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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 - 아직 너무 늦지 않았을 우리에게
백영옥 지음 / arte(아르테)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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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갈 시간이 10년밖에 남지않았다는 걸 알게 되면, 그 사람의 시간 시야는 확실히 좁아진다. 노인들이 행복한 건 그 때문이다. 시간 시야가 좁아진다는 건 ‘과거‘에 연연하지 않고 ‘미래‘를 걱정하지 않은 채 ‘지금 이순간‘을 살아간다는 뜻이다. 과거와 미래에서 자유로워지면, 자신에게 주어진 이 순간에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인지 정확히 알게 된다. 공원에 가득 핀 목련을 보면서, 다음 날 해야 할 집안일을 걱정하는 일이 줄어드는 것이다. 노인들은 공원에 핀 저 꽃이 얼마나 빨리 시들고 지는지 수없이 보았을 것이다. 피어나는 꽃을 보면서 그들은 어쩌면 젊은 시절과는 다른 교훈을 얻었을지도 모른다. 꽃이 보여주는 건 아름다움 자체가 아니라, 아름다움은 그토록 빠르게 사라진다는 것 말이다. 그러니 더 말할 것도 없다. 이 순간을 만끽해야 한다!


p.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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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자면 내 콤플렉스는 내 눈에만 유독 도드라져 보이는 것이었다.
그 옛날 언니가 울고있는 내 등을 쓸어주며 ˝다 지나간다.˝고 말했을 때, 내는 그 뜻을 알지 못했다. 우연을 기다리는 힘, 시간을 견디는 힘, 열한살 앤은 아직 이해하지 못했을 이야기다. 물론 내코가 기적처럼 높아지지는 않았다. 제아무리 기다려도 앤의빨강머리가 눈부신 금발머리가 될리는 없다. 하지만 아이러니한 건 빨강머리가 싫어서 아줌마 몰래 검은색 염색약을 발랐던 앤이 온통 초록색으로 변한 머리카락을 본 후, 절규하듯 외치는 말이다.

˝전 이제까지 빨강머리가 세상에서 최악이라고 생각했어요!˝

머리카락이 초록색이 되고나서야, 앤은 자신의 빨강머리가 그렇게 까지 나쁘지않았다는걸 깨닫는다. 시간이 우리에게 선물하는 건 이런 저런 일을 겪으며 똑같은 상황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꾸게 하는 힘 아닐까?

pp.2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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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이 있어 다행이다.
막연한 불안에 잠이 깨 깜깜한 침대위에서 낙하를 한다.
밤은 그러하다. 어둠은 그러하다. 차계차계 쌓아올린 시간탑이
무너져내리고 있는 원인모를 불안과 동침을 해야한다.

아침은 그 장을 넘겨준다.
새롭게 흰 여백을 내어준다.
다시 써보기로한다.
어제와 다른 오늘이 쓰여질수 있다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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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절일기 - 우리가 함께 지나온 밤
김연수 지음 / 레제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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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랬다 치고, 그럼 아버지는 아들이 마음에 흡족했을까? 필경 그렇지 않았을 것이다. 가족이란 본래 그런것이니까. 가장 친밀한 동시에 가장 오해하기 쉬운 관계니까. 표면적으로 서사를 이끌어가는 료타의 욕망이 꺼림칙하게 느껴지는건 바로 이 때문이다. 영화 초반에 그들 역시 서로를 충분히 만족시키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점만 보면 그들은 지극히 정상적인 가족이랄 수 있다. 그럼에도 료타는 불협화음의 원인을 가족이 아니라 혈연에서 찾고 있기 때문에 그의 욕망은 애당초 좌절될 수밖에 없다. 대신 그는 좌절을 통해 뭔가를 배우게 될 텐데, 그건 가족 서사에서 얼룩이란 제거해야하는 불순물이 아니라 오히려 그들이 정상적임을 보여주는 근거라는 사실이다.

**************

˝가족이니까 이해야지˝, ˝내아들이,딸이 어떻게 그럴수 있니? ˝ 부류의 이야기를 수 도 없이 들었다. 가장 많은 시간을 공유하고 드러내는 관계이기에 미움이나 갈등이 그 어떤 대상보다 많은 관계이면서. 스무살. 성인 이라는 증명서를 들고 가장먼저하고 싶었던건 탈출이었다. 기대로 부터의 탈출, 간섭이나 만족시켜야한다는 책임감으로 부터, 또는 전혀다른 독자적인 나로 새로히 출발하기 위한 부모탈출.

가장 친밀하리라 기대하지만 나도 나의 부모도 서로다른 기대치로 둘다 흡족하지 않았다. 사십 중반이 된 나역시
아들과 나 사이를 그리 바라보아야하지않을까. 부분부분 얼룩진 별개의 개체로 받아들일때 진정한 가족으로 묶일수 있을지 모른다.

나는 그랬다 치고, 그럼 아버지는 아들이 마음에 흡족했을까? 필경 그렇지 않았을 것이다. 가족이란 본래 그런것이니까. 가장 친밀한 동시에 가장 오해하기 쉬운 관계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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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도에 관하여 - 나를 살아가게 하는 가치들, 개정판
임경선 지음 / 한겨레출판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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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선 :
...

조금 다른 얘긴데, 제가 김현철 선생님을 sns를 통해서 처음 알았잖아요. sns의 폐해도 많이 얘기되고 있지만 저는 sns를 긍정적으로 보는데, 그 이유가 나랑 생각이 같은 사람이 있음을 알게 해주기 때문이에요. 무리하지 않을 수 있는 사람들과 인연을 맺게 해주는 게 고맙더라고요.

...

현철: 시공을 초월하게 되는 거죠. 그게 현실이 된 것이고.

경선: 나의 어떤 특수성을 공감하는 사람들이 있구나, 하는 감각. 나처럼 이상한 사람도 있구나, 하는 안도감

현철: sns에 대해서는 저도 마찬가지 생각이에요. 저는 게임이든 술이든 어떤 사물이든 중립적으로 보는 데요.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순기능이 있는거죠. 그리고 교감이란게 대게 중요한 건데요. 특히나 나만 태도가 이런 게 아니고,나 같은 사람이 더 있구나, 라는 걸 알고 교감만 돼도 모든 고민이 끝나요.

경선: 사실 우리가 살면서 인간관계가 많이 필요한게 아니잖아요?

현철: 정닌의학에서는 한사람하고만 친밀하면 돼요. 한 사람 앞에서 나의 모든 것을 제대로 보여줄수 있으면 인간관계에 관한 한 건강한 사람으로 봐요. 전화번호부 목록에 이름이 많은게 좋은 게 아니고요.

경선: 어떤 사람들은 sns에서 자기를 꾸민다고 하지만, 제경우 sns는 솔직히 나를 더 내보일 수 있는 공간이예요. 만약 그것이 인위적인 가면을 쓰기 위한 공간이라면 이렇게 오랜 시간 일상적으로 하지 못했을 것 같아요. 저와 맞는 사람들읆새롭게 만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하면 되는거죠. 물론 가끔 폭탄을 맞기도 하지만요(웃음)



태도에 관하여 임경선, pp.272-2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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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상에서 좀더 나다워진다는 그녀의 말에 끄덕끄덕했다. 댓글을 훑으며나와 같은 부류와 다른부류를 나누어도 보고 나만 별스러운게 아니었다는 쓰담쓰담도 받고. 말을 드러내는 이들보다 감추는 이들이 더 많은 관계이기에 때로는 익명들 사이더라도 같은 결을 만나 위로받고싶은은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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