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백하게 산다는 것 - 불필요한 감정에 의연해지는 삶의 태도
양창순 지음 / 다산북스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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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너무 애쓰며 살아가지 말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우리는 누구나 심리적으로 슈퍼맨 혹은 슈퍼우먼이 되고 싶다는 욕구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어른이 되어 조금만 살아보면 그것이 이룰 수 없는 꿈임을 깨닫게 된다. 하지만 여전히 그런 환상을 버리지 못한 채 매사에 전전긍긍하며 살아가는 사람이 많다.    p.45

바쁘게 앞만 보면서 살다 보니 가끔은 지칠 때가 있다. 매일 같이 챙겨야 할 것들, 내가 해야 하는 것들을 빠짐없이 해내야 하고, 그러다 보니 가족들에게도, 나 자신에게도 엄격해지기 일쑤였으며, 실수와 단점들이 눈에 띄면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일도 인간관계도 완벽해지고자 하니 늘 기대감이 못 미치는 것 같은 기분에 초조해지기도 했다. 수십 년간 인간관계를 분석해 온 정신과 정문의 양창순 박사는 나처럼 아둥바둥 여유 없이 사는 사람들에게 '담백함'이라는 처방을 내린다. 그녀가 말하는 담백한 삶이란 한마디로 말해 덜 감정적이고 덜 반응적인, 의연한 삶을 뜻한다. 물론 음식에서 담백한 맛을 매기가 어려운 것처럼 우리의 삶이나 인간관계에서도 담백해지기란 쉽지 만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대체 어떻게 해야 '담백하게' 살 수 있는 것일까.

담백함은 '지나친 기대치를 내려놓을 때 느끼는 기분'이라는 것이 저자의 말이다. 세상 어디에도 완벽한 사람은 없으며, 자신의 실수와 단점에 대해 여유로워진다면 모든 것이 바뀔 수도 있다. 남이 나를 괴롭히는 건 어쩔 수 없다 쳐도, 스스로를 괴롭히지 않는 것만으로도 삶이 조금은 가벼워질 테니 말이다. 마음이 억울하고 힘들수록 천천히 심호흡을 하면서, 한 걸음 물러나 현재 내게 일어난 일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스스로의 반응을 조절하는 것이 바로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사실 힘든 일 자체가 스트레스가 아니라, 그 일에 대한 나의 생각이 가장 나를 힘들게 하는 원인이기 때문이다.

 

마음에 여유를 갖는 건 삶의 어느 순간에서든 정말로 중요하다. 인간관계도 담백해지므로 누구에게나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다. 우린 너 나 할 것 없이 담백하고 편안한 사람에게 호감을 느낀다. 그리고 호감을 느끼는 상대에게 잘해주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게 인지상정이다. 결과적으로 내 주위에 그런 사람이 많을수록 '인복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다. 내 인복은 내가 만들어갈 수 있다는 뜻이다.   p.163

살면서 가장 많은 이들을 힘들게 하는 것이 바로 인간관계에서 비롯될 것이다. 이 책은 <나는 까칠하게 살기로 했다> 수많은 독자들의 마음을 어루만졌던 양창순 박사의 관계 심리학 결정판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관계에 대한 훌륭한 팁들이 많이 담겨 있다. 실제로 인간관계가 힘들다는 사람일수록 관계 속에서 바라는 것이 많은 편이다. 언제나 모든 사람과 잘 지내야 하고, 내가 모임의 중심이 되어야 하고, 내 주위에 있는 사람들은 다 나를 최고로 좋아해야 한다는 바로 그 '높은 기대치'는 그야말로 환상에 가깝다. 과연 누가 세상 모든 사람과 다 잘 지낼 수 있겠느냔 말이다. 게다가 우리는 누군가와 가까워지면 언제부턴가 주는 것보다 받는 것에 더 익숙해진다. 그리고 상대방이 내가 바라는 것을 주지 않으면 혼자 실망하고 상처받는다. 그것이 얼마나 현실과 동떨어진 욕구와 기대치인지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자주 이렇게 한탄한다. 나는 왜 이렇게 되는 일이 없을까. 왜 나에게만 이런 힘든 일이 생기는 걸까. 나만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 때 필요한 마음은 '딱 한 걸음 물러서기'이다. 딱 한 걸음만 물러서서 보면 대부분의 상황이 똑바로 보이기 시작하니 말이다. 똑바로 볼 수 있다면, 인생의 많은 부분이 달라질 수 있다.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잘한 것은 잘한 대로, 있는 그대로의 나를 수용하고 이해하는 자세로 나의 열등감과 자만심을 치유하도록 노력해보자. 마음에 여유를 갖는 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지만, 저자가 알려 주는 담백한 마음 처방전을 읽다 보면 누구라도 따라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분이 들 것이다. 내가 바꿀 수 있는 사람은 이 세상에 오직 나 자신뿐이라는 걸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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