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터 - 휴먼 게임의 위기, 기후 변화와 레버리지
빌 맥키번 지음, 홍성완 옮김 / 생각이음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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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울한 미래를 그려낸 SF영화는 많이 봤어요.

하지만 그건 영화일 뿐이니까, 지금 내가 살고 있는 현실과는 무관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최근 기후 변화에 대해 이것은 단순한 기후 변화가 아니라 심각한 기후 위기라는 전문가의 경고를 듣고 깜짝 놀랐어요.


<폴터>는 미국 환경학자이자 세계 최고의 녹색저널리스트, 국제환경운동가 빌 맥키번의 책이에요.

저자는 인류가 경험하는 모든 것의 합이 휴먼 게임이라고 설명하고 있어요. 이 책에서는 이 게임의 위태로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어요. 지금의 문제는 인류가 생태를 파괴하고 기술적 자만심으로 실험을 하고 있다는 거예요. 여기서 게임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분명한 결과를 알지 못하기 때문이에요. 휴먼 게임은 규칙과 결말이 없어요. 하지만 여기에 반드시 수반돼야 하는 두 가지 논리가 있어요. 첫째는 계속해 나가는 것이고, 두 번째는 인간답게 유지하는 거예요.


기후 변화가 대중적 이슈가 된지 30년이 지났어요. 사실 지난 수십 년간 우리가 기후 문제에 직면할 것이고, 그 속도라면 1980년대에 가속화된다고 경고하는 산발적인 과학 보고서와 대통령 비망록이 있었다고 해요. 그러나 외면했던 거죠. 급기야 지구온난화를 거짓말로 치부하는 트럼프 대통령까지, 지난 30년 간 그런 거짓말 속에서 살아왔던 거예요. 물론 논쟁의 양측은 처음부터 답을 알고 있었어요. 

저자는 지구 온난화는 너무나 과도한 레버리지의 완벽한 사례라고 이야기해요. 레이건 집권 시기부터 이념적 권력을 쟁취한 많은 사람들이 석유 및 가스 산업과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었던 거죠. 다시 말하지만 거짓말을 했던 사람들은 자신들이 거짓말을 했다는 것을 알았어요. 이념이 사리사욕과 완벽하게 혼합된 결과였던 거죠. 기후 변화에 대한 해결책이 없는 이유를 다수인 일반인들의 탐욕보다는 에너지 사슬 맨 위에 있는, 소수 권력층의 탐욕과 관련 있다는 것. 만약 누군가를 도덕적으로 개선하길 원한다면 거기가 출발점이 될 거라는 것.

이 책을 읽으면 어떻게 지금의 상황에 이르렀는지를 이해할 수 있어요. 책의 상당 부분이 지구 온난화라는 재앙과 유례없는 불평등 수준이 만들어낸 큰 해악들을 보여주고 있어요. 중요한 것은 이런 문제를 어떻게 다룰 것인지를 토론하는 거예요. 저자는 실날 같은 가능성을 이야기하고자 이 책을 썼다고 볼 수 있어요. 우리가 함께 행동해서 놀랄만한 일을 해낼 수 있다는 가정을 해보는 거예요. 권력을 가진 무모한 자들에게 맞설 수 있는 도구는 비폭력적인 인간 연대라는 거예요. 휴먼 게임이 끝나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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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스와 바이러스 대소동
그웬 로우 지음, 김송이 옮김 / 위니더북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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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나, 정말 끔찍하네요.

누구 이야기냐고요?

그 주인공은 바로 앨리스 덴트예요. 앨리스의 엄마 아빠는 결벽증이라고 할 정도로 깔끔한 분들이에요. 엄마는 청결에 집착하고, 아빠는 법과 질서를 지키는 데 열심이에요. 아빠는 무엇이든 정돈된 모습을 좋아해요. 또한 어린애들은 지저분한 존재라고 생각하는 분들이에요. 그러니 덴트 부부에게 아이가 생긴 건 최악의 사건이었대요. 헉, 너무해...

앨리스도 이 사실을 알고 있지만 그다지 기쁜 일이 아니니까 너무 신경쓰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지금 앨리스는 겁에 질려 있어요. 왜냐하면 감기에 걸렸기 때문이에요. 

재채기라도 하면 난리가 나요. 세균덩어리라고요. 와, 이건 마치 감기 걸린 앨리스가 세균덩어리 취급을 받는 것 같아요. 실제로 감기에 걸릴 때마다 앨리스는 방에 갇혀 있어야 해요. 의사 선생님이 직접 집으로 오셔서 진료해주시거든요. 나흘이 지났어요. 아직도 콧물이 나서 코를 훌쩍여야 하지만 의사 선생님 걱정처럼 킥킥대지는 않아요. 방에 계속 갇힌 채로 있으니 답답해서 소리라도 빽 지르고 싶을 지경이에요.

앗, 앨리스 집 앞에 경찰차 다섯 대가 도착하더니, 덩치 큰 남자 여덟 명이 내렸어요. 그들은 모두 번쩍이는 은색 보호복을 입고 마스크 낀 상태였는데 네 명은 몽둥이를 들고 있고, 다른 두 명은 기다랗고 투명한 상자를 들고 있었어요. 사람이 들어갈 만한 크기였어요.  그 중 한 명이 현관문을 두드렸어요.

"덴트 씨? 미안하지만 문제가 있습니다."

"누구시죠? 무슨일로 오셨습니까?"

"임무를 완수하러 왔습니다. 앨리스 양을 데려가겠습니다."  (17p)

이럴 수가!

앨리스를 데려가려는 남자들 중에 그 사람이 보였어요. 세균이랑 웃음을 금지하는 법을 만들었다는 새 장관.

너무나 놀란 앨리스는 도망쳤어요. 그러다가 경찰에게 붙잡혔고, 최근에 만든 '더럽고 때 묻은 아이들' 관련 법에 따라 '트리톤 멜' 학교로 끌려갔어요. 

새 장관 때문에 변해버린 세상, 점점 무서워지네요.  앨리스는 트리톤 멜 학교에서 무사히 탈출할 수 있을까요?


처음엔 무서운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반전이 있어요.

앨리스가 걸린 감기는 평범한 감기가 아니었어요. 스노틀 웃음 바이러스로 인한 감기였어요. 이른바 파이러스라고 부른대요.

증상은 감기로 시작하는데, 아이와 어른의 증상이 다르게 나타난대요. 어른들은 곧바로 행복해지고, 어떤 사람은 온종일 웃으며 희한한 행동을 한대요. 아이들은 웃음이 그치지 않는대요. 가끔은 웃느라 숨도 못 쉴 지경이래요. 점점 퍼져나가는 파이러스처럼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펼져지네요.


우리의 현실은 코로나19 팬데믹이지만, 이 책 덕분에 신기한 파이러스가 퍼진 세상을 경험했네요.

힘든 요즘, 모두에게 웃음 바이러스가 퍼졌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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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의 힘 (리커버 에디션) - 최상의 리듬을 찾는 내 안의 새로운 변화 그림의 힘 시리즈 1
김선현 지음 / 8.0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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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선한 바람이 불어오고 파란 하늘이 드넓게 펼쳐진 요즘,

올해도 가을이 찾아왔네요.

그러나 마음껏 가을을 느끼기엔 너무나 어려운 것 같아요.

2020년은 어떻게 시간이 흘러갔는지, 정말 모르겠어요. 하루하루가 고비였던 모두에게 힘든 시기였던 것 같아요.

문제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것.

그래서인지 마음이 아프다는 사람들이 늘어가는 것 같아요.

어떻게 아픈 마음을 치유해야 할까요?


<그림의 힘> 리커버 에디션이 출간되어서 정말 좋았어요.

한참 전에 읽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그때부터였던 것 같아요. 그림의 힘을 믿게 된 것이, 아니 믿는다는 표현보다는 느꼈다는 게 더 맞을 것 같네요.

누구나 레몬을 보면 입 안에 침이 고이듯이, 좋은 그림은 우리에게 긍정의 에너지를 전해주거든요. 물론 장담할 수는 없어요. 

정말 그림을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치유가 되는지 그 효과는, 각자 확인할 일이에요.

이 책은 그저 보여줄 뿐이에요.

사람들이 삶에서 가장 스트레스를 받는 동시에 가장 향상시키고픈 다섯 가지 영역으로 나누어 작품들을 소개하고 있어요.

Work 일  ▷ Relationship 사람관계  ▷ Money 부와 재물  ▷ Time 시간관리  ▷ Myself 나 자신

또한 각 작품마다 짧은 이야기를 곁들여 들려주고 있어요. 아무런 설명 없이 그림만 보여주는 것보다는 어떻게 그림을 바라보면 좋을지, 약간의 안내를 해주는 게 더 낫겠죠?

그 이야기는 작품에 대한 해설이나 감상평이 아니에요. 그림을 보고 느껴지는 감정과 마음에 대해 말해주는 거예요.

일종의 그림 대화라고 볼 수 있어요.

저는 그랬거든요. 이 책 속의 그림을 보며 글을 읽으면 누군가 다정하게 말을 건네는 느낌이었어요.

무엇보다도 편안한 마음으로 이 책을 펼쳐 본다면 수많은 그림들 속에서 자신의 마음을 비추는 그림을 발견하게 될 거예요. 부디 그랬으면...

어쩌면 <그림의 힘>은 있는 그대로,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기회가 될지도 모르겠네요.

이상하게 내 마음인데도 그 마음을 모를 때가 더 많거든요. 애써 보려 하지 않으면 영영 못 볼 수도 있어요.

우리의 얼굴을 우리 눈으로 보려면 거울이 필요하듯이, 마음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그림을 통해 마음을 들여다보면 어떨까요?



♣ 휴식이 되어줄 수 있는 관계 

 =  마커스 스톤 Marcus Stone  <훔친 키스 A Stolen Kiss> 


지친 듯 피곤한 듯 달려온 그대는 거울에 비추어진 내 모습 같았소.

바람 부는 비탈에서 마주친 그대는 평온한 휴식을 줄 것만 같았지.

  - <그대> , 이연실· 김영균 노래 ㅣ 유수태 작곡


노래 속 여성은 나름의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열심히 일하고 살았습니다.

딱히 죽고 싶단 생각이 드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가끔은 인생에 너무 지칠 때가 있습니다.

다가온 남성은 그걸 모두 받아줄 수 있는 사람입니다. 

'너의 지친 모습이 예전의 나의 모습과 같구나. 너의 모습을 충분히 이해해. 나도 힘들었지만 이제 그 시기를 지났으니, 너를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 있어.'

...

그런 점에서 이 그림은 휴식이 되어줄 수 있는 관계를 보여줍니다.

왼쪽 석상을 통해 신이 이들을 보고 있다는 종교적 관점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성이 의자라는 휴식공간에 지쳐 잠든 순간에, 신이 아닌 인간이 다가와 잠을 방해하지 않고 숨소리를 듣는다는 행위 자체가 참 예쁩니다.

눈앞의 현상이 아니라 이면의 지친 모습을 보는 사람.

이 피곤한 인생을 깨우지 않고 지켜봐주는 한 사람.

그런 사랑 덕분에, 여성은 지금 당장 피곤해도 인생의 큰 측면에서 무르익은 가을을 누리고 있습니다. 레이스가 달린 예쁜 옷을 입고, 햇살이 내려앉은 쉼터에서요.  

        (144-14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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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 김소월 등단 100주년 기념 시그림집
김소월 지음, 홍용희 엮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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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7일, 구글 홈페이지 로고가 특별했어요.

바로 시인 김소월의 탄생 118주년을 맞아 일러스트로 시인의 모습을 만날 수 있었거든요.

이는 구글이 세계의 명절, 기념일, 또는 유명 예술가, 탐험가, 과학자의 생애를 기념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홈페이지 메인 로고를 바꿔놓는 '구글 두들'의 일환이라고 해요.

그동안 별 관심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김소월 시인의 특별로고라서 한참을 바라보았네요.

우리가 사랑하는 시인 김소월.

잊고 있던 시인을 떠올리면서 아름다운 시들이 읽고 싶어졌어요.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는 김소월 등단 100주년 기념 시그림집이에요.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1925년 중앙서림에서 펴낸 『진달래꽃』 초판본과 1941년 박문서관에서 펴낸 재판본 『소월시초』(김억 편), 『문학사상』1977년 11월호(통권 62호)에 수록된 시 원문을 그대로 실었기 때문이에요. 단 띄어쓰기는 읽기 편하게 현대어 표준맞춤법에 맞추어 고쳤다고 해요.

실제로 원문 시를 읽는 건 처음인 것 같아요. 한글표기가 낯설다 보니, 시를 읽는 자체가 수월하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오히려 낯선 표기 덕분에 한 글자 한 글자, 정성껏 읽게 된 것 같아요. 일제강점기에 우리말과 글은 독립운동의 힘이었으니... 한글을 목숨처럼 지켜려 했던 수많은 분들... 김소월 시인의 시를 읽으면서 그 간절한 마음을 떠올렸어요. 

그리고 소리내어 낭독하였더니, 새로운 느낌이었어요. 시가 가진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어서 정말 좋았어요.


아름다운 시와 그림이 어우러져, 참으로 멋진 시그림집이 완성된 것 같아요.

김소월 시인의 작품 중 100편을 뽑아 엮은 시선집이며, 김소월 등단 100주년을 기념한 책이라서 더욱 의미 있는 것 같아요.

이 책의 제목이 된 "예전에 미처 몰랐어요"처럼, 그전에는 몰랐던 원문 시가 주는 깊은 감동을 느꼈네요.

가을이라 가을바람이 솔솔 부는 요즘, 김소월 시인의 시뿐 아니라 시 자체를 음미하기에 딱 좋은 계절이네요.

힘들고 어려웠던 시기에 민족의 아픔을 위로했던 시.

어쩌면 지금 우리에겐 시가 필요한 때이지 않나...



1902년 9월 7일(음력 8월 6일) 평안북도 구성에서 출생했어요.

1920년 동인지 《창조》5호에 처음으로 시를 발표하며 문단에 데뷔했어요.

1925년에는 생전에 낸 유일한 시집 《진달래꽃》을 발간했어요.

1934년 12월 23일 향후 33세 세상을 떠났어요.



예전엔 밋처 몰낫서요


봄가을 업시 밤마다 돗는 날도

「예젼엔 밋처 몰낫서요. 


이럿케 사뭇차게 그려울 줄도

「예젼엔 밋처 몰낫서요.」


달이 암만 밝아도 쳐다볼 줄을

「예젼엔 밋처 몰낫서요.」


이제금 져 달이 서름인 줄은

「예젼엔 밋처 몰낫서요.」

          (3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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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시대, 진실과 반전의 역사 - 유물과 유적으로 매 순간 다시 쓰는 다이나믹 한국 고대사 서가명강 시리즈 12
권오영 지음 / 21세기북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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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고대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 책은 서가명강 시리즈 열두 번째로, 역사학자 권오영 교수님의 한국 고대사 연구 과정을 담고 있어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한국 고대사는 교과서에서 배운 내용이 전부일 거예요. 문헌 자료를 통해 밝혀진 역사적 사실들.

그런데 고고학적 실물자료 없이 정치적인 의도로 작성된 당시의 문헌 자료로만 역사 연구를 시도하는 건 엄청난 왜곡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해요.

역사 왜곡이 가장 심하게 일어난 때가 바로 일제강점기에 이루어진 가야사 분야라고 해요.

『삼국유사』「가락국기」에 아주 조금 언급된 내용을 제외하면 가야에 관한 국내외 문헌 자료가 거의 없어서, 일제 관학자들이 취약한 부분을 비집고 들어와 역사를 심하게 왜곡했고, 그때 만들어진 논리가 임나일본부설이에요. 임나는 가야를 지칭하는 여러 이름 중 하나로, 임나일본부설이란 일본의 야마토 왕권이 3세기 혹은 4세기 무렵 가야지역에 직접 통치기구를 두고 백제와 신라를 간접 통치했다는 주장이에요. 이런 논리를 바탕으로 근대에 한반도를 식민통치한 것을 합리화한 거예요. 

20세기 전반 군국주의 일본은 『일본서기』에 기초해 임나일본부설을 강요했으며, 식민지 조선의 학생들에게 왜곡된 학설을 주입했어요. 패전 이후 『일본서기』의 사료적 가치를 의심하는 연구 성과가 연속적으로 발표되자 일본학자들은 다른 나라의 자료를 사용하기 시작했어요. 반면 우리는 삼국시대에 작성된 사서들이 대부분 불타거나 실종되었으니, 일본의 역사 왜곡을 반박할 논거가 부족했어요.

다행히도 땅 속에서 임나일본부설의 왜곡을 종결시킬 보물들이 발견됏어요.

김해 대성동 고분군에서 금관가야의 유물들이 많이 출토되었어요. 대표적인 예로 철제 비늘 갑옷을 들 수 있는데, 이는 같은 시기 일본의 것을 압도할 정도의 기술력을 보여주는 유물들이에요. 결론적으로 철제 갑옷, 마구, 무기 제조술에서 나타난 우열의 차이를 감안한다면 왜가 군사적 우위로 가야를 지배했다는 임나일본부설은 도저히 성립할 수 없어요. 이처럼 문헌 자료가 부족하거나 심하게 왜곡된 한일관계, 가야사를 바로잡은 일등공신은 가야 고분 조사에 몸바친 젊은 고고학자들이라고 해요.

저자는 한국에서 고대사를 연구하는 사람들이 외부적으로 싸워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어요.


고대사 연구의 기본 원칙은 객관적 자료에 기초한 합리적 추론이라고 해요. 즉 땅 속에 숨어 있는 유물과 유적들은 우리의 보물인 동시에 우리의 고대사를 증명하는 객관적 자료인 거예요. 그래서 저자는 이제 역사를 새롭게 바라봐야 할 때라고 말하고 있어요. 그동안 수많은 고대사 연구자들이 나름대로 헌신적인 연구를 추진해왔으나 대중들에게 충분히 전달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역사학자로서 책임감을 느꼈기 때문에 이 책을 집필했다고 해요.

한국 고대사 연구 중에서 삼국 시대에 집중하여 유물이나 유적이 발굴될 때마다 반전이 일어난 연구 내용을 소개하고 있어요.

저자의 말처럼 새로운 자료를 활용한 역사의 복원이 활발히 이루어져야 하며, 역사학 고유의 방법을 고집하기 보다는 인접 학문의 방법론을 활용한 융복합적 연구가 필요하고, 또한 한반도를 넘어 세계사적 보편성과 비교하며 폭넓은 연구가 절실한 시점인 것 같아요.

대중의 입장에서는 한국 고대사에 대해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학교에서 배우는 역사 정규과목 이외에도 새로운 연구 내용들을 지속적으로 접할 수 있다면 미래의 역사학자를 꿈꾸는 학생들이 더 많아지지 않을까요. 이미 일반인들이 참여할 수 있는 발굴 체험 프로그램이 있다고 하니, 찾아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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