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티아스의 스케치북
마티아스 아돌프슨 지음, 김영수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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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캐릭터를 창조하는 과정은 무수한 고민이 쌓여서 스케치 속에 녹아나야 한다. 그랬을 때 재치있으면서도 살아있는 캐릭터가 나온다. 마티아스라는 작가가 몇 년 동안 그려온 자신의 스케치들을 추려서 잭으로 내놓았다.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내기 위한 노력들이 보이기는 하는데, 온통 기계공학적 접근과 장식적 효과에 치중해 있다. 몇몇 그림은 재치가 있기는 하지만,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내기 위한 철학적 고민은 빈약해보인다. 그렇다고 스토리를 갖고 나아가는 것도 아니고, 그림들에 관통하는 주제의식이 선명한 것도 아니다. 몇몇 그림에서 보이는 재치도 기존 애니매이션에서 봐왔던 캐릭터에 장식적 효과를 조금 줘서 살짝 변형한 느낌의 것들이다.



 
 
 
최악의 외계인 작가정신 일본소설 시리즈 26
츠츠이 야스타카 지음, 이규원 옮김 / 작가정신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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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과의 접촉을 다룬 소설에서 예상되는 것은 아주 진지한 철학적인 문제를 다루거나, 기발한 상상력으로 재미를 주거나 한다. 이 소설은 후자의 경우인데 그 상상력이라는 게 참으로 기상천외해서 시종일관 큭큭거리게 만든다. 억지로 짜낸 상상력이 아니라 아주 조금 발상을 비틀고 나서 그대로 밀어붙이는 식이어서 오래전에 쓰여진 소설인데도 신선하다. 기존 발상을 뛰어넘는 외계인과 수준 미달의 지구인들이라는 억지스러운 대비조차 위트로 느끼질 정도다. 그런데 상상력의 재미를 걷어내고나면 작가의 은근한 보수성이 은은하게 느껴져 뒷맛이 재운하지는 않다. 특히 여성에 대한 시각은 더욱 가관이다.



 
 
 
29개의 키워드로 읽는 한국문화의 지형도
김기봉 외 지음 /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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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관련 잡지에서 10년 후 한국문화의 지형을 내다보기 위한 기획으로 실렸던 글들을 모아놓았다. 단순히 문화산업을 개괄하는 것이 아니라 문화산업을 이끌어 갈만한 첨단의 지형을 살펴본다는 취지에서 29개 분야에 걸쳐 야심차게 진행했다. 다양한 글쓴이들은 기획의도를 다양한 형태로 이해해서 널뛰기하듯이 편차가 많은 글들을 내놓았고, 출판사는 이 글들을 재정리하는 수고로움 없이 그대로 모아서 책을 찍어냈다. 잡지 연제글로서는 그냥 재미로 읽거나 말거나 하면 될 수준의 글들이지만, 야심차게 책으로 내는 것이라면 이렇게 들쑥날뚯한 글들을 모아놓기만 해서는 좀 곤란하지 않을까. 기획의도는 어느 순간 사라지고 산만한 글들만 남는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
츠츠이 야스타카 지음, 김영주 옮김 / 북스토리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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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소설은 대부분 과학적 지식이나 초자연적 가설 등에 바탕해서 이야기를 풀어가기 때문에 상당부분 지적인 측면을 강조하게 되어 이야기로서의 재미가 줄어드는 경우가 많다. 특히 시간을 초월하는 이런 류의 소설에서는 철학적 윤리적 문제까지 해결해야하기 때문에 간혹 작가가 이 덫에 걸려서 허우적 거리기도 한다. 그런데 이 소설은 지적인 면은 애써 무시하면서 이야기로서 소설의 재미에 집중하고 있다. 시간을 넘나듬에 따르는 철학적이고 윤리적인 문제도 심각하게 다루지 않고 가볍게 처리하고 있다. 하지만 상상력은 돋보이고, 이야기는 감수성을 자극한다. SF소설로는 참으로 보기드문 경우다. 그런데 '시간을 달리는 소녀'와 함께 실린 나머지 두 편의 소설은 참으로 실망스럽다.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 - 괴물이 된 이십대의 자화상 지금+여기 3
오찬호 지음 / 개마고원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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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수히 쏟아져 나오는 20대들에 대한 책들 사이에서 그들의 속내를 솔직히 드러내는 듯한 뉘앙스를 강하게 풍기는 책이어서 관심을 갖게 만든다. 단순하지만은 않은 20대의 고민과 모색들을 솔직하고 진지하게 들을 수 있을 겉이라는 기대를 갖게 시작하지만 그 기대는 곧 사라진다. 대학강사로 20대들과 많은 교류를 해왔던 글쓴이는 20대들을 관찰대상으로만 바라볼 뿐이다. 그것도 눈높이가 그들보다 높은 곳에 있어서 은근히 교화하고자 하는 의지도 감추지 못한다. 그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싶었던 기대와 달리 글쓴이의 분석과 주장만이 넘쳐난다. 나름대로 다각도로 분석을 했다고는 하지만 앞에서 했던 얘기와 비슷한 얘기들을 조금씩 다르게 반복하면서 책은 이어지더니 끝에 가서는 주류 이데올리기에 대한 비판말고는 남는 것도 없다. 기존 사회과학자들의 단점을 고스란히 담아놓은 책이 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