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고양이 7 - 민폐 삼형제
네코마키 지음, 장선정 옮김 / 비채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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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고양이 시리즈 여섯 번째 이야기에서는 새로운 캐릭터로 너구리가 등장했었는데, 이번 일곱 번째 이야기에서는 두식이를 꼼짝 못하게 하는 마성의 고양이가 등장한다. 그것도 개를 끔찍하게 싫어하는 무서운 고양이 누님이다. 나는 개와 오랜 시간을 함께 보냈지만, 어릴 때 한번 고양이도 한 식구였던 적이 있었다. 당시 그 고양이는 다른 누구에게도 곁을 주지 않았고, 오로지 처음에 자신에게 관심을 보이고 먹을 거리들을 주었던 아빠 곁에만 가서 몸을 비비고 앉아 있곤 했다. 어린 마음에 원래 고양이란 애들은 저렇게 도도하고, 예민해서 다가가기 쉽지 않은 동물이구나 싶었던 기억이 난다. 바로 딱 그런 이미지의 고양이 캐릭터가 등장한 것이다. 팥알이, 콩알이 처럼 귀여운 사고뭉치가 아니라, 진짜 예민하고 날카로운 이미지의 고양이.

시바견 두식이가 처음 등장부터 자신이 고양이인 줄 알고 있다거나, 고양이를 다른 개들보다 더 좋아하는 이상한 개로 설정이 되어 있기 때문에, 새로운 캐릭터인 고양이와의 에피소드는 더욱 흥미진진할 수밖에 없다. 개를 싫어하는 고양이와 고양이를 좋아하는 개의 만남이니 말이다. 하핫. 그렇게 어느 날 갑자기 어디선가 나타난 수수께끼의 신원불명 회색 고양이는 콩고양이 콤비만 챙기고, 두식은 쳐다보기만 해도 무서운 눈빛으로 달려든다. 우리의 순딩이 두식이는 그런 상황에 어쩔 줄 몰라 하는데, 과연 이들의 동거는 어떻게 진행될까.

대부분의 개와 고양이들은 식탐이 많은 편이다. 물론 먹고 싶은 걸 충분히 먹을 수 없고, 정해진 사료만 먹어야 하다 보니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말이다. 마담 복슬이 팥알이, 콩알이, 두식이에게 사료를 챙겨주어서 식사를 다 하고 난 뒤, 고양이 집사가 등장해 이들에게 다시 밥을 주는 장면이 있다. 식사를 하고도 배가 고팠던 콩알이는 자신이 언제 밥을 먹었냐는듯 맛있게 먹지만, 팥알이랑 두식이는 대충 먹는 시늉만. 식욕이 별로 없나 싶어 하는데, 마담 북슬이 등장해 한 마디 한다.

어랏? 좀전에 다들 먹었는데?

?! 속았어..........

하핫. 나도 개들을 키우면서 늘상 겪어 왔던 상황이라 너무 웃겼다. 방금 먹어놓고도 안 먹은 척 밥을 부어주면 또 허겁지겁 먹어대던 토토가 생각나서 한참을 웃었다. 그래서 가끔 끼니를 제때 챙겨주지 못하도록 오랜 시간 외출할 경우에는 밥을 두 끼 분량으로 한번에 채워 주는데, 거의 대부분 끼니마다 양만큼 먹는 게 아니라, 한 번에 두 끼 분량을 다 먹어 버린다. 아마 대부분의 개들이 그럴테지만 말이다.

시바견 두식이가 등장하면서부터 집동자귀신아저씨와 산책하는 장면이 주기적으로 보여지는데, 중대형견 이상 크기의 개들은 산책이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다. 활발한 성격과 에너지를 바깥에서 어느 정도 분출을 하는 게 좋기 때문인데, 우리 집 개 토토도 코카스패니얼이라는 중형견 이상의 크기라 산책을 꼭 시켜야 한다고 들었었지만 그만큼 해주지 못했다. 함께 사는 동안 매일같이 출근한다는 핑계로, 퇴근 후에는 피곤하다고, 주말에는 데이트나 약속이 있다고 미루고 귀찮아했던 거다. 그 점은 아직도 토토에게 미안하다. 이제는 토토가 나이가 많아서 가끔 나가는 산책에도 힘겨워 할때가 있을 정도로 세월이 흘렀는데도 말이다.

두식이가 산책길에서 발견한 나뭇가지에 집착하는 모습도 토토를 보는 듯해서 재미있었다. 토토는 아주 어릴 때 가지고 놀던 조그만 코끼리 인형을 지금은 할아버지 뻘인 나이가 되어서도 물고 빨고 좋아한다. 아마도 처음 애착을 가졌던 대상이라 그런 걸수도 있고 말이다. 암튼.. 두식이가 애착을 가지게 된, 사실 아무도 관심없어 하지만 다들 탐낸다고 생각하는 그 나뭇가지에 관한 에피소드는 유쾌하기도 했지만 추억이 많이 떠올라서 마음이 따뜻해지기도 했던 것 같다.

내가 이 시리즈에 등장하는 식구 들 중에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는 내복씨인데, 정말 볼품없는 외모로, 있는 듯 없는 듯 존재감 없이 등장하지만... 그 누구보다 팥알이, 콩알이를 챙기고 사랑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인물이다. 특히나 이번 작품의 열네번째 콩깍지에 등장하는 에피소드는 정말 뭉클했다. 팥알이와 콩알이가 가르릉대면서 내복씨 옆에 가서 부비부디하다 무릎에 올라 앉으니, 그걸 지그시 바라보던 두식이도 무릎에 털썩 안긴다. 그 모습을 보고는 지나가던 안경남이 말한다.

너네 뭐니? 완전 다닥다닥 붙어선.

허허. 너도 어렸을 때 곧잘 내 무릎에 앉아 있었잖누.

안경남이 꼬마였던 시절, 내복씨도 머리 벗겨진 할아버지가 아니라 아저씨의 모습이었던 그 시절말이다. 손주들은 그렇게 할아버지, 할머니의 무릎에 안기길 좋아한다. 물론 이미 어른이 된 안경남은 내가 그랬었나 하며 기억도 못하지만, 내복씨는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애들은 어찌나 눈 깜짝할 새에 자라는지 정말 아쉽다고 말이다. 우리의 할아버지, 할머니처럼. 그런 내복씨에게 우리가 있잖아. 하면서 안기는 팥알이와 콩알이, 그리고 두식이는 사람이 아니라 동물인데도 불구하고, 그 순간만큼은 내복씨의 손주들처럼 보였다.

묘령의 여인 고양이 그레이가 등장하고, 고양이 집사를 비롯해 식구들은 새로운 가족이 생겼다며 반기지만, 어쩐지 두식이만은 안절부절이다. 그저 지나가면서 보기만 해도 예민한 태도를 보이며 찌릿찌릿 눈빛을 보내며 고압적인 태도를 보이는 그레이였기에, 그레이와 팥알이, 콩알이가 엄마와 아기처럼 잘 지내는 모습을 보며 두식이는 소외감을 느끼게 된다. 급기야는 내복씨 옆에서 자리를 잡지도 못해, 오밤중에 집동자귀신아저씨 품에서 자려고 자리를 잡기도 하고 말이다. 과연 센언니 그레이와 두식이는 친구처럼 지낼 수 있을까. 앞으로 이들 가족에게 벌어질 에피소드들이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처음 등장부터 자신이 고양이인 줄 알고 있다거나, 고양이를 다른 개들보다 더 좋아하는 이상한 개로 설정이 되어 있기 때문에, 새로운 캐릭터인 고양이와의 에피소드는 더욱 흥미진진할 수밖에 없다. 개를 싫어하는 고양이와 고양이를 좋아하는 개의 만남이니 말이다. 하핫. 그렇게 어느 날 갑자기 어디선가 나타난 수수께끼의 신원불명 회색 고양이는 콩고양이 콤비만 챙기고, 두식은 쳐다보기만 해도 무서운 눈빛으로 달려든다. 우리의 순딩이 두식이는 그런 상황에 어쩔 줄 몰라 하는데, 과연 이들의 동거는 어떻게 진행될까. 개와 고양이를 과연 한 집안에서 키울 수 있을까. 라는 편견을 단 번에 깨트려주는 두식이와 팥알이, 콩알이였는데... 이제 그런 생각에 정면으로 도전해버리는 캐릭터가 등장한 것이다. 과연 그레이와 두식이의 동거는 어떻게 전개될지, 빨리 다음 이야기를 만나보고 싶다. 개와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성향부터 확연히 다른것이 사실이지만, 어쨌건 <콩고양이> 시리즈를 읽다 보면 개도, 고양이도 모두 다 좋아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은 명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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