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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혜옹주 - 조선의 마지막 황녀
권비영 지음 / 다산책방 / 2009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덕혜옹주
1~2년 전에 덕혜옹주 책을 사서 본 적이 있다.
역사를 좋아했고 책을 좋아하는 편이기에, 어렵지 않은 책 중 좋아하는 종류의 책이 나오면 사보곤 했다. 그 시기에 산 책들이 덕혜옹주, 선덕여왕, 미실.. 등등...모두 여자가 주인공인 책이다.
시대가 달랐고, 전혀 다른 성향의 주인공들이었으므로 읽으면서도 몰입해서 볼수 있었다.
덕혜옹주에 대해 기존에는 단편적으로 알고 있었지만, 이때 처음으로 제대로 알게 된 계기가 되었다. 비운의 삶을 살다간 우리의 마지막 황녀.....
그녀에 대해 알게해준 책에 참으로 감사했던 기억이 난다... 잊지 말아야지 말아야지.. 되뇌였었는데..
그 후 얼마전에 본 조선공주 실록에서도 조선의 여러 공주들 중 마지막에 짧게나마 덕혜옹주가 나온다...
그리고 이번에 만난 묵직한 두께의 장편소설 덕혜옹주, 내용상 기존에 읽은 책들하고의 차이점은 기존에 본 책은 소설이라기 보단 역사책의 개념이 많이 들어가있고, 이 책은 조금 더 소설적 요소가 가미되어 있다.
하지만 기본 틀은 똑같다... 그래서 소설이 소설같지 않고 진짜같이 여겨진다.....장편인데도 불구하고 너무나 빠르게 읽힌 소설...
다시 한번 옹주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고, 이 책은 기존에 있던 책들과 더불어 아이들에게도 꼭 읽혀줄 것이다.
우리의 마지막 황녀, 덕혜옹주는 고종황제의 고명딸로 태어난다. 늦은 나니에 본 딸이고 워낙 곱고 총명하여 부모와 오빠들의 사랑을 받고 무럭무럭 자란다.
하지만 시국이 시국이니만큼, 나라의 주권을 빼앗긴 만큼, 그녀는 황족에 올라가지 못하고 일본식 교육도 받는다. 그점이 항상 맘에 걸렸던 고종, 황족에 올리기 위해 경멸하고 증오하는 일본인 앞에서 춤을 추고, 영친왕이나 의친왕처럼 볼모로 잡혀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 자신의 믿을만한 시종의 조카와 혼인을 하게 하려하지만, 이도 실패한다.... (그의 이름은 김장한, 후에 박무영이란 이름으로 공주의 그림자가 되어 한평생을 살게 된다.)
독살로 인해 고종이 사망하자, 덕혜는 불신이 쌓여가고, 결국 일본의 볼모로 교육을 받으러 간다. 하지만 그녀는 따돌림을 당하고, 망국의 황녀로서 점점 잊혀져 간다. 그 사이 어머니도 사망하고...자신의 탈출 계획을 세운 구국청년들의 계획도 실패하고,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일본의 대마도 번주 다케유키와 결혼하게 된다. 첨부터 막을 치고 있던 덕혜, 다케유키는 처음엔 그녀를 보듬으려 한다. 하지만, 아기를 낳고 점점 더 심해져가는 덕혜의 모습에 그도 지치고... 건강하게 태어난 그녀의 딸 정혜(일본 이름 마사에)는 커가면서 정체성의 혼란, 일본의 패망 등으로 인해 덕혜를 부정한다.
수면제 사건으로 덕혜는 정신병원에 감금, 그 안에서 15년을 보내고, 그 사이 다케유키와 이혼, 정혜는 행방불명이 된다.
김을한 기자 덕분에 덕혜옹주에 관한 소식들이 대한민국에 전해지게 되고, 일본에 남아있던 동지들에 의해 결국에는 탈출에 성공, 조선/대한민국에 돌아와 유모곁에서 77세의 나이로 사망하게 된다....
책의 주인공은 덕혜옹주이다. 그리고 이 책엔 더 추가 인물이 나온다.
김장한(박무영)과 복순이...그리고 다케유키, 정혜..
. 인연이 될뻔한 그녀를 그림자처럼 지키는 무영-사랑하는 이를 지켜주지 못했고, 사람들에게서 잊혀지게 했다는 죄책감이.. 내게도 전해졌다.
김장한은 어쩌면, 덕혜옹주의 이상적인 남편이 될 뻔한 약혼자다.
첫눈에 반한 그들이지만, 어쩔수 없는 운명 때문에 이루어지지 못하고 그는 덕혜의 그림자가 되어 일본까지 가서 그녀의 탈출을 위해 목숨을 바친다. 그의 형 김을한에게 도움을 요청, 그녀에 관한 이야기를 조국에 알리는데 도움을 준다.
. 덕혜의 분신처럼 그녀를 가장 이해하는 복순-옹주의 나인으로 일본에 와서 정말 갖은 모욕과 안좋은 일을 당하지만, 결국 옹주의 곁으로 가 옹주대신 사망하는 복순..
복순이...덕혜와 비슷한 때 태어났고 독립운동가 아버지를 뒀고, 우연히 아버지를 찾아 나왔다가 일본 순사에게 끌려갈뻔한 때, 덕혜의 도움으로 살아나 그녀의 나인이 된다. 평생 덕혜의 수족이 되어, 결국 그녀를 위해 자신의 목숨을 희생하는 그녀....
. 가족이지만 진정한 가족이 아니었던 다케유키와 정혜-낳아주신 엄마를 인정하지 못하는 정혜의 모습을 본 덕혜의 심정이 어떘을지, 나 또한 엄마라서..덕혜의 심정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다. 그 비참함과 슬픔을 어찌 견뎌내었을까.. 아마도 정신이 이상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을것이다.....
다케유키와 정혜(마사에), 첨엔 헌신적으로 덕혜를 이해하려했으나, 망국의 황녀와 가진자의 백작은 융화될 수 없음을 사실적으로 보여준다.
덕혜옹주, 그녀의 삶이 참으로 비극적이고 안타깝고 슬프다.
그녀의 총기가 돌아올때마다 썼다는 글..
"나는 낙선재에서 오래오래 살고 싶어요. 전하, 비 전하 보고 싶습니다. 대한민국 우리나라"
가슴이 아프다.. 잊지 않겠다. 이 글귀...
우리의 마지막 황녀 덕혜옹주, 그녀를 잊지 않을것이다.
황녀로 태어났지만 황녀의 삶을 살지 못한 그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