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리딩 - 생각을 키우는 힘
하시모토 다케시 지음, 장민주 옮김 / 조선북스 / 2012년 8월
평점 :
절판


공부머리 독서법에서 소개된 '슬로 리딩' 책을 읽었다. '은수저'라는 책으로 교과서 대신 국어를 가르치고 그 시골 학교가 도쿄대 최대 합격자 수를 배출했다는 신화적인 사례 소개에 끌려 주문했다. 책이 얇았다. 조금 불안했다.

일본 책 특유의 매장마다 핵심요약이 있는 그런 책이었다. 나다 중학교는 원래 명문이었고 도쿄대 진학자도 1~2위를 다투었다. 또한 저자 하시모토 다케시뿐만 아니라 많은 선생님이 자유롭게 수업을 진행했다.

책은 선생이 100세를 눈앞에 두고 나다교에서 다시 예전의 은수저 수업을 하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슬로 리딩'은 책을 천천히 많이 읽으라고 하고, 책을 읽으며 '샛길'로 빠지라고 말한다. '샛길'로 빠지는 뜻은 한 권의 책에서 그 책 속의 내용으로 가지를 뻗쳐 나가듯이 지식의 탐구를 확장하라고 하는 것이다. 그 탐구는 관련 책을 더 읽어 나가는 것뿐만 아니라 실제 행해보는 것까지 포함한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이 책은 '슬로 리딩'에 대한 내용이 이뿐이다. 그 외에는 대견한 제자 자랑과 나다 중학교의 추억 회상하기 그리고 100세를 살아온 건강 비결에 대한 내용이 주류이다.

체벌하고 성적에 따라 반을 나누고, 시 암기 대회를 하는 것을 반추하며 담소를 나누는 것은 스승과 제자 둘만의 회상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공부머리 독서법에서 소개된 책에 대해 실망하니, 소개한 책에 대한 믿음도 다소 추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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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붕툐툐 2021-03-28 23: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런.. 저도 슬로리딩 해보고 싶은 것 중 하나라 방법을 배우고 싶었는데, 저 책은 일단 제껴야겠네요~ 리뷰 감사합니다!!

초딩 2021-03-30 23:35   좋아요 0 | URL
ㅎㅎㅎ 그래도 어쨌든 도움이 된 것 같아 좋습니다~
깊은 밤 되세요~

Jeremy 2021-03-29 13:5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젠 나이 많이 들어서 공부하는 방법에 ˝전혀˝ 신경 쓸 필요없게 된 것,
그거 하나는 정말 좋은 것 같아요.

아직도 직업상 Continuing Education Classes 를 택해야하는데,
이건 거의 번개치듯이, 벼락치기로 대충, 엄청 빨리 읽는 습관이 들었고
좋아하는 책들만 천천히, 진짜 샛길로 마구 빠지면서 읽고 있는데
˝즐거움˝ 을 위한 독서로는 이 방법이 저한테 맞는 것 같아요.

물론 ˝Slow Writing˝ 이라는 이름으로
자꾸 옆길로 새서 Rambling 하는 저의 주절거리는 글쓰기를
포장하는 즐거움, 포함해서요.

초딩 2021-03-30 23:37   좋아요 1 | URL
:-) Slow Writing 좋네요 ^^
끊임 없이 뻗쳐 나가 다시 시작점과 만날 때, Insight 라는 말과 함께 몰려오는 그 쾌감 또한 짜릿한 것 같습니다.
^^ 좋은 밤 되세요.

파이버 2021-03-29 19: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책을 ‘슬로리딩‘(구체적으로 슬로리딩을 접목한 교육)이라는 열풍을 불러일으킨 시작점으로서 의미있게 봤어요ㅎㅎ (도서관에서 빌려봤어요ㅎㅎ) 정작 슬로리딩에 대한 내용자체는 적었다는 데에는 동감입니다… 제자 자랑 같은 겉가지를 좀더 쳐냈다면 좋았을텐데요ㅎㅎㅎ

초딩 2021-03-30 23:39   좋아요 1 | URL
^^ ㅎㅎㅎ ‘제자 자랑‘ 무슨 지사 이런걸 너무 강조하는데, 훌륭한 졸업생이 많은데 유독 극소수만 반복해서 이야기하니 좋아보이지는 않았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시작점의 의미를 가지고 또한 얇아서 조금 용서되기도 합니다. ㅎㅎㅎ
좋은 밤 되세요~
 
마음의 여섯 얼굴 - 우울, 불안, 분노, 중독, 광기, 그리고 사랑에 관하여
김건종 지음 / 에이도스 / 2019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하지현 선생님의 '정신과 의사의 서재'에서 추천한 '마음의 여섯 얼굴'을 읽었다. 책 표지가 사진보다 훨씬 더 예쁘다. 책의 주제답게 책 표지를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안정을 느낄 수 있다. 일 년에 몇백 권씩 책을 읽으신 분답게 참고한 서적과 인용한 문구가 하나하나 모두 밑줄을 긋고 싶을 만큼 인상 깊었고 내용에 적절했다. 사실, 밑줄을 이렇게 많이 그으며 읽은 책도 오랜만이다.

예상했던 정신분석에 관한 책은 아니었다. 기시감을 느낄 겨를은 없다. 그래서 더 좋았다. 어려운 정신분석학의 용어 대신, 저자 자신의 이야기와 의식에 흐름에 가까운 사유 그리고 진료실을 찾았던 환자 사례로 6가지 우리 마음을 풀어준다. 좀 더 구체적으로 '좋았다'를 이야기하면, 6개의 감정을 공부하며 배우는 것이 아니고, 감정들을 이해하게 되었다. 그리고 인정하게 되었다. 특히 그 첫 번째 장의 '우울'은 생각하는 바가 많았다.

소화를 다 못했지만, 그래도 여기에 그 이해와 공감을 남겨본다.


우울

이 '우울 자리'의 핵심은 '너 때문이야'라고 하는 대신에 '나 때문이야'라고 할 수 있는 능력이다. 나 때문이라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은 다시 말해 내 행동이 타인에게 영향을 줄 수 있고, 사랑하는 사람을 내가 아프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p33


불안

인간의 무의식에는 부정이 없다. 따라서 불안에서 벗어나기 위해 불안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으려고 노력할 일이 아니다. p79

내가 나를 아는 것은 애당초 타인을 통해서 이루어진다는 뜻이다. p91


분노

분노는 가장 흔한 이차 감정이다. 화를 내는 순간의 강렬한 에너지 덕분에 우리를 괴롭히는 저 날카로운 감정들은 잠시 희미해진다. p105


중독

자해는 이해할 수 없고 통제할 수 없고 감당할 수 없는 심리적 고통을 이해할 수 있고 통제할 수 있고 감당할 수 있는 신체적 고통으로 대체하려는 시도이다. p144


광기

우리의 멀쩡함은 광기 속에 잠겨 있고, 그 광기 속에서 비로소 우리는 멀쩡하다. p166


사랑

인간의 뇌에는 타인만이 수리할 수 있는 약점이 있다. p202


그리고 '맺음말'의 이 문장으로 이 책을 정말 맺을 수 있다.

'질병이 없는 상태가 건강일지는 몰라도 그것이 삶은 아니다' p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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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3-27 23:0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책은 일단 표지가 정말 좋네요~! 리뷰랑 문장 보니 읽고싶어집니다^^

초딩 2021-03-28 22:18   좋아요 1 | URL
^^ 정말 표지 좋은 것 같아요 ^^ 감사합니다!

파이버 2021-03-28 00:0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감정을 이해하고 인정하게 되었다는 표현이 와닿네요…인용해주신 문장들도 너무 좋아서 읽고 싶어져요ㅎㅎ!

초딩 2021-03-28 22:18   좋아요 1 | URL
^^ 감사합니다. 파이버님. 남은 주말 저녁도 편안하시길 :-)

scott 2021-03-28 00:4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우울 [이 ‘우울 자리‘의 핵심은 ‘너 때문이야‘라고 하는 대신에 ‘나 때문이야‘라고 할 수 있는 능력이다. 나 때문이라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은 다시 말해 내 행동이 타인에게 영향을 줄 수 있고, 사랑하는 사람을 내가 아프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ॱ✍밑줄 쫘악~

초딩 2021-03-28 22:19   좋아요 1 | URL
^^ 정말 책 파일 만큼 긋었어요 ^^ ㅎㅎㅎㅎ
오늘은 예술의 전당을 갔는데 우리 북플님들이 많이 생각났어요. 그중에서 scott님이 특히요 ㅎㅎㅎ

cyrus 2021-03-28 08:5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누구나 건강한 척 하면서 살 수 있어서 우리 삶에 ‘질병이 없는 상태’는 없다고 생각해요. 정말로 안 아픈 적이 없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정말 부러운 인생을 살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죽을 때까지 건강하면서 살다간 사람은 없어요. ^^;;

초딩 2021-03-28 22:20   좋아요 0 | URL
^^ 넵. 그래서 또 받아들여야하는 것 같습니다.
cyrus님 행복한 일요일 저녁되세요!
 

햄릿 오디오북은 한 편의 연극이다. 15명의 배우분이 역할을 맡아 낭독하니 정말 한 편의 연극을 보는 듯하다. 그리고 셰익스피어의 위대함 중 하나가 대사가 주인 희극 형식으로 모든 것을 전달한다는 것이라고 하니, 어쩌면 책을 읽는 것보다 더 제대로 햄릿을 체험한다고도 볼 수 있다. 내 머릿속에는 왜 '죽느냐 사느냐'의 우유부단한 햄릿만이 있을까? 나약하고 조금 살이 쪘고 결단력이 없는 비운의 주인공 햄릿은 내 머릿속에서 어떻게 형성되었을까? 서두에서 이야기한다. 모두가 셰익스피어의 위대함을 알고 그의 4대 비극을 알지만, 어려울 것 같아서와 같은 여러 가지 이유로 제대로 읽어 본 사람이 많이 없다고 한다. 또는 문고판으로 왜곡된 내용만이 강조되어 읽었을 수도 있을 것이다. 나처럼.

햄릿은 아버지를 살해하고 어머니와 결혼한 왕이 된 작은 아버지가 함부로 죽이지 못할 만큼 백성들의 사랑을 한껏 받았고, 똑똑했으면 검술도 아주 뛰어났다. 그리고 용의주도했다. 사느냐 죽느냐로 우유부단한 것이 아니고 상황이 여의치 않아 다음 기회를 노린 것뿐이다.

'남은 것은 침묵뿐'이라는 대사와 함께 햄릿이 죽고 막이 내려졌을 때, 나는 눈을 감고 조금 있다. 소극장을 나가야 할 것만 같았다.



오이디푸스 왕. 어쨌든 살인을 했으니 벌을 받는 것이지라고 생각해볼 수도 있지만, 그것보다는 왕위를 위해 부모와 자식 간에 그리고 형제간에 친척 간에 살인을 하고 근친상간을 하는 것을 엄중하게 경고한 것일 수도 있다.

그리고 몰랐다. 오이디푸스의 자식들이 있지 않았던가.


내친김에 셰익스피어 4대 비극과 오이디푸스 왕을 모두 주문했고,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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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3-27 14:0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생각해보니까 희곡 형식의 책은 오디오북이 괜찮겠다는 생각이 드네요(인물별로 다른 목소리라면 더욱 ㅎㅎ) 햄릿 들어보고 싶네요^^

초딩 2021-03-27 14:12   좋아요 4 | URL
햄릿 배우분들 연기에 정말 찬사를 보냈어요 :-)
특히 오필리아의 노래나 무덤파는 일꾼의 노래는 글만으로는 제대로 다 못 느꼈을꺼에요 :-) 희극은 오디오북 정말 좋은 것 같아요
이제 리어왕도 들을려고요
행복한 주말되세요~

막시무스 2021-03-27 14:17   좋아요 4 | URL
좋은 아이디어신것 같아요!ㅎ 저두 오디오북으로 희곡 한번 들어보고 싶네요!

초딩 2021-03-27 22:49   좋아요 2 | URL
^^ ㅎㅎ 강추 합니다. 막시무스님~

Jeremy 2021-03-27 16:4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책과 오디오북 병행해서 꾸준히 고전과 20세기 희곡들 읽고 있는데
확실히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BBC Radio Classic Drama. Hamlet 목소리 연기 죽입니다.
한국 배우분들이 열연하시는 것도 들어보고싶긴 합니다.

초딩 2021-03-27 22:45   좋아요 3 | URL
^^ 맙소사 BBC Radio Classic Drama, Hamlet 잠시 들어 봤는데, 심장 뛰네요. 우아...
이 오디오북은 좀 고전 사극 같은 느낌이 강한데, BBC 건 물론 그것도 고전이지만, 뭔가 좀 더 deep하고 나 날카롭고 정교하다고 할까요? ㅎㅎㅎ 감사합니다 알려주셔서!

scott 2021-03-27 15:5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초딩님 햄릿의 목소리 배우들은 누구에요? 조여정님은 오펠리아 페넬로페 등등 목소리도 잘어울릴것 같은데,,,전 로얄 셰익스피어 극단 배우들이 읽어주는거 들으면서 잠들었다가 악몽에 시달린적도 ㅋㅋㅋㅋ

초딩 2021-03-27 22:48   좋아요 2 | URL
아 이 오디오북은 ‘김석훈‘님이 햄릿 역이에요 ^^ 홍길동으로 데뷔하셨다는...
왕과 오펠리아 아빠 낭독하신 분도 정말 잘 하세요. :-)
아 극단 배우들 것도 들어보고 싶네요.

미미 2021-03-27 16:2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햄릿>오디오북 정말 멋질것 같아요! 연극도 보고싶고..아 덕분에 하고싶은것들이 늘었습니다.ㅋㅋㅋㅋ😊

초딩 2021-03-27 22:49   좋아요 1 | URL
^^ ㅎㅎ넵 저도 연극 ㅜㅜ 보고 싶어요.
좋은 밤 되세요~
 
모비 딕
허먼 멜빌 지음, 김석희 옮김 / 작가정신 / 2011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이슈메일 그 ‘추방자’ 그 ‘방랑자’ 가 정말 선원이었던가. 선원의 입으로 세상의 모든 것을 말한다. 사상가이고 철학자이고 학자이고 문학가이다.

그는 왜 고래를 빌렸을까. 그 차용한 고래를 잡으러 가는 그 선원으로 왜 이입했을까.

이 777분의 1 배당 밖에 받지 못하는 선원의 입에서 어디까지 나오는지 보자. 불완전으로 완전을 정의하는 그의 입에 나는 이미 두 손을 들었다. 

요조 앞의 퀴퀘드처럼.


인간사에서 완전해야 하는 일은 바로 그 이유 때문에 반드시 불완전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p255

인간사에서 완전해야 하는 일은 바로 그 이유 때문에 반드시 불완전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 P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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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조여정의 도련님 조여정, 이보영 낭독 오디오북 2
나쓰메 소세키 / 오디언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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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쓰메 소세키의 도련님은 나에게 오래된 책이다. 부천살 때 알라딘 서점에서 횡재라며 사서 꽂아 둔 것이 언제인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일본의 셰익스피어라는 나쓰메 소세키 대표작 도련님은 어떤 책일까? 그리 두껍지 않아 읽어볼 만도 한데, 일본 작가의 알 수 없는 여성관 때문인지 도련님이라는 말도 조금 거북 서러웠던지 손이 가질 않았다. 그러다 운전 중 '이야기책'을 오디오북으로 듣기로 했고 알라딘 오디오북을 막 시작했을 때 조여정님이 녹음한 도련님이 눈에 들어왔다. 총 3시가 26분 5초의 재생 시간이었다. 1.3 배속으로 들으니 2일 정도 출퇴근길에 모두 듣게 되었다.

조여정님의 조곤조곤하면서 이야기의 굴곡을 잘 타는 목소리로 낭독하는 오디오북을 듣는 것도 기분 좋았고, '도련님'의 담백한 이야기에 또 좋았다.

명문가였지만 자신의 집 가정부인 할머니뻘의 기요에게서 일찍 돌아가신 어머니의 사랑을 받은 도련님이 부임한 학교에서 속마음을 숨기고 야비하기까진 한 선생들과의 갈등을 겪고 다시 기요에게 돌아가는 과정의 서사는 담백했고 유머스럽기까지 했다. 아주 맑았다.

출근 전의 마음을 따뜻하게 데워주었고, 퇴근 후의 마음을 포근하게 진정시켜주었다. 이제 책을 읽어 볼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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