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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알약 티롤 - 제40회 샘터 동화상 당선작
박진희 지음, 이수현 그림 / 샘터사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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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알약 티롤

 

박진희 글, 이수현 그림

샘터

 

오늘 아침도 그냥 저냥 비슷한 밥을 먹고 집을 나섰습니다. 끊임없이 새로운 요리가 개발되곤 있다지만 제 식탁은 언제나 몇 가지 음식으로 꾸며집니다. 지겹습니다.

 

텔레비전 속에는 건강한 모델이 수 십 가지 영양소를 한 알에 담았다는 영양제를 먹고 공원을 달려가고 있습니다. 저녁메뉴로 고심하던 주부는 문득 이런 생각을 하고 맙니다. 이런 고민 따윈 하고 싶지 않으니 한 알이면 저녁도 다 해결되는 약이나 개발해주면 좋겠다고.

 

인류가 약 한 알로 밥을 대신하게 될 거란 오래된 예측이 동화가 되었습니다. 제 어린 시절에도 과학상상 글짓기나 그림에 단골로 등장했으니 그리 놀라온 소제는 아닙니다. 소제를 살리느냐 죽이느냐는 작가의 역량이겠죠.

 

작년 이맘때 즈음 샘터상 수상작으로 소개 된 이 동화를 읽었습니다. 제 지인이 알약을 소제로 한 동화를 창작하고 있었으니 더 관심이 갔습니다. 삽화가 들어간 단행본으로 다시 만난 이 책이 무척 반가웠습니다.

 

이 동화의 가장 큰 모티브는 티롤이라는 알약이 아니라 티롤이라는 알약이 통제하는 세상이었습니다. 작가 티롤 이외에는 선택할 수 없는 미래세상을 그려냈습니다.

 

언젠가 컴퓨터와 로봇이 발전하면 인류는 만화 속 주인공처럼 머리만 큰 형태로 진화하게 될 거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꼭 필요한 기능 이외에는 퇴화하는 거죠.

 

인류는 먹을 것을 구하려 노력하면서부터 눈부신 발전을 이루었습니다. 오죽하면 농사의 시작을 신석기 혁명이라 표현했을까요. 먹을 것을 구할 필요가 없는 인류는 더 발전할 수 있을까요? 혹은 먹을 것을 구하기 위해 써왔던 에너지로 서로를 헤치게 될까요?

 

늘 새로운 메뉴로 차려진다면 어떨까 상상해 봅니다. 처음에야 좋겠지만 곧 새로운 식재료에 질겁할게 될지도 모릅니다. 오늘은 원숭이 골 요리, 내일은 전갈튀김, 그 다음날은 애벌레 볶음이 올라온다면 늘 먹던 김치를 달라고 외치고 말겁니다.

 

이 책에 늘 우리 주변에 있는 밋밋한 것들의 가치를 되새기게 합니다. 풀 한 포기, 바람 한 조각도 수많은 도전을 이겨내고 살아남은 것들입니다. 이 세상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주인공들이죠. 그러니 늘 똑같은 밥상에 감사하면 살아야

겠습니다.

 

그나저나 이런 심각한 생각은 저만 하는 거겠죠. 8살 꼬맹이는 그저 재미있기만 하답니다. 동화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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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에는 어른이 될 줄 알았다 - 흔들리는 어른을 위한 단단한 심리학의 말
구마시로 도루 지음, 정혜주 옮김 / 샘터사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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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에는 어른이 될 줄 알았다

- 흔들리는 어른을 위한 단단한 심리학의 말

 

구마시로 도루 지음, 샘터, 2019

    

두 아이의 엄마가 되면서 나 혼자만 가속도가 붙어 흘러가는 시간의 파도에 휩쓸려 표류하고 있는 느낌이 든다. 준비도 되지 않았는데 눈 앞에 높인 문제는 점점 난이도가 높아진다. 차근차근 한 걸음씩 방향을 잡아가다가도 문득 불안감에 사로잡히며 자신감이 사라진다. 사춘기에 접어든 아이가 가끔 '엄마도 다른 어른이랑 똑같아'라고 대화를 거부할때면 엄마라는 역할이 버겁게 느껴진다. 나는 좋은 엄마, 좋은 어른이 될 수 있을까.

 

그런 나에게 저자는 이렇게 다독였다.

 

어차피 준비된 어른은 없어요. 어른이 되는 시기도 모양도 모두 다릅니다. 마흔쯤에는, 혹은 오십에는 진짜 '어른'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할 필요도 없습니다. 자신의 선택이 만들어낸 지금의 나를 힘껏 안아주고, 가끔 뒤를 돌아 가까운 이들과 함께 성장하는 기쁨을 나누다 보면 언젠가 우리는 모두 누군가에게는 '어른'이 됩니다.”

 

물론 일본 정신과 의사의 책이기에 제시된 모든 상황이 한국에 사는 나에게 딱 들어맞지는 않지만 사회적 환경을 제외하고 본다면 무척이나 위로가 되는 책이었다. 모난 자신을 다듬어가며 차근차근 물길을 잡아 나아가면 언젠가는 어른이라는 땅을 디딜 날도 오지 않겠는가.

 

요즘 위로가 주제인 에세이가 넘쳐난다. 이미 비슷한 류의 책을 답습한 사람들에게 조금은 식상한 느낌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모든 책이 내 마음에 파문을 일으키지는 않는다. 자신과 코드가 맞는 책을 만나야 책이 주는 위로를 누릴 수 있다.

 

하여 처음부터 모두 다 읽는 것도 괜찮겠지만 목차를 보고 마음이 가는데로 읽는 것도 추천한다. 그 챕터가 마음에 든다면 어느 새 완독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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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이 아닌 선택이 미래를 바꾼다 - 선택을 마주하는 우리의 자세 아우름 36
류대성 지음 / 샘터사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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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연이 아닌 선택이 미래를 바꾼다 >

 

류대성 지음, 샘터, 2019

 

 

다음 세대가 묻다.

"후회 없이 올바른 선택을 하는 방법은 없을까요?"

 

류대성이 답하다.

"인생에는 선택할 수 있는 것과 선택할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 바르게 선택하는 것만큼이나 선택 불가능한 것을 잘 받아들이는 일도 중요합니다."

 

제목과 표지의 수많은 문들이 선택에 관한 강렬한 문구를 떠올리게 만들었다.

 

"인생은 BD사이에 C로 이루어져 있다."

 

탄생(birth)과 죽음(Death) 사이에는 수많은 선택(choice)이 있다는 말이었다. 그렇다면 이 책은 어떻게 선택에 접급했을까.

 

10, 20, 30, 40, 50, 60, 나이에 따라 선택해야 하는 문제의 종류가 달라진다. 10대라면 공부와 놀이 사이에서 고민할 것이고 40대가 되면 자신의 정체성과 자녀문제로 고민할 시기이다. 저자는 인생의 시기별로 만나게 되는 문 앞에서 어떤 기준을 가지고 문을 열어야 하는지 조언하고 있다.

 

인생이 선택의 연속이라면 조금은 안심할 수 있다. 선택의 기회라도 주어지니 말이다. 하지만 가끔은 선택이 불가능한 상황도 있다. 예를들면 한국인, 여성, 경상도에서 태어나는 상황 같은 것 말이다. 또한 하나의 선택의 결과로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들도 있다. 한국 사회에서 결혼하면서 상대방의 부모님만 선택하지 않을 수 있을까.

 

비록 선택은 되돌릴 수 없지만 우리의 마음은 다잡을 수 있다. 이 또한 우리의 선택이다. 거부 혹은 수용, 수용의 방법에 따라 미래는 조금 달라질 수도 있다.

 

공부가 하기 싫은 10대도, 미래가 막막한 청년도, 모든 것이 덧없어지는 노년에게도 선택의 무게를 가볍게 해주는 책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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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마음속에는 저마다 숲이 있다 - 자연에서 배우는 삶의 지혜 아우름 35
황경택 지음 / 샘터사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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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마음속에는 저마다 숲이 있다

 

황경택 지음

 

최근에 읽은 아우름 시리즈 중에 가장 공감되었던 책이다. 물론 개인적인 취향이 잔뜩 가미된 평가이다.

 

나는 꽃가게를 하시는 부모님 덕분에 아스팔트 가득한 도심에서 흙냄새를 맡고 살았다. 대학교 때, 전공이 심지어 환경공학이다. (그 중에서도 생태학이 가장 재미있었다.) 길을 가다가 나무 본다고 걸음을 멈추기도 하고 숲 속에서 하루 종일 혼자 노는 것도 자신 있다. 베른트 하인리히의 <생명에서 생명으로>를 폭풍공감하며 읽었다.

 

이런 취향인 관계로 이 책이 더욱 좋았다.

 

하지만 취향과 별개로 숲과 자연은 언제나 좋은 스승이다. 자연의 법칙을 바라보면 인생사를 이해하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다. 베란다의 화분이 창을 향해 몸을 기울이는 것이나 사랑하는 사람의 말을 듣기 위해 몸을 기울이는 이치가 비슷하다. 필요하면 몸을 기울이게 된다. 아카시 나무는 언젠가 글을 적어야지 하고 아껴두었던 소재인데 여기에서도 소개되어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숲에서 살아가는 다양한 동식물의 생태와 사람의 삶을 빗대어 설명한다. 생택학 적인 지식과 삶에 대한 이해를 동시에 얻을 수 있는 책이었다. 다만 아이가 읽으면 지식이 신기할 것이고 어른이 읽으면 이치에 공감하게 될 것 같다.

 

황경택 저자의 안내를 따라 숲으로 여행을 떠나보면 어떨까. 그 곳에 지금 고민하고 있는 문제의 답이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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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면 나와 세상을 이해하게 됩니다 - 우리가 공부해야 하는 이유 아우름 34
이권우 지음 / 샘터사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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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면 나와 세상을 이해하게 됩니다

 

이권우 지음

 

다음 세대가 묻다.

늘 공부하며 살아야 하는 이유가 뭔가요?”

 

이관우가 답하다.

나만 잘사는 세계에서 벗어나 남의 고통을 이해하고 더불어 행복해질 수 있는 세계를 꿈꾸게 해주는 것이 공부이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살아가면서 딱 세 번 누군가에게 내 운명을 물어봤다. 처음은 친구가 추천한 타로 아저씨에게 다음은 아는 언니를 따라간 무속인에게 마지막으로 친구 개명을 해 준 타로 점술가가 괜찮은지 봐주러 갔다가 내 운명에 대해 들었다. 맞는 말도 있고 틀린 말도 있었다. 하지만 모두가 입을 모아 늦공부가 들었다고 계속 공부한다고 말했다.

 

그때는 공부가 너무 재미없었기에 웃어 버렸는데 아직도 매일 책을 잡고, 사람을 만나며 시름하는 내 모습을 보면 그들이 말한 내 운명이 죽을 때까지 학생으로 살게 된다는 말이었나 싶다. 다만 이것은 나에게만 해당하는 운명이 아니었다. 제사상에 오르는 지방을 읽어보면 사람 이름 끝에는 죽어서도 학생이라는 말이 붙으니 사람은 누구나 학생이란 운명을 타고 태어나는 셈이다.

 

하지만 사실 나이가 들면서 공부가 더 재미있어진다. (그러니 죽을 때까지 학생 팔자를 벗어나긴 힘들겠다.) 물론 이 공부가 책상머리에서 학창시절 배우던 공부와는 좀 다르다. 살면서 부족하다고 느껴서, 궁금하고 더 알고 싶어서 배우게 되는 공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끔 내 의지와 상관없이 공부를 해야 할 때도 있었다. 운명은 앞만 보고 가는 나의 발을 걸어 넘어뜨렸다. 그러면 나를 넘어뜨린 돌부리 앞에서 답을 찾아야 했다.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도무지 납득이 안 되지만 그 또한 시간이 지나면 꼭 필요한 공부였음을 알게 되었다. 적어도 내 고통만큼 남의 고통을 공감하는 능력은 얻었다. 역지사지가 사자성어가 아니라 내 삶에 녹아들었다.

 

몇 년 전 대한민국을 흔들었던 드라마 도깨비속 대사 한 마디를 인용하고 싶다.

 

신은 그저 질문하는 자일 뿐, 운명은 내가 던지는 질문이다. 답은 그대들이 찾아라.”

 

이권우 저자의 말도 이와 다르지 않다. 이 책은 수많은 시대, 수많은 사람들의 공부가 소개되어 있다. 결국 살면서 마주치는 질문을 푸는 동안 우리는 나와 타인의 삶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살아가는 모든 과정에서 애써 공부해야 삶이 풍성해진다는 말 같다.

 

다음 세대에서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어졌다.

 

책상머리를 벗어나면 더 재미있는 공부가 기다리고 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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