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사람의 구분>
<태아>
- 태아는 인간이지만 사람은 아니다.
- 낙태죄 논의.
- 출생과 사회적 환대의 간격.
<노예>
- 인격과 실체적 몸의 관계(이아퀴브).
- 노예 신분은 세습이 아닌 아이를 키우는 비용의 채무이다.
- 기혼여성. 출가외인. 친족이 없는 존재라는 점에서 노예와 비슷.
- 권력은 ‘우리’를 만들 수 있냐의 문제.
<군인>
- 고대 전쟁과 현대 전쟁의 차이. 사람의 지위, 곧 인격을 의도적으로 박탈.
<사형수>
- 사형제도 찬반 논거 모두 사형수는 사람이 될 수 없다고 가정.
- (반) 법은 개인의 자유를 조금씩 모아놓은 것. 사람은 신성하고 건드릴 수 없음. 사형은 사람을 건드리는 것. 따라서 사형이란 법이 성립하려면 그 사형대상은 사람이 아니어야 한다.
- (찬) 사형의 조건은 사람이길 포기한 인간. 사형수는 사람이 아니므로 사형 가능.

<인간과 사람>

사람이라는 것은 어떤 보이지 않는 공동체 — 도덕적 공동체 안에서 성원권을 갖는다는 뜻이다. 즉 사람임은 일종의 자격이며, 타인의 인정을 필요로 한다. 이것이 사람과 인간의 다른 점이다. ••• 인간이라는 것은 자연적 사실의 문제이지, 사회적 인정의 문제가 아니다. ••• 반면에 어떤 개체가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사회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 사회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어야 하며, 그에게 자리를 만들어주어야 한다. - P31

<태아>

신생아와 태아의 도덕적 지위가 전혀 다르다는 사실은 간과되기 쉬운데, 신생아가 사회 속으로 들어올 때 더 이상 아무런 통과의례를 거치지 않기에 더욱 그러하다. 전통적인 사회에서는 출생과 사회적 환대 사이에 시간적 간격이 있었고, 그 기간 동안 아기는 아직 사람이 아닌 것으로 간주되었다. ••• 이 기간이 끝나면 아기는 통과의례(세례, 백일잔치)를 거쳐 사람이 되는데, ••• 이와 달리 오늘날에는 아기가 태어나는 즉시 국가가 개입한다. 아기는 출생과 동시에 사람으로 인지되며, 사람으로서 보호된다. 말하자면 출생이라는 사건이 통과의례를 대신하는 것이다. - P33

<노예>

하지만 그러한 제삼자가 없어서 그가 자기 손으로 아이를 키워야 한다면, 아이도 따라서 노예가 된다. 아이를 부양하는 데 든 비용이 모두 주인에게서 나온 것으로 간주되며, 아이가 주인에게 진 빚으로 계산되는 까닭이다. 즉 노예의 신분이 세습되는 것은 노예가 친족이 없는 자라는 사실과 관련이 있다. 노예로 태어난 자는 태생적 권리가 없기에 그것을자식들에게 물려줄 수도 없다. - P37

<노예>

아렌트가 주인과 노예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할 때, 주인은 언제나 복수형으로, 즉 주인들로 나타난다. ••• 권력이란 ‘우리‘를 만드는 능력이자, 우리 속에서 생겨나는, 행동의 잠재적 가능성이다. 아렌트의 표현을 빌리면, "행위하고 말하는 사람들 사이의 잠재적 현상 공간인 공론 영역을 존재하게 하는 것이 권력이다." "권력은 함께 행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생겨나서 사람들이흩어지는 순간 사라진다." 주인들은 ‘우리‘를 만들 줄 알았기에, 권력이 있고 지배할 수 있다. 반면 노예는 고립되어 있기에 무력하다. - P39

<군인>

개인의 존엄을 침해하며 그의 자아 이미지를, 나아가 자아 자체를 왜곡시키는 이러한 테크닉들은 모든 종류의 총체적 시설total institution‘ 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데, 군대도 물론 그 가운데 하나이다. 군대에서 이런 과정은 훈련이라는 이름으로 합리성을 부여받고 있지만, 그 진정한 목적은 군인들의 인격을 부정하여 그들을 사물로, 사회적으로 죽은 사람으로 만드는 데 있다. 모독mortification의 어원에 죽음mort이 있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 P43

<군인>

군인과 민간인을 구별하는 논리는 전쟁놀이를 할 때 각자 제일 아끼는 장난감은 건드리지 말기로 하자는 아이들의 약속과 비슷한 것이다.
노예권 - 즉 항복한 적을 노예로 삼을 권리 — 에 대한 루소의 반대는 그러므로 어떤 역설을 내포한다. 고대의 전사들은 자유인으로 전쟁터에 나가서, 잡히면 굴욕을 겪고 노예가 되었다. 그들은 나라를 위해서 싸웠을 뿐 아니라 그 자신의 명예를 위해서 싸웠다. 오늘날의 군인들은 전쟁터에 나갈 때 이미 노예와 다름없다. 그들은 명예를 위해 싸우는 대신 생존을 위해 싸운다. 왜냐하면 그들은 잃어버릴 명예 따위를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 P44

<사형수>

범죄자가 이미 사회 바깥에 있다는 생각은 그를 좀더 인간적으로 대우하는 것을 가능하게 한다. 그는 사람이 아니라 단순한 생명에 불과하기에, 그의 고통은 어떤 상징적인 가치도 갖지 않으며, 그에 대한 마지막배려 역시 ‘동물 복지‘를 논할 때와 유사하게, 불필요한 고통을 줄이는 문제에 집중된다. - P5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소수자를 넘어서 모든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로 인권에 대한 이해를 넓혀줄 것 같아 흥분되는 도입이었다.

<그림자를 판 사나이>
육체와 영혼과 그림자.
- 시각장애인의 지팡이를 신체의 일부로 볼 수 있는가 (그레고리 베이트슨)
- 몸이 ‘사람’으로 인식되려면 문화적 기호들을 입어야 한다. (주디스 버틀러)
- 그림자 = 사람들 사이에서 살기위한 조건 = 어떤 신체적인 것
- 영혼이란 육체의 추함을 잊기 위해 발명된 유토피아. (미셸 푸코)
- ‘사람’이라는 것은 지위인가 조건인가
- 조건부의 환대는 환대일까

p.25
이 책은 영혼과 육체의 대립 속에서 간과되어온 그림자의 문제, 다시 말해 ‘사람’의 문제를 다룬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재인, 재욱, 재훈 은행나무 시리즈 N°(노벨라) 5
정세랑 지음 / 은행나무 / 2014년 12월
평점 :
품절


읽다보니 정세랑 책 복습해야 겠다는 생각이 스물스물 들었다. 내가 정세랑 작가의 책을 좋아하는 이유는 유머의 주파수(?)가 비슷해서인 것 같다. 이 언니랑 계속 이야기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청기와주유소 씨름 기담 소설의 첫 만남 13
정세랑 지음, 최영훈 그림 / 창비 / 2019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로 위에서 읽기 좋은 가벼운 책.

댓글(3)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22-01-31 19: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ria 2022-02-01 15:04   좋아요 1 | URL
나 휴대폰은 멀미하는데 책은 멀미안해ㅋㅋㅋㅋㅋ 책 완전 얇아서 멀미나기전에 다 읽을듯

liyilin 2022-01-31 20: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 귀성길 추천책이군요
 

북플에 남겼던 1편 리뷰를 다시보니 감회가 새롭다. 그때는 취준생의 마음으로 페니와 함께했는데 이제는 노동자(?)의 마음으로 페니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돈벌어서 보고싶은 책 원없이 사서 보고 싶다고 적었는데 이제는 시간이 없어서 책을 한달에 한권 읽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래도 오랜만에 읽고 싶은 욕망이 피곤을 이기는 책을 만나 기쁘다. 남은 2021년 책을 좀 더 사랑해보자:) 팡세부터..

"나도 그랬어요. 나는 ‘다리 한쪽이 없는 사람‘이라고 불리길 원하지 않았어요. ‘나는 킥 슬럼버인데, 다리 한쪽이 불편해’ 적어도 이 수준까지는 닿길 바랐어요. 그건 아주 큰 차이예요. 그리고 그 차이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을 만나고 싶었어요.
바로 당신 같은 사람 말이에요."

"태경 씨, 우리를 나타내는 어떤 수식어도 우리 자신보다 앞에 나올 순 없어요. •••" - P10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