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술 립스틱 책고래아이들 8
이명희 지음, 홍유경 그림 / 책고래 / 2017년 11월
평점 :
절판


 

내성적이고 수줍음을 많이 타는 어린이는 누군가의 앞에서 말을 한다는 것이 스트레스로 다가오게 된다.

 

예원이는 수업시간에 발표를 하게 되면 자기 차례가 오기도 전부터 심장이 두근두근하고 다리가 후들후들하고 원고를 쥔 손은 바르르르 떨린다. 막상 발표를 하러 나가면 눈 앞이 하얗게 되니 무슨 말을 해야 될 것인지를 잊어버리게 된다.

그러니, 반 친구들은 예원이가 발표를 하러 나가면 " 굼벵이 납시요! 애들아, 그냥 잠이나 자자!" 하면서 노골적으로 놀려댄다.

어떤 아이는 예원이의 빨갛게 상기된 얼굴을 보고 "불타는 고구마다!"라고 한다.

이렇게 예원이가 발표를 할 때마다 긴장을 하게 된 것은 예원이 엄마때문이기도 하다. 작년에 예원이 엄마는 말을 잘하는 미나를 부러워하면서 미나가 다니는 스피치 학원에 보냈다.

미나는 교내 스피치대회에서 금상을 받았지만, 예원이는 발표를 하는 날 배가 아파서 화장실에 갔다가 서둘러 나오는 바람에 자신이 발표할 내용을 하얗게 잊어버리고 당황하면서 친구들의 놀림감이 됐다.

예원이 엄마는 사사건건 친구 딸인 미나와 비교를 하는 것도 예원이는 불만이다.

이렇게 친구들의 놀림을 받다 보니 예원이는 친구들에게 말을 거는 것 조차 힘들어지기만 한다.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에 알 수 없는 향기를 따라가게 되는데, 진열대 위에는 화장품이 있고, 어떤 아줌마가 예원이에게 하루에 한 번 바르기만 하면 이야기가 술술 나오는 립스틱을 준다.

그런데, 정말 예원이는 그 립스틱을 바르기만 하면 말이 술술 나온다. 처음에는 좋은 말, 착한 말,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말이 술술 나오면서 친구들 사이에서 인기를 독차지 하지만 , 예원이가 립스틱을 자주 바르기 때문인지 이제는 친구들에게 상처를 주는 말도 술술 나온다.

어린이들은 재미있는 <술술 립스틱>을 읽으면서 어떻게 말을 하는 것이 말을 잘 하는 것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말을 잘 하는 것은 술술 입에서 말이 나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을 것이다.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지 않는 말을 하는 것.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을 때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용기있는 말.

욕설이 담긴 말이 아닌 고운 말 바른 말을 쓰는 것이 올바른 말을 하는 것이다.

"우리는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말을 하지만 정말 필요한 말이 무엇인지 생각해 봐야 해. 또 누군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는 용기를 내어 말을 할 줄도 알아야지."  (p.90)

" 그래, 내가 듣기 싫은 말은 다른 친구들도 듣기 싫고, 내가 듣기 좋은 말은 다른 친구들도 좋아할거야" (p. 91)

또한 이 책을 통해서 부모님의 과잉 교육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된다. 엄친아라는 말이 있듯이 엄마 친구 아들이나 엄마 친구 딸은 항상 뛰어난 아이들이다. 공부도 잘하고, 말도 잘하고 행동도 바르고 착한 아이들이다. 기성세대인 어른들이 좋아하는 아이들이다. 그래서 엄마들은 친구 아이들과 비교하고 그들처럼 하라고 말한다.

그런데 그런 이야기를 듣는 아이들은 엄청난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자식의 인생을 부모들의 뜻대로 만들려고 하지 말자!!! 그런 과정에서 아이들은 힘들어질 수 밖에 없으니까.

어린이들은 <술술 립스틱>을 읽으면서 자신이 하는 말이 어떤 말인지 한 번 쯤 생각해 보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