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3학년 2반 7번 애벌레 - 제20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저학년 부문 대상 수상작 첫 읽기책 8
김원아 지음, 이주희 그림 / 창비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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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교실에서 배추흰나비 애벌레를 키우고 있다.

오늘 아침 출근해 보니

애들이 뻥튀기를 한 것 처럼 엄~ 청 커져 있었다.

금요일보다 3배 정도 커진 것 같다.

지난 주말 동안 케일을 열심히 먹었나 보다.

 

개인적으로 3학년 교육과정 중 가장 하이라이트가 아닌가 생각한다.

4년 전, 3학년 담임을 할 때도 배추흰나비 애벌레를 키웠더랬다.

농촌 출신이 아니라 애벌레를 가까이서 본 것은 나도 처음이었다.

좀 징그럽고 무서웠다.

자라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신기했다.

나중에 애벌레 먹이가 없어서

5학년이 심은 케일을 얻어다 먹인 것도 아주 기억에 남는다.

번데기가 되기 전까지 애벌레는 상상초월할 정도로 정말 대식가다.

나중에 나비가 되어 훨훨 교실을 날아갈 때 얼마나 대견하던지...

아이들과 함께

" 나비야, 잘 가~~" 라고 크게 외쳤던 기억이 난다.

그때의 경험이 여전히 생생한 것을 보면

지금 3학년 아이들의 뇌리 속에도 오래도록 남지 않을까 싶다.

한 생명을 직접 키워본 경험은 정말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자신이다.

배추흰나비는 그야말로 한살이를 모두 경험하는 것이니 더 그렇다.

 

작가는 나와 같은 초등학교 교사이고

나처럼 3학년 담임을 했었던가 보다.

당연히 배추흰나비를 키웠을테고...

그 경험을 이렇게 멋진 책으로 만들었다.

3학년의 필독서가 되기에 충분하다. 강력히 추천한다.

 

마침 내가 담임하는 반이 3학년 2반이고,  지금 애벌레가 7마리가 있는데

어쩜 이리 딱인가 싶었다.

게다가 공개수업도 해야 하고...

이 책을 보자마자

' 그래. 이 책으로 공개수업을 하도록 하자' 결심했다.

 

이왕이면 동물이 나오는 책을 가지고 공개수업을 하고 싶었는데

조건에 맞는 이 책을 만나서

얼마가 반갑고 기쁘던지...

애들도 이 책을 함께 읽으면 더 많은 것을 애벌레 입장에서 공감할 것 같다.

 

이 책을 함께읽으며 좋아할 아이들의 모습을 상상해보니

벌써 마음이 설렌다.

우리 교실 애벌레 중에도 이 책의 주인공 무늬 애벌레처럼

무늬를 그리고 있는 아이가 있을 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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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빨리 모범생 라임 어린이 문학 25
박서진 지음, 오윤화 그림 / 라임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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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민이네 반에  "빨리빨리 작전" 이 생긴 건 순전히 선생님 때문이었다.

선생님이 갑자기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서"

1학기에 보지 않던 단원평가를 실시한다는 이야기와 함께 메트로놈을 가져오면서부터다.

그때부터 아이들은 빨리빨리에 중독되어 갔다.

메트로놈 소리에 맞춰 행동을 하다보니

식당에 가서도 빨리 먹으려고 새치기를 하고

밥도 허겁지겁 먹어 배가 아프고

문제집을 빨리 풀기 위해 해답지를 보고...

역효과가 하나둘 생기기 시작한다.

심지어 구민이는 지난 번 심어 놓은 씨가 싹을 틔우자 빨리 자라라고

싹을 쭉쭉 뽑는 통에

식물이 죽어버리는 일도 생기게 된다.

이쯤 되자 선생님도 뭔가 잘못 되어가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누구나 자기만의 속도가 있는 법인데

무조건 빨리빨리만 외치면 이렇게 탈이 난다.


교실에는 자기만의 속도를 가진 아이들이 존재한다.

빠른 아이도 있고 느린 아이도 있다.

그런데 구민이네 반 담임 선생님처럼 

교사나 부모가 아이에게 "빨리빨리"만을 강조하다 보면

아이들 대부분은 구민이네 반처럼 편법을 쓰게 된다.

내가 교실에서 가능한 선착순을 하지 않으려고 하는 이유도 같은 맥락에서다.

예를 들어 "알림장 먼저 쓴 사람부터 급식 먹자"

이러면

도덕적인 아이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림장을 제대로 쓰겠지만

승부욕 강한 아이들은 글씨 날려 쓰고 대충 빼먹고 쓰면서까지

급식을 1등으로 먹으려고 한다.


조금 늦더라도 정당한 방법으로 제대로 하는 것을 가르쳐줘야 하는 게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아울러 아이들이 가진 고유의 속도를 인정해 주고 그 아이들이 올바른 방법으로  맡은 일을 수행할 수 있도록

격려해 주는 게 어른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빨리빨리 보다는

자기만의 속도대로 제대로 하자를 강조해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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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몰래 체인지! 라임 어린이 문학 26
신은경 지음, 유설화 그림 / 라임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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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우는 강아지인 토리가 자신보다 부모님께 더 사랑 받는 게 진짜 이해가 안 된다.

엄마아빠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는 그 녀석 토리가 얄미울 정도다.

진우네는 아버지의 전근 때문에 갑자기 이사를 오게 되고,
이사온지 한 달이 되었어도 진우는 친구가 없다.
토리가 진우의 유일한 친구이자 부모님 사랑을 독차지 하는 라이벌인 셈이다. 

진우가 이사온 집은 낡아서 자주 바퀴벌레가 출현한다.
그 날도 바퀴벌레가 나와 진우와 토리가 거의 동시에 달려 들었는데
어디선가 말소리가 들려온다.
설마 바퀴벌레가 말을?
진짜였다.
말하는 바퀴벌레
정확히 말하자면 

말하는 마법사 바퀴벌레다.


마법사 바퀴벌레는 자신을 살려주는 댓가로 진우의 소원 하나를 들어주기로 하는데

진우는 " 토리가 사람이 되는 거야" 라고 말해 버린다.

그 결과 토리는 진우가 되고, 진우는 토리가 되어 버렸다.

자신이 토리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던 진우에게 마법사 바퀴벌레는 그게 우주의 법칙이란 모호한 이야기를 남긴다.

그때부터 진우의 험난한 여정이 시작된다.

설상가상으로

사람이 되는 것을 싫어할 줄 알았던 토리는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사람놀이에 빠져들어

체인지의 가망성은 희박해지는데...

진우는 원래의 모습으로 되돌아 올 수 있을까?


몸이 체인지 되는 이야기는 언제나 재미있다.

나도 우리 집 반려묘 온이를 볼 때

고양이로 태어났으면 어땠을까 생각할 때가 가끔 있다.

우리 집 남매도 입버릇처럼

" 온이는 좋겠다. 학교도 안 가고. 공부도 안 하고" 말하곤 한다.

사람인 우리가 볼 때 온이는 아무 걱정도 없어 보이고 마냥 행복해 보이는데

과연 그럴까 싶기도 하고...


이 책을 보면서 아주 오래 전에 자주 읽어줬던

" 나야? 고양이야?" 가 떠올랐다.

굳이 몸이 체인지되지 않더라도

평소에 역지사지 하는 태도를 갖고 실천한다면

오해나 갈등의 소지가 훨씬 줄어들텐데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지금도 내 옆에서 식빵 굽는 자세를 하고 있는 온이를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궁금하다.

고양이의 마음과 생각을 알 수 있다면 참 좋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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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 문의 기적 일공일삼 67
강정연 지음, 김정은 그림 / 비룡소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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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담임하는 아이들 중에 가족을 잃은 경우를 보곤 한다.

지금 우리 반에도 아주 어릴 때와 바로 작년에 아빠를 하늘나라로 떠나보낸 아이가 둘 있다.

요즘은 가정환경조사서를 예전처럼 자세히 쓰지 않기 때문에

학부모가 담임한테 가정사를 오픈하지 않을 경우,

이런 사정이 있어도 1년이 지나도 모르고 지나간다.

그게 과연 좋은 것인지는 각자 판단에 맡긴다.

난 아이의 가정환경을 알아야 아이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다는 주의이지만.

위 아이들은 어떻게 하다보니 가정사를 알게 되었다.

 

아주 어릴 때 아빠를 잃은 아이는

정서적으로 불안정해 반 아이들과 매번 갈등이 생긴다.

집중력도 매우 약하고 학습력도 뒤쳐지는 편이다. 특히 국어가.

아이들이 말하는 비호감 캐릭터이다.

 

작년에 아빠를 잃은 아이는

정서적으로 안정되어 있고 긍정적이며 매사에 모범적이다.

 

두 아이의 차이는 무엇일까.

개인적 기질이나 성향도 있겠지만

두 아이가 가족을 잃는 큰 슬픔을 경험했을때

그걸 극복한 과정의 차이가 아닐까 싶다.

다시 말해 다른 가족의 관심과 사랑에서 큰 차이가 있었던 것 같다.

 

전자의 아이는

아이의 엄마가 남편이 사망했을 때 본인의 나이도 어려 본인의 슬픔 조차 감당하지 못했던 것 같다.

엄마가 우울증이 와서 그 어린 아이를 마음을 다독거려 주지 못했다.

한마디로 자신의 슬픔에 갇혀 아이를 돌볼 여력이 없었다고 한다.

아이를 많이 윽박지르고

아버지 없는 아이라 손가락질 받을까봐 감싸주기보다 매섭게 했다고 한다.

그 결과 아이는 엄마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라야 할 시기를 놓쳐 버렸고

산만하고 거칠며 자존감이 낮은 아이가 되어 있었다.

반 아이들과 트러블이 생기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절차였을 것이다.

게다가 엄마가 재혼을 하여 동생이 생기면서 또 엄마의 관심과 사랑이 동생에게 옮겨가며

아이는 또 철저히 혼자가 되었다.

아이의 감정이 회복되기도 전에 아이는 계속 엄마의 관심에서 멀어지면서

더 문제행동을 하게 되었고 그게 지금 4학년까지 지속되고 있었다.

학부모 상담을 통해 난 어머니께 더 늦기 전에 전문가와 상담을 받아보는 게 좋지 않을까 조심스레 건네봤다.

엄마가 보기에도 아이가 많이 집중력이 약하고 친구들과 빈번하게 갈등이 벌어지기 때문에

2학기부터 상담을 받기 시작하였다.

상담을 받는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좋아지기를 기대하진 않는다.

그동안 가족과 선생님, 반 친구들로부터 인정받지 못했던 그 아이가 하루아침에 달라질 수 없다.

다만 상담을 통해 자신의 속 이야기를 꺼내 놓고 아이가 받았던 상처가 조금씩 아물기를 바란다.

그 아인 여전히 교실 내에서 친구들과 물과 기름처럼 지내지만 조금씩 달라지려고 노력하고 있다.

끝없이 자신을 드러내고 싶어 과잉행동을 하곤 한다.

하지만 전보다는 많이 좋아졌다고 느끼고 있다.

아빠가 불의의 사고로 돌아가셨을 때, 엄마와 아이가 같이 심리상담을 받았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하지만 지금도 늦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아이가 자신의 껍질을 깨고 스스로 나오길 간절히 바란다.

울 반 아이들은 그 아이의 그런 상처와 아픔을 모르고

그 아이가 보여주는 행동으로만 판단하기 때문에

여전히 그 아이를 싫어하고 그 아이가 하는 행동마다 뭐라고 훈수질을 하곤 한다.

그러지 말라고 매번 타이르지만

저학년 때 굳어진 그 아이에 대한 이미지가 쉽게 바뀌어지지 않는가 보다.

친구들도 여전히 어리고 미성숙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담임으로서 매번 강조한다.

너희가 그 아이를 먼저 감싸주라고 말이다.

그러면 그 아이도 감동하여 달라질 거라고.

 

작년에 아빠를 잃은 아이는 너무 티가 안나  전혀 몰랐다.

그런데

한 학기를 함께 지내면서 아이가 전혀 아빠 이야기를 하지 않아

긴가민가 하고 있다 학부모 상담을 통해 사정을 듣게 되었다.

아빠가 아파서 돌아가셨다고 하는데

아이는 정말 씩씩하게 잘 자랐다.

엄마와 할머니의 전폭적인 사랑을 받았던 탓일 거라 짐작한다.

무엇보다 긍정적이고 씩씩하고 자존감도 높고 집중력도 좋아 모범생이다.

배려심도 많아 친구들과도 전혀 트러블이 없다.

전자의 아이와 너무 대조적이다.

 

두 아이의 예를 보면서 이 책이 정말 가슴 깊이 와 닿았다.

특히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그 아이가 이 책의 주인공과 매우 닮아 있다.

옆반에도 주인공과 똑같은 생활을 하는 아이가 있어 그 아이도 떠올랐다.

아버지가 너무나 사랑했던 아내를 잃은 슬픔에서 헤어나오지 못해

아들을 돌보지 않고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살아가니

아들은 어느새 학교의 문제아가 되어 있었다.

좀더 성숙한 아빠였다면 아이를 그리 방치하지 않았을텐데...

자신의 아픔과 슬픔을 감당하지 못하니

자녀라 할지라도 짐처럼 느끼고 삶 자체가 고통이었던 것 같다.

 

그런 두 부자에게 기적같은 일이 벌어진다.

교통사고로 죽은 엄마가 엄지 공주 같은 요정으로 나타나 72시간을 함께 살게 된 것이다.

아내와 엄마를 그렇게 별안간 떠나보내고

마지 못해 살았던 두 부자의 지난 1년은 정말 지옥이 따로 없었다.

그런 그들에게 기적처럼 찾아온 72시간.

과연 다시 뭉친 이 가족은 무슨 일을 하며 그 황금 같은 시간을 보낼까.

부자는 엄마가 떠나기 전처럼, 다시 행복을 찾을 수 있을까.

 

난 아직 가까운 가족을 잃어본 경험이 없다.

다만 내가 담임한 아이들이 가족을 떠나보낸 것을 간접적으로 보면서

가족을 잃는다는 것이 얼마나 아프고 슬픈 고통인지 짐작이나마 하고 있다.

내가 담임을 하는 동안에 엄마가 투신 자살하는 경우도 지켜봤고,

엄마가 지병으로 갑자기 돌아가시는 경우도 봤다.

겨우 1학년과 3학년 아이였다.

그 아이들이 엄마의 죽음과 부재를 어떻게 견뎌내는지 한 발 떨어져 볼 수 있었다.

씩씩하게 잘 버티는 아이와 가정이 있는 반면

이 책의 주인공 가정처럼 뿌리째 흔들리는 가정도 있었다.

아이를 가르치는 담임의 입장에서

그래도 어른이 아이보다는 좀더 성숙하니까(어른이니까)

아이를 봐서라도 힘을 내고 용기를 내어 잘 버텨주길 바랄 뿐이다.

그래야 아이도 엄마(아빠)를 의지하며 힘든 시기를 잘 버텨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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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름의 덤더디 시공주니어 문고 2단계 80
이향안 지음, 김동성 그림 / 시공주니어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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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향안 작가와 김동성 작가의 조합이라니!

어떤 포스팅에서 이 책에 관한 리뷰를 읽었던 적이 있어 무척 궁금해서 한달음에 읽었다.

 

이야기는 6.25전쟁을 시간적 배경으로 하고 있다.

덤더디는 다름 아닌 탁이가 키우는 늙은 소의 이름이다.

한국전쟁이 터지던 그 해 여름.

탁이네 식구를 비롯해 덤더디는 전쟁을 피해 산속으로 들어간다.

하지만 전쟁은 산 깊은 곳까지 부지불식간에 잠식해 들어오고

탁이네 가족은 점점 먹을 것이 없어지게 된다.

설상가상으로

탁이가 너무나 따르고 좋아하던 형수는 유산을 하고 말고....

형수의 몸을 추스리기 위해 온가족은 덤더디에 형수를 태우고 형수네 친정으로 가게 된다.

형수네 친정은 아직 전쟁이 할퀴고 지나가진 않았지만

식구는 많아지고 식량은 구할 길이 없고...

결국 탁이 아버지는 어렵고 중대한 결단을 내리게 된다.

그 결단이 무엇인고 하면,

덤더디를 잡아 형수네 친정 마을 사람들이 나눠 먹는 것이다.

아버지의 결정을 들은 탁이는 절대로 덤더리를 죽일 수 없다고 난리가 나고....

표지 그림은 덤더디를 잡지 못하도록 탁이가 지켜서고 있는 장면이다.

 

전쟁의 상흔은 너무나 크다.

어린 탁이에게도

뱃 속의 아이를 잃은 형수에게도

자식처럼 키우던 덤더디를 잡아 먹게 결정을 내린 탁이 아버지에게도 말이다.

그리고 전쟁 중 위험한 상황을 두 번이나 넘기고 형수를 기꺼이 친정까지 데려온 덤더디에게도 말이다.

 

한국전쟁이 일어난지 67년이란 세월이 흘렀지만

그 상처는 아직도 존재한다.

아니 어쩌면 계속 존재할 거라고 생각한다.

 

얼마 전 부산에 다녀왔다.

부산역 앞에 이바구길이라는 곳이 있는데

한국전쟁 때 피난민이 모여 살던 곳이라고 한다.

고향을 버리고 남으로 내려온 피난민들이 높은 산꼭대기에 둥지를 틀고 겨우겨우 살아가던 곳이었다.

옛날 자료 사진을 보니 물도 전기도 살 집도 궁색하기 이를 데 없었다.

지금은 문화 관광지로 계발되어 외지인이 구경오는 곳이 되어 있지만

거기에 얽힌 우리의 슬픈 역사가 지워지는 건 아니다.

그 곳에서 장기려 박사가 돈 없고 헐벗은 사람들을 위해 치료를 해주기도 하였다고 한다.

부산 곳곳에는 피난민이 모여살던 달동네가 아직 존재하고 있었다.

도심을 가로지르다 보면 산꼭대기마다 빽빽하게 들어선 집들이 자주 보인다.

해운대에 들어선 고층 아파트와는 사못 대조적이어서 놀랍기도 하고 아련하기도 했다.

(거제도를 가보진 않았지만 그곳도 마찬가지 아닐까 싶다.)

사랑하는 가족, 태어나고 자란 정든 고향, 자식처럼 애지중지 키우던 가축들을 버리고

오직 살기 위해 남으로 남으로 내려와야헸던

피난민의 고단한 삶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책이었고 이바구길이었다.

꼭 이 책을 읽어보고 그 길을 걸어봤으면 좋겠다.

 

한국전쟁을 다룬 동화하면 떠오르는게 바로 "몽실언니" 이다.

그런데 이 책은 두께가 제법 두꺼워 안타깝게도 어린이들이 많이 도전을 안한다.

이 책은 내용이 묵직하지만서도 두께가 얇은 편이라서

아이들이 쉽게 도전해 볼 수 있는 책이다.

다 읽고나면 마음이 저릿저릿하며 애잔해지는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전쟁에 대해서, 가축에 대해서, 반려동물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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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27 09:4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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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27 10:3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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