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컬러링북
무한도전 제작팀 지음 / 북폴리오 / 2016년 12월
평점 :
품절


지금 무한도전은 7주간 휴식기에 들어가있는 상태이다. 당연히 결방하는 기간 동안 많은 사람들이 아쉬워했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무려 11년간이나 우리의 토요일을 책임져 온 국민 방송아닌가. 그래서 다행스럽게도 결방의 아쉬움을 달래줄 수 있도록 4주간 무한도전 멤버들과 함께 레전드 편들을 모아 보는 코멘터리 방송이 이제 막 시작되었다. 그러자 어떤 기자가 <무도, 4주만의 컴백..재방송도 속절없이 좋구나>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썼는데, 어쩜 그리 무도 팬들의 속마음을 콕 찝어 냈는지 대단하다 싶었다. 재방송은 말그대로 이미 사람들에게 알려질 만큼 알려지고, 볼만한 사람들은 다 본 코미디를 다시 보여준다는 얘기인데, 무한도전은 그런 방송조차 '속절없이' 그저 너무 재미있고, 좋을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그렇게 재방송 조차 너무 재미있는, 다시 봐도 여전히 빵빵 터지는 '무한도전'의 컬러링북이 이번에 북폴리오에서 출간되었다. 여섯 멤버들의 11년 간의 활약상을 한자리에 담아, 정교하고 유쾌한 컬러링 도안으로 다시 만날 수 있게 되었다. 무려 11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500편 이상의 에피소드가 방송이 되었고, 그 중에서도 가장 화제였고, 인기였고, 그래서 기억에 아직도 선연히 남아있는 65개의 에피소드가 컬러링북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한때 컬러링 북이 서점가에 열풍이었다. 국내에 출간된 컬러링북만 해도 200여종이 넘는다고 하니, 그 인기를 짐작할 만할 것이다. 어릴 적 누구나 한번쯤 해봤음 직한 단순 색칠 놀이처럼 보이지만, 성인대상으로 나오다 보니 조금 더 복잡하고, 세밀한 도안들이 특징이다. 조해너 배스포드의 '비밀의 정원'으로 시작해서 국내에서 화제를 모으기 시작한 컬러링 북은 꽃과 나무, 동물, 정원, 인형 등을 정교하고 섬세하게 그려놓은 밑그림 위에 독자들이 직접 색을 덧입혀 완성하는 그림책이다. 도안만 그려져 있는 하얀 스케치북 같은 책에 색을 칠하다 보면 마음의 안정과 스트레스 해소에도 효과가 있다고 하는데, 계속 하다보면 나도 모르게 조금 더 어려운 난이도의 그림을 찾게 되어 마치 문제를 푸는 것 같은 도전 의식이 또 다른 활력까지 주는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무한도전 컬러링북은 정말 복잡하고, 세밀하고, 저절로 초집중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어주는 그야말로 컬러링북의 결정판이 아닌가 싶다.

 

게다가 나처럼 한때라도 무한도전을 열심히 봤던 이들이라면 누구나 자동스레 기억할 수밖에 없었던 에피소드들이 한 두개쯤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봅슬레이와 조정특집처럼 스포츠를 소재로 했던 에피소드들이 재미있었고, 영동고속도로가요제와 극한알바, 끝까지간다도 너무 재미있어서 열심히 봤던 기억이 난다. 그런 에피소드들을 집약해 한 장면으로 만들어냈는데, 멤버들의 캐릭터들도 너무 리얼하고, 당시 상황에 대한 깨알 묘사도 놀랍고, 단순히 컬러링북으로만 치부하기에는 정말 공들여 작업한 책이라는 느낌마저 든다.

 

채색을 준비하는 내내, 그저 한번씩 훑어보는 동안에도 너무 유쾌해서, 매일 같이 반복되는 일상, 회사에서, 가정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풀길 없는 직장인과 주부들에게 적극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 컬러링 북의 특성 상 채색을 하다 보면 한 순간 동심으로 돌아가는 것 같은 기분도 들고, 채색이 끝나고 나면 뭔가 완성했다는 뿌듯함마저 드니 일석이조이고 말이다. 컬러링 북이 정서를 안정시키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아트 테라피'의 일종이라고 하더니, 어느 정도는 맞는 말 같으니 말이다특히나 아이가 있다면 그림을 보여주면서 상황을 재미있게 설명해주고 나서 같이 채색까지 할 수 있어 더욱 다채로운 경험의 시간이 될 것 같다

 

, 그럼 수많은 에피소드들 중에 그래도 가장 쉬워보이는 그림을 하나 골라 채색 준비에 들어갔다. 색연필 색상이 너무 많아서인지 오히려 뭘 선택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한참 고민을 해야 했지만, 사실 컬러링북을 꼭 그림처럼 멋들어지게 채색할 필요야 없지 않은가. 물론 색감을 감각적으로 배치를 못해서 그런 건지, 아니면 한 가지, 두 가지 색칠을 할수록 뭔가 더 고민이 되긴 했지만 말이다. 하핫.

채색을 하다 보면 이것저것 따지지 않게 되어 오롯이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되는 것이 가장 좋은 것 같다. 그래서 컬러링북에서 다들 '힐링'을 찾겠다고 하는 거겠지만 말이다. 우리가 잊고 사는 동심과 순수함을 되찾을 수 있고, 독창적인 일러스트를 채색하면서 상상력도 키워가고 말이다. 컬러링 북은 스트레스 해소뿐만 아니라 일종의 '명상' 효과도 주는 것 같다. 괜히 '컬러링 테라피'라는 말이 나왔겠는가. 특히나 이 책은 무한도전이라는 국민 예능 프로그램을 고스란히 그림으로 구현하고 있어서 더욱 재미있게, 몰입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피곤하고, 지치고, 짜증나는 일들이 가득 쌓였을 때는 방송으로 무한도전을 보면서 아무 생각없이 웃어 보거나, 컬러링 북으로 색상을 마음껏 넣어 보면서 현실을 잠깐 떠나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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