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나는 일하는 사무총장입니다
남정호 지음 / 김영사 / 2014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요즘 정치권에서 핫이슈가 된 인물이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반기문을 대권주자로 내세우려는 움직임이 감지되면서 반기문의 리더십이 주제가 된 책인 <유엔본부 38층>이란 책은 출판사 1쇄를 찍은 상태에서 출판이 취소되었다.

이 책의 저자인 '이상화'는 외교부 정책기회관실에 근무했기에 반기문 측근에서 그를 지켜본 사람이기에 그의 국정운영 및 유엔사무총장으로서의 면면을 이 책을 통해 세상에 알리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그런데 때아닌 대권주자로 이목이 집중되니 이 책은 세상에 나오지 못했다.

반기문에 대한 책은 정말 많이 출간되어 있다. 어린이들을 위한 그림책에서 동화, 위인전, 만화, 그리고 일반인을 위한 책까지. 그러나 이런 반기문에 관한 책은 반기문을 인터뷰하고 옆에서 지켜 본 사람이 쓰기 보다는 이 책, 저 책에서 취사선택해서 아니면 신문기사나 인터뷰 기사를 인용해서 쓴 경우가 많다. 그리고 대부분은 어린시절의 이야기, 공부에 관한 이야기, 유엔사무총장이 된 것까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건 그만큼 반기문의 현재의 활동상 보다는 유엔사무총장이 되었다는 것에 더 의미를 두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반기문, 나는 일하는 사무총장입니다>는 어린시절, 학창시절의 이야기가 아닌 반기문이 유엔사무총장이 되기 이전의 외교부시절, 대사시절의 이야기와 그의 유엔사무총장이 되기 위한 노력, 그리고 가장 중요한 반기문의 유엔사무총장으로서의 업무수행에 관한 이야기를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

이 책에서는 '반기문은 무슨 일을 어떻게 하고 있는가', ' 어떻게 국제 정치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 '어떤 인물로 세계사에 남을 것인가'를 조명한다.

이 책이 이런 내용을 다룰 수 있는 것은 저자인 '남정호'는 <중앙일보>부국장, 국제 선임기자, 유엔 본부 담당기자를 지내면서 반기문을 밀착 취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남정호'가 쓴 책 중에 내가 읽은 책은 백남중의 미망인인 '구보다 시게코'를 심층 인터뷰한 책인 <나의 사랑, 백남준>이다. 이 책도 시간이 되면 한 번쯤 읽어 보면 좋은 책이다.

반기문은 다섯 가지가 없는 사람이다.

1. 유엔사무총장직은 아무도 고마운 줄 모르는 자리 : thankless

2. 그는 사심이 없는 사람  : self-less

3. 지치지 않는 사람 : tire-less

4. 겁없는 사람 : fear-less

5. 그의 지휘는 가차없다 : relent-less

또한 반기문은 세 가지가 풍부한 사람이다.

1. 인정이 많은 사람 : full of sympathy

2.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 : full of energy

3. 새로운 구상이 많은 사람 : full of vision and ideas

그러나, 서구 언론들은 반기문에 대해서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을까? 서양 중심의 유엔에선 아직도 동양인을 보는 부정적 선입견이 뿌리깊게 내려있기에 일방적인 비난이 있다.

<월 스트리트 저널>은 '유엔에 보이지 않는 사람'(Invisible Man)이라는 표현으로 반총장이 존재감이 없음, <포린 폴리시>의 경우에는 '어디에도 없는 사람' (Nowhere Man)이라 폄하하는 등, 그의 외교를 '조용한 외교'라 부르기도 한다.

 심지어는 '유엔에 한국인 참모가 너무 많다','지나치게 친미적이다', '불어실력이 충분하지 않다'는 등의 이야기를 공공연하게 한다.

그러나 반총장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미얀마 군부의 신뢰를 얻어서 민주화 과정을 밟도록 했고,다르푸르 인종 대학살을 일단락 지으면서 남수단의 독립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었으며, 코소보 사태와 중동문제 등 지역 분쟁 지역에 대한 해결 방안, 기후 변화, 빈곤 타파 등 범세계적 이슈에 대처하는 과정등은 반기문의 '조용한 외교' 스타일이 가져다 준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에서 관심을 끄는 내용 중의 하나는, 반기문이 유엔 사무총장이 되기까지의 과정과 비하인드 스토리가 책을 통해서 읽을 수 있는 흥미로운 부분이다.

반기문은 유엔의 개혁에도 박차를 가해서 유엔 직원은 '국제적 철밥통'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이동근무제를 실시하는 등 인사제도의 개혁과 유엔 직원들이 업자들과 결탁하여 부패를 저지르는 것을 쇄신한다.

일반 독자로서는 국제기구인 유엔에서 이런 부정부패가 있으리라고는 생각도 못할 내용이다.

유엔이 추구하는 가장 기본적인 목표는 평화를 유지하는 일이며, 그를 위해서는 전쟁을 막고, 빈곤 퇴치와 인권 보호에 앞장을 서야 한다.

" 세계 인구 70억 명이 우리를 보고 있습니다. 그들은 해결책을 원하고 있습니다. 리더십을 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행동하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p. 376)

" 지금 반 총장은 원대한 꿈을 꾸고 있다. 자신의 열정과 노력 그리고 솔선수범하며 스스로를 낮추는 아시아적 리더십을 통해 좀 더 나은 세상을 실현하는 꿈이다. 그 꿈을 향해 오늘도 격려와 설득 그리고 행동을 멈추지 않는다." (p.p. 388~389)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임기는 2016년 12월 31일까지이다. 정치권에서의 반기문 영입설은 반기문 흔들기 밖에 안된다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 남은 임기를 무사히 마치고 명예롭게 유엔 사무총장직을 떠난 후에 세계 평화를 위한 일을 하는 것이 반기문에게 가장 좋은 행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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