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타와 오토와 러셀과 제임스
엠마 후퍼 지음, 노진선 옮김 / 나무옆의자 / 2017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이가 들었다는 건

살아가야 할 날보다

살아온 날들이 더 많다는 것.

흔히 인생을 길에 비유합니다.

당신은 어디쯤 걷고 있나요?

<에타와 오토와 러셀과 제임스>는 잔잔한 이야기입니다.

주인공 에타와 오토와 러셀과 제임스.

먼저 에타를 소개할게요. 디어데일 농장에 살고 있어요. 여든두 살 에타는 어느날 남편에게 바다를 보러 간다는 편지를 남기고 떠나요.

오토는 에타의 남편이에요. 군인이자 농부죠. 그는 에타를 쫓아가는 대신 집에서 기다려요. 에타가 남긴 레시피 카드를 보면서 요리도 하고, 동물 조각상을 만들면서.

러셀은 옆집에 사는 이웃이자 오래된 친구예요. 에타의 옛 연인이기도 하고요. 그는 에타가 떠났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 나서요.

제임스는 에타의 여정을 함께 하는 코요테 친구예요.

사실 에타는 치매로 점점 기억을 잃어가고 있어요. 그래서 남은 기억을 붙잡으며 바다를 보려고 길을 떠난 거예요.

왜 바다가 보고 싶으냐고요?

궁금하다면 에타와 함께 걸어가면 돼요. 차도 없이 동쪽으로 무작정 걸어가는 여든두 살의 할머니.

위험한 순간도 있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아요. 자기 자신조차 기억 못할까봐 쪽지에 이름을 적어놨어요.

<디어데일 농장에 사는 에타 글로리아 키닉. 올해 8월로 83세>

여든두 살의 에타는 머나먼 바다를 향해 걸어가고, 과거의 에타, 러셀, 오토는 그들의 삶을 살아가는 이야기가 펼쳐져요.

현재와 과거의 시간이 교차되면서 세 인물의 삶이 그려져요. 누구나 나이가 들죠. 에타처럼 치매를 앓을 수도 있고요. 얼핏 상상할 수는 있지만 진짜로 체감하기는 어려워요. 아직 겪어보지 못한 일이니까. 그래서 늙음과 죽음은 피하고 싶은 주제인 것 같아요. 

러셀은 전쟁에서 돌아온 오토에게 물어요. 죽음을 자주 생각해?

오토가 대답해요. 죽음보다 삶을 더 생각하지. 그러려고 최선을 다해.

처음에는 에타를 이해하지 못했어요. 아마 전부 이해할 수 없을 거예요. 그렇지만 뭔가 알 것 같아요. 

숨을 쉬어야 한다는 것만 기억하세요.

에타는 오토에게 말했죠. 숨 쉬는 걸 기억하라고. 숨을 쉴 수 있는 한 우리는 뭔가 좋은 일을 하는 거라고. ...  때로는 그저 숨 쉬는 것만이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할 일이라고.

언젠가는 공감할 나이가 오겠죠. 이 소설은 에타와 오토와 러셀과 제임스가 우리들에게 보내는 편지 같아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