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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1드로잉 - 펜 하나로 쓱, 여행 드로잉 어반 스케치
수지 지음 / 책밥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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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반 첫 드로잉수업을 시작하면서 딱딱하지않은 시작을 고민했어요. 정식으로 긴시간을 배운다면 선긋기나 원근같은 기본기부터 해야겠지만 가볍게 손을 풀고 삐뚤빼뚤하게 그려나가면서 즐기기에는 이만한 책이 없을것같네요. 일단 쉽구요, 친절합니다. 사물을 하나씩 그려나가다보면 드로잉에 힘이 생기고, 내가 좋아하는 선 느낌을 찾아낼수 있을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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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언젠가 만난다 (1주년 한정 리커버 특별판) - 나, 타인, 세계를 이어주는 40가지 눈부신 이야기
채사장 지음 / 웨일북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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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타자와 관계맺는 방식도 넓은 의미에서의 통증인 것이다. 나와 나의 신체가 그러하듯, 나와 타인도 통증을 통해 관계를 맺고 통증을 통해 서로의 존재를 확인한다. 나는 통증을 통해 비로소 신체의 껍질 안쪽으로 펼쳐진 타인의 내면을 보고, 타인은 통증을 통해 자신의 내면을 보는 나를 본다.

그렇지 않았던가 그와 함께 한다는 것, 그것은 모든 순간이 자극이고 고통이었다. 첫만남, 애착과 마음 씀, 설레며 기다리던 시간, 그를 안던 밤, 익숙함과 오해, 권태와 멀어짐, 이별과 그리움, 나를 휘몰아 치는 강렬한 자극의 한가운데 앉아서 나를 불러낸 그의 맨얼굴을 들여다본다. 그의 예쁜 눈과 코와 입을 기억한다. 우리의 사소한 말과 행위는 언제나 거대한 이유와 목적으로 해석되어 서로의 가슴을 물어 뜯었고, 풀리지 않는 오해는 해명의 기회도 허락받지 못한 채 영혼의 깊은 상흔으로 자리잡았다. 그래, 내가 여기 있다. 통증이 마련해준 자리에 마주 앉아 우리는 그저 서로의 슬픈 얼굴을 주시하며, 서로가 서로에게 어떤 존재였는가를 생각한다.
...


<우리는 언젠가 만난다>, 채사장, p.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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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떨어지는 것은 절대로 중요한 일이다. 당선되지 않았다는것은 당선의 의미만큼이나 중요하며 역시나 안 되었다는 것은 되기 위한 과정으로도 중요하다. 내가 그리는 그림이 남에게 이해될 수 없다는 것도, 내가 간절히 바라는 마음만으로 도달할수 없다는 것도, 그리고 그 길을 가기위해서는 커다란 상실감과 오기 또한 필요하다는 것까지 알게 해주니까. 낙선된 다음에 쓰는 글은 태도부터 달라질 수밖에 없다. 안 될 수도 있는 일에 말도 안되는 확률이 도사리고 있었음을 인정하는 것으로 한 사람의 어느 단면은 바뀐다. 그 상황은 자신의 현재를 확대해서 볼 수 있게 해줄 뿐만 아니라 내부의 힘까지도 뭉근하게 키운다. 어딘가에 떨어져보지 않은 우리는, 어디에선가 망해보지 않은 우리는 결코 성장할 수 없다.

...


성숙하지 못하다는 것은 마음이 시키는 것이 있을때에도,몸이 시키는 일이 있음에도 하지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우리는 마음의 사용법과 몸의 사용법 앞에서 숱하게 주저해 왔다. 혼자 헤쳐온 일이 거의 없는 생을 산다면 우리는 자주 난감해 질 뿐더러 인생의 그 어떤 무늬도 만들지 못한다.

...

인생의 파도를 만드는 사람은 나 자신이다. 보통의 사람은 남이 만든 파도에 몸을 싣지만, 특별한 사람은 내가 만든 파도에 다른 많은 사람들을 태운다.
pp 14-16




열여섯해 중 가장 열심히 산 8개월의 결과로 <3차시험대상자아님>이라는 이름표를 받았던 작은아이. 첫 낙선 앞에서 쉽게 극복되지 않는 불쾌함과 좌절이라는 감정과도 마주했을 것이다. 아무렇지않을거야...라고 예상했지만 나락은 예상보다 많이 깊어보였다.

아들에게 읽어주고싶었던 구절.
살다보니 한뼘 성장했던 때는 직진할때가 아니라 벽을 만나 멈춰섰을때였다. 벽을 만나고 부닥치고 부닥치고 나아가지지않는다 좌절하다 어느순간 점프라는 방법을 터득하게 된 것처럼.

하지만 이또한 지나고보니 보이는것들. 어쩌면 열여섯 너에게는 와닿지않을, 마흔여섯 엄마의 끄덕끄덕일 뿐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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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 (한정판 더블 커버 에디션)
알랭 드 보통 지음, 김한영 옮김 / 은행나무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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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아주 재미나게 읽은책이다. 원래도 보통의 책을 좋아했지만, 이책은 딱지금 내이야기를 하고있다.

남녀의 첫만남과 밀땅, 이별앓이 나 그래서결국 혼자시간의 귀중함을 찾는 이야기가 대세인 책방에 개인 질문지를 멋적게 내밀었다가 현답을 얻은기분.
결혼은 골인지점이 아니라 다른면에서 출발선이다. 서로맞추느라 한바탕 전쟁을 치루다 아이를 낳고 새생명의 달콤함에빠져 정신없이 십년가까이가 지나고나니 남편도 나도 거울속 모습에 씁쓸해하는 마흔 중반이다. 서로 믿고 신뢰하면서도 더이상 서로로 인해 설레진 않는다.

연애의 핑크빛이 옅어진 후에 오는 '그후의 일상'이라는 표현이 가슴속을 후빈다. 일상을 유지하기 위해 하루중 너무 많은 시간을 써야한다. 끊임없이 집안 곳곳의 물건들은 소진되기에 그것을 사기위해, 그후엔 반품을 위해 시간을 맞추고, 표도안나는 세끼 식사와 제자리 정돈을 반복한다. 정보와 관계를 위해 너무 뜸하지않게 다른 엄마들도 만난다. 일하지않는 시간에도 일은 이어지는 셈이다.
낭만적인 감정이 시발점이었던 결혼은 일상유지에 매여 서로 얼굴볼 짬이 없다. 가구가 되어간다. 새롭지않고, 설레이지않고, 만만하고 시시하고 때로는 너무편해 내살같다.

알랭 드 보통, 그의 나이가 마흔후반. 그가 결혼을 했는지 모르겠으나 아마도 반은 그의 경험 일 것이다. 그후의 일상 순간순간에 만나는 감정의 지점들을 투시카메라로 들여다본듯 다루고있다. 그러면서도 전처럼 예리하고 이성적이기만 한게 아니라 세월의 둥글어짐이 담겨있다. 서로 이해하도록 한발다가서는 방법들을 보여준다.

그후의 일상에 핑크빛, 연두빛이 가시고 손떼 묻은 원목의 빛깔이 되었다. 들뜨던 열정이, 꿈이 사그라든다는게 가끔은 가슴미어지게 하지만 지금이 좋다 느껴질때도 많다. 더 둥글게 이해하게 된것은 마흔이 주는 선물인걸까, 결혼생활에서 얻은 개안일까?

보통식의 이야기 개진방법, 직역에 가까운 번역에 익숙할수만 있다면,
이책은 사십대 결혼 십몇년차 중년 남녀에게 꼭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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