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동화집 1 펭귄클래식 126
그림 형제 지음, 홍성광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웅진)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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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침략에 맞서 게르만 민족의 단결을 위해 기획된 민화모음집이라는 성격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착하고 잘생긴 여자들은 모두 공주고, 못되고 못생긴 여자들은 모두 마녀고, 공주든 마녀든 백마탄 왕자만 보면 환장한다. 이런 거야 다른 동화들에서도 마찬가지니까 그렇다고 치자. 선이 악을 물리치는 과정에서 망설임 없이 목을 잘라버리고, 자신의 손가락도 잘라버리고, 배를 가랄서 돌을 접어넣는 등 잔인한 장면들이 컬트영화를 보는 것처럼 수시로 나오는 것은 그림형제 동화만의 특징이다. 거기에서 더나가서 악을 응징하는 과정에서 형제든 부모든 과감하게 처단하면서 부와 권력을 독점하는 것은 그림형제의 동화들이 창작이 아니라 수집이라는 점을 잘 보여준다. 동화라지만 철저하게 권력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이야기 구조와 냉혹한 권력투쟁의 모습은 독일 민족주의가 어떤 뿌리에서 나왔는지를 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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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노키오 인디고 아름다운 고전 시리즈 6
카를로 콜로디 지음, 김양미 옮김, 천은실 그림 / 인디고(글담)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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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에 접했던 명작들을 어른이 되서 원작으로 접하게 되면 완전히 다른 이야기일 경우가 많은데, 피노키오가 그렇다. 단수히 거짓말하면 코가 커지는 나무인형 이야기로 알고 있었던 피노키오는 생각 외로 톡톡 튀는 환타지 모험물이었다. 쉽게 예상할 수 없는 방식으로 전개되는 이야기나 상식적인 수준을 넘어서는 대화들은 요즘에 나오는 왠만한 환타지를 우습게 만들어버린다.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 정도로 자유분방한 '피노키오'지만, 엘리는 끝까지 그 자유로움을 잊지 않지만, 피노키오는 어른말 잘 듣는 착한 아이로 변해서 자유로움을 잊어버리는 결정적 차이가 있다. 깔끔한 번역에 정성스러운 일러스크까지 신경을 써서 내놓은 책이기는 하지만, 그림이 내용에 잘 녹아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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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
알레산드로 바리코 지음, 김현철 옮김 / 새물결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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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중반 프랑스의 한 남성이 누에알을 구하기 위해 머나먼 나라 일본으로 왔다갔다 하면서 겪었던 경험을 짧은 소설로 얘기하고 있다. 극도로 절제된 문장으로 이야기를 이어가는데 적절한 반복과 완급조절이 실내악 연주를 듣는 듯한 느낌을 줘서 상당히 인상적이다. 환상적인 분위기 속에서 이어지는 이야기를 듣다보면 살며시 이야기에 파묻히게 된다. 짧은 소설이지만 이야기가 짧은 것도 아니어서 매력을 느끼게 하지만, 오리엘탈리즘을 강하게 풍기면서 전개되는 이야기는 남성의 성적 환상만을 남긴 채 끝나버린다. 19세기 중반은 제국주의 침략이 본격화되던 시기인데, 이 시대에 풍미했던 오리엔탈리즘을 끄집어내는 것은 은근히 제국주의적 향수를 느끼고 싶었던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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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의 왕자 - 오르페우스호의 비밀 안개 3부작 2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 지음, 김수진 옮김 / 살림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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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그렇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나라 스페인, 그 속에서도 외진 어느 한적한 시골 마을에서 벌어지는 환상적이고 미스터리한 이야기가 시작된다. 제목처럼 안개에 싸인듯한 모호한 분위기 속에서 시작한 이야기는 호기심을 갖게 만들었지만 점점 그 실체와 숨겨진 비밀이 드러나면서 헐리우드 영화에서 봤던 식상한 이야기로 바뀐다. 말미로 가면서 그 식상함은 이야기를 끌어가는 힘을 완전히 일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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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친구 (구) 문지 스펙트럼 21
G. 모파상 지음, 이봉지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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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다양한 모습을 짧은 소설 속에 그려내는 것은 만만치 않은 내공을 필요한다. 이기적이기도 하고, 속물적이기도 하고, 헌신적이기도 하고, 염세적이기도 한 다양한 인간들이 아주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등장한다. 각자의 겉모습을 보여주면서도 인간의 내면까지 살펴보게 하는 능력도 뛰어나다. 아쉽다면 작품마다 편차가 좀 심하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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