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손님과 어머니 - 주요섭 중단편선 문학과지성사 한국문학전집 41
주요섭 지음, 장영우 엮음 / 문학과지성사 / 2012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해방이전에 발표됐던 주요섭의 주요 중단편들을 모아놓았다. 너무도 유명한 '사랑손님과 어머니' 외에 그의 소설을 접할 기회가 없어서 조금 신선한 느낌으로 읽어봤는데, 내용들은 모두가 고루하기만하다. 식민지배를 받는 시대에 민족주의적 양심은 있어서 민족과 민중의 문제에 대해 고민하는 소설도 있고, 개인적 경험을 살린 연애감정을 얘기하는 소설도 있는데, 둘다 사상도 감정도 삭막하기만하고 온통 작가의 주관적 설명과 감정만이 판을 친다. 일제에 맞서서 싸우지도 못하고, 노골적인 친일로 달려가지도 못한 채 중간에서 어정쩡한 위치에 서 있다가 일본으로 미국으로 유학을 다녔던 자신의 위치에서 나온 어정쩡한 소설들이다.



 
 
 
눈물도 빛을 만나면 반짝인다 - 어느 성폭력 생존자의 빛나는 치유 일기
은수연 지음 / 이매진 / 2012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초등학교 5학년때부터 9년 동안 아빠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던 자기의 끔찍한 기록을 글로 정리하면서 자기치유를 해가는 과정을 담았다.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의 끔직한 지옥의 기억이다. 영화 '도가니'의 내용은 애들 장난일 정도다. 참으로 힘들게 그 기억을 끄집어 내서 기록해놓은만큼 이 글을 읽는 사람도 힘들다. 그 힘든 과정을 이겨내면서 끝까지 글을 읽어나가다보면 어느 순간 글쓴이의 치유과정이 글을 읽는 이에게 전해진다. 정말로 진실된 글이 그 글을 읽는 이에게 고스란히 전해져서 함께 치유되는 정말 정말 정말 감동적인 책이다.



 
 
 
도시에서 죽는다는 것
김형숙 지음 / 뜨인돌 / 2012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 대형병원 중환자실 간호사로 오랜 기간 일해왔던 본인의 경험을 녹여서 여러가지 죽음에 대한 얘기를 풀어놓고 있다. 병원에서 죽어가는 다양한 사람들의 사연과 그 모습들 속에서 '잘 죽는다는 것'이란 어떤 것인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게 만든다. 병원 치료과정에서 발생하는 여러가지 문제들도 아주 생생하게 드러내고, 의학이나 법률적으로 민감한 문제들에 대해서도 당사자의 입장에서 생각해보게 만든다. 만만치 않은 문제들을 꺼내서 얘기하는 가운데 글쓴이도 관차라자가 아닌 또 하나의 당사자로서 고민하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어떤 의학책이나 철학책 이상으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주는 책이다.



 
 
 
장칭 - 정치적 마녀의 초상 문제적 인간 9
로스 테릴 지음, 양현수 옮김 / 교양인 / 201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중국 역사에서 아주 큰 논란의 중심에 섰던 인물인 장칭에 대한 방대한 평전이다. 중국의 변방에서 복잡한 가정의 불행한 소녀였던 이가 상하이에서 배우로 성공하고, 이후 마오쩌퉁을 만나 그의 아내로 자리를 잡은 후 문화혁명 과정에서 좌파의 수반이 된 후 마오의 사망과 함께 몰락해버린 그의 삶은 중국혁명에서 하나의 상징과 같은 것이다. 자료도 많지않고 여러가지 형태로 왜곡되버린 인물을 발자취를 찾아가는 과정이 만만치 않았을텐데 엄청난 노력으로 일궈낸 성과가 놀랍다. 하지만 자유주의적인 서양 남성 지식인의 눈으로 좌파적인 중국 여성 혁명가를 바라보는 불편함은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진다.



 
 
 
어쩌다 중학생 같은 걸 하고 있을까 VivaVivo 14
쿠로노 신이치 지음, 장은선 옮김 / 뜨인돌 / 2012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애도 아니고 어른도 아닌 중학생 시절의 고민들은 참으로 정리하기 어렵다. 그래서 중학생들의 문제를 접근하는 것이 더 조심스럽지만, 또 한편으로 더 자연스럽게 그들에게 다가가면 쉽게 실타래가 풀릴 수도 있다. 이 소설은 중학교 2학년 여자가 직접 자기 얘기를 하는듯이 갈팡질팡하면서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는 생생함을 보여주고 있다. 왕따와 범죄라는 만만치 않게 무거운 얘기이지만 그 나이 특유의 발랄함을 잊지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얘기를 풀어갔는데, 마지막 결람에 가서는 다소 억지스러운 감동과 교훈을 만들어버리고 말았다. 결국 너무 빨리 어른이 되려고 하지 말고 그 나이 또래에 맞게 행동하라는 어른의 교훈담이 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