지" 다른 각국의 경제, 특히 조건이 여러 모로 다른 한국은 다른 길을 걸을 가능성이 훨씬 크다는 거죠. 제가 가장 속이 후련했던 건, 이 일본의 사례를 일반화할 게 아니라, 기존 경제학 교과서에서 써 오던 "저축의 역설" 한 마디로 정리하면 될 것 아니냐는 주장이었습니다. 기존의 개념틀로 설명이 가능한 내용이면 그로 환원하면 충분하다는 건 어느 학문에서나 공통된 상식입니다. 번거롭게 매번 새 말을 만들어낼 게 아니라 말이죠. 또, "일본화"의 프레임은 결국 거기서 빠져 나올 답이 없다는 점에서 건설적이지 못한 논의입니다. 허나 "저축의 역설"은 경제학자들이 고안해 둔 이론적 해법과 관료들이 실제 운용 과정에서 터득한 경험적 처방이 이미 있습니다. 어느 것이 낫겠습니까?

김동환 소장 같은 분은 이 대목에서, "작년 촛불집회를 보라. 우리 국민들이 이처럼 역동적인데 과연 침체가 있을 수 있겠는가?" 같은 말까지 합니다. 이는 예전 학장 시절 정운찬 전 국무총리도 수업 시간에 비슷한 말을 한 적 있죠. 맥락은 조금 다르지만요(생각해 보니 맥락도 큰 찬이가 안 나네요).

"소득과 성장이 일치하던 시대는 지나갔다. 기업은 높은 실적을 거두어도 그 과실은 개별 경제주체, 가계의 소득으로 적정하게 분배, 파급되질 않는다." 근데 이 논의는, 근래 다분히 정치적 논쟁으로 타락한 소위 낙수효과(트리틀다운 이펙트) 이슈와는 관점이 좀 다릅니다. 어떤 분은 이 책 세 분 대담자 중 한 분인 김일구 센터장님이 우파 쪽에 치우치지 않았냐고도 하던데, 지금 바로 위에 인용한 이 말을 보고도 그런 생각이 드는지 물어봐야겠어요. 다만 김 센터장께선 "국가대표를 키운다는 생각으로 대기업을 밀어줘야 한다"는 논지는 자주 강조합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또 김 소장님(김동환)과 김 박사님(김한진. 세 분이 모두 김씨라서 책 읽으면서 처음엔 구분이 좀 어렵더군요)이 동맹을 이뤄 반대하는 장면이 연출됩니다. 이런 개인 성향을 파악하면서 읽어야 책이 더 재미납니다.

김 센터장께선 그러나 성장과 소득의 (거의 필연적인) 분리까지 논지를 확장시키시는데, 독자의 한 사람으로서 저는 이런 대목은 좀 의아스럽더군요. 교과서 이야기도 하시지만 거시경제학의 가장 뼈대를 이루는 도그마 중 하나가 "국민 소득 삼면 등가의 원칙"입니다. 경제 구조의 개별 특성에 따라 경로가 길고 짧고, 시간이 덜 걸리고 더 걸리는 차이는 있어도, 결국은 생산국민소득이 분배, 소비 국면에서까지 일치, 균형을 찾아간다는 게 교과서의 가르침이죠. 물론 현실의 사정이 그새 변했을 수도 있겠습니다만(원 설마!), 언제나 모범생처럼 근본 명제의 적용과 원용을 강조, 선호하시는 센터장께서 유독 이 대목에서만은 좀 구렁이 담 넘어가듯 하시지 않나 해서입니다. 다른 이슈를 설명하실 때 너무 사이다처럼 후련한(그러면서도 엄정하고 명쾌하게 교과서적인) 해명을 해 주셨기에 제가 하는 소리입니다.

"우리 나라는 자영업자가 너무 많다." 그러면서도 이 많은 자영업자들이 생산에서 기여하는 비중은 또 적습니다. 그 말은 자영업자들이 대개 현장에서 돈 많이 못 벌고 고전한다는 뜻도 됩니다. 이를 위해서는 "그들이 자기 책임 하에 개별적으로 뛸 게 아니라, 자신의 능력과 기량을 효율적으로 쏟을 직장을 마련해 주는 게 더 중요하다"는 제언도 합니다. 상당히 과격하지만, 자영업이 점차 특정 프랜차이즈들로 통합되어 가는 양상이, 어느 정도는 이런 진단을 반영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최근 점주들은 본사와의 갑을 관계 대립상을 그리 부각하지 않고, 정부 쪽에 불만을 토로하는 쪽으로 바뀌더군요. 이 논의는 과거 영세농이 너무 많아 구조 개편이 필요하다는, 엄청난 폭발성을 지닌 이슈와도 유비 관계가 성립합니다. 잘못 다뤘다가는 큰일나죠.

김한진 박사님은 그럼 (정치적으로) 개혁 성향(소위)이냐, 그렇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김 박사님은 자유주의 진영을 대변하는 편이더군요. 정부는 최소한으로 개입을 억제하고, 경제의 작은 지류에까지 속속 파고들어 전체적으로 놀랄 만한 힘을 행사할 수 있는 "시장(market)"에 더 많은 권한을 넘기라는 입장입니다. 책에는 심지어 공기업을 대폭 민영화하고, 정부는 새로운 공기업을 만들어서 유능한 젊은 인력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마련해 주라는 제언까지 나옵니다. 듣기엔 큰 기대를 부풀게 하는 면도 있습니다만(국지적으로 타당하기도 합니다), 현실적으로는 너무도 많은 난관이 기다릴 것 같습니다. 공기업 노조측에서 과연 가만있겠습니까? 또, 어떤 기준으로 무슨 인재들을 선발하여 그런 "특혜"를 줄 것인지를 놓고, 끝도 없는 분란이 일겠지요. 안 봐도 눈에 선합니다.

지금 세계는, 2008년 대재앙이 남긴 몹쓸 폐단을 과연 말끔히 쓸어내고 나서 새출발을 다짐하는 중인가? 이에 대해서는 제가 지난 3월경에 서평도 쓴 <트럼프 시대 호황....>에서 이미 한 입장을 광폭으로 전개하고도 있었습니다. 오바마를 지지하거나 높이 평가하든, 그렇지 않든, 최소한 그가 위기 수습을 멀끔하게 해 놓았다는 데 대해선 의견이 일치합니다. 그의 가장 극렬한 반대자인 트럼프가, 이제 확장 정책, 과감한 인플레이션 자극을 통해 호황기를 한번 열어보자고 나서는 건, 전임 오바마가 일군 성과를 그도 긍정한다는 실토밖에 안 됩니다(역설적이죠). 소규모 개방 경제로서 대외 요인에 너무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엮일 수밖에 없는 우리(이 책에도 나오듯 소위 베타가 큰)로서는, 이 국면에서 과감한 결단을 내려 영리한 실속을 챙길 건지, 아니면 이른바 "재정 건전화, 충실"이란 매력 없는 옛 숙제에 계속 매달릴 건지, 선택의 기로에 섰다고 해야겠습니다. 세 분 전문가가 호방하게, 솔직하게, 기탄 없이 심중을 털어 놓는 토론을 구경하며, 독자도 함께 각성하고 공부하는 바가 많았네요. 말미에 실린 "트럼프라는 현실"은, 정치적 선호나 프레임이 깔리지 않은, 냉정하면서도 현실에 밀착한 쾌도난마식 설명이 너무도 재미있었습니다. 이 책, 한마디로, 소설보다 더 재미있으면서, 보약보다 영양가 높은, 교과서보다 더 공부가 되는, 종합 선물 세트 같은 읽을거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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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 2022-09-01 1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