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들은 모르는 남자들의 심리 - 사랑이 서툰 너에게
이성현 지음, 차상미 그림 / 21세기북스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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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성에서 온 여자, 화성에서..."란 말이 있듯, 여성과 남성의 심리는 너무도 다릅니다. 과연 같은 종(種)이 맞는지가 의심스럽지만(?), 교합 후 2세를 생산하는 걸 보면 섣부른 의심을 할 일도 아닙니다. 자웅 성체가 현격히 다른 모습을 한 걸 두고 dimorphism이라 부르는데, 사람의 경우 공작새나 사자 만큼 차이가 나는 경우는 아닙니다.

우리가 주변에서 안타깝게 보는 건, 거 괜찮게 풀리겠다 싶던 커플이 사소한 다툼을 계기로 헤어지거나 하는 경우입니다. 이때 "결국 뭐 잘 안 맞았나 보지 뭐." 하고 체념할 수도 있겠지만, 알고 보면 미미했던 불화나 오해 때문에 그 지경이 되었다면 그건 제3자가 보기에도 안타까울 뿐입니다. 관계의 파탄이라는 "사고"를 미연에 막고, 현재 그럭저럭 잘 되어가는 관계라면 더욱 "기름"을 치고, 뭔가 낌새는 있는데 아직 스파크가 안 튀는 단계라면 촉매제를 확 부어 주는 게 바로 이성 심리의 이해입니다.

이 책은 아직 젊은 남성 저자가 쓴, "알 필요도 있고 알아 주었으면 하는 미묘한 남성 심리"에 대한 내용입니다. 남자가 여자로부터 일방적으로 배려 받아야 한다는 게 아니라, 여자 입장에서 일단 최선을 다할 수 있는 전략이 뭐가 있을지 코칭해 주는 내용입니다. 마음에 드는 남자가 있다면 한 번은 관계를 가꾸는 게 일차 목표이지, 미숙한 에고만 철벽방어하고 정신승리에 그친다면(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는 격) 그걸 어디 어른의 심성이라 할 수 있겠습니까. "남자 입장에서 꼭 챙겨야 할 여성의 심리" 같은 주제는 다른 책에서 찾거나, 아니면 이 작가(크레에이터)께서 언젠가 후편으로 쓸지도 모르죠.

남자들이 여자한테 하는 "귀엽다"는 말은 무슨 의미인가? 이 얘기는 예전부터 있었습니다. 여자가 하는 말과는 달리, "사귀지도 않으면서 괜히 부담스러워 할까봐, 또는 못생겼다고 장난치면(사실 장난도 아님) 기분이 나쁠까봐"(p17) 그냥 하는 말이라는 거죠. 대략 이십 년도 전에 벌써 "해명이 나온 주제"인데, 그래도 어느 세대에게나 지난 세대의 지혜(...)를 물려줄 필요는 있습니다. 연애 자체는 낭만이지만, 결실을 보거나 덜 타격이 가는 결말(파국)을 위해선 언제나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답장은 꼬박꼬박 하는데 선톡이 없으면, 그건 (역시) 마음이 없어서일 가능성이 크다."(p27) 안타깝지만 이 역시 맞는 말입니다. 그래서 저 같은 경우 선톡도 가끔 날려서 관리를 하는데, 대부분의 남성은 이 정도의 배려, 꼼수도 쓰지 않기 때문에 판별이 쉽죠. 이렇게 쉬운남자 심리인데도 속을 못 알아채는 이유는, 여성의 경우 그 남자한테 한번 빠져들면 더 심하게 콩깍지가 씌기 때문입니다. 객관적 현실, 해답은 뻔한데 그 여성 본인만 모르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자는 영리하게, "현실이 이러므로 꿈 깨라"고 하는 게 아니라, "제발 희망고문들 좀 하지 마세요"라며 오히려 남자들에게 충고를 합니다(!). 이처럼 (여성) 독자를 배려하는 마음이 있어야 성공하는 크리에이터가 될 자격이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ㅋ 아, 물론 "여자건 남자건 쳐내세요(p27)"라고 텍스트상으로는 나와 있으므로 꼭 특정 성별의 독자에게만 어필하는 멘트는 아니겠습니다. 좀 뒤에 보면, 여성 역시 자신에게 돈과 시간을 투자하는데 마음이 없으면 초장에 단칼 거절을 하라는 조언이 나옵니다. 역시 희망고문이 가장 나쁘다면서 말입니다(p37).

썸을 타는 건 맞는데 왜 남자는 고백을 안 할까요?(일단 남자가 고백 안 하는 경우부터 분석) 첫째는 거절당하면 다시는 못 만나니까. 둘째 여성이 자신보다 훨씬 나아 보여 자격지심이 있을 때,. 이 두 가지 이유가 주된 것이라고 합니다. 당연하지만 또 맞는 말이기도 합니다. 남자도 어장 관리를 하지만, 그보다는 "걱정을 지나치게 많이 해서, 혹은 자존감이 너무 낮아서"가 진짜 이유라는 거죠. 여기까지는 별 새로운 게 없는 내용인데, 그 다음 조언이 좋습니다. "여자가 먼저 고백을 해 보라"는 겁니다(p33).

여자가 먼저 고백을 하면 가벼워보이지 않을까? 그렇지 않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오히려 남자는 용기 있는 여성으로 그녀를 생각하며(p43), 자신감 있는 여자라고 더 큰 호감을 느낄 수 있다고 여긴다(p45)는 겁니다. 예전에는 어땠는지 모르겠으나 지금은 100% 맞는 말입니다. "가볍다고 생각하는 남자가 있다면 그게 글러먹은 놈이죠."라고도 하시는데, 100% 찬성입니다. 용기 있다 이런 걸 떠나 요즘 여성들은 호감이 있으면 빤히 시선을 응시하더군요. (물론 정반대의 경우에도 기가 막혀서 쳐다보는 경우도 있겠지만 말입니다) 아무튼 결론은 "자존심 때문에 사랑을 놓치지 말라"는 겁니다. 이렇게 괜찮은 여자를 대뜸 거절하는 놈은 안목이건 깜냥이건 비전이건 다 시원찮은 놈 아니겠습니까?

"남자는 단순하기도 하지만 그만큼 자존심이 세다." 그래서 데이트 비용 등을 낼 형편이 안 될 때, 데이트 자체를 거절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때 저자는 (그런 남성 독자들에게 말하기를), 여자친구는 물질보다 남친 자주 만나는 게 더 좋으니 그런 경우 부끄러워하지 말고 여자에게 기대기도 하라고 말합니다. 근데 정말로 이 충고가 100% 먹히는 관계라면 참 행복한 커플이겠으며, 누구의 충고 없이도 이미 알아서들 잘해나가고 있을 가능성이 더 큽니다. 남자는 능력을 자발적으로 키워 나갑시다. 그래야 개념녀를 만납니다.

남자가 질투를 안 하는 이유는 뭔가(남자가 질투를 "하는" 심리는 이 책 앞에서 다뤘고 이 서평에서도 간접 언급했습니다). 이것도 "에휴 그냥 헤어지면 되지"가 있고, 반대로 너무 좋아하기 때문에 뭐라도 다 배려하고 참는 심리가 있다는 겁니다. 반대로 여자는 질투를 통해 사랑을 확인하는 게 보통이므로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합니다.

남자한테 "쌩얼(민낯)"을 보여 줘도 될까? 여자들은 이 경우 못생겼다고 싫어하게 될까봐 많이 주저한다지만, 남자들은 여자친구의 "순둥순둥한(p67)" 모습을 볼 수 있어서 더 좋아한다고 합니다. 이것도 초창기, 아직 콩깍지가 씌었을 때 보여줘야 효과가 더 좋다고 저자는 권하는군요. "미리 보여줘서 예쁘다고 머리에 박히게 하라" 거 참 맞는 말입니다.

잔소리의 경우 여자는 "다음부터는 제발 좀 안 이랬으면" 하는 생각으로 하는 건데, 남자는 "안 그래도 잘 하고 고칠 건데 왜 쓸데없이 감정 소모를 하지?" 같은 생각으로 언짢아하는 거라고 합니다. 그러나 그럴수록 대화를 더 자주 가질 필요가 있다고 합니다.

전여친과 비교하는 남자는, 지금 이 여자를 만나는 게 아니라 전 여친의 환상을 대용품을 빌려 재현하는 겁니다. 그래서 이런 남자와는 과감히 헤어져야 한다는 게 저자의 단칼 충고입니다.

좀 묘한 이야기도 있는데, 한밤중에 갑자기 감수성이 터져서(이 경우는 꼭 자신에 대한 과대평가가 아니라 반대로 비하 심리도 있다고 합니다. 그건 그렇죠) 갑자기 여친에게 전화해서 "나보다 더 나은 남자 만나" 라는 괴멘트를 던지는 경우가 있답니다. 이때 속셈은 여친이 질려서 그냥 헤어지고 싶은 건데 희한한 핑계를 대며 자기기만, 위선을 떠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게 맞는 소린가? 남자 입장에서 잘 생각해 봤는데, 생각해 보니 거 참 대단한 통찰이다. 이거는 허를 제대로 찔리고도 자기 심리를 자기가 몰라 남자들이 대부분 인정 안 할 것 같습니다. 타인 앞에선 물론이고 자기 혼자만의 시간에도 말입니다. 이 책이, 아직 나이 어린 저자의 달달하고 그저 맞기만 한 당연한 상식으로 무슨 바넘 효과를 노리는 게 아니라, 바로 이런 대목처럼 남들이 채 캐치 못한 지점을 치고 들어가니까, 예전부터 이 크리에이터가 인터넷에서 소문도 나고 조회수도 높고 인기를 끄는 것 아니겠나 싶었습니다.

에피소드 32에 남자는 "자신을 좋아해 준 사람과, 좋아한 사람 중 누구를 더 못 잊나요?"란 질문이 있습니다. 마치 예전, 수학자 레이먼드 스멀리언의 책 어느 구절처럼, "왜 아무것도 없지 않고, 무엇인가가 존재하는가?" 같은, (철학이 아니라 연애사의 영역에서는) 결정적이고도 근원적인 질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자는 단언하건대, "둘 다 생각은 나겠지만, 더 못 잊는 건 압도적으로 후자이다"라고 합니다. "좋아해준 여자를 못 잊는" 건, 그저 미안해서일 뿐이라고 합니다. 거 참 가슴 아프지만 맞는 말 아닐까 싶습니다. 대부분의 나쁜 놈들(...)은 그런 미안한 감정조차도 없어서 아예 잊어버립니다. ㅋㅋㅋ

"자신이 좋아한 여자는 추억 속에서 곱씹지만
자신을 좋아해 준 여자는 친구들 사이에서 자랑거리로 삼을 뿐이다."

우리가 이런 책을 읽는 이유는 매 페이지 페이지마다 새로운 통찰이 들어 있어서가 아니라, 우리가 이미 아는 상식을 확인하고 싶어서도 있습니다. 연애사만큼 빤히 되풀이되고 처방이 잘 알려진 영역도 없지만, 그 안에 빠져 고민하는 당사자들은 세상에 둘도 없는 번민과 절망과 열정에 숨막혀합니다. 오죽하면 영어의 passion이, 그 어원 면에서 "고통"이란 뜻이었겠습니까. 허나 이런 책을 읽고 한번쯤은 나 자신을 객관화하며, 결국 별것도 없는 관계와 애정 속에서 소소한 기쁨과 행복을 찾다가 한 세상 마치는 거겠습니다. 망상은 금물이며, 늙은 닭대가리한테나 끼고 살라고 안겨 줘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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