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싸게, 멋지게 - 열심히 일하지 말고 똑똑하게 일하라!
마이클 해머 지음, 박나영.한상석 옮김 / 타임비즈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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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선물하려고 재구입했습니다. 배송도 빠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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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 오브 워터 - 흑인 아들이 백인 어머니에게 바치는 글
제임스 맥브라이드 지음, 황정아 옮김 / 올(사피엔스21)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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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미국사회의 병폐중의 하나는 흑백갈등일 것이다. 이런 주제를 다룬 작품들은 상당히 많지만, 아직도 흑백갈등의 문제점은 해결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미국을 대표하는 대통령이 백인이 아니라는 점은 앞으로의 미국사회에 많은 변화를 가져올 전주곡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컬러 오브 워터'는 '제임스 맥브라이드'가 1996년에 자신의 어머니와 가족에 관한 에세이를 발표한 것인데, 1930년대부터의 미국사회의 흑백갈등의 문제점을 잘 표현하고 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이런 암울한 이야기가 저자의 어머니와 자식들의 행동에서 때로는 유머러스하고 유쾌하게도 표현된다는 것이다.  

'컬러 오브 워터'는 '흑인 아들이 백인 어머니에게 바치는 글'이라는 부제가 말해주듯이, 1930년대 미국의 남부지방에서는 흑인과의 결혼은 금기시되던 시대에 흑인과의 두 번의 결혼을 된 어머니의 이야기와 아들인 '제임스 맥브라이드'의 이야기가 교차되면서 두 사람의 삶을 보여준다.
어린시절에 저자가 본 어머니는 다른 사람과의 교류가 거의 없고, 자신의 과거 이야기를 하지 않는 분이셨다. 저자가 성장한후에 자신의 어머니와 가족의 이야기에 관한 에세이를 쓰는 과정에서 어머니의 이야기를 어렵게 듣게 된다. 백인이면서 흑인과 결혼을 했기에 흑인들이 당하는 사회적 멸시보다 더 심한 냉대를 받고 살아 왔음을... 

어머니는 절대적 사생활 보호와 뛰어난 학업 성적을 고집했고, 인종을 막론하고 외부사람은 신뢰하지 않았다. (p36)
백인들뿐만아니라 흑인으로부터도 심한 차별대우와 멸시를 받았던 어머니의 모습을 아들은 성장하는 과정에서 느낄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어머니는 언제나 흑백갈등에 있어서는 흑인의 편에 서있었던 것이다. 자신은 백인임에도 불구하고 흑인보다 더 흑인다웠다. 미국 흑인 민권운동의 성취를 마치 자신의 것인양 생각했다. 어쩌면 백인인 어머니와는 아무 상관이 없는 제3자의 것 처럼 생각했다.
이 소설의 또다른 축이 되는 아들인 '제임스 맥브라이드'의 인생은 착실한 학생에서 뒷골목의 청소년... 그리고, 방황하던 시절을 끝내고 다시 학업에 열중하여 저널리스트, 작가, 작곡가, 뮤지션의 다양한 방면에서 활동을 하게 되는 이야기가 소개된다. 그의 성장과정에서 가장 힘겨웠던 것은 흑인이 아닌 혼혈로 살아가는 것이 더 견디기 힘든 일이었다. 백인 어머니의 손을 잡고 가는 흑인 아들을 바라보는 사회의 곱지 않은 시선을 항상 느껴야만 했고, 심지어는 대놓고 멸시의 말들을 던지곤 했다.
혼혈로 살아간다는 건 마치 재채기가 나오기 전에 코에서 느껴지는 따끔따끔한 느낌, 얼른 나오기를 기다리지만 절대 나오지 않는 느낌과도 같았다. (p286)
또한, 그가 성장하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알아간다는 것. 그것은 혼란스러운 것이었다. 
예수를 아는 게 엄마를 아는 것만큼 오래 걸린다면, 난 생각했다. 난 큰일났네요, 엄마가 어떤 사람인지 아는데 많은 세월이 걸렸고 어떤 부분에서는 나자신이 누구인지 알지 못한 탓이었다. 나 자신을 발견하기가 문제였다기 보다는 직면하지 않으려는 나의 결심이 문제였다. 어렸을 때 난 인종 문제로 혼란을 느꼈지만 스스로 불우하거나 불행하다고는 여기지 않았다. (p285)
이렇게 어머니와 아들의 이야기.
1930년대의 미국남부 버지니아주의 서퍽에서의 아버지의 성추행과 동네청년에 의한 낙태의 아픔, 그리고 고향을 떠나 방황, 두 번의 흑인과의 결혼생활에 의한 미국사회로부터의 차별대우와 편견에 시달리면서도 어머니는 12 명의 자식들을 창의적이고 재능있는 미국 사회에서 존경받는 위치의 인물들로 키워낸다. 어머니는 그런 자식들의 성공을 자신의 평생 업적으로 여기고 살아온 것이다.
또한, 1970년대부터의 어린시절의 아들은 가난과 인종적 정체성에 혼란을 가져오면서 미국의 중심 뉴욕에서 성장한다. 혼혈에 대한 사회적 편견도, 일시적인 방황을 거치기는 하지만 지금은 미국사회의 중심에 우뚝 서게 되는 것이다.
누가 인간의 피부색으로 이런 허황된 편견을 만들어 놓은 것인가. 인간은 어떤 조건으로도 그 우위를 가를 수는 없는 것이다.
이 책은 작가 자신의 성장과정을 통해서 본 체험이 묻어나는 에세이지만, 구성이나 내용면에서 한 편의 소설을 읽는 듯한 느낌을 갖게 한다. 세대를 달린 한 어머니와 아들의 성장 소설 두 편이 담겨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또한 아직도 근절되지 않는 미국사회의 한 단면인 인종문제를 잘 표현하고 있어서 한 편의 에세이의 의미를 넘어서 시사적인 시각에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가 내재되어 있는 것이다. 인종갈등을 그린 많은 작품들을 접해 보았지만 그런 작품들 중에서 단연 돋보이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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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홀릭 - 유쾌한 런더너 박지영의 런던, 런더너, 런던 라이프
박지영 지음 / 푸르메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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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지지않는 나라'라는 별칭이 있을 정도로 지구상 곳곳에 많은 식민지를 가지고 있었던 영국, 21세기인 지금까지도 여왕과 황태자가 존재하는 나라. 때로는 황태자의 스캔들과 왕실 가족의 호화로운 생활이 입방아에 오르내리기도 하는 나라. 어쩌면 수채화속의 흐린 날의 풍경이 떠오르는 그런 단상을 가진 나라일 것이다.
잠깐 들리는 여행자에게도 그렇게 낭만적인 모습으로 다가오지는 않는 도시가 아마 런던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빨간 우체통과 빨간 2층 투어버스가 인상적이기는 했지만 그저 그런 유럽의 도시중의 하나처럼 느껴졌다. 그러나, 밤에도 불꺼진 창들이 많은 모습에서는 근검절약을 엿 볼 수 있었다.
  올해로 런던 생활 3년차인 박지영이 바라보고, 느낀 런던, 그것은 여행자가 아닌 생활인의 입장에서 본 런던의 모습이고, 실상이다. 어려운 언론고시를 거쳐 신문사의 사회부, 스포츠부, 문화부 기자를 거치는 동안 미술 시장의 매력에 빠져서 영국 유학을 하게되고, 그곳에서 아트 비즈니스 석사학위를 받고 박사과정에 도전하는 그녀.


그녀는 영국에서의 생활인이고, 대학원을 다니는 학생이고, 건축사 남편을 둔 아내이고, 몽구의 엄마인 것이다. 이렇게 다양한 모습의 그녀이기에 그녀가 부딪히면서 바라보게 되는 런던의 모습은 다채로운 이야기들을 들려줄 수 있는 것이다.

그저 저널리스트로, 아이 엄미로, 한 남자의 아내로, 그리고 대학원생으로 런던에 살면서 부딪치고 느낀 삶의 소중한 편린들이다. (p11) - 프롤로그 중에서
이 책의 글중에 가장 신나는 이야기는 '박지성' 런더너들중에는 맨유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단다. 그러나, 박지성은 좋아한다는~~~ 까다로운 교수에게도 저자가 박지성과 이름이 비슷하다는 이유만으로 좋은 인상을 줄 수 있었다는 것이다. 런더너들에게는 일본은 신비롭고 꼭 가보고 싶은 나라이지만, 한국은 아직도 모르는 사람이 많다는. 그리고 한국을 안다고 해도 북쪽인지, 남쪽인지 자주 질문한다는....
그런데, 한국의 박지성이 맨유의 축구선수이기에, 한 명의 스포츠 선수가 국제무대에서 대한민국의 인지도를 높이는데 한 몫을 한다는 것이다.


런더너들에게 이민족, 그중에서도 아시안은 별로 환영받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런던은 어떤 도시보다도 열린도시이다. 다인종, 다민족,다언어도시로 많은 이민자들이 공존하고 있다. 그런데, 영국은 사회복지제도가 잘 되어 있어서, 이런 이민족이라고 하더라도 사회의 보호를 받아야 할 사람들에게 많은 혜택을 주게 된다. 때론 좋은 저택을 이들이 차지하고 살 수도 있다고 한다. 그런 문제로 순수 영국인들은 분노를 느낀다. 자신들이 버겁게 낸 세금들이 진정한 영국인이 아닌 이민족의 뒤치닥거리로 쓰여진다는 사실에 분노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런던에서는 국립미술관, 박물관을 비롯한 대영박물관 등이 무료로 개방되어 모든 사람들이 문화를 누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면, 영국인들은 어떤 생활을 즐기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영국인들의 삶에 있어서 행복이란 소박한 것에서 온다. 오후의 티타임, 개를 데리고 공원산책하는 일상에서, 그리고 대대로 내려오는 그릇,가구를 후손에게 물려주기 위해서 손질하는 것에서, 뒷마당에 꽃과 채소를 기르는 것에서....
이렇게 영국인들은 큰 변화없는 일상을 가장 큰 삶의 축복이라고 생각한다고 한다.
이런 의식은 영국인을 실용적이고 소박한 생활을 하게 해준다.
 
  이처럼 이 책은 여행 에세이가 아닌, 그렇다고 영국을 집중적으로 분석해 보는 인문서도 아닌 것이다. 단지, 영국인이 아닌 외국인이 영국의 런던에서 생활하면서 일상에서 부딪히는 이야기들 속에서 차츰 영국인들을 알아 가는 이야기들이다. 저자의 전공인 예술 분야의 이야기도, 그리고 몽구와 자신의 학업과정에서 알게 된 영국의 교육제도, 그리고 사회복지제도.... 늘상 신문을 장식하는 정치이야기까지. 생활속의 이야기를 통해서 런던을 분석(?)해 가면서 런더너와 런던 라이프를 알아가게 되는 것이다. 글쓰기가 그녀의 직업이었기에 글솜씨 역시 뛰어나다.
그리고 맛보기로  이 책의 마지막 장에 유럽여행 이야기를 싣고 있다. 여행 에세이라고 해야 될 것이다. 그리스의 산토니섬. 스페인의 발렌시아,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방, 포르투갈 리스본, 카스카이드.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과 덴하그, 로테르담. 그리고, 2009년 베니스 비엔날레의 작품설명까지.
영국을 알고 싶다면, 런던을 알고 싶다면, 런더너들의 일상을 알고 싶다면.
박지영의 '런던홀릭'을 만나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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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정원 - 어느 미술사가의 그림 에세이
정석범 지음 / 루비박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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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인 '정석범'은 문학, 역사, 미술사를 공부하고 마흔의 나이에 미술사공부를 위해서 프랑스 유학을 떠난다. 그때 쓴 책이 바로 '어느 미술사가의 낭만적 유럽 문화 기행'이다. 저자가 유럽의 6 개 도시를 둘러보면서 인문학적 입장에서 쓴 책으로 시각예술과 얽힌 문학, 음악의 이야기가 함께 돋보였었는데, 그것이 바로 어릴적의 아버지의 영향이 많았을 것이라는 단상이 들게 하는 내용들이 '아버지의 정원'에 살짝 살짝 비친다.
 
그는 어린시절에 아버지가 직업군인이기에 여러 도시를 돌면서 떠돌이처럼 살아간다. 어떤 곳에 정이 들만하면 떠나고, 다시 정착하는 곳에서는 그곳의 아이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홀로 지내야 하는 생활의 연속이었다. 그렇지만, 추억속의 아버지는 참으로 정서적이신 분이셨다. 삭막한 병영생활의 단조로움을 자신의 봉급을 털어서 막사 주변에 나무를 심고, 수많은 꽃들을 가꾸신 분이셨다.

아, 내가 열한 살의 가을날 박 상병 아저씨의 손에 이끌려가면서 본 병영의 꽃밭은 아버지의 정원이었다. 그것은 오직 명령과 복종만이 진실인 그 삭막한 인위의 공간에서 잃어버린 자연의 기억을 되살림으로써 정신적 출구를 찾으려 했던 아버지의 소리 없는 절규였다. 나의 시선을 탱크로부터 빼앗아간 국화꽃의 현란한 색채와 진한 향기의 비밀, 그것은 정신적 자유를 갈구하던 아버지의 애타는 마음이었던 것이다. (p182~183)
그런 애잔한 추억속의 아버지. 가장 가슴속 깊이 남아있는 아버지의 정원. 그 어린 시절의 추억을 한 편의 명화들과 대비시켜서 소개해준다.
이렇게 자신의 어린 시절의 에피소드 32 편은 자신의 기억의 가장 처음 순간인 4 살부터 사춘기에 접어드는 12 살까지의 기억들이다. 자신의 어릴 적 에피소드와 함께 명화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은 독자들에게 더 친근감을 느끼게 해주기 때문인 것이다.
 
  그런데, 특색이 있는 것은 그의 추억속의 에피소드는 분명히 과거의 일이건만 때론 현재시점으로 쓰여졌다는 것이다. 그 자신이 '들어가기'에서 밝혔듯이. 그것은 자신의 추억이라기보다는 현재 시점의 한편의 에피소드처럼 생생한 느낌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독자들은 처음엔 약간 의아한 느낌이 들겠지만, 곧 그의 의도를 읽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추억은 아련한 것이지만 때론 그 시점이 지금 이순간처럼 생생할 수도 있는 것이니까.
기억의 흔적을 좇아 과거의 실타래를 부여잡고 있다가 문득 현실로 돌아오기도 하고 그곳에서 다시 과거로 잠수하기도 한다. (p7)

 

그리고, 책에 실린 명화들. 저자의 과거의 추억과 너무도 딱 어울리는 작품들이다. 그런데, 흔히, 그림에세이에서 많이 보여주는 서양 명화에 못지 않게 동양의 명화, 일본의 명화, 우리의 풍속도까지.... 그리고, 동판화나 다색판화 작품까지.... 동서양을 넘나드는 다양한 작품 32 점이 소개된다.
추억속 아버지의 정원이 아름답게 생생한 모습으로 기억되기에 그가 소개하는 명화들도 이해하기 쉽게 풀어준다. 그의 다양한 학식을 바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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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여름호>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Asia 제17호 - Summer, 2010
아시아 편집부 엮음 / 도서출판 아시아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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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인연으로 생각하지도 않았던 계간지를 받아보게 되었다. 낯선 계간지였지만, 그 책이 의미하는 바와 그 속에 실린 낯선 글들이 새롭게 다가온다.
'Asia (계간)'은 세계인이 함께 읽는 아시아 문예 계간지이다.

아시아의 눈으로 아시아 각국의 문화와 예술, 사회를 읽어 내고 세계인과 그 가지를 공유하려는 열린 매체입니다. (책표지 옆 글중에서)
2006년 여름에 창간호가 출간된 후에 2009년 여름호에 '인도문학' 특집호가 실렸었는데, 이번호에는 '팔레스타인문학' 특집으로 꾸며졌다.

팔레스타인~~~ 이 단어만으로도 침울하고 힘겨운 사람들의 일상이 떠오르는 것이다. 팔레스타인 서안지구에 건설된 640 km의 벽. 그 높고 긴 벽, 그 벽속에 팔레스타인들은 감금아닌 감금을 당하고 있다. 1948년의 이스라엘의 독립으로부터 시작된 이 지역의 아픔, 비극.... 도대체 어떤 근거로 이스라엘은 이 지역을 이렇게 거대한 벽으로 둘러치고 있는 것일까. 물론, 곱지않은 세계의 시선들이 있지만, 그래도 이런 안하무인격의 행동을 그대로 방치하고 있는 세계인들. 그런 차가운 세계속에서 팔레스타인인들은 외롭게 홀로 투쟁을 하고 있다.
이 계간지에서 '팔레스타인 문학을 빛낸 별들'이란 주제로 좌담의 사회를 맡은 작가 '오수연'의 이스라엘 공항에서의 일화를 읽으면 정말 이스라엘군의 횡포에 가까운 검색은 어이가 없을 정도이다.

'팔레스타인 문학을 빛낸 별들'중의 한 사람인 '마흐 무드 다르위시'(갈릴리 출생,2008년 사망)은 이런 말을 했다.
"당신은 팔레스타인인일 수 있다. 그러나, 팔레스타인이어야 하는 건 아니다." 이런 의미에서 나는 팔레스타인인이다. 내가 살아야 할 곳에서 배제되었다고 느끼지만 달리 갈 곳은 없다. 그리고 내 위에 쌓인 문제들이 첩첩이고 지구 끝까지 얽히고 설켜, 내 문제가 해결되려면 세계 모든 문제가 해결되어야 할 지역이라는 걸 안다. 그렇지만 포기하고 싶지 않다. 어디에 살건 나처럼 느끼는 많은 이들도 같은 의미로 팔레스타인인일 것이다. (p14)
이런 생각들을 가지고 이 책에 실린 글들을 읽어본다.
세계인이 함께 읽는 책이기에 책은 한글과 영문을 함께 싣고 있다. 책의 내용들은 다양한 장르의 글들로 채워져 있다. 좌담, 에세이, 단편소설, 시, 민담.....
  그런데, '팔레스타인문학' 특집호라는 내용을 접했을 때처럼 역시, 팔레스타인 문학은 생소하다.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작가들과 작품들. 그런데, 그 작품들은 언젠가 우리글로 번역 출판된 적들이 있는 작품들도 여럿 있었지만, 우리들의 시선을 비켜갔던 것이다. 그만큼, 우린 팔레스타인의 현재의 모습도 그들의 문학들도 등한시해 온 것이다. '파드와 뚜깐', '에드워드 사이드' , '갓산 카나파니', '마프무드 다르위시'등 좌담에서 주제로 삼았던 작가들의 짧은 글들이 있다.
'마흐무드 아부 하시하시'의 '순교자의 잉크'는 잃어버린 땅에 대한 절절함이 묻어 있다. 이스라엘의 억압에 의한 비참한 죽음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글속의 사진들에 차마 눈길을 주기가 미안해 진다.  

그밖에 우리나라 신인작가 '이호빈'의 '즐거운 나의 집', 안도현의 시...
아시아의 작가들의 작품들도 선보인다.
'Asia (계간) : Volume 5 No. 2 여름 2010'를 통해 아시아 작가들의 작품을 세계인이 함께 읽어본다. 그리고, 팔레스타인 문학을 생각한다. 또한, 팔레스타인의 비극적인 역사의 현실을 더듬어 본다.
처음 접해본 새로운 계간지였지만, 이 책의 내용이 알차고 읽을거리가 풍부하기에 다가올 가을호의 주제는 어떤 것일지, 그리고 어떤 내용의 글들이 담겨질지 살짝 기대가 된다.
우리 돌아가리 (아부 살마)
사랑하는 팔레스타인이여, 내 어찌 잠들 수 있으리
고문의 광경이 눈앞에 선연한데
그대의 이름으로 세상을 정화하노니
그대의 사랑이 나를 지치게 하지 않았다면
내 감정을 비밀로 간직했을 텐데
지나가는 날들의 대열이
적들과 친구들이 공모를 수군댄다
사랑하는 팔레스타인이여! 내 어찌 살 수 있으리
그대의 평원과 언덕을 떠나?
피로 물든 산기슭이
나를 부른다
지평선도 핏빛으로 물들고
탄식하는 해안이 나를 부른다
내 탄식은 시간의 귀에 쟁쟁하다
도망하는 시내들이 나를 부른다
그들의 땅속에서 낯설어진다
그대의 고아가 된 도시들이 나를 부른다
그대의 마을과 성곽들이
내친구들 내게 묻기를 "우리 다시 만날까?"
"우리 돌아가게 될까?"
그래! 우리 이슬 머금은 대지에 입 맞추리
우리 입술 붉은 열정으로 달아올라
내일, 우리 돌아가리
우리 발자국소리
후세들이 듣게 되리
우리 폭풍우와 함께 돌아가리
번갯불과 유성과 함께
비상하는 독수리와 함꼐
사막에 미소 짓는 신새벽과 함께
바다의 파도에 물드는 아침과 함께
핏방울 든든 깃발과 함께
빛나는 창칼과 함께 (p 14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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