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사업가 김대중 2 - 이름을 건 약속
스튜디오 질풍 지음 / 그린하우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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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전 대통령의 청년 시절을 그린 장편만화 2권.

목포에서 은행 지점장과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누는 장면으로 시작하고 있어요.


"자네는 이 전쟁이 어떻게 끝날 것 같나?"

"그, 그게..."

...

"일본이 밀리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본이... 밀리고 있다? 해군이 매일같이 승전보를 올리는데 그게 무슨 말인가?"

"태평양 전쟁의 전선이 오키나와까지 밀려왔다는 것은 곧 일본 본토가 전선이 될 것임을 의미합니다. 

일본이 전쟁에서 이기고 있다면 전선이 이미 호주로 밀려났겠죠.

물론 어디까지나 제 생각입니다만... (꿀꺽)"

"푸하하하  역시! 역시! 자네 말이 맞네!

라디오에서는 일본이 승리하고 있다고 선전하고 있지만...

큭 큭 큭  결국... 일본은 패전국이 될 걸세!"

"죄, 죄송합니다."

"자네가 죄송할 게 뭐 있나. 맞는 말을 했을 뿐이야."  (12-19p)


2020년 지금, 일본의 상황을 떠올리니 이 장면이 굉장히 의미심장하게 느껴졌어요.

그 와중에 청년 김대중의 올곧은 면이 인상적이었어요. 

일본인들에게 부당한 대우를 당하고, 횡령이라는 억울한 누명까지 쓰게 된 김대중은, 과연 이 위기를 어떻게 이겨낼까요?

그것이 이 책의 관점 포인트네요. 

일제강점기에 일본인이 조선인을 괴롭히는 건 당연할 수 있어요. 하지만 일본인보다 더 잔인하게 혹독하게 독립운동가들을 고문하고, 핍박했던 조선인들이 있었어요. 친일반민족행위자.

그들은 해방된 조국에서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고, 오히려 돈과 권력을 누리며 살아 왔다는 것.

반면 독립운동가들은 오로지 조국을 위해 싸웠으나 온갖 고문과 핍박을 받으며 비참한 최후를 맞아야 했어요.

이 책에서는 청년 김대중이라는 인물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암울했던 시대상이 배경으로 등장하고 있어요. 처음에는 청년사업가라는 호칭이 낯설었는데, 그가 어떻게 사업가로 성장하게 되었는가 그 연유를 알게 되니 모든 게 이해가 되었어요.

일본인들이 아무리 괴롭혀도 버텨낼 수 있었던 힘. 

그러니까 사업가가 된 것은 시련을 극복해낸 결과일 뿐인 거죠. 


"그려! 함, 해보자!"

"그려! 까짓거!"

"우린 아직 젊잖여~"

"한번 부딪쳐보자고~!"  (246p)  


어떤 시대를 살아가든 누구나 시련을 겪기 마련이지요.

특히 올해는 전 세계가 코로나 팬데믹으로 너무나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어요. 누가 감히 누구를 위로하고 격려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겪고 있어요. 그러니 더욱 각자 스스로 극복하려는 의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 책을 통해서 그 의지를 배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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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사업가 김대중 1 - 섬마을 소년
스튜디오 질풍 지음 / 그린하우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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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 김대중 대통령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거예요.

그러나 정치인이 아닌 인간 김대중에 대해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거예요.

저 역시 그랬어요.

<청년 사업가 김대중>이라는 제목부터 낯설었어요. 사업가라는 수식어를 붙이니, 우리가 전혀 모르는 사람을 이야기하는 것 같았어요.

책 띠지에 '김대중 前 대통령의 청년 시절을 그린 장편만화'라는 문구가 없었다면 동명이인이라고 생각했을 거예요.

이 책을 만든 (주) 스튜디오 질풍 대표이사 이호 님이 김대중 대통령의 일생 중에서 청년 시절을 선택한 이유는 다음과 같아요.


"진보와 보수의 갈등과 반목이 첨예한 상황에서 자칫 정치적 이슈에 휘말리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들기도 했다.

정치인으로서 김대중 대통령이 남긴 위대한 업적과 삶을 따라가는 웹툰을 만들면 사람들에게 김대중 대통령의 찬양가를 만들었다는 비난을 받을까 두려웠다.

수많은 고민과 논의 끝에 정치계에 입문하기 전, 김대중 대통령이 가장 순수했고 패기 넘쳤던 청년 시절 사업가 이야기를 다루기로 했다.

... 정치인 김대중이 아닌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은 한 인간 김대중을 보여주는 기회가 되기 바란다."   


무엇을 고민했는지 알 것 같아서, 처음엔 속상했지만 책을 읽고나서는 마음이 달라졌어요.

어쩌면 그동안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청년 시절 이야기를 알게 되어 더욱 의미가 있었던 것 같아요.

중요한 건 이 책이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거예요. 청년 시절의 김대중 이야기를 읽고나니, 그 다음 이야기가 꼭 시리즈로 나오기를 원하고 있어요.


1권에서는 전남 신안에서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섬마을 소년이 목포에서 목포제일공립보통학교를 다니던 시절 이야기가 나와요.

학교에서 조선어 수업이 폐지된다는 선생님이 말씀이 나와서 깜짝 놀랐어요. 1925년생, 아하 일제강점기...

은행 지점장과 독대하는 장면은 정말 멋졌어요. 역시 뭐가 달라도 다르네요. 어느 정도 허구를 가미했다고 쳐도, 사실을 기반한 내용이라는 점에서 성품과 기질을 엿볼 수 있었어요.



"노벨평화상 수상자 김대중 대통령"

모두가 아는 사실이잖아요. 그러니 수상 이유라고 할 수 있는 업적에 대해 책을 만드는 건 당연하다고 볼 수 있어요.

하지만 놀랍게도 우리 사회는 여전히 상식 밖의 일들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에 정신을 똑바로 차리지 않으면 가짜에 휘둘릴 수도 있어요.

이명박 정부 시절 국정원이 보수단체를 내세워 노르웨이 노벨위원회에 김대중 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을 취소해달라고 청원할 계획을 세웠던 사실이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났어요. 이 책을 읽고나서, 2000년 12월 10일 노르웨이 오슬로 시청에서 열린 노벨평화상 시상식에서 수상 연설하는 장면을 찾아 봤어요. 

벌써 노벨평화상 수상 20주년이 되었네요.  2009년 8월 18일, 서거한지 11년이 지났어요. 

이제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업적을 제대로 찬양해도 되지 않을까요. 존경 받아 마땅한 분이므로.


"... 저는 한국에서 민주주의와 인권, 민족의 통일을 위해 기꺼이 희생한 수많은 동지들과 국민들을 생각할 때 오늘의 영광은 제가 차지할 것이 아니라 그분들에게 바쳐져야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국민의 민주화, 남북화해를 위한 노력을 아낌없이 지원해 주신 모든 나라와 벗들에게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오늘 이 노벨평화상을 저에게 주신 이유 중 하나는 지난 6월 남북 정상회담과 그 이후에 전개되고 있는 남북 화해, 협력 과정에 대한 평가라고 알고 있습니다.

노벨위원회가 긍정적으로 평가해 준 최근의 남북관계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2000년 6월 15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북한에 갈 때 여러 가지 걱정이 많았지만 오직 민족의 화해와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일념으로 출발했던 것입니다. 

... 마지막으로 제 개인에 대해 말씀드릴 것을 허락해 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독재자들에 의해서 일생에 다섯 번에 걸쳐서 죽을 고비를 겪어야 했습니다.

6년의 감옥살이를 했고 40년을 연금과 망명과 감시 속에서 살아왔습니다. 제가 이러한 시련을 이겨내는 데에는 우리 국민과 세계의 민주인사들의 성원의 힘이 컸다는 것은 이미 말씀 드렸습니다. 동시에 제 개인적인 이유도 있습니다. 첫째 저는 하느님이 언제나 저와 함께 계신다는 믿음 속에 살아오고 있으며 저는 이를 실제로 체험했습니다. 

1973년 일본 도쿄에서 망명생활 당시 한국 군사정부의 정보기관에 의해 납치되었습니다. 전 세계가 이 긴급뉴스에 경악하였습니다. 한국의 정보기관원들이 저를 일본 해안에 정박해 있던 그들의 공작선으로 끌고 가서 전신을 결박하고 눈과 입을 막았습니다. 저를 바다에 던져 수장하려 했던 것입니다. 그때 저의 머릿속에 예수님이 선명하게 나타났습니다. 저는 예수님을 붙잡고 살려 줄 것을 호소했습니다. 바로 그 순간 저를 구원하는 비행기가 와서 죽음의 찰나에서 구출됐습니다. 또 하나 저는 역사에 대한 믿음으로 죽음의 위협을 이겨 왔습니다. 1980년 군사정권에 의해 사형 언도를 받고 감옥에서 집행을 기다릴 때 죽음의 공포에 떨 때가 자주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를 극복하고 마음의 안정을 얻는 데는 '정의필승'이라는 역사적 사실에 대한 확신이 크게 도움이 되었습니다. 모든 나라 모든 시대에 있어서 국민과 세상을 위해 정의롭게 살고 헌신한 사람은 비록 당대에는 성공하지 못하고 비참하게 최후를 맞이하더라도 역사 속에서 승자가 되어 부활한다는 것을 저는 수없는 역사적 사실 속에서 보았습니다. 

그러나 불의한 승자들은 비록 당대에는 성공하더라도 후세 역사의 준엄한 심판 속에서 부끄러운 패자가 되고 말았다는 것도 읽을 수 있었습니다. 거기에는 예외가 없었습니다. 노벨상은 영광인 동시에 무한한 책임의 시작입니다. 

저는 역사상의 위대한 승자들이 가르치고 알프레드 노벨 경이 우리에게 바라는 대로 나머지 인생을 바쳐 한국과 세계의 인권과 평화, 우리 민족의 화해, 협력을 위해 노력할 것임을 맹세하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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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프지 않게 슬픔을 이야기하는 법
마실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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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이야기 속에서 숨겨두었던 나를 보고야 말았네요.

<슬프지 않게 슬픔을 이야기하는 법>은 마실 님의 에세이예요.

다음웹툰 작가 '아실'님이 '마실'이라는 이름으로 자신이 살아 온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어요.

왠지 사춘기 시절에 썼던 비밀 일기장을 몰래 꺼내보는 느낌이었어요.

가난했던 어린 시절을 거쳐 성인이 될 때까지 모두18번의 이사를 했다고.

17번과 18번 사이 삼 남매가 모두 독립하면서 현재 본가에는 부모님 두 분만 남게 되었다고.

그 본가는 여전히 월세집. 각자 떨어져 살게 되면서 아빠는 '가족 모임 정례화'를 선언했고, 매달 가족 모임이 시작되었다고.

문제는 돈. 가족 모임의 비용은 아빠가 쏘겠다고 호언장담했지만 가장의 품위는 맛도 있고 가격도 저렴한 가성비 맛집 덕택에 유지되었다고.

사는 게 다 그렇지 뭐, 라며 읽어가다가 왈칵 눈물이 났던 장면이 있어요. 부모님과 함께 남이섬에 놀러 갔다가 돌아온 저녁에 햄버거 가게에서 있었던 일.


"각자도생이 생활신조인 우린 당일치기 여행도 철저하게 예산을 나눴다.

식비는 나, 교통비는 아빠, 입장료는 엄마.

저녁 식사는 일정에 없었기에 으레 그래 왔듯 더치페이를 하려는 모양이었다.

큰돈도 아니니 그냥 내가 사겠노라 했다.

부모님은 10만 원 넘는 한정식을 대접받은 것처럼 고마워했다.

뭐가 그리 고맙냐고 물으니 그냥, 다, 고맙다고 했다.

같이 놀아줘서 고맙고, 기차를 예매해줘서 고맙고, 사진을 찍어줘서 고맙고,

날씨가 좋아서 고맙고, 그냥, 다, 고맙다고 했다.

그 말에 안 그래도 퍽퍽한 감자튀김이 목에 퍽 걸린 것만 같았다.

...

부모님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자식 눈치 보는 중년이 되었다.

그러나 무게가 바뀐 것일 뿐 중심이 바뀐 건 아니었다. 

누가 더 무거운지 누가 더 앞장서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 중심엔 '우리'가 있으니까.

그러니까 나는 아빠가 더는 자식이 이끄는 삶을 부끄러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부모를 이끌만큼 번듯하게 잘 자란 자식을, 그리고 그 자식을 키운 당신을

자랑스러워했으면 좋겠다. 그렇게 우리가 더 견고해졌으면 좋겠다."   (53-55p)


슬프지 않게 슬픔을 이야기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슬픔의 크기보다 내 마음이 더 커지면 돼요. 시간이 지난다고 슬픔이 사라지는 건 아니라고, 그래서 우리는 마음을 더 키울 수밖에 없다고.

제 말이 아니라 어떤 영화 속에서 선생님이 제자를 위로하면서 했던 대사였어요.

그 말이 어찌나 마음을 울리던지, 영화 제목이나 줄거리는 다 잊었는데 그 말이 그대로 마음에 콕 박혀버렸어요.

담백하고 솔직한 마실 님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그 대사가 딱 떠올랐어요. 마실 님은 슬픔보다 더 커다란 마음을 가진 어른이 된 것 같아요. 그리고 가장 소중한, 가족이라는 '우리' 편이 있어서 더욱 굳건해진 것 같아요. 지난 과거가 아프고 슬펐던 사람들에게, 마실 님의 이야기는 따뜻한 포옹이 될 것 같네요. 꼬옥 안아주며 토닥토닥~

 

"난 네 그릇이 정말 크다고 생각했어. 장독대 같달까."  (13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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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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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청.이.

당신은 멍청이인가요?

워~워~ 화내지 마세요. 멍청이라고 말한 게 아니라 맞느냐고 확인하는 거예요.

안타깝게도 바로 화를 냈다면, 훨씬 그럴 가능성이 높아졌네요.

착각하지 말아야 할 게 있어요.

지금 질문을 던진 사람과 대답하는 사람은 동일 인물이에요.

누구냐고요? 바로 나!


<심판>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작이자 두 번째 희곡 작품이에요.

원제는 "천국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고 하네요. 프랑스에서 2015년 출간되어, 2017년, 2018년, 2019년 세 차례 무대에 올려졌다는군요.

줄거리는 단순해요. 주인공 아나톨 피숑은 폐암 환자로 수술을 받다가 사망했으나 자신이 죽은 줄 모르고 있어요. 천국 어디쯤에서 깨어난 걸 성공적인 수술 결과로 착각하고 있어요. 천국에서 만난 변호사 카롤린, 검사 베르트랑, 판사 가브리엘을 통해 아나톨은 지난 생에 대한 심판을 받는 거예요.

아마 이 희곡을 읽는 우리나라 사람은 영화 <신과 함께>를 자연스럽게 떠올리지 않을까요. 죽음 이후 세계에서 심판을 받는다는 설정이 전혀 낯설지 않아요. 오히려 안심이 되는 것 같아요. 비록 상상일뿐이지만 죽음이 끝이 아니라서 정말 다행인 것 같아요. 영화 <신과 함께>가 진지한 버전이라면, 희곡 <심판>은 다소 유머가 섞인 유쾌한 버전이네요.


아나톨 피숑은 매우 억울한 죽음을 맞이했지만 - 세상에 성공적인 죽음이란 게 있을까요? - 천국에서 심판을 받으면서 자신이 어떤 인간이었으며, 어떤 삶을 살았는지를 정확하게 알게 됐어요. 와, 미리 알았다면 더 잘 살았을 텐데, 라고 후회하는 건 미련한 짓이죠. 암요, 이 글을 읽는 사람은 살아 있는 거 맞죠?  살아 있을 때 잘 살자는 얘기예요. 이토록 구구절절 알려주는데도 못 알아 듣는다면... 에헴... 에헴

천국의 검사 베르트랑이 자주 하는 말이 '멍청이'예요. 대놓고 아나톨을 멍청이 취급해요. 멍청이들을 경멸한다는 베르트랑의 냉소적인 말과 태도가 거슬리지만, 따지고 보면 틀린 말은 아니에요. 다만 베르트랑은 본인이 멍청이일 수도 있다는 걸 모르는 것 같아요. 


베르트랑   진실을 들려주면 못 견디는 거, 이게 바로 멍청이들의 근본 특성이지. 자기 자신에 관한 것이면 오죽하겠어.

진실을 알려 주면 알려 준 사람을 원망하면서, 마음에 담아 두고 절대 잊지 않아. 그래서 멍청이들과 얘기하는 방법은 단 한 가지뿐이야......


카롤린   에헴...... 에헴......


베르트랑    칭찬. 멍청이들은 칭찬이라면 죽고 못 살아.  이게 그들의 두 번째 특성이지. 칭찬을 듣는 순간 상대를 좋아하게 돼.


카롤린    피숑은 멍청이가 아니야. 인간적인 면모를 갖춘, 예민하고 감수성 풍부한 사람이야.


베르트랑    멋지다고 얘기해 주면 틀림없이 금세 날 좋아하게 될 걸.     (40p)


인간이 사는 세계는 불공평해요.  거의 유일하게 평등한 건 누구나 죽는다는 사실일 것 같네요. 

당신이라면, 주인공 아나톨 피숑의 입장에서 생각해볼 수 있어요. 미리 맛보는 천국의 맛?

천국에서 베르트랑을 만난다면 그의 조롱거리가 되지 않을 자신이 있나요? 

이 책을 읽게 된다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이미 많은 선택을 하고 있을 거예요. 마치 시나리오 작가처럼.

앞으로도 계속 될 이야기일 것 같네요. 나를 비롯한 수많은 멍청이들을 위하여~

천국의 인사법대로 마무리하고 싶네요.

<다시 만나요.> (21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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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나는 베이비돌 리페인팅 - 귀엽고 사랑스럽게 그려내다
정소민(코튼) 지음 / 42미디어콘텐츠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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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세상에 하나뿐인 인형을 갖고 싶다면?

직접 제작하거나 제작 의뢰를 해야겠지요.

그리고 또 하나의 방법이 있어요. 바로 리페인팅!

<처음 만나는 베이비돌 리페인팅>은 베이비돌 리페인팅 방법을 소개한 책이에요.

우선 리페인팅이란 무엇일까요. 말 그대로 새롭게 칠하는 것을 의미해요.

기존에 있는 인형의 메이크업을 지우고, 원하는 색깔로 다시 칠하는 거예요. 좁은 의미로는 기존 메이크업을 바꾸느는 것이지만 넓은 의미로노는 헤어, 의상까지 전체적인 콘셉트를 완전히 바꾸어 새로운 인형으로 재탄생시키는 것을 말한대요.


한때 인형을 좋아했던 터라, 이 책을 보면서 무척 즐거웠어요.

예쁘고 귀여운 베이비돌은 많겠지만 리페인팅으로 완성된 베이비돌은 정말 특별해보여요.

리페인팅을 하려면 인형의 메이크업을 깨끗하게 지워야 해요. 아세톤으로 메이크업 잔여물을 꼼꼼하게 지운 다음에는 무광 스프레이를 고루 뿌리고 스프레이가 마를 때까지 건조시켜요. 인형 콘셉트를 정하고, 구체적인 이미지에서 대표 색상 2~4개 정도 골라 컬러 팔레트화를 해요. 자신이 표현하고 싶은 인형의 느낌을 표현한 사진을 활용할 수도 있어요. 

베이비돌 기본 메이크업은 강아지 눈 메이크업과 고양이 눈 메이크업이 있어요. 아이라인에 따라 달라지는 이미지가 일반적인 메이크업과 똑같아요.

리페인팅에 필요한 도구는 무광 코팅 스프레이, 아크릴 물감, 색연필, 연필, 붓, 아세톤, 화장솜, 면봉, 네일 도트봉, 파스텔, 지우개, 아이섀도 붓, 원형 스티커가 있어요. 그 외에 매직블록, 수면양말, 유광 바니쉬가 있으면 편리하다고 하네요. 

기본적인 준비물을 갖추면 책에 나오는 다양한 메이크업 방법 대로 색칠하면 돼요. 처음 리페인팅을 해보는 사람들을 위한 연습 노트가 따로 나와 있어요. 종이 위에 베이비돌의 기본 얼굴이 그려져 있어서, 그 위에 메이크업 연습을 하는 거예요. 왠지 어릴 때 연습장 위에 끄적대던 순정만화 눈동자와 비슷해서 그리는 재미가 있어요. 왕방울만한 눈동자 위에 알알이 반짝이는 효과까지, 베이비돌 리페인팅 덕분에 추억의 감성이 퐁퐁 샘솟는 기분이에요. 아무래도 종이의 질감은 실제 인형의 질감과는 다르기 때문에, 다양한 메이크업 기술을 연습한다는 측면에서 그려보면 좋을 것 같아요. 책의 내용만 보고 당장 베이비돌 리페인팅을 시도할 만한 실력은 아니라서, 베이비돌 리페인팅 노트에 열심히 붓으로 색칠하며 콘셉트를 표현하는 연습을 해야될 것 같아요.

베이비돌 리페인팅은 굉장히 새롭고 독특한 취미활동이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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