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시인이라는 전문가가 따로 있었던 것이아니고 지식인이 곧 시인이었다. 그러나 요즘의 정치인들이나 경제인 혹은 학자들이나 지식인들한테서는 옛 사람들이 지녔던 그런 멋과 풍류를 찾아보기어렵다. 그들은 항상 긴장된 상태에서 어떤 목표 달 성을 위해 차디찬 숫자만을 열심히 외우고 있을 뿐 이다. 어찌 그들만이겠는가. 우리 모두가 숫자의 노 예라고 할 수 있다.
 현대의 우리들은 지성과 의지로는 제법 호기를부리고 있지만 인간의 본성이라고도 할 수 있는 감성은 너무도 팍팍하게 메말라 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우리들의 생활환경 자체가 비정서적이고 비 인간적이기 때문이다. 감성이 결핍된 인격은 온전한 인격일 수 없다.
 우리 시대에 동양 최대의 운동 경기장이 세워지고, 무슨무슨 회관과 기념관이 건립되고, 우뚝우뚝 고층 빌딩이 솟아오르는 것은 분명히 자랑스러운 일 이다. 그러나 좋은 시가, 문학이, 예술이 창조되는 일은 그보다 훨씬 값지고 영원한 기쁨이 될 것이다.
육체의 힘이 국력이라면 정신력은 보다 큰 국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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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곧 봄이 와."
 "벌써 눈도 다 녹았고,
 녀석의 말투, 여전하다. 이건 꿈이 아닌 게 분명해. 모든 게 갑작스럽다.
 몸도 마음도 얼얼하다.
"많이 힘들었지?"
다정한 목소리에 순간 코끝이 쨍, 하고 아파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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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 춥고 나흘 따뜻해지는 때를 여러 번 맞이하여, 조금씩 땅속으로들어갔다. 가만히 있기엔 너무나 추웠으니까. 만일 아기 씨앗이었다면어머니 뱃속에서 따뜻하게 지냈을 텐데, 겨울 땅속은 상상 이상으로무섭고 추웠다. 언제까지 이렇게 웅크리고 있어야 하나, 슬슬 걱정이들 즈음 비가 내렸다. 빗물은 더 이상 차갑지 않았고, 얼었던 땅도 차차포근해졌다.
아, 살았다. 봄이다. 땅이 포슬포슬해지면서 온몸이 근질거렸다. 있는힘껏 싹을 틔웠다. 기지개를 펴니 아래로는 가느다란 뿌리가 나오고,
위로는 줄기가 나왔다. 키도 점점 자랐다. 마침내 머리 위를 누르고 있던작은 돌멩이를 들어 올릴 만큼 힘도 세졌다. 드디어 바깥, 동그랗게 말고있던 연두색 잎사귀를 폈다.
"흠, 흠!"
흙냄새 풍성하고 공기도 신선했다. 새로 태어난 내가 자랑스러웠다.
푸른 옷의 여자가 저 멀리서 알아볼 수 있을 만큼 자라고 싶었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다시 찬바람이 불었다. 이곳에 왔을 때처럼 추운 날들이계속되었다. 이대로 가다간 얼어 버리고 말 거야. 또다시 땅속에 갇혀지내야 하는 건가. 도대체 얼마나 기다려야 하는 거지. 막막해진 나는그만 울어버렸다.
"울지 마, 작은 잎사귀야. 늦어도 괜찮으니 조금 더 자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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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수집가 청춘문고 9
더쿠 지음 / 디자인이음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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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인가 문득꾸속에서 일어난 일들이 실제가 아닐까 궁금한 적이 있었다노을 감고 잠이 들면 의식이 저 너머 어디로 날아가새확을 하고 그것이 꿈으로 기억되는,
그렇게 생각하고 나니 꿈이라는 것이 조금은 소중해졌다.
기억이 흐릿한 또 다른 추억이라고 생각하니잊히는 것이 아쉬워졌다.
 이 기록은 45인이 겪은 의식의 경험들이다.
비록 지금 눈을 뜨고 있는 이곳에서의 경험이 아니지만그들의 소중했던 추억들이잊히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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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사전
이외수 지음 / 동숭동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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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망자신이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욕망이라고 하고 타인이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소망이라고 한다. 욕망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타인의 희생이 필요하고 소 망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자신의 희생이 필요하다. 욕망은 영웅을 따라다니지만 소망은 신神을 따라다닌다.
그러나 소망과 욕망은 같은 가지에 열려 있는 마음의 열매로서 환경의 지배와 개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 그 형태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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