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빵 고양이의 비밀
최봉수 지음 / 비채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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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빵 공장에서 일하는 고양이는

해도 뜨지 않은 이른 새벽에 일어납니다.

고양이들이 식빵 버스를 타고 식빵 공장으로 향합니다.

고양이들이 만드는 식빵이란 어떤 맛일까. 아직 어둑한 이른 새벽부터 식빵 모양의 버스를 타고, 역시 식빵 모양의 공장으로 향하는 뚱냥이들. 공장에서 기다리는 건 갓 짠 신선한 우유와 그 우유로 만든 버터이다. 특히 우유는 넉넉히 준비되어 있는데, 이유는 고양이 제빵사들이 오가며 다들 한 모금씩 마시기 때문이라고.

건강한 재료로 잘 섞인 식빵 반죽이 오븐에 들어가 발효가 되고, 따뜻한 오븐 곁에서 낮잠을 자는 고양이들의 모습이 너무도 평화롭다. 페이지 마다 가득한 식빵 냄새. 진짜 책에서 냄새가 나는 듯 착각이 일어날 정도로 식빵 공장의 색감이며 디테일이 오감을 자극하고 있다.

게다가 식빵이 따뜻하게 다 구워지고 나면, 특별한 일이 벌어진다. 정확히 밝혀진 바는 없지만 특정한 배합과 오븐의 온도에 따라 '이것'이 만들어지기도 한다는데... 그 기발한 상상력에 감탄하고, 너무도 그럴 듯한 이미지에 나도 모르게 꺅. 소리라도 지르고 싶어진다. 귀여워!!! 라고 말이다.

교양 있는 현대 고양이라면

모름지기 차와 티푸드를 즐기기 마련입니다.

...당신이 아주아주 운이 좋은 사람이라면

평생에 한 번은 초대를 받을 수 있을 겁니다.

고양이와 애프터눈 티라니.. 정말 너무 잘 어울리는 조합이 아닐 수 없다. 여유롭고, 우아한 고양이들과 티타임을 가질 수 있다면 너무 좋을 것 같다. 티 트레이 맨 아래에는 오이, 햄치즈, 달걀 샌드위치, 가운데에는 부드러운 스콘과 쨈, 맨 위에는 마카롱, 케이크, 초콜릿 등 단맛이 나는 디저트가 올려져 있다. 아래부터 먹기 시작해 디저트로 마무리하는 건 영국인들이나 고양이나 같다고. 티 트레이에 착안해 캣타워가 발명되었다는 소문도 있다는데, 어쩐지 믿고 싶어지는 이야기였다.

동네에서 자주 보는 길고양이들이 있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어느 날 그들이 티타임 초대장을 전해줄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버렸다. 고양이들의 은신처에서 열린다는, 인간의 눈에는 잘 띄지 않는 그곳. 실재하는 지 알 수는 없지만, 어쩐지 정말 있을 것 같은 그들만의 티타임에 당신을 초대하고 싶어졌다. 세상 어디에도 없는, 오직 이곳에서만 만날 수 있는 그들만의 장소. 어느 날 갑자기 당신에게 생길 지도 모를 행운을 위해, 고양이 티타임에 관한 몇 가지 에티켓을 미리 알아두자. 바로 이 책을 통해서.

뚱냥이 캐릭터로 만난 2권의 그림책 <고양이 식당> <식빵 고양이의 비밀> 모두 음식과 함께 여서 그런지 말랑말랑 소프트한 책 속에서 실제로 식빵 굽는 냄새가 나고 따스한 찻잔의 온기가 느껴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따스한 햇살이 이마를 간질이는 오후, 잠시 일상에서 벗어나 여유를 느껴보고 싶다면 이 책을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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