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 100배 즐기기 - 2011~2012년 최신판 100배 즐기기
박진주.임서연.허보선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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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인도네시아는 약 1700여개의 섬으로 구성된 나라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직항으로 7시간정도가 걸리고, 시차는 우리나라보다 1시간이 느리다. 종교는 이슬람교이다. 이런 인도네시아에서도 가장 많은 관광객이 찾는 곳이 '발리'이다. 우리나라 사람에게는 신혼여행지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효도관광을 위한 휴양지의 역할도 하는 곳이다. 그런데, 발리는 우리에게만 잘 알려진 곳이 아니라, 세계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발리'가 섬이기에 바다만을 구경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의외로 그곳은 다양한 천혜의 자연을 간직한 곳으로 3000 m가 넘는 산도 있고, 사막과 같은 땅도 있고,열대우림의 풍광도 그리고 남성적인 바다의 모습도 볼 수 있는 곳이다. 그리고 인도네시아의 종교와는 다른 힌두교를 믿는 사람들이 90%이상을 차지하기에 힌두교의 사원과 전통적인 예술공연도 관람할 수 있는 곳이다.
 
이런 발리를 여행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여행정보 책일 것이다. 그런데, 랜덤하우스코리아의 '~~ 100배 즐기기' 시리즈는 여행길에 좋은 벗이 되어 준다.

내가 '~ 100배 즐기기'를 선호하는 이유는 이 책만이 가지는 장점이 있기때문이다.
(1) 최근의 정보를 담고 있다.
여행길에서 일자별 여행계획을 짜고 식사를 하기위해서 맛집을 찾아갔는데, 그 집이 없어졌을때에 당황함이란 실망이상인 경우가 많을 것이다. '~ 100배 즐기기'는 자주 자주 최근의 정보를 수록한 책자로 거듭나기에 이런 상황을 면할 수 있다. 이번에 나온 '발리 100배 즐기기'도 2010년 4월의 정보를 싣고 있기에 안심이 된다.
(2) 상세한 지도와 함께 분권을 할 수 있다.
여행길에 한 손에 반드시 들려 있는 것은 그날의 계획에 따른 지도와 간단한 정보일 것이다. 그런데, 여행정보 책이 두꺼우면 여행에 벗이 되기는 커녕 짐이 될 수 있다. 그런데, 지역별 상세한 지도와 2 ~ 4권정도로 권역별로 나누어서 갖고 다닐 수 있는 것이다.
   
  (3)국내 여행작가들이 직접 조사한 내용들이다.
많은 여행정보 책이 외국의 서적을 그대로 베낀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우리나라의 여행작가들 몇 명이 직접 조사하고 체험한 내용을 담고 있어서 우리의 정서와 맞는 여행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발리의 매력 10가지를 소개해 준다. 그리고 91가지의 매력을 직접 여행길에서 찾아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발리를 사랑할 수 밖에 없는 101가지의 이유.... 그렇게 발리는 매력이고, 마력을 지닌 곳이다.

해외여행의 초보자라고 하더라도 여행계획을 짜는 일에서부터 공항에 도착하여 출국심사를 받는 과정 그리고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상황까지를 자세하게 설명해 준다.
   
  
 
여행은 볼거리, 먹거리, 쇼핑이라고들 한다. 발리의 구석구석의 관광지, 레스트랑, 숙소, 쇼핑... 이 모든 것을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다.
 
  그동안 휴양지보다는 유럽의 아름다운 중세도시의 모습에 흠뻑 빠져서 그곳들을 찾았던 나에게 멀지도 않고 가깝지도 않은 그래서 조금 더 나이가 든다음에 휴식을 겸해서 쉴 수 있는 곳으로 남겨두었던 '발리'가 가깝게 다가온다.
크루즈 투어, 래프팅, 서핑, 트레킹 등의 다양한 레포츠 체험도 가능한 '발리'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최근의 좋은 정보들을 많이 안겨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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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아이를 카리스마 있게 키우는 비결 29 - 지력, 학력, 체력을 키우는 아빠 효과
시미즈 가쓰히코 지음, 김남미 옮김 / 지혜정원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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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아이들의 교육의 장소는 학교와 가정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가정교육은 모든 교육의 기본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요즘에는 학교 선생님도 여자 선생님이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가정교육의 중심에는 아빠가 아닌 엄마가 자리잡고 있다보니, 아이들이 너무 여성화되어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가정에서의 아빠의 존재는 어떤 것일까? 요즘의 아빠들은 가정밖의 일에 몰두하다보니, 자연스럽게 가정교육에서 아빠들이 맡아야 할 부분들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그런데, 아이들에게는 아빠의 힘이 필요한 것이다. 특히, 카리스마있는 아이로 키우기 위해서는...
 
아빠들이 어떻게 하면 가정교육의 중심에서 카리스카있는 아이를 키울 수 있을 것인가하는 29가지의 비결을 이 책은 말해준다.'아빠가 아이를 카리스마있게 키우는 비결 29'는 200 페이지가 갓 넘는 얇은 책자이기에 29가지의 비결이 뭐 그리 대단한 이야기가 있을까 하는 선입견을 가지고 읽게 되었지만, 읽은 후의 생각도 역시 별로 대단한 이야기는 아니었다. 그런데, 그 대단하지도 않은 29가지의 비결은 쉽게 납득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고, 어떻게 보면 아이들을 키우는 과정에서 가장 기본적이고 가장 쉬운 듯한 이야기들이지만, 아빠들이 등한시하고 있는 내용들인 것이다. 29가지의 비결을 다 지키지 못하더라도 그중의 일부만을 생활속에서 실천한다면 분명히 우리의 자녀들이 새롭게 변할 수 있는 가장 값진 이야기들이라는 것이다. 그러니까 지금까지 아빠들은 아이들에게 가장 기본적이고 가장 쉬운 일조차 게으리하고 있었다는 이야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책 내용중의 다음 사항으로 '내가 어떤 아빠였는가?' 체크해 보면 어떤 느낌이 들 것이다.


이 책의 저자인 '시미즈 가쓰히코'는 일본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정치, 외신을 담당하는 기자출신으로 세계의 특별한 방송 프로그램제작을 비롯하여, 미디어 연구원, 저널리스트, 뉴스 해설자, 강사 등의 일을 하면서 많은 학교 관계자와 교육계인사를 인터뷰하는 과정에서 얻은 자료들, 그리고 일본 교육계에서 특별한 활동을 하는 학교들을 취재하면서 얻게 된 자료들을 가지고 "어떻게 하면 아빠가 아이를 카리스마있게 키울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게 된 것이다.
그래서 그가 아이의 교육에 필요한 필수요소인 지력, 학력, 체력 이란 세 가지 항목에 29가지 비결을 가르쳐주는 것이다.
그중의 몇 가지를 소개한다면
자녀교육에 있어서 가장 기본적인 것은 아이들과 아빠와의 신뢰감이 아닐까. 그러기 위해서는 시시콜콜한 이야기부터 진지한 이야기에 이르기까지 아빠와 아이는 항상 진솔한 대화를 해야 된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나는 사랑받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또한, '피그말리온 효과'에 대해서 많이들 아실 것이다. 부모의 생각이 곧 아이를 그렇게 만들어 준다는 것이다. 긍정적인 태도로 자녀를 대할 때에 자녀는 부모의 예상대로 클 수 있는 것이다.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아이로 키울 수 있을 것이다.
아빠가 아이로 부터 신뢰받기 위해서는 일관성과 지속성, 그리고 자녀에게 모범을 보이는 아빠의 모습이 가장 중요할 것이다.
29가지 비결중에 눈에 확 들어오는 내용중에 "손에 닿는 곳에 지구본과 지도책을 두자" (P77) 라는 내용이었는데, 나의 경험에서도 지구본과 지도책을 항상 접하는 아이는 세계를 꿈꿀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일치하기에...
예전에 '삼국지'게임이 한창 유행하던 시절에 아이는 중국의 지명을 유난히도 잘 알고 있었다. 궁금해서 물어보니, 중국의 어떤 지역을 차지하기 위해서 벌어지는 전쟁게임은 자연스럽게 지명을 알게 해 준 것이고, 삼국지에 나오는 인물의 특성까지도 알게 해준 것이다. 유럽축구를 좋아하는 아이들을 보면 유럽의 축구팀에 관심을 가지다 보니, 축구팀이 있는 지명과 그곳의 환경까지도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 것이다. 이렇듯, 아이들은 관심이 있으면 그 분야를 잘 알게 되고 그것이 다른 분야까지도 알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것이다.
아빠들은 아이들을 대할 때에 10년후의 비전을 가지고 대하여야 한다. 아이의 인생은 아빠의 관심만큼 커질 수 있는 것이다.

마음이 바뀌면 행동이 바뀐다. 행동이 바뀌면 습관이 바뀐다. 습관이 바뀌면 인격이 바뀐다. 인격이 바뀌면 운명이 바뀐다. (P122)

이 책의 내용은 분명 일본의 예를 들어서 풀어나가지만, 우리나라의 이야기와 전혀 거리감을 느끼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그만큼 이 책의 내용은 가정교육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들을 풀어나가기 때문일 것이다.
자녀가 바르게 성장하려면 가정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현실속에서 느끼는 일이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그 가정의 역할의 중심에는 아빠가 있어야 한다는 것. 아빠는 가정의 둘레에서 뒷짐만 지고 바라볼 것이 아니라 한 발 앞으로 나와서 가정교육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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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짐승
헤르타 뮐러 지음, 박경희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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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헤르타 뮐러'
그녀는 루마니아출신의 여류작가이며, 차우세스쿠 독재치하에서 대학을 졸업한 후에 비밀경찰의 감시를 받기도 하면서 문학활동을 하다가 독일로 망명을 하였다. 그과정에서 그의 친구인 '롤프 보세르트'와 '롤란드 카르시'가 목숨을 잃게 되기도 하였는데, 그 두 친구를 위하여 '마음짐승'을 썼다고 할 정도로 이 작품의 내용은 그녀의 아름다워야 할 청춘시절의 이야기가 독재정치하의 두렵고 불안하고 아픈 체험의 이야기가 그대로 녹아 있다.
 
그녀의 작품으로는 '숨그네', '그때 이미 여우는 사냥꾼이었다', '인간은 이 세상이 거대한 꿩이다'등이 있다. 그러나, 나는 아직 그녀의 작품을 읽어보지 않았기에 그녀의 작품경향이나 문체 등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상태였다. 그리고, '헤르타 뮐러'의 작품들 중에 어떤 책을 먼저 읽어 보아야 할 것인지도 전혀 무지한 상태에서 '마음짐승'을 읽게 되었다. 어떤 작가의 작품을 처음 대한다는 것은 약간은 설레임을 가져다 준다. 그이전의 오르한 파묵의 경우에는 '내 이름은 빨강'을 읽고 그의 작품세계를 빠져서 그의 작품들을 차례 차례 읽다보니 신간인 '순수 박물관'에 까지 이를 수 있었던 것이다. 이렇게 한 작가의 작품을 모조리 읽어나가게 되는 경우는 작가의 작품을 처음 읽게 되는 순간에 결정이 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약간의 사전 지식을 가지고 읽기 시작한 '마음짐승' 그런데, 루마니아를 1965년부터 1989년까지 공포로 몰아갔던 차우세스코의 독재정치하의 이야기가 내 머리속에서 약간의 충돌과 함께 혼란을 가져오고 있는 것이다. 낯설게만 느껴지는 문장들. 쉽게 넘어가지 않는 책의 페이지들..... 왜 이 문장이 여기에 쓰여졌는지, 이 이야기가 갑자기 무엇을 의미하기에 여기에 놓여 있는 것인지....  한참을 방황을 하였다.  약 80여 페이지를 읽어내려가면서.... 그것도 아주 천천히 한 문장, 한 문장을 곱씹으면서 읽어내려가는 가운데, '롤라'의 이야기가 들어온다. 그 책의 주인공 '나'는 이런 문장을 자주 쓴다. " ~~ 라고 롤라는 공책에 쓴다.' 이 문장 역시 처음에는 내 머리와 가슴이 정확하게 받아들여주지를 않았던 그 문장.
네모 속(기숙사 방)에 여학생 6명이 함께 있다. 그중의 한 여학생이 '롤라' 그는 가난에 찌들었던 촌을 떠나 대학에 진학한다. 그리고 그의 꿈은 하얀 셔츠(엘리트)를 만나서 함께 고향으로 가서 안락한 삶을 사는 것. 그러나, 그녀의 현실은 노동자를 상대하거나, 학교 체육강사의 욕망을 채워주는 대상일 뿐이다. 그리고 그가
당원이 되고 어느날 목을 매서 죽는... 이것은 단순한 겉으로만 나타나는 '롤라'죽음. 그러나 그 이면에 감추어진 독재정치의 실상이 숨겨져 있는 것이다.
나는 이 부분에서 다시 맨 처음으로 책 페이지를 되돌렸다. 작품속에 숨겨져 있는 문장을, 그리고 단어들이 의미를 다시 찾고자 첫 페이지로 돌아간 것이다.
진실은.... '롤라'의 죽음의 진실이 아닌 전체주의 사회에서 살고 있는 그 모든 사람들이 침묵할 수밖에 없었던 그 두려움은.... 그 불안은.... 그 모든 비극적인 이야기들을 다시 음미하고 싶었다. 

아이는 계속 말한다. 말을 하는데 뭔가가 혀위에 남는다. 아이는 생각한다, 혓바닥 위에 버찌 씨처럼 달라붙어 목구멍으로 떨어지지 않으려는 것은 진실일 수밖에 없다고. 말이 입을 떠나 귀로 들어갈 때까지 목소리는 진실을 기다린다. 입을 다물고 소리가 흩어지면 아이는 생각한다, 진실이 목구멍으로 넘어갔으니 다 거짓말이라고 (p17)

'롤라'의 죽음은 이 이야기의 한 축에 불과할 뿐이다. 이야기는 나와 '에드가', '쿠르트' '게오르크'의 세 명의 남학생과의 여름별장에서의 책읽기, 그리고 시...
항상, 두려움이 도사리고 있는 체제속에서 떠나기를 갈망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독재자 한 사람만이 이 땅을 떠나면 될 것을... 그들은 독재자를 피해서 어딘가로 떠나려다가 잡히고, 죽고.....

정말 가야할 사람이 간다면, 다른 사람들은 모두 이곳에 머물러도 돼, (p81)


두려움과 불안속에서 하루 하루를 연명하고 있는 것이다. 너무도 비극적이고 처참한 이야기.... 그 이야기들은 '헤르타 뮐러'를 만나서 시의 옷을 입게 되는 것이다.
작가는 말했다. 그당시의 루마니아의 현실을... 그리고 자신의 문학에 대해서...
상황은 처참했다. 문자는 아름다웠다. 나는 비극은 시의 옷을 입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 처참함을 고발하기 위해서는 그래도 비극은 시의 옷을 입어야 한다는 것, 그것이 내 문학의 명예였다. (작가의 한 마디중에서)

그녀는 이렇게 비참한 이야기에 시의 옷을 입혔던 것이다. 내가 처음 이 책을 대하면서 당혹스러움을 금치 못했던 그 이유가 거기에 있었다. 작가는 루마니아의 그 비참하고 무섭고, 처절했던 그 시절의 이야기를, 그리고 이야기속의 인물들의 상황을 자세하게, 친절하게 설명해 주지는 않는다. 그녀는 극도의 자제하여 절제된 단어와 문장을 선보인다. 그리고 은유적이고 상징적인 표현으로 글을 다듬어 나간다. 그래서 '마음짐승'은 빨리 읽으면 그 의미를 알 수 없었던 것이다. 아주 느리게. 그리고 차근차근 글 속의 문장 하나 하나를, 한 단어, 한 단어를 음미하고 유추하면서 읽어내려가야만 했던 것이다. 그러자, 나에게도 글의 내용들이 아주 가깝게 다가오는 것이다.
침묵과 말 사이를 오가던 뮐러는 내면이 이끄는 대로 '말이 머물지 못하는 곳'으로 떠난다. 그곳에서 그녀는 단어와 사물 사이의 빈틈을 통해 무(무)를 응시하고, 그녀만의 조어를 만들어냇다. '마음짐승'은 그런 언어도단의 자리이기도 하다. 화두를 푸는 것과도 유사한 과정을 통해 얻은 그녀의 조어들은 '그녀의 것'이기에 우리는 빈틈을 응시하며 다시금 묻는다. 내 삶의 가치란 무엇인가? (p319) - 옮긴이의 글중에서


우리가 너무 슬프면 눈물이 안 나오듯이, 처절하고 힘겨웠던 이야기도 그런 것이 아닐까 한다. 만약에 '헤르타 뮐러'가 자신의 체험적인 이야기인 '마음짐승'을 직접적이고 구체적이고 사실적인 표현으로 썼다면 독자들은 그 내용을 리얼하게 받아들일 수는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마음짐승'처럼 은유적이고 상징적인 표현들을 통해서 응축된 시의 옷을 입혔기에 그 의미를 유추하기 위해서 독자들은 더 깊은 생각을 하게 되었으며, 그 이야기는 독자들의 머리속에, 가슴속에 더 깊이 각인 될 수 있었던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발로 풀을 밟듯 입속의 말들로 우리는 많은 것을 짓밟는다. 침묵으로도 그렇게 한다. (...) 나는 지금도 무덤이란 게 머릿속에 그려지질 않는다. 그저 허리띠, 창문, 후두와 노끈만 떠올라 어떤 죽음이든 내게는 자루나 다름없어 (p7~8)

나는 또 궁금해진다. 그녀의 다른 작품들도 이와같은 표현방법으로 쓰여졌는지....
얼마후에는 또 나의 손에는 '헤르타 뮐러'의 다른 소설이 들려 있을 것이라는 것을 나는 이미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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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록>을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한중록 문학동네 한국고전문학전집 3
혜경궁 홍씨 지음, 정병설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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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동네'에서 한국 고전 문학 전집 10권이 출간되었다. 한국 고전문학은 학창시절에 배웠던 기억들은 있지만, 그이후에는 거의 접하지 않은 독자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이 10권의 책이 가지는 의미는우리의 고전문학을 좀더 가까이 접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10권 중에서 3권과 4권은 모두 '한중록'이다.  3권은 서울대 국문학과 교수인 '정병설'교수가 현대인들이 알기 쉽고 읽기 쉽게 연대, 특정어휘, 친족의 용어 등을 고쳐 놓았다. 가령, 임금이나 왕족들의 호칭을 원본에 쓰인 것과는 다르게 현대인이 알기 쉽게, 영조, 인원왕후, 정성왕후, 정조 등으로 기록한다는 것이다. 4권 역시 '한중록'인데, 이 책은 원본 '한중록'으로 정병설 교수가 주석을 달려 있다. 그러니, 우리들에게는 3권의 '한중록'이 현대어역이기에 수월하게 읽을 수 있으리라고 본다.
 
책에 대한 이야기가 좀 길어졌는데, 조선의 역사중에서 가장 드라마틱한 이야기는 '장희빈'과 '사도세자'의 이야기가 아닐까 한다. 그래서 이 이야기들은 많은 역사소설로 각색되기도 했고, 드라마, 영화 등으로도 많이 소개되었기에 아마도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로 잘 알려진 이야기일 것이다. 그리고 사도세자의 이갸기를 기록한 '한중록'도.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한중록'이 사도세자의 빈이었던 헤경궁 홍씨가 그사건이 일어날 당시에 기록했다고 생각하거나, 사도세자의 죽음을 이야기하는 '임오화변'의 이야기만을 담고 있는 것으로 잘못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한중록'은 혜경궁 홍씨가 자신의 아들이 정조가 죽은 후에 손자인 순조가 통치를 할 당시에 그의 아들에게 '임오화변'의 이야기를 알려주기 위한 목적으로 쓴 글이며, '임오화변'의 이야기뿐만아니라, 자신의 일생, 그리고 세상 사람들이 사도세자의 죽음을 묵과, 방조, 또는 그 중심에 있었다고 생각하는 자신의 친정, 즉 그당시 영의정이었던 혜경궁 홍씨의 아버지인 홍봉한을 두둔하기 위한 '친정을 위한 변명'등으로 이런 이야기들이 시간적 차이을 보이면서 쓰여진 것이다. 그러니, 혜경궁 홍씨가 세 차례에 걸쳐서 회고한 내용의 글이 합쳐진 것이 '한중록'인 것이다. 


그리고, 이 글들이 순조에게 사실을 알리기 위한 목적이 있었기에 목판이나 활자로 인쇄되지 않고 필사본의 형태로 남아 있기에 이본들이 있고, 그 구성도 조금씩은 다르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 출간된 '한중록'이 종전에 다루지 않았던 내용들이나 부분적으로 다루었던 중요한 이본을 모두 포괄했다는 것이 이 책을 읽으면서 독자들이 좀더 새로운 시각으로 혜경궁 홍씨의 '한중록'을 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체적으로 한중록의 이야기를 접할 때마다 느낄 수 있는 것은 사도세자의 비참한 죽음에 대한 의구심이 생긴다. 영조라고 하면 조선의 성군으로 일컬어지며, 영정조 시대를 18세기 조선의 르네상스라고 부르며, 특히 영조는 탕평책으로 당파를 없애려는 노력과 검소한 생활을 한 임금으로 많이 알고 있는데, 그가 자신의 하나밖에 없는 아들에게 한 행동은 도저히 이해하기가 쉽지는 않다. 영조의 편집증은 극에 달하여, 화평옹주나, 화완옹주 등은 그리 귀하게 여기면서 경모궁(사도세자)에 대해서는 좋고 길한 일에는 참석조차 시키지 않고, 나쁜일에만 참석시킨다든가 하는 아들에 대한 미움은 극에 달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경모궁의 빈인 혜경궁 홍씨에게는 또 깊은 사랑을 베풀고 있으니.....
사도세장의 의대증을 비롯한 기행들... 그것은 병적인 증상으로 볼 수 밖에 없는 일인데, 그렇다고 하면 광병(미친병)에 걸린 사람을 뒤주에 가두어 죽인다는 것은 아비로서 할 수 있는 일일까.... 그래도 영조를 성군이라고 칭해야 할까?
경모궁 역시 병이 아니라, 그의 잘못된 성품에서 나온 행동들이었다면, 그것 역시 납득하기 힘든 일일 것이다. 또한, 그당시 경모궁의 장인이자, 영의정인 홍봉한은 왜 그런 엉청난 일에 가만히 있어야만 했을까? 아니, 홍봉한을 시기하는 무리들은 그당시 뒤주를 가지고 오도록 한 장본인이라고도 한다. 그래서 혜경궁 홍씨는 극구 그것이 아님을 '친정을 위한 변명'을 통해서 그렇지 않음을 이야기하고 있다.
 
'한중록'을 읽으면서 전에는 혜경궁 홍씨의 처지가 안타깝고 불쌍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지만, 이번에는 새로운 생각들이 많이 들었다. 혜경궁 홍씨는 영조의 총애를 받던 며느리임에도 그녀가 남편 경모궁을 위해서 한 일은 아무것도 없은 것이다. 차라리 남편이 병에 걸려서 악행을 저지르고 다니니, 아들인 세손이나만 잘 보존하기 위해서 전전긍긍하는 모습이 엿보인다. 또한, 남편의 안위보다는 친정에 해가 될까.... 40여년이 지난후까지 자신의 친정이 풍비박산이 나는 모습에서 친정 아버지와 친정을 위한 변명을 하기에 급급하다는 생각이 든다.

경모궁 돌아가신 지 사십여 년동안 그 일로 충성과 반역이 잡되이 섞이고 옳고 그름이 거꾸로 되어, 지금까지도 그것이 바로잡히지 않았따. 경모궁 병환이 만만 어쩔 수 없게 되어 영조가 부득이 그 처분을 하신 것이요, 뒤주는 또한 영조께서 스스로 생각하신 것이라. 나나 정조나 애통은 애통이고 의리는 의리로, 각각 아픔과 의리를 따로 알아. 망극중이지만 몸을 보전하여 종사를 잇게 하신 성은에 감축하는 것이 옳으니라.  (...) 경모궁 돌아가신 경위를 내 차마 기록할 마음이 없으나, 다시 생각하니, 경모궁 손자이신 순조가 그때 일을 망연히 모르는 것이 망극하고, 또한 옳고 그름을 분별치 못하실까 안타까워. 마지못하여 이리 기록하니, 그중 차차 못 일컬을 일은 삔 것이 많도다. (p155)


 

이런 맥락에서 볼 때에 내 생각은 '한중록'의 혜경궁 홍씨의 순수한 마음의 기록이라기 보다는 후세의 사람들, 특히, 순조에게 보이기 위한 글이기에 많은 숨겨진 이야기들과 그녀의 친정을 옹호하기 위한 변명이 많이 들어 갔다는 생각이 든다.
어쨋든, 28살의 꽃다운 나이에 남편이 뒤주 속에서 죽어야만 했고, 아들을 임금으로 만들기 위해서... 그리고, 그 아들마저 정권을 잡은후에  어미의 친정을 쇠하게 만들었고, 천세를 누리지 못하고 어미보다 일찍 세상을 뜨고, 손자가 임금이 되나 나이가 어려 정적이나 마찬가지인 정순왕후의 수렴청정과 그 과정에서 자신의 친정의 몰락을 몸소 겪어야 했으니, 이보다 더 애처러운 여인의 인생이 어디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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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에 한번은 동유럽을 만나라 일생에 한번은 시리즈
최도성 지음 / 21세기북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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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0년 여름에 친지들과 함께 밟았던 동유럽, 그 출발점은 오스트리아 비엔나였다. 물론, 그곳은 동유럽의 범주에는 들어가지 않는 서유럽이지만 그당시에는 동유럽 노선의 항공기가 없었기에 프랑스를 거쳐 비엔나에 그리고 체코의 프라하로 들어가야 했기에 비엔나를 함께 여행하는 경우가 많았다. 아침에 눈을 뜨고 호텔근처를 돌아보는 순간 너무도 아름다운 중세의 도시와 현대의 어우러짐에 황홀경에 빠져 버렸다. 그때의 여행코스는 비엔나, 체코의 프라하, 슬로바키아를 거쳐 폴란드, 헝가리까지의 일정이었다. 오스트리아를 제외한 여행지들이 사회주의 국가들이었고, 당시만해도 그리 많은 사람들이 찾지 않는 곳이기에 잔뜩 긴장했었지만, 의외로 그곳은 사회주의의 모습보다는 아름다운 중세의 모습과 예술이 살아 숨쉬는 곳이었다. 거리의 악사들의 모습도... 모차르트의 오페라를 선전하는 사람들의 퍼포먼스도, 프라하의 여기저기에서 마주치게 되는 예술가들의 옛 터전들도 모두 동유럽의 아름다운 추억으로 지금까지 간직되어 오고 있다. 정말로 '일생에 한 번은 동유럽을 만나라'고 이야기해주고 싶은 마음이다.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또다시 그곳을 찾아보라고.....
 
그동안 여행에세이를 참 많이도 읽었다. 동유럽에 관한 여행에세이만도 거의 10여권은 훌쩍 넘을 정도로.... 그동안, 여행에 관한 책자들은 주로 관광지 위주로 쓰여진 경우들이 많았지만, 요즘에는 책의 내용들이 참 다양하게 쓰여진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관광지보다는 다른 이야기들이 더 많이 담겨지는 것이다. 그래서 예전의 여행관련 서적들보다 더 폭넓고 더 깊이있게 쓰여지고 있는 것이다.
 
 
'일생에 한 번은 동유럽을 만나라' 는 얇팍한 여행 뒷이야기가 아닌 깊이있는 동유럽 문화, 예술기행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지역은 체코, 그리고 체코에서 분리 독립된 슬로바키아, 그리고 폴란드이다. 그러나, 체코는 예술가들이 많이 탄생하고 살았고 예술 활동을 한 곳이기에 390 페이지에 달하는 내용중에 260여 페이지를 차지할 정도로 큰 비중으로 다루어 지고 있다.
 
 
저자가 이 책의 '프롤로그'에서도 밝혔다시피
이 책은 "어떤 목적으로 썼나요?" 하는 사람들의 물음에 다음과 같이 3가지 관점을 이야기해 준다.
첫번째로, '사람에 대한 관념'을 느낀대로 적은 여행기이다. 여행지에서 만나는 사람과의 인연과 관계에 더 관심을 가지고 여행을 했다는 것이리라.
두번째로, '예술기행'이라고 이야기한다. 그가 여행한 곳들은 문학가와 예술가들의 활동무대였기에 그런 이야기를 많이 다루고 있다. 
세번째로, '창조적 여행' 이라고 할 수 있다. 예술과 예술가의 혼을 찾아 다녔다.  
쉽게 이야기하면, 이곳에는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문학가와 예술가들이 태어난 곳이기도 하고, 또는 예술활동을 위해서 스쳐간 곳이기도 하다. 카프카, 야나체크, 에곤실레, 구스타프 클림트, 모차르트, 베토벤.... 체코에 가면 특히 '카프카'와의 만남은 피할 수 없는 것이다. 프라하 시내에만 그를 추억할 수있는 장소가 38곳이라고 한다. 그중에 가장 유명한 것이 황금소로의 카프카가 잠시 살았던 집과 특이한 모습의 카프카 동상 등....
 
 
전세계인들이 가장 아름다운 곳이라고 손꼽는다는 프라하.... 그곳에서 저자는 문학을 이야기하고, 예술을 이야기한다. 문학, 전설, 신화, 종교, 미술, 영화, 연극, 음악.... 그런 이야기들을 너무도 재미있게 들려준다. 그리고 여행중에 만난 따뜻한 사람들의 이야기도 함께 들려준다. 비록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은 만난 시간을 짧지만 아름다운 추억은 그 누구와의 만남보다 더 깊게 마음속에 남는 것이다.
폴란드 하면 함께 떠오른 것은 '아우슈비츠' 수용소일 것이다. 그곳을 2006년에 교황 베네딕트16세가 찾았다고 한다. '독일인 아들로서 깊이 사죄드립니다.'라는 무거운 한 마디 말과 함께.... 그곳은 정문을 들어서기 전부터 머리가 지끈거릴 정도로 힘들고 비참한 곳이다.
내가 그곳에 갔을 때의 느낌이 그러했다. 도저히 인간이 할 수 없는 잔인하고 악랄한 일이 벌어졌던 곳. 저자는 이곳에서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를 이야기한다. 이곳에 갇히게 된 유태인 부자, 아버지는 아들에게 이곳에 갇혀 생활하면서도 그 비참한 환경을 가르쳐 주지 않고, 인생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려고 하던 그 영화의
장면 장면들.... 어찌 말로 다 이야기할 수 있겠는가.
 
 
 
폴란드에서 저자는 코페르니쿠스, 쇼팽, 바오로2세, 퀴리부인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서 중세의 아름다운 모습과 함께 문학, 예술, 음악, 그리고 역사적인 사실까지 모두 아우르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풍광이 아름다운 것 못지않게 많은 예술가와 예술혼이 숨쉬는 곳이기에 이곳은 일생에 한 번은 꼭 만나야 할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곳을 여행한 사람들은 일생에 한 번으로 만족하지 않고 언젠가는 다시 한 번 찾기를 누구나 희망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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