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해방일지 (30만부 기념 특별 리커버)
정지아 지음 / 창비 / 202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빨치산이었던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장례를 치르는 동안 이런저런 인연이 있던 사람들이 찾아오면서 아버지의 삶을 다시 돌아보게 된다. 씻김굿을 하듯이 살아 생전의 모든 상처들이 하나씩 씻겨가는 것처럼 차분하면서도 따뜻하게 그의 마지막 길을 품어낸다. 빨치산이라는 상처보다는 그저 평범했던 한 인간으로서 아버지를 이해하게 되며 그 그늘에서 자란 자기 자신까지 포용하는 넉넉함이 느껴진다. 현대사와 그를 살아간 인간들의 삶이 사실적으로 펼쳐지는데 반해 장례식장의 상황은 소설적 설정으로 짜맞춰져 있어서 조금은 어색함이 남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름보다 오래된 - 문명과 야생의 경계에서 기록한 고라니의 초상
문선희 지음 / 가망서사 / 2023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고라니의 얼굴들을 찍어놓은 사진집니다. 언뜻 비슷비슷해 보이는 얼굴들인데 가만히 보고 있으면 다 나름대로의 개성을 갖고 있는 생명체임을 알게 된다. 그 맑고 선한 눈동자가 보는 이의 마음을 사로잡아 버린다. 고라니들에 대한 인간의 학살이 어떻게 이뤄지는가에 대한 글을 같이 읽다 보면 그 눈동자가 더 처연하게 다가온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연수 - 장류진 소설집
장류진 지음 / 창비 / 202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다지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일상의 이야기를 이런저런 꾸밈 없이 자연스럽게 풀어놓는다. 편안하게 그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어느 순간부터 그의 감정이 느껴지기 시작하고, 그의 감정을 느끼다보면 나도 그 감정에 빠져들어 그와 같이 거닐게 된다. 강한 자의식이나 굵직한 주제의식이 없어도 삶의 감정을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서로가 힘이 됨을 보여주는 소설들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블랙 핸드 - 천재 형사의 뉴욕 마피아 소탕 실화
스테판 탈티 지음, 허형은 옮김 / 문학동네 / 202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900년대 초반 이민자들이 몰려들던 뉴욕에서 악명 높았던 범죄집단과 그를 무너트리려는 형사의 이야기다. 단순한 범죄사건에 대한 기록이 아니라 당시 뉴욕이라는 사회에서 범죄집단이 뿌리를 내리고 확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서부터 시작해서 그에 맞선 경찰의 노력이 빛을 발하지 못했던 이유까지 그 시대를 들여다보며 얘기하고 있다. 복잡한 이해관계와 여러 인물들이 얽혀 자칫 산만해질 수 있는 얘기를 특정인물에 집중해서 마치 범죄스릴러소설처럼 읽히게 만들어 놓아 읽는 재미가 솔솔하다. 너무 영웅의 이미지를 만들다보니 역사와 사회에 대한 좀 더 폭넓은 성찰이 살짝 아쉽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유현준의 인문 건축 기행
유현준 지음 / 을유문화사 / 202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세계 곳곳에 있는 근현대 건축물 중에 건축사적으로 의미가 큰 건축물 30개를 골라서 찬찬히 그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그 건물의 건축사적 의미, 공학적 성취, 미학적 효과, 역사적 배경, 사회적 파장까지 두루두루 설명하고 있는데도 설명이 넘치지 않고 적절하게 채워져 있다. 

사진도 딱 필요한 만큼만 들어가 있어서 읽는 이로 하여금 상상력을 자극하게 하는 쎈스도 있다. 

다만 설명의 중심이 건축 공학적 측면에 방점이 있다보니 제목과 달리 인문학적 성찰은 조금 약해져서 후반으로 가면 읽는 것이 피곤해지기는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