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은 모래 폭풍으로 인해 화성에 남겨진 우주비행사가 적성을 살려, 화성 농부로 거듭나는(?) 이야기이다. 주인공은 동료가 가져온 노래 중에 노동요를 고른다. 그 후보곡 중에 데이비드 보위의 「Life on Mars?」가 있는데, 내게 떠오른 노래는 달랐다. 가사를 보면 도저히 주제가로 할 수 없을지 모르겠지만, 실제 우주비행사가 패기있게 불렀던 노래기도 하다.
바로 「Space Oddity」. 1969년의 오리지널 비디오.
캐나다 출신의 우주비행사, 크리스 햇필드가 우주 정거장에서 불러 화제가 되었던 노래이기도 하다. 가사를 조금 바꿔 부른다.
데이비드 보위의 이 노래는 영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사운드트랙에 실렸다. 주인공 월터의 짝사랑 상대역을 맡은 크리스틴 위그가 부르는데, 보위가 재녹음을 해주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얼마 전 출간된 『제임스 서버』 단편선에 실린 「월터 미티의 이중생활」을 각색한 영화이기도 하며, 이 사운드트랙에 실린 모든 노래가 다 좋다.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블루레이, 사운드트랙, 『제임스 서버』 단편선
「Space Oddity」의 'Major Tom' 은 월터를 가리킨다. 월터는 일상에서 벗어난 상상을 자주 하며, 이럴 때 그의 상태를 가리켜 'Zoned out' 이라는 표현이 쓰인다. 다음 클립을 보면, 월터는 좋아하는 여성에게 다가갈 용기를 내지 못해 멋진 산악인(프랑스계?)이 된 상상을 한다. 그 때 상사가 이 노래의 가사를 읊으며, 「지상관제소에서 톰 소령에게, 응답하라.」면서 놀린다.
월터는 영화 속에서 여러 번 상상의 도움을 받는다. 다음 클립에서는 「Space Oddity」를 배경으로, 제대로 응답하는 용기를 낸다.
영화가 아주 뛰어나다거나 하지는 않지만 벤 스틸러의 연기와 영상미, 사운드트랙의 조화는 나무랄 데 없다. 링크하진 않았지만 롱보드 신은 보는 것만으로도 답답했던 가슴이 뚫린다. 지루한 일상에서의 해방감,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영화였다. 앤디 위어의 『마션』에서 나온 노래로 떠올린 월터 얘기만 실컷 했지만, 이 소설도 지루할 틈이 없는 무지 재미는 소설이다. 영화가 잘 빠졌다는데, 과연 어떠할지 기대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