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즈 - 노력을 이기는 일시정지의 힘
레이첼 오마라 지음, 김윤재 옮김 / 다산북스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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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그럴 때가 있다. 하는 일마다 잘 안 풀리는 것 같고, 자고 일어나도 개운하지 않고, 작은 일에도 짜증이 나고, 이유 없이 불안하거나 기운이 빠지는 경우 말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평소와 다를 바가 없는 일상이지만, 어딘가에서부터 조금씩 균열이 생겨나고 있는 순간이다. 외적인 상황들과 사회에서의 성공에 집중하느라, 정작 자신의 내면을 돌아보거나 스스로에게 관심을 기울이지 못하고 달려왔기 때문이다.

당신도 나처럼 예전에는 신나게 몰입했던 일에서 더 이상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는가? 일을 통해 만족을 느끼지 못하고 있거나 활력이 소진되어버린 것 같은 느낌을 받는가? 만약 당신의 직책이나 임무에 큰 변화가 없는데도 갑자기 일의 성과가 나지 않는다면, 분명 무언가가 잘못 돌아가고 있다는 뜻이다. 그런 상태라면 무작정 일을 지속하기보다는 일시 정지의 시간을 가지면서 의도적으로 행동을 변화시켜야 한다. 그래야 다시 마음을 다잡고 일에서의 즐거움을 되찾을 수 있다.

 

구글의 리더쉽 코치 레이첼 오마라는 지독한 워커홀릭이었다. 저녁 모임에서도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며 밀린 업무에 열중했고, 주말에도 컴퓨터 앞을 떠날 줄을 몰랐다. 빛나는 성과가 보상으로 주어졌지만, 그녀는 어느 순간번아웃 증후군에 빠져버린다. 정신적 공황 상태에 빠졌고, 도무지 마음을 다잡을 수 없었다. 그녀에게 바로 '일시정지'가 필요한 순간이 찾아온 것이다. 구글은 직원들에게 무급 휴직을 허락하는 전 세계 15퍼센트의 글로벌 기업 중 하나였고, 그녀는 90일 동안의 휴직을 신청한다. 그리고 기간 동안의 일시 정지를 통해 몸과 마음을 재정비하고, 에너지를 완전히 회복한 뒤 전 세계 사람들에게 일시 정지의 기술과 가치를 설파하고 있는 중이다.

 

그녀는 우리가 멈춰야 할 때를 알려주는 다섯 가지 신호를 이렇게 말하고 있다. 첫째, 그토록 사랑했던 일을 이제는 혐오한다. 둘째, 상사로부터 끊임없이 질책 받는다. 셋째, 인터넷 또는 스마트폰이 없으면 불안하다. 넷째, 삶의 대대적인 사건과 변화가 발생한다. 다섯 째, 새로운 기회가 모습을 드러낸다.

 

일시 정지란 내 삶에 약간의 거리를 둔다는 것이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고,우리의 무의식을 지배하는 부정적인 생각들을 떨쳐버릴 수 있는 완벽한 구실인 셈이다.

 

일시 정지의 기간 동안 월급을 받지 못한다는 것은 무척 슬픈 상황이다. 하지만 일시 정지를 나 스스로에게 주는월급이라고 생각해보면 어떨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돈을 번다고 하면 직장에서 월급을 받는 것이라고만 생각한다. 이런 생각을 바꿔보라. 일시 정지는 자신을 회복하고 활력을 되찾기 위해영혼에 투자하는 일이다. 당신의 미래를 위해 미리 돈을 내는 것이며, 인생의 불꽃을 다시 타오르게 하는 방법이다.

 

스스로를 괴롭히는 마음을 청소하고, 새로운 선택과 실행을 하기 전에 나를 가로막는 것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만약 실패하면 어떻하냐는 두려움, 새로 잡은 직장이 마음에 안 들면 어쩌나는 통제불가에 대한 의심, 가족들은 내 결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라는 의존감, 돈도 없는데 무슨 여행이냐는 돈에 대한 걱정, 그리고 이걸 한다고 달라지는 게 있겠냐는 자기파괴에 대한 생각까지.. 이러한 마음속 테이프들이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마음속에서 계속 재생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런 것들을 100퍼센트 없앨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어떤 생각이 나에게 최선인지를 파악하여 새로운 신념을 만들어내도록, 그래서 이 테이프들을 새로운 것으로 갈아 끼우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일시 정리를 위한 다양한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실제로 일시 정지를 통해서 삶을 변화시킨 사례들이 중간 중간 등장하고, 일시 정지를 위해 직접 실행해 볼 수 있는 프랙티스 코너도 인상적이다. 매 장마다 실려 있는 이 코너의 질문들에 대답을 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마음을 돌아보고, 용기를 얻게 되는 느낌이 드니까 말이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나에게 3개월의 장기 휴가가 주어진다고 생각해보자. 그 시간을 어떻게 보내고 싶은지에 대한 네 가지 질문이 주어진다. 당신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일시정지란 무엇인가? 지금 어떤 기분이 드는가? 시간을 어떻게 쓰고 있는가? 그러한 활동을 하는 이유는 무엇이고,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 자신을 기대하는가? 실제로 각 질문 아래에 빈 칸이 세 줄씩 놓여 있어 뭔가를 끄적거리며 답변을 적어도 좋을 것 같다. 그리고 마지막 장은 의미 있는 일시정지를 위한 8가지 조언이다. 그녀가 직접 일시정지의 기간 동안 실행해보았던 활동 중에 꽤나 효과가 좋았던 것들이라고 한다.

일상의 규칙을 디자인하라. 정신을 위로하는 일을 하라. 나에게 이로운 일과 해로운 일을 구분하라. 해결해야 할 진짜 문제를 파악하라. 삶의 목적을 서약하라. 일시정지를 일종의 실험으로 여겨라. 모든 일에 '예스'라고 대답하라. 자신의 안전지대를 넓혀라.

일시정지란 단지 숨을 몇 번 들이쉬는 짧은 순간이 될 수도 있고, 몇 달에 걸친 장기 여행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누구나 구글같은 회사에 다니고 있는 것은 아닐 테니 말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바로 일시정지를 실행할 수 있는 결단력과 그것을 실제로 실행해볼 수 있는 용기가 아닐까 싶다. 일시정지는 당신이 길을 벗어났을 때 마음의 중심을 잡아주고, 내면과 소통할 수 있도록 도와줄 테니 말이다. 만약 지금 당신이 중심을 잡지 못한 채 흔들리고 있거나, 일상의 쳇바퀴 속에서 갈 곳을 잃었거나, 스스로 완전히 무너져 내리기 직전이라는 생각이 든 다면, 바로 지금이 일시정지가 필요한 순간이다. 이 책은 당신에게 일시정지를 삶의 방식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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