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힘센 것 - 지구촌 평화 그림책 내인생의책 그림책 53
오진희 글, 김재홍 그림 / 내인생의책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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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 세상에서 가장 힘센 것이 무엇일까? "

물어보면 어떤 대답을 할까?

어떤 아이는 비행기, 어떤 아이는 원자 폭탄, 어떤 아이는 엄마라고 대답할 지도 모른다.

이 그림책은 아이가 힘이 세진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고민하게 만든다.


글 작가는

" 아이에게 언제나 최고가 될 것을 가르치는 부모님과 선생님들 

최고가 되려고 꿈꾸는 어린이들에게 드립니다." 라고 밝히고 있다.

그림책을 여러 번 찬찬히 읽으면서 힘이 세다는 것, 최고가 된다는 것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보면 좋을 듯하다. 

힘이 세다는 것과 최고의 의미를 잘못 이해하면 

자라서  자신보다 약한 상대를 향해 갑질을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모쪼록 아이가 이 그림책을 통해 힘셈과 최고의 참의미를 깨닫기 바랄 뿐이다.


그림작가는 <영이의 비닐 우산>을 그린 김재홍 작가이다.

김재홍 작가만의 묵직함이 묻어나오는 그림이 묵직한 주제와 잘 어울린다. 

다양한 면분할은 다소 어두울 수 있는 분위기를 전환시켜 주는 양념 역할을 한다.

언제 봐도 김재홍 작가의 나무 그림은 감탄스럽기 그지 없다.

(나무 그림은 후반부에 나온다.)


겉표지는 굉장히 평화로워 보인다.

커다란 나무 아래, 어떤 아이가 트럼펫을 불고 있고, 주변에 꽃이 만발, 나비가 나폴거리고 있다.

부제가 "지구 평화 그림책"이듯 작가는

지구촌이 지금 이 모습처럼 어디서나 평화롭기 간절히 바라는 마음에서 이 장면을 그렸을 것이라 여겨진다.

평화로운 세상을 꿈 꾸며 최고가 되고 싶었던 "먼지"의 이야기를 들어보도록 하자.


 

이름도 없는 작은 티끌, 먼지가 있었다.

우리가 그러하듯 먼지도 뭔가 의미 있고 훌륭한 것이 되고 싶었다.


어느 날, 바람이 먼지를 어디론가 이끌고 갔다.

어쩐지 바람의 모습이 순수해 보이지 않아 보인다.

힘센 것이 되고 싶다는 먼지를 꼬드겨 뭘 하려는 걸까!


바람에 이끌려 산골짜기에 온 먼지는 힘센 것이 되기 위해 오랜 시간을 참고 기다린다.

그렇게 먼지는 단단해져갔다.

흙이 된 먼지는 또 기다린다. 힘이 세진다고 하니 지루하고 힘들어도 참아낸다.

오랜 기다림 끝에 급기야 뭔가에 담겨져 뜨거운 것으로 들어간 먼지는

전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 되어 있다.

세상을 지배할 강철 무기가 된 것이다.

의미 있고 훌륭한 것이 된 게 맞을까!

얼마 후, 강철 무기가 된 먼지는 모래 바람이 부는 사막으로 갔다.

사람들이 자신을 피하고 두려워 하는 모습이 보인다. 


먼지는 의미 있고 훌륭한 일을 하고 싶었고 이제 무엇보다 힘이 세졌다. 힘을 이용해 닥치는 대로 세상을 부수었다.

새로운 세상을 만들려면 그래야 된다고 지배자가 말했다.

그런데 왜 사람들의 표정이 고통스러워 보이지?

강철 무기를 향해 어린이들이 돌멩이를 던지기 시작한다. 먼지는 혼란스럽다. '내가 뭘 잘못한 걸까?'

그날 밤, 꿈에서 돌멩이와 대화를 나눈다. 

"너는 힘센 것이 되려는 욕심에 네 진짜 마음과 생각을 잊어버린 멍청한 쇳덩이일 뿐이야"

꿈에서 돌멩이와 나눈 대화로 먼지는 혼란스럽다. 그리고 "생각"이란 걸 하게 된다.

계속되는 전쟁에 사막은 페허가 되어가고 사람들은 가족을 잃은 채 만신창이가 되어가며 먼지 또한 지쳐간다.

전에는 지배자가 시키는 대로 복종하여 건물을 부수고 사람을 죽이는 강철무기였지만

생각이라는 걸 하기 시작하니 사람들의 고통이 보이기 시작한다.

'난 그저 의미 있고 훌륭한 일을 하고 싶었을 뿐인데...뭐가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먼지의 고뇌가 느껴지는 명장면이다.


자! 이제 먼지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돌멩이의 지적처럼  지배자의 명령에 복종하며 수많은 사람을 죽이는 멍청한 쇳덩이로 남아 있을 것인가

아님 자신의 생각과 의지대로 지배자에게 저항할 것인가?

부디 먼지가 올바른 결정을 내리길 바랄 뿐이다.


그림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이 그림책은 이라크 전쟁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나와는 상관 없는 일처럼 느껴질 지 몰라도

작가의 후기에 보면 3개 나라 중 1개 나라가 전쟁 중이라고 한다.

우리 주변에도 굳이 나라 간의 전쟁이 아니더라도 크고 작은 전쟁이 쉼없이 벌어진다.

모두가 "최고"와  "힘셈"의 의미를 잘못 이해하고 있어서가 아닐까!


마지막 부분에 바람이 다시 등장한다.

먼지는 되묻는다.

" 세상에서 가장 힘센 것은 무엇인가요?"

바람이 대답한다.

" 내가 세상 구석구석을 돌아다녀 보니까 가장 힘센 것은 사랑하는 마음이더라. 서로 사랑하는 마음 말이야.

훌륭한 일이란 사랑하는 마음을 이쪽 시작에서 저쪽 끝까지 전하는 일일 거야.

사랑하는 마음이 되려면 용기가 필요해.

용기란 힘이 센 것이 아니라, 아무리 작아도 내 생각과 마음을 잃지 않는 거야"

라고 알려준다.

바람의 깨달음을 우리 아이들은 이 그림책을 덮으면서 깨달을 수 있을까!

적어도 최고가 된다는 것이 약자를 지배하고 착취한다는 의미가 결코 아님을 기억해줬음 좋겠다.


마지막 결론 부분-가장 힘센 것은 사랑이더라-이 약간 도식적인 게 느껴지긴 하지만 

뚜렷한 주제와 멋진 그림이 충분히 상쇄시켜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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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1-20 07:4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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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1-20 16:3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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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두근 1학년 선생님 사로잡기 두근두근 1학년 시리즈
송언 글, 서현 그림 / 사계절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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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언 작가의 새 그림책이 나왔다.

아이가 좋아하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송언 작가는 우리 학교 아이들이 가장 만나고 싶은 작가 1위를 차지하였다.

2위하고 득표수에서 월등히 앞섰다.

송언 작가 프로필을 다시 보니 63년생이신데 본인을 150살 먹었다고 뻥치는 아주 재밌는 이야기꾼이다.

하마터면 나도 속아넘어갈 뻔했다.

만나뵌 적이 있는데 진짜 산신령님 같은 호호백발이셔서 솔직히 63년생이 써져 있어 깜짝 놀랐다.

올해는 우리 학교 아이들의 소망인 송언 작가와의 만남이 성사되길 간절히 바라본다.

그림은 <눈물바다>의 저자 서현 작가라 두 작가의 조합이 정말 환상이다.



이 그림책은 초등학교 1학년을 위한 책이다. 그렇다고 꼭 1학년만 보라는 것은 당연히 아니다.

2권이 세트인데 내가 읽은 책은 <선생님 사로잡기>편이다.

친구 사로잡기, 애인 사로잡기가 아니라 선생님 사로잡기라? 제목이 솔깃하다.

표지 아이가 우리 반 @@를 정말 닮아서 완전 반가웠다.

개학하면 우리반 꼬맹이들에게 읽어줘야겠다. 우리 반 아이들 송언 작가 팬인데...

한 권은 대출 중이라 가져오지 못했다.


신입생 뿐 아니라 모든 아이가 해마다 새교실에 갈 때 마음이 두근두근할 것이다.

그건 교사도 마찬가지이다.

송언 작가는 초등학교에서 20년 이상 근무하셔서 아이들의 이런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계셨을 것이다.

게다가 이제 유치원을 벗어나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아이들은 더 두려움이 심할 것이다.

학교 생활에 첫걸음을 내딛는 아이는 모든 것이 두렵고 낯설고 어설프고 힘들 수 있다.

주인공 윤하도 마찬가지였다.

설레고 두려운 마음으로 학교를 깡충깡충 뛰어갔다. 그런데

담임 선생님은 너무나 무서운 호랑이 선생님이었다.

호랑이 선생님은 도사처럼 누가 사랑 받는 아이인지 미움 받는 아이인지 단박에 알 수 있다며

" 어떻게 하면 사랑 받는 아이가 될 수 있을까? 오늘 집에 가서 곰곰이 생각해 오너라"는 이상한 숙제를 내 주신다.


집에 온 윤하는 할머니에게 선생님께 사랑받는 아이가 되는 방법을 물어본다.

할머니는 " 귀 쫑긋, 눈 말똥, 입 쌩긋" 하면 된다고 가르쳐준다.


다음 날 학교에 간 윤하는 할머니가 가르쳐준 대로 매시간 귀 쫑긋, 눈 말똥, 입 쌩긋한다.

이에 호랑이 선생님은 윤하에게 

" 사람을 너무 똑바로 쳐다보는 거 아니다. 

공부하다가 쌩긋쌩긋 웃는 것도 실없어 보이는구나" 라고 말하신다.

선생님의 말씀에 윤하의 마음은 "쿵" 내려앉는다.


실망한 윤하가 이번에는 아빠에게 사랑받는 아이가 되는 방법을 물어본다.

아빠는 " 당당하게"라고 대답해준다.

아빠가 가르쳐준 대로 하면 선생님을 사로잡아 사랑받는 윤하가 될 수 있을까!


송언 작가의 유머 감각 넘치는 글과

서현 작가의 만화같으면서도 코믹한 그림이 환상 조합이다.


아이들 모두 공부 잘하고 싶듯이

아이들은 선생님에게도 사랑 받고 싶고

친구들과도 잘 어울려 놀고 싶을 거란 생각이 든다.

때로는 선생님을 사로잡는 방법을 몰라 윤하처럼 선생님의 말 한 마디에 마음이 쿵 내려 앉기도 하겠지만

포기하지 말고 나만의 개성, 상상력, 창의성을 발휘하여 선생님의 마음을 사로잡길 바란다.

호랑이 선생님은 부록에 아이 스스로 자신의 성격을 파악하고 성격 유형별로 선생님에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아주 유용한 팁이 될 수 있겠다.


난 토끼형일까 강아지형일까 청개구리형일까 아님 두꺼비형일까? 

중요한 건 교실에는 이 모든 유형이 모여 산다는 것이고, 한가지 유형만 있다면 심심할 거라는 사실이다.

서로가 다를 뿐이지 어떤 것만 옳다고 할 수는 없다는 점이다.

내가 어떤 유형인 줄 안다면 그 다음에 어떻게 선생님의 마음을 사로잡을지 송 언 작가의 조언을 마음에 새겨보고 노력해보도록 하자.

그럼 분명히 새담임샘께 사랑받는 아이가 될 것이다. 진짜루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든 부분은 학부모에게 알려주는 송언 작가의 말씀이다. 

정말 공감되는 부분이라서 이 부분 읽을 때 속으로

"맞아 맞아. 내가 하고 싶은 말인데 어쩜 이리 잘 쓰셨을까!" 무릎을 탁 쳤다.

개인적으로 5년 내내 1학년 담임을 하면서 보람도 많았지만 학부모를 상대해야 하는 게 녹록하지 않았다.


전에는 학부모가 을이었다면 요즘엔 교사가 을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교사도 감정노동자라는 말이 교사들 사이에 공공연히 나온다.

그만큼 학부모 상대하기가 전보다 힘든 게 사실이다.

선생님 그림자는 밟지도 말라고 하던 시절도 있었고

" 선상님~ 때려서라도 사람 만들어 주시요잉~" 하던 학부모가 대부분이던 시대도 있었단다.

하지만 지금은 교직이 서비스직이란다. 

시대가 바뀌었으니 예전 방식을 고집할 수는 없는 법.


이 시대 교사의 한 사람으로서 가장 힘든 것은 부모가 보는 아이와 교사가 보는 아이의 간극이 클 때

학부모가 교사를 신뢰하지 않는 점이다.

어제 읽었던 책 <14세와 타우타우씨>에서도 그런 경우가 나온다.

담임이 보기엔 이케지가 왕따 주동자인데

이케지 엄마는 전혀 문제가 없고 오히려 개성 있는 아이라고 믿고 있다.

이와 같은 경우, 교사-학부모의 충돌이 일어나기 마련인데

요즘은 이케지 엄마처럼 학부모가 교사와 학교를 이긴다.

중고등학교는 내신이나 생기부 때문에 좀 다르다고 하는데 

유치원, 초등학교는 학부모가 갑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일들 때문에

교사가 감정노동자가 되는 것이고

점점 더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교사의 고민은 깊어가는 듯하다.


마지막 작가의 말처럼 

"내 아이의 장점만 보지 말고 단점도 인정할 줄 알아야 합니다. 즉 내 아이를 있는 그대로 파악하고 사랑하면 됩니다."

이 말을 꼭 학부모에게 말씀드리고 싶다. 


아이도 교사에게 사랑받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교사도 아이에게 사랑받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처럼

학부모는 교사를 신뢰해달라고 부탁드리고 싶다.


아이, 교사, 학부모가 이런 마음으로 새학년 새출발을 한다면

하루하루가 조금 더 즐거울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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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1-16 14:3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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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1-16 21:1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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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이의 비닐우산 우리시 그림책 6
윤동재 지음, 김재홍 그림 / 창비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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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주 금요일, 방학식이 있던 날이다. 앞으로 30일 동안 떨어져 지낼 우리반 아이들에게 어떤 책을 읽어줄까 고민하던 끝에 고른 책은 " 나눔, 더불어 사는 삶"을 주제로 하는 <영이의  비닐 우산>이었다. 나눈다는 것이 나와 이웃을 얼마나 행복하게 만들고, 세상을 따뜻하게 하는지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었다.


  그림책을 좋아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그림책은 질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동화책과 소설은 솔직히 한 번 읽고 다시 안 읽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그림책은 읽었지만 또 읽게 된다. 이 그림책도 여러 번 읽은 책인데 아이들에게 읽어주면서 전에는 보지 못하고 느끼지 못했던 것들이 눈에 들어오고 마음에 들어와 기뻤다. 이런 게 바로 그림책의 매력이 아닌가 싶다.


  김재홍 그림 작가는 좋아하는 그림 작가 중의 한 명이다. 사실적이고 중후한 그림 스타일이 참 좋다. 이 그림책은 윤동재 시인의 이야기시를 김재홍 작가가 그림으로 형상화한 것이다. 시를 배울 때 잠깐 소개한 적이 있는데 그때는 읽어주지 못했다. 이야기 같은 이런 시도 있다는 것을 아이들은 알게 되었을 것이다. 


  추적추적 비가 오는 날, 영이는 구멍 난 비닐 우산을 들고 학교로 향한다. 영이의 얼굴 표정은 아이 답지 않게 침울해 보인다. 학교 문방구 앞에 거지 아저씨가 상자를 뒤집어 쓴 채 구걸을 하고 있고 짖궂은 아이들은 거지 할아버지를 툭툭 건드린다. 할아버지 옆에 있는 깡통은 돈 대신 빗물만 찰랑찰랑 넘치고 있다.  남루한 할아버지의 모습이 정말 가엾다. 비까지 오는데 그 비를 온몸으로 맞고 있으니 저러다 감기라도 걸리는 날엔 큰일인데....불쌍한 거지 할아버지와 아이들의 장난질을 영이는 묵묵히 지켜본다. 문방구 아줌마는 연신 문을 닫았다 열었다 하며 "그 놈의 영감태기, 뒈지지도 않고" 라고 성질을 내며 말한다. 요만큼의 동정심이나 친절은 찾아볼 수 없다.  이 부분을 읽어주자 여기저기서 " 와~ 나쁘다." 라는 우리반 아이의 말소리가 들린다. 아침 자습을 마친 영이는 몰래 학교 밖을 빠져나와 슬며시 비닐 우산을 할아버지한테 씌워 준다. 거지 할아버지의 모습이 눈에 아른거렸나 보다. 영이가 할아버지를 향해 갈 때, 운동장 빗물에 비친 영이의 비닐 우산, 그 초록색이 점점 번지는 장면은 영이의 작은 친절이 세상에 점점 퍼져나가는 듯한 인상을 풍긴다. 부디 그 패악스런 문방구 아줌마의 마음도 물들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구멍 난 비닐 우산을 썼다는 것, 산동네에서 내려온다는 것, 영이의 표정이 밝지 않다는 것을 통해 영이 또한 가난하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그 영이가 자신보다 더 안타까운 처지에 놓인 거지 할아버지에게 비닐 우산을 씌어준 것이다. 영이는 그 비닐 우산이 없으면 당분간은 비를 맞고 다녀야 할지도 모른다.  이에 비하면 문방구 아줌마는 영이보다  훨씬 더 경제적 형편도 낫고, 게다가 어른인데도 불구하고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에게 손을 내밀기보다 오히려 재수 없다며 저주를 퍼붓는다. 영이와 문방구 아줌마의 극명한 대조를 보면서 사람이라고 해서 다같은 사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문방구 아줌마처럼 자신보다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손 내밀고 위로하기는 커녕 오히려 내치고, 커다란 벽을 만들어 분리시키는 경우를 얼마나 자주 목격하는가!  돈 좀 있다고 권력 좀 있다고 지위 좀 있다고 자신보다 약자를 짓밟는 경우를 보면 아직 우리나라 사회가 건강하지 않구나 절감할 때가 많다. 약자를 짓밟는 사회는 이미 썩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정화시킬 사람은 아직 때묻지 않은 우리 아이들이다.  아까  책 읽어줄 때 문방구 아줌마의 욕설에 여기저기서 " 와 나쁘다. 너무 하다" 며 분노했던 순수의 결정체, 우리 아이들이다. 


  우리 아이들은 문방구 아줌마처럼 주변을 돌아보지 않고 자기만 잘 먹고 잘 살겠다고 앞만 보고 내달리는 사람은 안 되었으면 좋겠다.  영이처럼 자기보다 더 약자를 위해 먼저 손 내미는 가슴이 따뜻한 사람으로 자라나길 진심으로 바란다. 그러기 위해 이런 좋은 그림책을 늘 가까이 하고 주변을 둘러보고 예민함을 잃지 않았으면 한다. 그럼 지금과 같은 고운 마음결을 유지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사람은 자신이 옳은 일을 했을 때 뇌가 활성화된다고 한다. 반면 문방구 아줌마처럼 사람 답지 않은 행동을 했을 때 감정 뇌가 굉장히 불편해한다고 한다. 그러니 뇌 좋은 아이로 키우고 싶다면 부모가 먼저 도덕성을 지켜야 할 것은 두 말할 필요도 없다. 왜냐하면 아이는 부모의 거울이니까. 또 아이에게 작은 것이라도 나눔을 실천할 수 있는 기회를 자주 주는 게 도덕성 좋은 아이로 키우는 방법임이 분명하다. 도덕성 좋은 사람이 많아질 때, 교실과 사회가 지금보다 더 살만한 곳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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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2-30 08:1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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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2-31 13:5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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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운다는 건 뭘까? 초등학생 질문 그림책 1
채인선 글, 윤봉선 그림 / 미세기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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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학생 중에 배우는 게 좋아요 라고 대답하는 아이가 몇 명이나 될까?  아마 모르긴 몰라도 상위 몇 % 를 제외하고는 왜 배워야 하는지도 모른 채 하루 8시간 이상씩을 딱딱한 의자에 앉아 있는 아이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요즘 공부 때문에 냉전기를 가진 딸도 처음부터 배움을 싫어했던 것은 아니다. 지금도 국어 시간은 좋고 재밌단다.  초등학교 때는 학교 가기를 즐거워하며 콧노래 부르며 다녔었다. 배우는 것도 즐거워했다. 오늘 뭐 배웠다고 밥상 머리에서 쫑알쫑알 자랑했던 기억도 난다. 초3 아들만 봐도 배움 자체를 싫어하진 않는다.

 

 초1 우리 반 아이들은 배움을 좋아한다. 물론 가끔 어려운 것을 배울 때면 힘들어 하는 경우가 있다. 그래도 배운다는 것을 즐거워할 때가 더 많다. 지난 번 <열두 띠 이야기> 읽어주고 나서 12동물 외어보자고 할 때도 대부분의 아이가 즐겁게 따라외웠다. 애국가 1절 밖에 몰랐다가 2-4절까지 외우고 나서 틈만 나면 애국가 부르자고 하는 아이들이다. 수학 가르기 할 때는 매우 힘들어하다가도 점점 잘하게 되자 수학 시간마다 가르기 문제 내달라고 보채는 아이들이다.   몰랐던 것을 새롭게 알고, 여러 번 연습하여 잘하게 되었을 때 이빨을 드러내며 씩 웃는 모습을 보면 참 흐뭇할 때가 많다. 하다못해 화요일 마다 받아쓰기 시험을 보는 데 " 얘들아, 받아쓰기 시험 보자" 하며 " 와!" 하며 환호를 지르며 좋아한다.  덧셈 뺄셈 공부할 때, 끝나기 5분 전에 쪽지 시험을 보는데 그것마저 좋아한다. 이렇게 배운다는 것을 좋아하고 즐거워했던 아이들인데 왜 학년이 올라갈수록 점점 배움을 싫어하게 된 것일까? 이 아이들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우리가 하는 교육이 올바르다면 학년이 올라가고, 배움이 늘어날수록 기쁨이 커지고, 배우고자 하는 욕구가 증대되어야 맞는데 정반대이다. 초1 아이들 중에도 배움에 무기력한 아이가 물론 있지만 소수이다. 6학년 교실을 둘러 보면 배우고자 하는 열망의 눈으로 교사를 바라보는아이가 현격히 줄어든다. 고등학교 교실은 더 심하단다. 학생  2/3는 모두 엎드린 채 교사는 1/3을 위한 수업을 한다고 한다. 분명 정상적인 모습은 아니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한 걸까?

 

  교과서적인 대답일 지도 모르지만 배운다는 것의 의미를 스스로 알지 못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누군가의 강요에 의해 무조건 배워온 아이는 어느 순간. 왜 자신이 배워야 하는지 모르게 된다. 배우기 전에 왜 배워야 하는지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스스로 해답을 찾았어야 하는데 우리는 그런 시간을 보내지 못했다. 아니 아이에게 그런 고민의 시간을 허락하지 않았다. 태어나자마자 학교 들어가자마자 무조건 공부하라부터 했으니깐. 나도 그랬다. 초, 중, 고, 대학까지 스스로에게 왜 배우는 걸까 자문자답하지 못했다. 오히려 어른이 되고서야 의문을 품고 고민하기 시작했다. 답을 찾았을 때 배움의 가치를 알게 되었고, 배움의 기쁨을 맛볼 수 있었다. 요즘 들어 하는 공부는 정말 재밌다. 스스로 좋아서 찾아서 하는 공부이니 재밌고 의미 있다.

 

  지금까지 한 번도 왜 배우는 걸까? 물어보지 못한 아이에게 꼭 권하고 싶은 책이다. 답을 스스로 찾으면 더 좋겠지만 이렇게 좋은 그림책이 있으니 참고하라는 뜻이다.

 

배운다는 건 보는 거야.

배운다는 건 궁금한 것을 묻는 거야.

배운다는 건 듣는 거야.

배운다는 건 읽는 거야.

배운다는 건 따라 하는 거야.

해 보기도 전에 포기하는 건 옳지 않아.

기다려 봐. 이것저것 해 보면서 기다려 봐.

 (잘하고 싶지만 배우는 건 싫다고? 그건 반칙이야)

잘하고 싶으면 배워야 해.

배우는 방식은 저마다 달라.

어떤 일은 마음으로 배워야 하는 걸?

세상에는 배울 게 정말 많아.

배울 게 많은 사람이 좋은 사람이야.

배울 게 많은 친구가 좋은 친구야.

배운다는 것은 자라난다는 것과 같아.

배우는 것은 끝이 없어.

배운다는 건 멋진 일이야.

멋진 인생을 사는 거야.

 

 

 

<인간이 그리는 무늬>에서 저자는 이렇게 질문한다. 배울수록 더 여유로와졌는가? 지식을 많이 가질수록 유연해졌는가?

참 찔린다. 

 

  1학년 아이는 선생님 말이 하나님 말인 줄 알기 때문에 가끔 세뇌를 하기도 한다. " 얘들아, 배워서 남 주자." 라고 따라해본다. 배움이 배움으로만 그치면 안 된다. 실천으로까지 이어져야지. 얼마 전 받아 내림 뺄셈이 안 되는 아이가 몇 명 있어서 짝꿍이 선생님이 되어 가르치라고 한 적이 있다. 친구 선생님은 열심히 가르쳤다. 그리고나서 앞에 나와 테스트를 하는데  친구가 합격하자 자신의 일처럼 얼마나 좋아하던지..... 그래. 그거야. 배워서 남 주는 거야. 아이는 친구를 가르치면서 완전히 이해를 하게 된다. 가르치는 아이는 완전이해를 하고 친구를 도와줘서 기분 좋고, 가르침을 받은 아이는 알게 되어 기쁘고. 모른다는 것이 부끄럽지 않고, 모르는 친구를 비웃고 놀리기보다 얼른 달려가서 도와주는 교실이 되었으면 좋겠다. 배운다는 것은 멋진 일이고, 배워서 나눠주는 일이 이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지름길이란 걸 아이가 평생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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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2-15 16:2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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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2-15 18:3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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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에게
서진선 글.그림 / 보림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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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연히 학교 도서실에서 이 그림책을 발견하였다. 나온다는 소식은 이미 알고 있었는데 일상에 묻혀 살다보니 까많게 잊고 있었다. 도서실 당직을 서다 무심코 잡아든 이 책이 바로 그 그림책일 줄이야. 반가운 마음에 한달음에 읽었다. 읽는 도중 마음이 울컥하였다. 이 그림책은 실화이며 이산 가족의 아픔을 다루고 있다. 역시 서진선 작가는 전작 <오늘은 5월 18일>에 이어 점점 잊혀지려 하지만 절대 잊혀져서는 안 되는 묵직한 이야기를 잔잔하게 들려주는 분이다. 즐겁고 경쾌하며 밝은 이야기도 좋지만 기억해야 할 이야기를 서작가처럼 감동적으로 그려내는 이가 있어 독자의 한 사람으로서 정말 고맙다. 앞으로 "서진선" 이라는 세글자를 꼭 기억할 것이다.

 

   우리 아버지도 이산 가족이다. 자라는 내내 아버지는 밥상에서 식기도를 할 때마다 빨리 통일이 되어 북한에 있는 가족을 만나게 도와달라고 기도하였다. 아버지의 기도가 늘 똑같아서 제발 그 기도는 그만 했으면 하고 속으로 바랐던 적도 있었다. 기도한다고 통일이 되는 것도 아닌데 하는 반항심도 있었다. 나이가 들면서 내 생각이 얼마나 이기적인지 깨달았지만서도. 어제 아버지는 90세 생신을 맞이하셨다. 청년일 때 고향을 떠나온 아버지는 이제 초로가 되었다. 아버지는 예전보다 기도를 잘 못하시지만 아직도 식기도를 하실 때 더듬더듬 통일이 되어 가족을 만나게 해 달라는 말을 빼먹지 않고 하신다. 총명함이 많이 가셨는데도 그 기도는 잊지 않으셨다. 아버지 무의식 속에 가족을 향한 그리움이 가득 남아있나보다.  아버지 살아 생전에 통일이 이뤄질까. 가족을 만나볼 수 있을까.

 

  이 그림책의 화자와 아버지 또한 이산가족이다. 1950년 6월 25일, 한국전쟁이 터지고 화자의 가족은 쏟아지는 비행기 폭격에 토굴에도 숨어보지만 남으로 피난을 가야 살 수 있다는 말에 먼 길을 나섰다. 할아버지, 할머니는 고향을 지키시겠다며 우리를 배웅하셨다. 아버지는 부모님만 놔두고 갈 수 없다며 어머니와 우리 먼저 피난을 떠나라며 발길을 돌리셨다. 그렇게 어머니와 화자, 동생들은 추운 겨울, 피난길에 오른다. 짐 속에 아버지의 옷이 들어 있는 것을 보고 추운 겨울 두툼한 옷도 없이 지낼 아버지 생각에 화자는 다시 집에 갔다 온다며 떠났다. 그러다 병원 버스를 탄 아버지와 만나게 된다. 병원 버스를 타고 길을 가다 어머니와 동생들을 보지만 사람이 너무 많아 차에 태울 수 없었다. 그게 마지막이었다.

 

  아버지와 화자만 부산 영도 다리 아래까지 피난을 왔다. 아버지는 그 곳에서 천막 병원을 열어 환자를 치료하셨다. 화자는 피난민을 위해 임시로 지어진 천막 학교에서 어머니가 즐겨 부르시던 "봉선화"를 불렀다. 노래를 부르니 어머니가 더 그립다. 이 장면에서 저자는 화자의 이름을 살며시 보여준다. 화자의 이름은 장가용. 그렇담 아버지는 장기려 박사? 그렇다. 이 그림책은 장기려 박사와 그의 둘째 아들 장가용 교수의 이야기이다.

 

  이 그림책을 만나기 전, 나도 장기려 박사의 슬프고 애잔한 가족사 이야기를 듣고 같은 이산가족으로서 마음이 저릿저릿했다. 장기려 박사와 북에 있는 부인이 주고 받은 편지를 읽고 울컥해지기도 했다. 장기려 박사와 북한에 남겨진 부인과 가족들, 서로를 평생 그리워하고, 서로를 위해 평생 기도한 그 부부와 그 가족의 마음이 너무 절실하게 다가왔다. 저자도 그랬단다. 장기려 박사의 가족사를 듣고 아버지를 따라 피난내려왔던 둘째 아들 장가용 교수에게 마음이 쏠렸다고 한다. 아버지와 단둘이 피난와서, 엄마를 비롯한 모든 가족과 헤어져 지내야 했던 가용이의 마음이 얼마나 아팠을까!

 

  그렇게 서로를 그리워하던 중, 북에 있는 어머니로부터 소포 하나가 온다. 육성으로 녹음한 봉선화 노래 테이프, 고향집 봉선화 씨앗, 가족 사진이었다. 그걸 받은 날, 가용이는 엄마 사진을 끌어안고 울고, 아버지 장기려 박사도 이불을 뒤집어 쓴 채 꺼이꺼이 우는 장면은 정말 슬펐다. 다음 날, 아버지와 가용이는 이발소에 가서 머리를 단정히 정리하고, 사진관에 가서 사진을 찍는다. 북에 있는 가족들에게 보낼 사진이었다. 가용이의 가족은 평생 서로를 그리워하였다.

 

  장기려 박사는 이산 가족 상봉이 추친되고나서 모 대통령으로부터 특별 방문을 제안받았다고 한다. 이에 박사는 이산 가족이 모두 다 만나고 난 후 가족을 만나겠다며 특별 대우를 거절하였다고 한다. 그렇게 장기려 박사는 그리워하던 부인과 아이들을 만나지 못한 채 눈을 감으셨고, 둘째 아들 장가용 박사가 북에 있는 가족들과 상봉을 하였다고 한다. 자료를 살펴보니 장가용 교수도 벌써 고인이 되셨다. 이건 비단 장가용 교수 가족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 아버지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모든 이산 가족의 슬픔이다. 슬픔이 끝났다고? 아니다. 슬픔은 계속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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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2-10 16:2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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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2-10 21:0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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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2-11 18:3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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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2-11 19:4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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