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트맨 - 인류 최초가 된 사람 : 닐 암스트롱의 위대한 여정
제임스 R. 핸슨 지음, 이선주 옮김 / 덴스토리(Denstory)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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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일은 항상 최악의 순간에 벌어진다는 머피의 법칙대로였습니다." 라고 훗날 암스트롱은 이야기했다. "이때 우리는 우리를 추적하는 관제소가 하나도 없는 궤도에서 돌고 있었습니다. 무선통신이 거의 끊겼고, 바다에 떠 있는 선박과 잠깐 잠깐 통신할 수 있을 뿐이었습니다. 그 선박조차 우주비행관제센터에 연락을 취하거나 자료를 보낼 능력이 없었습니다. 겨우겨우 한두 관제소와 연결이 되어 우리 문제가 무엇인지 전달하고, 우주비행관제센터도 우리에게 무슨 일이 생겼는지 알게 되었지만, 그때는 우리를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이 없었습니다. "   p.201~202

1969, 아폴로 11호가 달 표면에 착륙했다. 내년이면 아폴로 11호의 선장 닐 암스트롱이 인류 최초로 달을 밟은 지 꼭 50년이 된다. 이 책은 달 착륙 50주년을 앞두고 한국에서 최초로 발간되는 닐 암스트롱의 유일한 공식 전기이다. 그는 달에 다녀온 후 언론 노출을 극히 꺼렸고, 기자들의 인터뷰에도 거의 응하지 않았기 때문에 개인적인 면모는 별로 알려지지 않았다. 여러 유명 작가들이 전기를 쓰고 싶다고 요청했지만, 암스트롱은 모두 거절했는데, 이 책의 저자인 제임스 R. 핸슨 박사는 무려 3년 동안 설득한 끝에 유일한 전기 작가가 되었다고 한다.

닐 암스트롱은 어릴 때부터 비행기를 좋아하던 소년이었다. 두세 살 때부터 작은 장난감 비행기를 사달라고 엄마를 졸랐으며, 그때부터 집에서나 바깥에서나 늘 비행기를 들고 다녔다. 닐은 여섯 살 생일 직전에, 처음으로 비행기를 탔다. 그는 책을 읽고, 항공기를 보고, 모형비행기를 만들면서 흥미가 생겨 항공기에 관심을 집중하기 시작했고, 모형비행기 제작 클럽에 들어가고, 여러 대회에 참가해 1,2등을 한다. 여섯 번째 생일에학생 비행기 조종사 면허증을 받아 1~2주 후에는 처음으로 단독 비행을 했고, 이후 퍼듀대학에 진학해 항공공학을 전공하며 장차 우주비행사가 되기 위한 학문적인 바탕을 쌓게 된다. 그는 대학을 졸업하고 NACA(미국항공자문위원회)에 들어가 연구조종사가 되었고, NACA가 이후에 NASA로 개편하게 된다. 당시 소련이 세계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를 지구궤도로 발사하자, 위기감을 느낀 미국은 "1960년대가 끝나기 전까지 인간을 달에 보내겠다고 했고, 1962 9월 초, 닐은 NASA의 유인우주선센터로부터 우주비행사로 선발되었다는 통보를 받게 된다.

 

세버라이드는 "우리는 이 사람들에 대해 어딘가 이방인 같다고 계속 느낄 거예요. 사실 그들의 아내나 아이들조차 조금 낯설게 느끼겠죠. 우리는 따라갈 수 없는 새로운 세상으로 사라졌다가 돌아온 사람들이니까요. 이제 그들의 삶이 어떻게 달라질 지 궁금해요. 달은 이제까지 그들을 잘 대해주었습니다. 지구에 있는 사람들이 그들을 어떻게 대할지 가 다른 무엇보다 걱정이 됩니다" 라고 말했다.   p.425

인류 최초로 사람이 달에 착륙하기까지의 과정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닐 암스트롱의 삶 역시 그러했다. 그가 한국전쟁에 참전했을 때, 시험비행 조종사로 활동할 때, 우주비행사로 훈련 받을 때, 그와 가까웠던 동료들이 계속 사망했고, 그 역시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은 때가 많았다. 달 착륙 훈련을 하던 비행기가 추락해 폭발했을 때 간신히 탈출하기도 했으며, 목숨을 건 도전의 연속을 거쳐 겨우 도달할 수 있었던 것이다. 닐은 평소 자신의 감정을 거의 드러내지 않는 성격이었고, 마치 은둔생활을 하는 것처럼 극도로 언론을 피했기 때문에 아마도 이 책에서 보여지는 그의 일생이 최초로 공개되는 내용일 것이다. 그렇게 이 책은 위대한 영웅의 시작부터 꼼꼼하게 삶을 짚어 나가며, 그가 살았던 시대와 그가 몸담아온 항공우주의 세계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무엇보다도 초단위로 되살려 놓은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했다 지구로 돌아오기까지의 우주 비행 전 과정은 굉장히 놀랍고도 흥미진진하다.

달 착륙이라는 거대한 서사 외에도 닐과 함께 달에 갔지만, 그의 명성에 가려진 버즈 올드린과의 에피소드도 흥미로웠다. 암스트롱에 대한 열등감에 계속 시달렸던 올드린의 삶 또한 너무도 인간적이고, 극적인 대목이었으니 말이다. 과연 누가 먼저 달을 밟아야 하는가. 선장인 암스트롱이어야 할까, 조종사인 올드린이어야 할까. 명성에 그다지 관심이 없었던 암스트롱은 왜 사람들이 누가 먼저 달착륙선에서 나가는지에 대해서 관심을 보이는지 이해하지 못했지만, 그의 파트너였던 올드린의 초조함과 스트레스 또한 너무도 당연한 것이었다. 그 외에도 아폴로11호의 우주비행사들이 달에 어떤 개인 물품과 기념품을 가져갔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지구에 전송된 내용이 아닌 우주선의 녹음기에 녹음된 그들의 실제 대화 내용도, 굉장히 흥미진진했다. 달 착륙 50주년을 앞두고 지난 달 전세계에 개봉된 영화 <퍼스트맨』> 또한 이 책을 바탕으로 제작되었다고 하니, 영화와 원작 모두 챙겨보면 더 좋을 것 같다. 인류 최초가 된 특별한 영웅의 인생과 20세기 후반 미국의 역사, 그리고 우주 개발의 역사 등을 모두 담고 있는 이 책은 천문학과 우주에 관심이 있는 이들이라면 놓치지 말고 읽으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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