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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니 먼로의 죽음
닉 케이브 지음, 임정재 옮김 / 시아출판사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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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버니 먼로의 죽음'을 읽기 시작하는 독자들은 과연 이 소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 것인지 난감하게 될 것이다. 어쩌면 이 책을 끝까지 읽어야 되는 것인지, 말아야 하는 것인지 갈등을 느끼게 될지도 모른다. 내가 그랬으니까....
  소설의 초반부에서 부터 시작되는 '버니 먼로'의 외설적인 행동들과 욕설... '버니 먼로'의 뇌구조를 그린다면 온통 '섹스'에 관한 부분들만이 존재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는 엉첨난 섹스광이다. 그런, 버니의 행동에 지친 아내는 방의 방범 창살에 매달려 목매달아 자살해 버린다. 그리고, 남겨진 9 살짜리 아들 '버니 주니어'는 그에게는 돌보기 힘든 존재인 것이다. 그러나, 그의 장모마저 '버니'의 행동에 질려서 손자를 돌봐주지 않겠다고 한다. '버니'는 아내가 자살한 집에 한시라도 머무를 수 없어서 아들과 함께 차를 타고 그 집을 떠난다. 그리곤 그의 본업인 화장품 방문 판매에 나선다. 고객리스트를 따라서 찾아가는 집의 여인들은 그에게는 섹스 파트너로 보일 뿐이고.... 아들이 차안에서 기다리고 있는데도 뻔뻔스럽게 섹스를 할 정도이다. 하기야, 아내의 장례식에서까지 그런 생각에 잠길 정도라면, 더이상 어떤 말이 필요할까. 9살 '버니 주니어'는 눈병까지 나서 아빠의 선글라스로 햇빛을 가리고 다니다가 아빠에게 아무래도 안약이 필요할 것이라고 하지만, 그마저도 '버니'는 알아 듣지를 못한다. 그의 뇌구조에는 온통 다른 생각들이니.
아들이 아빠에게 하는 말이 너무도 가슴 아프게 들린다. 이 이야기마저 아빠의 귀에는 들리지 않으니.

아무래도 곧 하얀 지팡이와 개가 있어야 할 것 같아. 아빠. (p220)
너무도 심각하게 망가져 가는 아빠는 아이와의 이런 동행이 살아가는 비결을 가르쳐 주는 것이라고 한다. 장사를 가르치고 있는 것이라고.
그런데, 9살 아이는 언제나 아빠의 말에 수긍하고 잘 따르지만 그는 모든 것을 알고 있다. 아빠의 모습을.
아이는 아빠가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고, 나아가 어디로 가고 있느지도 모르고 있다는 사실을 꿰뚫는다. (p251)
아이의 시선에 비치는 아빠의 모습. 아빠보다 더 아빠를 잘 알고 있는 아이의 마음. 아내의 자살이 가져다 준 마음속 죄책감때문이라고 하기에는 그것으로 설명이 안 될 것같은.... 이런 사람이 있다는 것 자체가 이해 불가능한 '버니'
소설 속 주인공 버니 먼로는 새로운 아버지의 자화상을 대변한다. 버니 먼로는 권위적이지도 않고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희생하려고 하지도 않으며 겉으로는 무뚝뚝하지만 가족에 대한 사랑을 가슴속에 담고 있는 아버지도 아니다. 우스꽝스럽고, 이기적이며, 영악하고, 질이 나쁘다. 그러나 그는 자본주의 사회의 가장 하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대표한다. (출판사 리뷰 중에서)
이 소설은 인간의 모습이 얼마나 처절하게 망가질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현실과 비현실조차 구분할 수 없게 된 상태에서 '버니'가 맞아야 하는 것은 '죽음'뿐이었을 것이다.
'버니먼로의 죽음'을 통해서 우리가 느껴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
작가를 이해해야만 이해가 가능한 소설일지도 모르겠다. 이 책의 저자인 '닉케이브'는 호주출신의 뮤지션으로 고등학교시절부터 밴드를 결성했고, 1986년에는 연기활동도 했으며, 시나리오 작가로도 활동했고, 이번의 작품이 그의 두번째 작품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처음 선보이는 그의 작품이다.
그의 음악 스타일도 '버니먼로의 죽음'처럼 특이하다고 한다.
강렬하고, 난폭하고, 그리고 강박적 이미지의 그만의 특유의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의 음악세계가 그렇듯이 그의 소설세계도 이처럼 파격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가 말하려고 한 메시지가 과연 무엇이었을까, 꼭 이렇게 표현해야만 했을까 하는 의구심을 가지게 된다.
아름다운 이야기를 기대하는 독자들에게는 커다란 충격으로 다가올 수 있는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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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지앵의 스타일 키친 - Paris style kitchen & dining
up-on factory 엮음, 나지윤 옮김 / 나무수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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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 패션, 유행의 도시 '파리'
샹젤리에 거리나 백화점의 쇼윈도는 화려했지만, 파리지앵의 모습은 그다지 화려하거나 사치스럽지 않았던 것같다. 그저 수수한 모습들이라고나 할까.
잠깐 만났던 파리지앵의 모습으론 그들을 정확하게 이야기 할 수 없기에 그들이 항상 생활하는 공간속 키친& 다이닝을 엿보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한다.
이런 이야기. 파리지앵의 키친& 다이닝을 14가지 스타일로 나뉘어서 소개해 주는 책이 '파리지앵의 스타일 키친'이다.
  특히, 가정에서 키친은 주부의 손길이 항상 머무는 곳이기에 각 가정마다 그 스타일이 달라야 하겠지만,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천편일률적인 키친의 모습을 접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파리의 키친은 어떨까 궁금해진다.
이 책에 소개된 14가지의 키친& 다이닝은 각각 그 집의 주부의 성향에 따라 특색있게 꾸며졌다. 푸드코디네이터, 아티스트, 스타일리스트,디자이너.... 주부들의 성향이 만만치 않으니, 그녀들의 키친도 이렇게 다양한 모습으로 꾸며진 것이다.
그래서 이들 파리지엥처럼 스타일리시하고 감각적인 파리스타일을 직접 엿보기 위해서 그들의 가정으로 들어가 본다.
그런데, 대부분의 스타일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것은 이들은 키친을 꾸미는데 있어서 자신들의 소소한 물건들을 아주 잘보이게, 조리를 할 때 잘 찾을 수 있게 일정한 종류별로 늘어놓기를 좋아하는 것이다. 푸드코디네이터의 키친을 엿보고 있으니 그녀는 '물건이 보이도록 수납하는 게 포인트예요. 요리과정도 수월해지고, 인테리어 아이템으로도 그만이랍니다. (p12) 그런데, 세상에나~~~ 이건 너무 늘어 놓은 것은 아닐까.... 우리네들의 키친이 무엇이든 보이는 것보다는 깔끔하게 수납공간을 최대한 많이 만들어서 그 속에 숨기고 있는 것에 익숙해졌기에 그녀의 부엌은 좀 난감할 지경이다.
 

특히, 특색이 있는 키친은 '콜라주한 예술적 키친'이 아닐까한다. 이 키친은 벼룩시장에 버려진 그릇을 모아서 그것을 깨트려서 벽과 빈 공간들은 장식하고 있다. 이것 역시 예술적 감각이 있기는 하지만, 어수선한 느낌이 든다.

그보다는 '도시적이고 세련된 시스템 키친'이나 '북유럽 스타일의 심플하고 기능적인 키친'이 우리들의 정서에는 더 잘 맞는 것이다.
우리들은 이제까지 너무 일률적이고 심플한 미국식 키친에 길들여져 있어서, 파리지앵의 키친에는 익숙하지가 않은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들의 키친에서 느낄 수 있는 것은 유행보다는 각자의 취향에 따라 코디한 공간이라는 것이 큰 의미를 갖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유행감각이 뛰어난 키친의 주인공들이지만, 그녀들은 동네 벼룩시장을 찾아서 남이 쓰던 물건들은 수집하여 꾸미기도 하고, 해외 여행지에서 특색있는 물건을 사오기도 하여 '나만의 공간'을 꾸민다는 것이다.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은 14 가지의 서로 다른 공간들을 보면서 자신의 공간에 응용할 수 있는 부분들을 찾아 '나만의 키친'을 만들어 보는 재미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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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여 네가 말해다오
조용호 지음 / 문이당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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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가수 '비올레타 파라'의 노래 '생에 감사드리며'~~~
잉카 제궁의 가련한 마지막 황제 이름을 예명으로 삼은 '아타우알파 유팡키'의'기타여 네가 말해다오'~~
너무도 생소한 남미 노래들. 이러한 것들에 문외한인 내가 과연 이 소설을 제대로 이해했다고 할 수 있을까?  이 소설은 끝이 났지만 책장을 덮는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저자는 80년대를 거쳐 오면서 한때는 연행패에서 잠시 노래꾼의 삶을 살다가 다시 사회로 복귀한 사람이기에 그의 소설 '기타여 네가 말해다오'에는 자신의 체험에서 우러나온, 그리고 자신의 관심사였던 노래패에 대한 이야기가 깊숙히 담겨져 있다.
 
  이 소설은 대학때부터 노래꾼으로 활동해 온 연우가 공연후에 잠적해 버리게 되고 그를 찾아나서는 이야기와 연우가 잠적하기 전에 친구에게 자신의 잘 정리된 비망록을 전해주고 떠나는데, 그 비망록의 내용이 소설의 씨줄과 날줄이 되어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연우가 남긴 비망록에는 유서처럼 칠레의 가수인 '비올레타 파라'의 노래 '생에 감사드리며'의 가사가 쓰여져 있는 것이다.
연우의 비망록은 '아침- 에덴에서, 오전- 예수의 소야곡, 대낮- 잃어버린 가족을 찾습니다, 오후- 마리아가 가네, 저녁- 만물산야'의 5 부분으로 나뉘어져서 그의 어린시절의 이야기에서부터 잠적되기 전까지의 기록이 자세하게 씌어져 있다.
한때, 연우가 힘겨울 때에 그의 곁에서 그가 노래꾼으로 살아갈 수 있었던 아내 승미에게는 아무런 말도 없이 떠나 버렸기에, 승미는 비망록의 지역들과 사연을 더듬어 남편을 찾아 나선다.
연우와 승미, 선화, 그리고 승미와 함께 연우를 찾아나선 선배...
그들은 인연인지, 악연인지, 아니면 운명인지, 잘못된 만남인지... 그렇게 얽혀있다. 그들의 이야기와 함께 소설속에는 민요 판소리, 가요, 남미노래, 그리고 선화의 해금가락까지 책 속에서 가락이 되어서 흘러 나오는듯이 표현되어 있다.

꼭 유행가 가사같지? 사는 게 다 유행가여 (...) 사는 게 다 유행가라는 말, 사는 것 다 유치하다는 말로 들렸다. 다만 그 유치한 처지가 자신의 것일때는 유치하기보다는 절박하다는 게 문제일 따름이다. (p195)
알듯 모를듯 흘러가는 소설의 후반부에서 눈치빠른 독자들의 이야기의 흐름을 감지하게 되고 연우가 왜 그렇게 슬픈 가락의 노래꾼의 인생을 힘겨워 했는가를 알게 되는 것이다.
승미에겐 슬프게도, 연우가 찾으려 하는 노래에는 어떤 여인과의 사연이 담겨 있다. 그런 승미를 보며 나는 오래전 잊은 승미에 대한 감정과 만나게 된다. 나는 그러한 감정을 억누르며 한때 좋아했지만 오래전 친구의 아내가 된 여인과 함께 그 친구에게 치명적인 슬픔을 안긴 또 다른 여인을 뒤쫓기 시작한다. (출판사 리뷰중에서)
연우와 선화의 치명적인 사랑. 그래도 잊지 못해 찾아나선 연우의 사랑.
그렇다면, 승미는 연우에게 어떤 존재였다는 말인가.....
승미는 나에게 맑은 힘을 주었지만, 선화는 늘 나를 취하게 했다. 승미는 내가 노래를 불러야 하는 이유를 일깨워 주었지만 선화는 내가 노래를 부르게 했다. 승미는 나에게 세상의 밝은 햇빛 아래 맑은 대기를 호흡하게 했지만, 선화는 나에게 정념의 깊은 수렁을 헤매게 했다. 승미는 나에게 에덴이었지만, 선화는 연옥에서 고통받는 연민의 대상이었다. 나에게 승미가 있는 에덴과 선화가 몸부림치는 연옥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한다면 지금도 망설일 수 밖에 없다. 에덴에는 죽음이라는 형벌이 없는 대신 감각의 쾌락과 사랑의 느꺼움이 없다. 연옥에는 머리를 쥐어뜯는 아픔과 번민이 있지만 에덴에는 맑은 빛과 청명한 대기와 아름다움이 존재한다. (...) (p143~144)
먼발치에서 바라만 보았던 선배에게 승미는 이런 존재였는데.
배경으로만 존재해도 아름다운 사람이 있지 않은가. 배경이 사람과 사랑과 음악을 받쳐 줄 수 있다면, 나는 언제까지나 눈에 보이진 않아도 존재를 느낄 수 있는 바람이고 싶다. 그 바람에 흔들리는 머리칼이 있어, 가까이 다가서서 샴푸 향이라도 맡을 수 있다면 그걸로 족하다. (p269)
그래서, 나는 연우와 선화의 그런 사랑보다는 '배경으로만 존재해도 아름다운 사람'으로 생각할 수 있는 이 소설의 화자인 선배와 승미의 사랑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 사랑이 더 아름다울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남미 초원에서 '가우치'로 일하면서 기타 하나 둘러메고 시골 마을을 떠다니는 유랑가수인 ''아타 우알파 유팡키'의 '기타여 네가 말해다오' 노래가사를 되짚어보면서 힘겹게 이 책을 덮는다. 생각이 너무 많아지기에.....
☆ 이 작품의 나오는 '뭉크'의 작품들

     (뭉크의 '봄날' p179~180) 
 

   ( 뭉크의 '마라의 죽음' p198~199) 
 

              (뭉크의 '흡혈귀' p21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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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어차피 불편한 것이다>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삶은 어차피 불편한 것이다 - 티베트에서 만난 가르침
현진 지음 / 클리어마인드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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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부제목은 '티베트에서 만난 가르침'이다.
'티베트'하면 떠오르는 단상들은 10만 번이 그 목표라는 라싸의 조캉사원을 향한 오체투지, 다섯빛깔 아름다운 롱다, 돌리고 돌리고 또 돌리면서 소원을 기원하는 마니차, 죽음까지도 새들에게 바치는 조장(鳥葬), 티없이 맑은 쪽빛 하늘.... 바로 티베트는 깨달음이 있는 곳이 아닐까....
현진 스님은 이런 티베트에서 해맑기만한 자연그대로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서, 그 사진들과 함께 그곳에서 깨달은 많은 이야기들을 우리들에게 선사하고 있다.
  어쩌면 그 말씀들은 익히 알고 있는 이야기들임에도, 우리의 정신과 마음은 따로 놀고 있는지라 깨달음이 있어도 그때뿐이고 곧 바로 망각을 하곤 세속의 세계에 길들여지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또다시 스님의 말씀을 접하니, 한없이 나 자신이 부끄러워지는 것은 비단 나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책머리글에서도 이야기되듯이 모든 문제는 문제속에 문제의 답이 있으며 그것을 바꿀 수 있는 열쇠는 우리 자신에게 있는 것이다. 또한 어떤 삶이든 완전한 인생은 없으며, 삶 속에서 우리는 긍정적인 사유를 해야 하는 것이다.
이런 모든 말씀이 또다시 우리들에게 전해져 오게 되고,  살아오면서 우리가 느꼈던 그 삶의 무게가 우리의 욕심과 집착에서 왔음을 또 한 번 부끄럽게 느끼게 되는 것이다.
 
  스님은 이런 가르침을 여러 문헌과 속담, 명인들의 글들을 사례로 들어가면서 우리들에게 다시 한 번 일깨워주니, 이 책을 읽는 우리들은 잔잔한 마음의 평화를 누리게 되는 것이다.

슬픔도, 기쁨도 마음의 일이며, 행복과 불행도 마음안에서 일어나는 감정이다. (...) 행복도 마찬가지다. 일상을  떠나 밖에서 문을 두드리는 게 아니라 안에서 스미어 나오는 것이다. 꽃향기가 제 안에서 은은하게 스며 나오는 이치와 같다. (p69)
진정한 행복이란 의식의 차이이다. (p88)
자신의 삶을 비교하지 말라. 오로지 절대적인 삶을 살라. (p91)
바람은 머물지 않고 집착하지 않는다. (p127)


 
  이밖에도 티베트 불교, 달라이라마, 티베트의 나라잃음 등에 대한 설명도 자세하게 들려주고 있어서, 우리들이 티베트에 대한 좀더 깊은 이해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한다. 이 책의 책장을 넘기면 넘길수록... 가난하고 배운 것은 적지만 행복하게 살아가는 티베트인들의 마음이 우리 가슴속으로 들어온다.

우리네 인생길도 돌아보면 곡선의 동선이다.삶의 고난을 헤치고 살아온 세월이 굽이굽이 나있는 저 언덕길의 곡선과 닮아 있다. 직선으로 오르면 힘들지만 산등성이를 돌아 오르면 그 또한 낭만길이다. 인생길도 이처럼 삶의 고비마다 돌아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p202)


 
  우린 이 책을 읽으면서 쪽빛하늘을 닮은 티베트인들을 알아가게 되고, 그들의 삶을 바라보면서 그동안 우리들 마음속에  욕심과 집착으로 얼룩졌었던  삶의 무게를 살며시 내려놓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그들의 생활을 통해서 우리들은 새로운 삶의 지혜를 배워 나가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의 책장을 덮으면서  나는 당당하게 말할 수 있다. '삶은 어차피 불편한 것이 아니라, 삶은 그 자체로 아름다운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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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에 빠진 록 스타 - 프란츠 퍼디난드의 거침없는 세계음식기행
알렉스 카프라노스 지음, 장호연 옮김 / 마음산책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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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부터 음식관련 에세이들이 많이 출간되고 있다. 맨해턴의 프랑스 전문음식점 '레알'의 '앤소니 보뎅'의 '키친 컨피덴셀', '쿡스투어'를 비롯하여 한국인으로는 7성급 호텔 '버즈 알 아랍'의 수석총괄 조리장인 '에드워드 권'의 음식관련 에세이, 그리고 이태리 전문 요리사인 박찬일의 '지중해 태양의 요리사', '보통날의 파스타' 등등~~
이런 책들은 셰프들의 에피소드와 함께 레시피가 실려 있어서 많은 독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앤소니 보뎅'은 '쿡스투어'에서 '내가 원하는 것은 완벽한 한 끼. 또 한 가지 원하는 것이 있다면 모험. 전세계를 떠돌면서.'라고 하였다. 그에게 미각 여행은 모험이었고, 완벽한 한 끼는 그 누구나 부러워하는 성찬이 아니라, 좋은 사람과 함께하는 분위기있는 자신만의 의미있는 한 끼였다.
 
그런데, '맛에 빠진 록 스타'의 '알렉스 카프라노스'도 자신을 '미식 모험가' 라고 칭했는데, 그의 미각 여행은 어떤 이야기일까 궁금해진다. ('앤소니 보뎅'의 모험과 '알렉스 카프라노스'의 모험은 엄밀히 따진다면 그 의미가 다르다.)
이 책의 저자인 '알렉스 카프라노스'는 스코틀랜드 4인조 록 밴드 '프란츠 퍼디난드'에서 기타와 보컬로 활동하고 있다. 그런데, 그의 이력은 다채롭다. 20대에 요리사, 바텐더, 배달원..... 그리고 호텔경영학을 전공했고, 대학강사로 있다가 30살이 되면서 록 밴드활동을 하게 되는 것이다. 바로 저자의 이러한 다채로운 체험이 이 책의 내용을 더욱 풍요롭게 해준다. 특히, 요리사 경험이~~~
우리들이 연극이나 뮤지컬, 음악 공연을 보러 가서 느끼게 되는 것 중의 하나가 그들의 열정이다. 좁은 줄 모르고 무대를 종횡무진하면서 펼치는 힘있는 그들의 공연을 보면서 그들이 내뿜는 활력에 찬사를 보내곤 하는데, 과연 그들은 그런 공연후에 체력을 보강하기 위해서 어떤 음식을 먹을까 하는 생각도 종종 하곤했다.
바로, 이 책의 저자는 세계를 누비면서 록 밴드 공연을 하고,  세계 곳곳의 맛을 찾아 미각여행을 하는 것이다.

2006년 7월에 '펜타포트록 페스티벌'에서 한국 팬들과의 만남이 있었다고 하니, 그가 만난 한국 음식은 어떤 것일까 하는 궁금증이 있었다. 이 책의 p202~205 에는 그가 인천 근처의 재래시장에서 만난 한국음식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재래시장의 모습이 참 재미있게 묘사되었다. 그런데, 우리들에게 익숙한 그 모습이 잠깐 본 그의 표현을 통해 읽자니 좀 어색하게 느껴지는 점도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그가 본 인천의 뒷골목의 모습이었고, 그가 맛본 한국음식의 단상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그가 좀더 다양한 한국의 음식을 맛보았다면 하는 점이다. 이처럼 인천의 재래시장에서 한국의 맛을 느꼈듯이 '알렉스 카프라노스'는 근사하고 멋진 레스트랑보다는 그가 공연을 하게 되는 도시의 초라한 뒷골목까지 깊숙히 들어가서 새로운 음식을 맛보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그의 미각 여행은 미식 모험이 되는 것이다. 새로운 맛인 복어를 맛보기도 하고, 송아지 췌장요리, 황소 고환요리, 개구리 뒷다리까지......
  
  
그가 생각하는 음식에 대한 단상들은

최고의 맛은 일상의 맛이다. (...) 매일 먹는 사람에게는 평범한 것이지만 방문객에게는 그 곳을 영원히 각인시키는 맛이 된다. (p11)
진짜 맛은 거리에, 카페에, 작고 별난 곳에 숨어있다 (p11~12)
어떤 음식은 기쁨을 주고, 어떤 음식은 혐오감을 불러 일으킨다. 고툥을 안기는 음식도 있다. 나는 음식이 그저 배고픔을 가시게 해 주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음식은 그 이상의 것이다. 음식은 모험이다. (p17~18)

 
그는 우리들과 친숙한 스시, 카레, 햄버거등의 음식과 해기스, 새벌로이 딥, 카포레, 칼 데이라다 데 페이제스 두마르 등과 같은 듣도 보도 못한 음식들과 함께 자신의 에피소드를 소개해 준다.



그가 추억하는 음식에 대한 글들 중에 어린날의 이야기가 마음속 깊이 다가온다.

그의 5살 생일에 엄마가 만들어 준 푸른색 케이크. '노란색 크림'을 떠서 입안에 집어 넣었다. 그 황홀한 감각이라니. 뇌가 행복에 떨었다. 손가락을 더 깊게 집어 넣었다. 더 한 행복이 몰려왔다. (p18)

5 살 어린 아이가 느꼈던 그 노란색 크림 맛의 황홀함을 30 대의 그는 아직도 황홀하게 기억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에게도 이런 황홀했던 음식이야기가 있을 것이다.
터키의 이즈미르에서 히잡을 쓴 아주머니가 만들어 준 이태리 음식 라비올리를 닮은 음식이나 프랑스 레스트랑에서 맛 본 달팽이 요리, 나폴리의 홍합 스파게티, 마카오의 에그 타르타.... 그런데, 그 음식들이 맛있었던 것은 좋은 사람과 함께 했기에... 그리고, 여행이라는 분위기가 있었기 때문은 아닐까 한다.
록 스타 '알렉스 카프라노스'가 전하는 음식에 얽힌 어린날의 추억부터 록 밴드공연을 위해 자신이 들렸던 낯선 곳에서 만난 음식 이야기.... 그 이야기들도 마찬가지로 자신만의 이야기가 있기에... 좋은 사람들과 함께 했기에.... 그리고 분위기가 있었기에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음식이야기가 맛깔스럽게 느껴지는 '맛에 빠진 록 스타'을 읽으면서 자신만의 맛에 대한 추억을 생각해 보는 것도 멋진 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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