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할 수 없고, 하지 못한 1월이 지나갔다. 그러나 '아무것도 아님'이었던 관성은 남아 여전히 뭔가를 한다는 건 더디고 무디다. 책을 제대로 읽지도 않았고, 주절거림도 없이 보낸 1월.

오랜만에 책 주문을 했다. 오래 비우지 않은 장바구니엔 꾸역꾸역 담긴 책들이 그득했지만 신기하게도 시간이 흐르자 변심한 애인처럼 삭제되는 책들도 생겼다.

탄핵은 아직도 오리무중이고 잘한다고 응원하는 일들이 잦았지만 결과는 모호하다.

이 와중에 조기대선의 열풍이 불고 요즘 말로 "아무말 대잔치"가 벌어진 것 같다.

나름 호감을 가지고 있거나 관심을 가졌던 이들의 입을 통해 나오는 말들이 귀를 의심케 한다.

 

문득 오랜 시간동안 마을 사람들에게 인심을 얻고 있던 참한 사람이 마을 사람들의 돈을 몽땅 챙겨들고 도망갔다는 허망한 기사를 마주한 것 같은 느낌이랄까?

 

누군가를 선택해야 한다면 기준은 있어야 할거다.

세월호 진상 규명을 할 수 있는 사람. 기본소득에 대한 제안을 갖고 있는 사람. 사드에 단호한 사람. 식량자급에 대한 플랜이 있는 사람. 이건 농촌의 문제와도 연결될거다. 재벌과의 유착고리를 변명없이 자를 사람. 삼권분립에 대한 이해가 있는 사람. 다 떠나서 '정치 철학'이란게 있는 사람. 정규직과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을 없애거나 정규직화 하는 대안을 제시하는 사람. 민주적인 사람. ...

끝도 없이 조건들이 늘어난다. 그만큼 빼앗겼던 것들에 대한 성찰이 생긴것이리라. 촛불의 힘은 아마 거기에 있는것도 같다.

각성. 정치권력이라는 말이 소수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국민에게 있다는 실천적 경험같은 것.

 

 

 

 

 

 

 

 

 

 

 

 

 

 

 

 

 

 

 

 

 

 

 

 

 

 

 

 

 

 

 

 

 

 

 

 

 

 

 

 

그리고 뭔가를 해야한다는 조급증을 다스려 줄 몇 권의 책을 더 ..

 

 

 

 

 

 

 

 

 

 

 

 

 

 

 

 

 

아무 것도 아닌 시간을 건너 '아무 것'이 되는 것은 조금 힘들지도 모를일이다. 하지만..아무 것이 '어떤 것'이 되는 건 씨앗이 뿌려지고 싹이 트는 것만큼 자연스러운 과정일거라고 생각하게 된다.

다시 2월..

입춘이 지났다.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온다고 당연하게 말하지만, 그 봄이 반드시 싹이 나고 움이 트는 봄은 아닐지도 모른다.

오래 해가 뜨지 않는 봄. 폭염을 준비할 틈도 없이 순식간에 지나쳐버리는 봄일지도 모를일이다.

어쩌면, 올 해 우리가 맞이할 봄은 조금 더 춥고, 조금 더 절룩이며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비관적인가?

아무것도 아닌 겨울이 너무 길었던 탓이라고 변명해보자.

 

그래도 봄이 온다는 것이 뭐라도 되고 싶은 봄이 온다는 것이 다행이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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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2-06 16: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최순실과 박근혜 때문에 정신 못 차렸는데, 대선 기간이 점점 다가올수록 더 머리가 복잡해지고 어지러울 것입니다. 그래도 귀찮다고 미래가 달린 투표 권리를 소홀히 할 수 없습니다. 힘들어도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겪어야 할 과정으로 생각합니다.

나타샤 2017-02-06 16:37   좋아요 0 | URL
동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