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지우고 남은 것들 - 몽골에서 보낸 어제
김형수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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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지우고 남은 것들>의 저자인 1985년 <민중시 2>로 등단을 한다. 1996년에는 <문학동네>에서 소설로 등단을 한다.

1988년에는 <녹두꽃>을 창간하면서 비평활동을 한다.

"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정열적인 작품 활동과 치열한 논쟁을 통한 새로운 담론 생산은 그를 1980년대 민족문학을 이끌어온 대표적인 시인이자 논객으로 불리게 했다." (저자 소개글 중에서)

김형수의 소설 중에 인상깊게 읽었던 작품은 <조드>다. 그는 <조드>를 출간하기 전에 몽골에서 자료 수집을 하는 등의 활동과 <조드>의 소설 내용을 2010년 11월 15일부터 2011년 8월 9일까지 181회에 걸쳐서 예스24 블로그에 연재를 했다.

작가의 블로그에는 <조드>의 연재와 함께 <작가 노트>라는 란을 통해서 이 소설을 쓰게 된 배경, 몽골 답사기 등을 올렸는데,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10 개월에 걸쳐서 집필을 한 공간, 저녁 노을에 물드는 유목민의 게르, 몽골 전통 결혼식 장면이 소개되었다.

그리고, 이 소설의 주요 무대인 헤를렌 강 근처, 오논 강, 젖통호수 들의 풍경도 소개됐다.

아마도 <조드>는 김형수 작가의 몽골 사랑, 몽골 문화에 대한 천착, 글쓰기에 대한 열정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몽골인들에게 칭기스칸은 그 누구보다도 위대하고 자랑스러운 존재이지만, 그만큼 두려운 존재이기도 하다고 한다. 그래서 몽골인 조차도 칭기스칸의 이야기를 쓰기를 힘들어 하는데, 몽골인이 아닌 한국인이 칭기스칸의 이야기를 쓴다고 하니, 집필 당시부터 몽골인의 관심이 집중되었기에 그 곳의 신문에 대서특필될 정도였다. (작가의 블로그에 그당시 기사가 실린 신문의 사진이 올려져 있다,)

또한 올해는 칭기스칸이 탄생한지 850년이 되는 해라고 한다. 그러니, 850년만에 새롭게 재조명되는 칭기스칸의 이야기가 한국 작가에 의해서 씌여진 것이기도 하다.

소설의 제목인 <조드>는 " 괴팍한 날씨 때문에 초지가 피폐해져서 가축들이 지쳐 죽는걸" 말한다.  

조드에는 하얀 조드, 검은 조드, 눈보라 조드, 거울 조드가 있다고 한다.  말하자면 대재앙인 것이다.

조드는 인간의 눈으로 보면 재앙이지만, 푸른 하늘의눈으로 보면 생태계를 정화시키는 과정이라고 한다.

푸른 하늘이 조드를 통해 인간이 어떻게 살아야 할지 가르쳐 주는 것이란다. 칭기스칸은 푸른 하늘의 뜻을 실천했던 지도자였기에 책 제목과의 연관은 이런 생각에서 나온 것이라고 한다.

<조드 >를 통해서 몽골의 신화, 전설, 민담 등을 접할 수 있었다. 우리들이 그동안 서양 문화에 길들여져서 그리스, 로마 신화에만 익숙했는데, 중세의 유라시아의 넓은 땅을 지배하였던 몽골제국의 이야기는 너무도 몰랐던 것이다.

그런데 바로 <바람이 지우고 남은 것들>은  저자인 김형수가 <조드>라는 소설을 쓰기까지 10년 이상 몽골을 답사하면서 칭기스칸의 흔적을 찾는 여정을 담은 책이다.

특히, 2010년 울란바타르 대학 학술조사단의 일원으로 몽골을 답사하면서 조드의 작품 구성과 <조드>를 쓰기까지의 창작노트에 해당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아시아의 중세를 그리고 싶다'는 마음이 칭기즈칸의 이야기를 소설로 쓰게 된 것이다. 그러니 <조드>는 저자의 혼신이 담긴 소설이고, <바람이 지우고 남은 것들>은 그 과정을 위한 기초 작업인 몽골 답사기이다.

책의 중간 중간에는 저자가 몽골 답사 과정에서 쓴 시가 8편이 들어 있다.

그리고 <조드>를 쓰기까지의 창작노트와 이영수와 김형수의 좌담인 <조드가 남긴 것>도 책 속에 있어서 <조드>를 읽지 않은 독자들이라면 <조드>가 어떤 소설인지 궁금증이 생길만하다.

13세기 아시아, 몽골제국. 잃어버린 제국의 발자취를 찾기 위해 몽골 구석 구석을, 몽골의 많은 이야기를 찾아 헤맨 10여 년의 이야기.

저자의 창작 활동의 진면목을 이 책 속에서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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