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가족
천명관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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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장 드라마'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질 정도로 '막장 드라마'의 끝은 없다. '해도 해도 너무 하지 않은가?'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기막힌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그런데, 바로'고령화 가족'은 이런 막장 드라마가 무색할 정도로 막장 인생들이 모인 가족이다. 정말, 제대로 된 인생을 사는 사람이 없는 것이다.
엄마에서부터 두 아들, 그리고 딸, 여자조카까지.
인생에 있어서 막다른 골목에 들어선, 아니 낭떠러지끝에 선 것처럼 도무지 어떤 해결책이 없는 것 처럼 보이는 가족이다.
칠순의 엄마, 이 가족의 생명줄과도 같은 엄마. 아버지가 자동차 사고로 사망하면서 받은 보상금 중의 일부는 큰 아들이 날리고, 남은 돈으로 구입한 가난한 동네의 연립주택에서 자신이 낳은 아들도 아닌 남편의 아들이 얹혀 산다. 거기에 가족들 중에서는 가장 많이 배우고, 가장 잘 나갔던 영화감독으로 영화를 찍었으나, 며칠만에 망해버린 둘째 아들이 회생불능의 파산, 신용불량자, 전세보증금마저도 월세로 몽땅 써버리고 한 푼 남지 않은 상태로 이 집의 구성원으로 들어오게 되고....
거기에 엄마의 바람으로 얻은 딸마저 두 번의 이혼에 딸을 데리고 들어오니.
와우~~ 정말 막장, 막장 이런 막장 가족이 있을까.
그륻의 평균나이는 49세. 그러니 막장 가족, 고령화 가족일 수 밖에.
 

'막장 드라마의 끝은 과연 어디일까?" (...) 엄마를 포함해 나나 미연이나 오함마나 전과자이긴 마찬가지였다. 우리는 모두 실패의 낙인을 간직하고 과거에 발목이 잡혀 있었다. (p140)
바람, 이혼, 파산, 전과, 무능 외도, 가출. 이런 단어로 뭉쳐진 가족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들 가족에게 가족이란 "무능과 무지, 숱한 수모와 상처, 불명예와 오명의 역사.... "(p14)
그런데, 이 소설이 시끌벅적지근하고, 칙칙한 소재들의 연속인데도 유쾌하게 펼쳐진다는 것이다. 그리고 거기에 이 소설의 특색이라고 한다면 우연히 쓰레기더미에서 발견한 퇴색한 '헤밍웨이 전집 5권'의 내용이 소설의 내용과 그 소설의 영화 속 이야기와 함께 대비되면서, 또는 비유되면서 이야기가 진행되는 것이다.
삶은 멈추지 않고 계속디는 것. 그 속에서 운좋게 불운을 피해 갈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기에 우리의 삶은 한 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질 수도 있는 것이다. 바로 고령화 가족의 구성원 모두는 그런 삶의 나락에  떨어져서 허우적 거리는 존재들이었던 것이다. 그들의 가슴속에는 저마다의 아픈 상처를 가지고 있었으나, 서로간에 묻지도 않았고, 알려고도 하지 않았던 것이다. 어쩌면 그들의 아픈 상처를 잊으려고 하지도 않았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것이 고령화 가족 모두의 삶의 모습이었고, 그들의 가족 역사였던 것이다.
어느 순간 가족들은 자신들의 숨겨진 가족사를 모두 알게 되고, 그것은 이 가족들이 앞으로 어떤 행보를 할 수 있을 것인지를 말해주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렇게 살아 왔던 가족들이 새로운 삶을 행복한 삶으로 연결짓는다는 것도 그리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엄마는 엄마대로의 남은 여생을 찾아 나서고, 큰 아들도 큰 아들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새로운 삶을 살게 된다. 그리고 둘째 아들도, 딸도, 조카도 그들 방식대로의 새로운 삶을 살게 되는 것이다.
처음에 이 책을 접할 때는 '무슨 이런 말도 안되는 구성원이 가족일까?'하는 생각으로 읽게 되지만, 이야기속에는 아무런 잔소리없이 자식들을 거두고 먹이는 것만으로도 가족을 보살피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엄마의 마음과 자식들간의 찢고 할퀴는 언행들이 결국에는 가족애였음을 일깨워주기도 한다.
엉뚱하고 기이하고 사고뭉치들의 가족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독자들은 가족의 의미를.... 가족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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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차이 - 세상에서 가장 힘이 센 운의 비밀
한상복.연준혁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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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運)이 억세게 나쁘기도 하지만, 또한 운이 억세게 좋은 사람의 이야기를 먼저 해야겠다. 영국 장교 '메이저 서머퍼드'라는 사람은 1차 세계대전 중에 벼락을 맞았다고 한다. 그런데, 운좋게 살 수 있었고, 그후 6년후에 또 벼락을 맞았고, 그로부터 또 2년후에 벼락을 맞았다고 한다. 어떻게 다른 사람은 일생에 한 번 벼락을 맞을 확률조차 희박한데, 이렇게 3번씩이나.... 그런데 운좋게도 3번의 벼락을 맞고도 목숨을 건졌으니, '불운의 사나이'같지만, '행운의 사나이'인 것이다. 그런데, 이것으로 끝난 것이 아니라, 그후 4년후에 또 벼락을 맞았단다. 그래서 그 벼락을 맞아서 죽었을까? 아니란다. 그 벼락은 죽은 그의 묘비를 내리쳤다고 하니....

이 책을 읽는 사람중에 이 사람보다 운이 좋고, 또 이 사람처럼 운이 나쁜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우리들은 일상생활을 하는 중에 '운'이라는 것에 대해 많이 생각을 한다. 수험공부를 열심히 했다고 생각했는데, 모르는 문제만 나온다거나, 회사에 입사해서 열심히 일을 했건만, 나보다 못하다고 생각한 사람은 승승장구하면서 승진을 거듭한다거나~~  하다 못해 체육대회나 어떤 행사에서 제비뽑기를 해서 행운권 한 장 당첨된 적이 없다거나...

그렇다면, 정말 어떤 사람에게는 행운의 여신이 따라 다니고, 어떤 사람에게는 불운만이 거듭되는 것일까?
운이 있는 사람과 운이 없는 사람에게는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일까?
이런 의문이 든다면 '보이지 않는 차이'를 읽어 보길 바란다.
이 책은 '동서양 3천 년이 이끌어 온 '운의 황금률', 세상의 모든 성공은 노력만으로 이루어지는 게 아니다.'란 책표지 글을 선보이고 있다.
 


인생에서 지름길을 찾아 갔던 사람들. 그들은 어떻게 그 지름길을 알아내고  남들보다 한 발 앞선 것도 아니고 쾌속으로 성장할 수 있었을까 하는 의문을 풀어주는 것이다.  그들에게는 정말 행운이 따라 다닌 것일까?
운이 좋은 사람과 운이 나쁜 사람 사이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그 해답은 바로 그들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49가지에 달하는 차이를 저자는 동양에서 서양, 그리고 고대부터 현대까지, 또한 역사, 철학, 첨단 과학, 그리고 최신 경영이론까지. 총망라해서 분석하고 풀어나가는 것이다.
 
   

여기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워런 버핏,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 정주영, 이병철 등을 비롯하여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거론된다. 그 이야기들은 자기계발서를 통해서 자주 접했던 이야기들도 많이 있다.
이쯤 되면, 운이 저절로 찾아 오지 않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그러나, 또한 저절로 찾아오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그것이 행운임을 자각하지 못할 수도 있는 것이다.
듀폰의 나일론과 테플론, 3M의 포스트 잇. 켈로그의 시리얼, 고혈압 치료제가 탈모제로 변하게 된 경우, 우울증 치료제가 비만 치료제가 된 경우...
2명의 평범한 학생이 학술논문을 쓰던 중에 만들어낸 검색 엔진에서 발전한 'google', 알렉산더 플레미의 페닌실린 발견.
위에서 나열한 것들은 분명히 행운의 결과들이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은 우연이나 실수가 가져다 준 산물들이기 때문이다. 또은 우연과 우연이 겹친 결과들도 있기때문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 모든 것들은 저절로, 아니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있는 사이에 찾아 온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들에게 작은 행운이라고 찾아오기 위해서는 어떤 일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야 하며, 자신이 하는 일에 열정을 가질 때에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행운이 행운이 줄 알고 놓치지 않는 안목도 있어야 하는 것이다.

행운은 남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차이를 발견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p41)
행운은 기회가 있을 것이라 믿으며 여유있게 둘러볼 줄 아는 사람에게 찾아 간다. (p52)
행운은 언제나 가까운 곳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그것도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을 때에~~
행복이 나타나는 3가지 요소- '내가 좋아하는 일', '내가 잘 하는 일', '남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할 때에 행운의 여신은 찾아온다.
그러니, 우리는 'to be(무엇이 될 것인가) ' 보다는 'to do (무엇을 할 것인가)'를 항상 생각해야 한다.

그런데, 학부모들은 그들의 자녀에게 무엇을 원하는가? 무엇이 되기만을 바라지 않던가. 그것이 바로 그들의 잘못된 생각인 것이다.
성공을 하는 사람들을 살펴보면 그들의 일상 생활 속에는 행운이 찾아오는 것이 무엇인가를 말해주는 답이 있는 것이다.
지금은 그야말로 운이 좋아서 펄펄 날아다니는 것처럼 보이는 '스티브 잡스'의 경우는 어떠했을까. 그에게도 참혹하게 깨지고 무너지던 실패의 경우가 있었다. 그 참혹한 실패에서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것은 '초심'으로 돌아가는 것이었다.
그것이 바로 성공한 사람들의 키워드인 것이다.
흔히 하는 이야기중에 '끝나기 전에는 끝이 아니다'라는 말. 그것이 바로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가지고 다시 일어서라는 말이 아닐까 한다.
이 책 속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이야기 중의 하나를 소개해 본다.
나폴레옹의 일화로 유명한 네잎 클로버. 맞다 바로 '행운'이다.
그런데, 네잎 클로버는 '행운'이지만 세잎 클로버는 '행복'이란다.
우리가 흔히 지나치는 세 잎 클로버가 무엇을 상징하는지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 공교롭게도 '행복'을 상징한다. 재미있는 우연의 일치. 우리는 세잎 클로버(행복)을 가까운 곳에 놓고도, 네잎 클로버(행운)만을 찾으려는 것이다. (p288)
'행복'을 찾겠는가? 아니면 '행운'을 찾겠는가?
바로 우리곁에는 행복이 항상 함께 함을 우린 왜 모를까....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머릿속에 가득 담겨 있는 '보이지 않는 차이'들.
저자는 에필로그에서 깜짝 발언을 한다. 지금까지 읽은 이 책의 내용을 모두 잊어 버려도 상관이 없단다. 황당하지 않은가? 그런데, 그 이유는 행운이란 불운까지도 행운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좋은 해석'. 그것이 바로 행운이란 것이다. 그러니, 행운은 타고 나는 것도 아니고, 누군가에게만 찾아 오는 것도 아니고, 내가 나 자신과 함께 찾는 것이고, 만들어 나가는 것이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정말로 저자의 말처럼 이 책의 내용을 몽땅 잊어 버릴 필요는 없을 것이다.

내용, 내용이 끝날 때마다 정리해 준 49 가지의 '운이 따르는 사람들의 보이지 않는 차이'는 분명히 나와 행운이 따른 사람과의 차이이며, 그것은 작은 차이가 아닌 큰 차이로 나에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다시 한 번 되짚어 보는데,
행복이 나타나는 3가지 요소- '내가 좋아하는 일', '내가 잘 하는 일', '남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할 때에 행운의 여신은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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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왜 청춘이 아니란 말인가 - 20대와 함께 쓴 성장의 인문학
엄기호 지음 / 푸른숲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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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살아가면서 연령대별로 그들에게 다가오는 많은 성찰들이 있다. 그 성찰들은 자신이 겪어보아야 아는 것이고, 그 연령대가 되기 이전에는 결코 알 수도 없는 것이고, 이해할 수도 없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런데, 20대를 거쳐온 사람들에게는 그 시절이 젊음과 꿈이 있는 아름다운 시절로 기억되는 것이다. 그러나, 그들에게도 그 시절에는 '청춘'이 그리 아름답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그 어느때보다도 많은 혼란을 거치고, 방황하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았을 것이다.
누가 이 시대의 청춘들을 '잉여', '루저', '88만 원 세대'로 부르고 있는가?
비록, 이런 단어들로 지칭되는 청춘들에게도 그들 나름대로의 생각과 가치관이 있다고 생각된다.  기성세대들이 보기에 한심한 '청춘'들도 분명 그들 나름대로의 삶의 목표와 희망이 있는 것이다.
기성세대들이 만들어 놓은 틀 속에 맞추려다 보니까 힘겹고, 고달프게 느껴지는 것이다.
기성세대들의 생각과 다르다는 것은 결코 틀리다는 것이 아니다.


이 책은 저자가 2년간에 걸쳐서 자신이 강의하는 덕성여대와 연세대 원주 캠퍼스 학생들과 함께 토론하고 강의하고, 학생들이 직접 쓴 report 내용을 책 속에 담아 낸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이 책을 '20대와 함께 쓴 성장의 인문학'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어찌보면, 저자의 수업을 받던 학생들에게 처음에는 수업 내용이 힘겨웠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터넷을 비롯한 미디어의 발달에 익숙한 학생들에게 수업 시간마다 자신들의 이야기를 글로 쓴다는 것이 그리 익숙하지는 않은 과제였을테니까.
그런데, 이 책을 읽다보면 학생들이 쓴 글들이 어떤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표현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20대 ! 그들은 생생하고 진솔한 그들의 이야기를, 그들의 언어로 들려 주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에 실린 내용들은 20대 그들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기도 한다. 물론, 저자의 말처럼 이 책의 형식은 20대의 이야기같지만 그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음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1부의 내용중에 대학 서열에 관한 이야기. 서연고/ 서성한/ 중경외시.
'/'를 넘을 수 없는 대학의 서열화. 그건 분명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이야기들이고, 이 서열때문에 주눅들고 어깨가 쳐진 우울한 대학생들을 보는 것만 같았다.
'원세대'생들의 이야기였지만, 그들만의 이야기가 아닌 대학생들의 이야기.
그러나, 거기에 굴하지 않고 자신의 인생을 살아갈 수 있다면....

또한, 그들이 생각하는 정치, 교육, 가족, 사랑, 소비, 돈, 열정.
20대, 청춘들의 생각을 진솔하기에 우린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우리 시대를 되돌아 볼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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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홍준의 한국미술사 강의 1 - 선사 삼국 발해 유홍준의 한국미술사 강의 1
유홍준 지음 / 눌와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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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홍준이 쓴 한국 미술사에 관한 책이라면 두말할 것도 없이 신뢰감이 가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만큼 저자는 한국 유적이나 미술사에 관해서는 탄탄하고 깊으면서도 넓은 지식을 갖추고 있으며, 이 분야의 공부를 하지 않은 대중들이라고 하더라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정도의 필체로 쓰기 때문이다.
그의 저서인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3권은 아들이 중고등학교 시절에 학교에서 경주 등지의 유적지를 다녀와서 학교 수행평가로  내준 리포트를 작성하기 위해서 함께 꼼꼼하게 읽었던 책이다. 그당시의 평가문항이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의 내용을 토대로 하여서 작성해야 할 문항들이었기 때문이다. 그만큼 교사들도 교과서외의 유적지에 대한 설명이 잘 되어 있어서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많이 하셨던 것이라고 생각된다.
이번에 출간한 '유홍준의 한국 미술사 강의1'은 선사시대에서 시작하여 삼국, 발해까지의 한국 미술사를 전반적으로 어우르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에 앞으로 3년안에 2권의 책이 더 출간될 예정이라고 한다.
저자가 이 책을 쓰게 된 배경은 한국 미술사를 공부하는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하던 중에 학생들이 서양 미술사에 관한 책들은 많이 출간되어 있으나, 한국 미술사에 관한 책이 없음을 하소연하는 학생들의 요구를 받아들여서 한국 미술사 강의를 위해서 작성하던 글들을 차곡차곡 묶어서 발간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런 과정에서 각 분야의 전문가들에게 자신의 원고를 보내주고, 잘못 된 내용이나, 새로운 학설 등을 빨간 볼펜, 파랑 볼펜 등으로 교정받기도 하고 삽입시키기도 한 글들을 토대로 다시 교정을 거듭한 결과라고 하니, 이 책을 쓰기 위해서 저자가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였는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것이다.
저자는 이 책의 앞 부분에 '책을 펴내며'를 통해

교양과 상식으로서 한국 미술사를 이해하고자 하는 일반인과 미술사를 공부하는 학생들을 위한 입문설 씌여졌다. (p4)
라고 말하면서, 소파에 기대어 편안히 독서할 수 있는 한국 미술사 라는 말을 덧붙인다.
책의 구성은 선사시대부터 발해까지를 12 주제로 나누고, 삼국시대는 각국의 고분미술과 불교미술로 다시 나눈다. 그리고 사리함, 향로 등에 관한 내용은 별도의 장을 마련하고 있다.

 
 
 
내가 워낙 한국의 역사적 유물, 유적지, 그리고 고미술품 등에 관심이 많아서 국립 박물관을 비롯하여, 경주, 공주 등의 박물관과 고분 등을 많이 돌아 다녔다.
때론, 혼자서도 가끔 가곤하는데, 박물관에 가게 되면 선사시대 유물 등을 너무도 자세하게 설명까지 읽어가면서 꼼꼼하게 감상하게 되지만, 고려시대 정도로 가면 관람하는 것 자체가 힘들어서 대충대충 보게 되고, 서예나 지도가 있는 곳에 가면 그야말로 지나가면서 슬쩍 슬쩍 보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관심이 있는 분야이기에 이 책을 읽다보니, 어느 박물관에선가는, 아니면 책 속에서 여러번 접했던 유물들이고, 유적지들이라서 새로운 느낌보다는 알고 있던 내용들을 복습하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그렇다고 이 책이 유익하지 않다는 말은 아니고, 내용 하나, 하나에는 담길 수 있는 최대한의 내용들이 담겨져 있는 느낌을 받게 되는 것이다.
이 책이 한국 미술사이기에 첫장은 우리의 선사시대로부터 시작할 것 같지만, 인류의 역사로 부터 시작된다. 그래서 당연히 오스트랄로 피테쿠스가 나오게 되는 것이다. 한국 미술사를 알기 위해서는 인류의 역사가 시작인 것은 분명한 사실인데, 그래도 새롭다는 생각이 든다.


 
남한의 구석기 유적지인 전곡리 유적지를 1978년 고고학을 공부한 미군이 주운 '아슐리안 주먹도끼'가 발굴의 원인이 되었다는 것은 그만큼 시사하는 바가 클지도 모르겠다.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를 통해서 인구의 회자하는 말이 된 '아는만큼 보인다'는 것이 이런 경우가 아닐까 한다. 굴러 다니는 돌뎅이가 '아슈리안 주먹도끼'임을 알아 볼 수 있는 눈이 우리들에게는 없었기에 영원히 땅 속에 갇혀 있었을 지도 모른는 유적지.
이 책의 많은 내용중에 신라의 아름다운 금과 은의 유물들을 잠깐 짚어 보고 싶다.
우리가 흔히 금관이라고 하는 신라의 찬란한 금관을~~
신라의 금관은 일반적으로 왕이 머리에 쓰던 관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 출토된 다른 유물과 연관해 6개의 신라 금관의 시기를 고려해 보면 대개 5세기 중엽부터 6세기 전반으로 추정되는데 이 시기의 신라왕은 눌지마립간, 자비마립간, 소지마립간. 지증왕 등 4명에 불과하다. 또 황남대총의 북분은 여자 무덤인데 금관이 출토되었고, 남분의 남자 무덤에서는 금동관이 출토되었다. 서봉총은 여자 무덤이고 금관총은 15세 전후의 아이 무덤인데 금관이 나왔다. 그래서 신라 금관은 왕이 아니라 시조와 하늘에 제사지내는 제관이 착용했던 것으로 왕관과는 별개라는 주장도 있다.
또한 이금관은 머리에 쓴 관이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 금관이 출토된느 상황을 보면 지금 박물관에서 보는 것처럼 펼쳐져 있는 것이 아니라 피장자의 얼굴 전체를 감싸고 있고 세움 장식들이 머리 위 꼭짓점에 세모뿔 모양으로 모여 있었다. 그리고 금관의 테는 이마가 아니라 턱 아래쪽까지 내려와 있다. 매장된 형태상으로 보면 염을 한 머리를 금관으로 덮어씌운 모습이다. (...) 따라서 지금까지 발견된 6개 신라 금관은 피장자의 고귀한 신분을 드러내기 위한 특수한 장례용품이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p180~182)

신라시대의 금제품들은 마치 종이를 오리듯이 정교하면서도 섬세하게 가공된 것을 알 수 있다. 금관, 금드리개(금관은 화려함을 극대화하기 위하여 관테에 드리개를 장식으로 더하기도 했다), 관모, 관식, 금사슬 허리띠 드리개, 금귀걸이, 금팔찌, 금 목걸이 등은 화려하고 섬세함이 극에 달함을 느끼게 된다.
금동 신발의 문양의 다양하고 복잡한 구성, 역시....

 

 
또, 신비롭기까지한 신라의 '상감유리 목걸이'.
1973년 미추왕릉지구에서 출토된 것인데, 붉은 마노석과 푸른 옥으로 엮은 것으로 붉은 곡옥을 장식으로 달았는데 목걸이 드림을 연결하는 유리구슬엔느 사람얼굴과 새 그림이 들어있어 그 신비함을 더해준다. (지름 1.6센티미터의 아주 작은 구슬에 눈, 코, 입, 귀가 또렷한 사람 얼굴이 다섯, 몸체와 부리가 뚜렷한 새가 여섯마리가 들어있다고 한다.)

마지막 장인 12장의 '발해의 미술- 잃어버린 제국의 유산을 찾아서'에서는 발해도기는 많이 전해지지는 않지만 그 종류의 다양함을. 그리고 삼국시대나 통일신라에서는 볼 수 없는 명품이면서 이질적인 문화가 융합되었음을 보여준다.
당나라의 당삼채를 본받은 삼채 도기의 모습.

 
이 책은 책속의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도 흥미롭고, 그 내용을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우리의 미술사를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학생들에게는 국사에 대한 흥미로 생길 수 있게 해 줄 수 있을 것이며, 일반인들에게도 우리의 문화유산을 깊이있게 이해할 수 있는 좋은 책이라고 생각된다.
이렇게 의미있고 유익한 책은 전국민의 필독서와 같은 역할을 해 줄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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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 알바 내 집 장만기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25
아리카와 히로 지음, 이영미 옮김 / 비채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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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우리시대 많은 젊은이들의 자화상과 같은 소설이다.
"꿈도 없고, 저금도 없고, 희망도 없다."
일본 후지 TV 에서 2010년 10월 19일부터 방영중인 드라마의 원작 소설이다.
이 소설의 작가인 '아리카와 히로'는 SF, 미스터리, 로맨틱 등 장르를 넘나들면서 다재다능한 작품 세계를 펼쳐 보여주고 있다.
대학까지 졸업하고, 자신이 원하는 직장에 취직을 하지 못해서 알바 인생으로, 88만원세대로, 비정규직으로, 떠돌아 다니는 우리나라의 젊은 세대나 일본의 젊은 세대나 나라는 다르지만 별로 차이가 없을 정도로 그들이 처한 상황은 비슷한 것이다.


이 소설의 주인공, 세이지는 이류대학을 졸업하고, 취직한 회사에서 신입사원 수련회에서부터 적응을 하지 못하다가 3달만에 직장을 그만두게 된다. 회사에 세뇌당하는 동료들, 직속 상사의 눈에 들기 위해서 안간힘을 다하는 동료들의 모습을 보면서 그렇게 직장생활을 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새로운 직장을 얻기란 그야말로 하늘의 별따기. 알바인생으로 전락한 그에게 다가온 집안의 우환.
그것은 20 여년간에 걸쳐서 그의 집안이 동네사람들로부터 왕따를 당했다는 것. 그 고통에 시달리다가 우울증 증세를 보이는 엄마를 위해 이사를 가야한다.
이사를 가기 위해서는 돈을 벌어야 한다.
그래서 건설현장의 도로공사일을 하다가 새로운 직장을 얻는 이야기이다.
처음에 이 책의 제목만으로는 더 힘겨운 삶의 현장에 내동댕이쳐진 젊은이의  집장만 이야기로 생각했지만, 주인공인 세이지의 생활을 힘들지만, 가정적으로 경제적인 면에서는 그렇게 힘들지는 않다는 것.


그리고, 이 소설에서 대졸 실업자의 상황보다 더 심각한 것은 가족간의 불화, 그것은 가족간의 대화의 단절에서 오게 됨을 일깨워준다.
세이지가 백수 생활을 하는 것은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아버지. 아버지의 술주정과 그로 인한 동네에서의 왕따. 그리고, 아버지가 자신만의 안락을 원할 뿐, 가족들에게 무관심하고, 냉정하지만, 서로가 조금씩 다가가는 모습. 가족간에 이해를 하게 됨으로써 화목한 가정으로 변할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이 소설에서 집의 의미는 무엇일까 생각해 본다.
그것은 가족의 안락함을 가져다 주는 존재이기도 하지만, 백수였던 세이지에게도, 그리고, 우울증을 앓고 있는 엄마에게도, 그리고, 가정에 무관심했던 아버지에게도, 집이란 희망이며, 자신감이고, 가족을 하나로 묶어주는 매개체라는 생각을 해 본다.


세이지의 목표 : 1. 취직한다.      2. 돈을 모은다.      3. 집을 산다.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고, 성실하게 직장생활을 하게 되면서 그의 목표는 당연히 달성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소설은 초반부의 기가 팍 죽어서 자신만을 생각하는 이기주의적인 세이지가 희망차고 열정에 불타는 젊은이로 변하는 모습을 너무도 재미있게 표현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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