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유감 - 현직 부장판사가 말하는 법과 사람 그리고 정의
문유석 지음 / 21세기북스 / 2014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진작부터 읽고자 했던 책을 이제서야 끝냈다. 읽고 있는 책은 2018년 6월 인쇄본인데 1판 15쇄다. 지금이 2019년 2월이니 그 사이 쇄가 더했을 수도 있겠다. 웬만한 책은 2쇄 찍기도 힘든데 15쇄라니. 이 책이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읽힌 모양이다.

저자인 문유석 판사는 요즘 신문기사에 심심찮게 등장한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작성한 법관 사찰문건 때문이다. 이 문건에 따르면 그는 이런 사람이다. ˝....묵묵히 헌신하기 보다는 개인적인 각광을 선호하는 것은 아닌지, 지나친 개인주의적 성향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주시할 필요가 있음.˝이라고. 한마디로 법원내 요주의인물이라는 것인데, 이럴 때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그가 속했던 직장의 힘센 사람들에게서 이런 평가를 받았기 때문인지 다른 사정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저자는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인사 최저평가 그룹에 속했다고 한다. 인사상 불이익을 받았다고도 전하는 데, 확실한 것은 그가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에 소위 ‘잘나가는 판사‘는 아니었다. 여하간 이 책은 그런 평가를 받았던 판사가 쓴 책이다.

책은 ‘판사, 사람을 배우다‘, ‘판사, 세상을 배우다‘ 이렇게 두 부분으로 단촐하게 구성되어 있다. 세상 사람들이 가장 선망하는 판사가 그의 직업이지만 그는 전혀 젠체하지 않는다. 판사로서의 권위와 위엄을 앞세우지 않는다. 대신 ‘사람‘과 ‘세상‘에 대한 따듯한 시선과 유머, 공감으로 책을 가득 채웠다. 이 책은 말하자면 공부만 잘했던 판사가 아닌 공부도 잘했던 판사가 성찰하고 반성하는 마음으로 쓴 책이다.

‘사법부 내부의 비판적 관찰자‘라는 평가를 싫어할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그를 이것 말고는 달리 표현할 마땅한 말이 생각나지 않는다. 이 책 저자와 같은 판사들이 많아진다면 우리나라도 제법 괜찮은 나라가 되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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