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광준의 新생활명품
윤광준 지음 / 오픈하우스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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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해인가, 자주 찾던 도서관에서 사진관련 책을 고르던 중에 <잘  찍은 사진 한 장/ 웅진지식하우스 ㅣ 윤광준 ㅣ 2002>이란 책을 보게 됐고, 책제목에 끌려서 대여해서 읽은 적이 있다.

한 장의 사진을 잘 찍고 싶다는 생각에서 읽었던 책의 저자가 윤광준이다. 그를 사진작라로만 알고 있었는데, <윤광준의 신 생활명품>에 나와 있는 저자 소개글을 보니, 사진가, 오디오 평론가, 생활명품 전문가이다.

명품이란 말은 자주 듣지만 생활명품이란 말은 생소하다. 그런데 나만 생소한 단어이지, 이미 저자는 약 10여 년전에 생활명품이란 신조어를 만든 장본인이다.

<윤광준의 생활명품 산책/ 윤광준 ㅣ 생각의 나무 ㅣ 2002>를 통해서는 '남과 다른 나만의 삶을 연출하는, 일상 생활 속의 18가지 아주 특별한 명품이야기'를, <윤광준의 생활명품 / 윤광준ㅣㅣ을유문화사 ㅣ 2008>에서는는 60개의 물건을 생활명품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그가 생활명품이라고 책 속에 담아놓은 물건들은 저자 자신이 직접 사용해 본 물건들로 길게는 20년에서 짧게는 2달 정도는 사용해 본 생활용품들로 사용하면 할수록 편리하고 쓸모있는 물건들이다.

그래서 윤광준은 물건에도 격이 있다고 말한다. 그러니까 명품이겠지만....

이번에 출간한 <윤광준의 신생활명품>에는 그가 선택한 생활명품 45가지가 소개된다.

생활명품이란 세월로 검증이 된다. 세월이 흘러도, 그 물건을 다시 찾게 되는, 다른 물건으로 교체해서 쓰기에는 쓰던 물건의 성능이 좋아서 다시 찾게 되는 물건이다.

여기에 아름다움까지 추가된다면 금상첨화일텐데, 그가 소개하는 생활명품은 아름다움의 매력까지 갖추고 있다.

책에 소개된 생활명품 몇 점을 소개하자면,

일회용 종이그릇인 와사라는 종이그릇이라고 하기에는 모양과 질감이 기존의 일회용 그릇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인간공학적 디자인이 돋보인다. 아름다운 곡선미에 한 번만 쓰고 버리기에는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씻어서 몇 번을 써도 손색이 없는 와사라 종이그릇.

이미 잘 알려진 옷으로는 파타고니아를 들 수 있다. 재활용, 재사용과 관련된 내용이라면 반드시 소개되는 옷이다. 제대로 만든 물건을 오래 쓰고, 망가진 옷을 고쳐 입는 자연을 지키려는 생각이 담겨 있는 옷이기에 눈길이 가는데, 오래 입어도 전혀 싫증이 안나고 기능면에서도 뛰어난 파타고니아.

얼마 전에 주방용 가위를 인터넷으로 샀는데, 유명 메이커인데도 사용감이 별로 안 좋아서 다시 구입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던 중에 책 속에서 피스카스 가위를 알게 됐다.

여행용 캐리어 리모바는 알루미늄 소재의 캐리어이다. 캐리어를 살 때는 주로 깨지거나 찌그러질 것 같은 소재를 기피했는데, 리모바는 알루미늄임에도 튼튼하고 강인하다고 한다. 디로바의 기품은 낡을 수록 깊이가 느껴진다고 하니, 다음번에는 한 번 리모바 캐리어를 살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보통의 자동우산은 펼칠 때는 손잡이 근처에 있는 버튼을 누르면 확 펴지고, 접을 때는 손으로 접게 되는데, 도플러 우산은 펼쳐진 상태에서 누르면 접히는 우산이다. 세 번을 접어 펼치면 두 번 접는 것 보다 커지는 우산, 평범한 우산도 생각을 바꾸면 이렇게 변할 수 있다.

생활명품이란 단어에 걸맞게 개목줄, 노트북 가방, 안경, 신발 깔창, 가위, 칼갈이, 멀티탭,

요괴손 등긁기,

메모지, 청소기, 키보드.....

생활용품을 살 때에 어떤 걸 고를까 한 번쯤 고민해 보게 되는데, 이 책을 통해서 생활을 편리하게 해 주는 명품들을 만날 수 있었다. '이건 꼭 필요한 물건이니까 구입해야지' 하는 생각도 함께 해 본다.

그밖에 관심이 가는 것으로는 장흥 무산 김, 양재중 어란, 복순도가 손막걸리, 부산어묵인 삼진어묵...

부산어묵 중에 삼진어묵은 진짜 부산 어묵, 원조 부산 어묵이라 한다. 신선한 생선을 많이 넣은 삼진어묵.

먹거리까지 소개해 주니, 이 책은 필요한 물건이 있을 때마다 들춰보면서 생활명품을 구입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는 지속적으로 명품에 관한 책을 쓸 때마다 강조하는 말이 있다.

" 사람들아, 나를 더 이상 명품주의자로 부르지 말아다오. 써본 물건밖에 아는 것이 없다. 물건은 살기 위해 필요한 만큼이면 족하다. 그래도 명품이 필요하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반드시 사라. 욕망은 채워지기 전엔 절대로 가벼워지지 않는다. 명품보단 명품 인간이 되기 위해 노력하라. 명품 인간은 입고 먹고 쓰는 물건을 모두 명품으로 만든다. 지향은 이래서 중요하다. 우리는 앞이 궁금해서 나아간다. 끝에 버티고 있는 인간은 종이에 스민 물처럼 세상으로 번진다." (작가의 한 마디 중에서)

생활명품은 세월이 흐를수록 그 편리함이 검증이 되듯이, 사람도 세월이 흐를 수록 인정받을 수 있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책을 통해서 생활명품을 소개받았으니, 명품인간이 되기 위해서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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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와 찻잔 사이 2023-09-29 07: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https://blog.naver.com/abc5027858/223179868012



저 도이분 책보고 써보았답니다
북강좌에서 대하니 글과 같으신 분이더군요

마지막 글귀 이웃님 마음의 박수 보냅니다
저도 실천해해야겠습니다

라일락 2023-09-29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웃님의 댓글로 잊고 있었던 지난 날의 한 순간을 대하는 듯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