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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륵에 관심이 간다. 문학을 좋아하고 즐기는 나로서 한국과 독일을 연결시켜주는 가장 단단한 고리가 바로 이미륵이 아닐까 싶다. 사실 이미륵의 도서는 압록강을 흐른다.’정도를 제외하고 거의 읽지 못했지만 그의 문체는 상당히 매력적이고 맑고 순수하다. 지난번 전공어 탐구 보고서를 위해 이미륵 작가에 대해 알아보고, ‘압록강은 흐른다.’를 다시 들추어 보기도 하다가 그만 이미륵에 대해 관심이 생겨버리고 말았다. 그의 다른 작품들을 읽고 싶다는 강한 욕구가 샘솟았지만 시간이 부족하여 이루지는 못했다. 대신, 독일과 나의 연결고리인 이미륵씨의 평전을 샀다. 지금, 나는 독일에서의 이미륵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내가 물론 그 유명하다는 독포자이지만 평전 사이사이 한국어와 함꼐 등장하는 독일어는 반가웠다.

 

 

본명 이의경인 이미륵작가는 유럽행 유학길에 올랐다. 함꼐 유학을 시작한 친구들은 대부분 프랑스에 남았으나 이미륵은 독일행을 택했다. 독일경험이 있는 안봉근의 권유로 머무르게 된 것이다. 이의경이 독일에 도착해 여유있고, 무료한 삶을 즐긴지 1달정도, 조선에서는 이의경에게 출판법 위반으로 2년형을 내린다. 이로인해 그는 조선과의 서신이 자유롭지 못하게 되어, 이방인의 고독은 날로 깊어져만 갔다. 이미륵은 독일에서도 한국의 독립을 위해 글도 쓰고 열심을 다했다. 세계 피압박 민족 대회에서 태극기를 걸고 조선의 독립을 확정지어 달라고 목소리를 내었지만 그 문제는 거론조차 되지 못했다.

 

나는 이미륵의 삶을 통해 당시 독일의 모습과 조선의 모습을 동시에 살펴 볼 수 있었다. 세계 1차대전에서 패배를 안고 배상금을 물어내기 위해 독일은 화폐의 가치를 엄청나게 낮춰야 했다. 192310월 미화 1달러가 독일화폐 120억 마르크라는 상상도 할 수 없는 환율을 기록하기에 이르렀다. 과잉 인플레이션에 빠지고 만 독일을 많은 한국 유학생들은 떠났고, 이미륵은 홀로 외롭게 버텨야만 했다. 한차례의 엄청난 고독과 힘겨움을 겪은 이미륵은 변화를 추구하기 시작했고, 여러차례의 이사를 감행하게 된다. 하이델뷔르크 대학에서 의학과정을 밟기도 했고, 뮌헨에서 학위과정을 밟기도 했다. 잠시 달콤한 사랑에 빠지기도 했다.

 

독일의 인플레이션은 그에게 많은 변화를 선사했다. 독일의 경제 위기 속에서 이방인인 이미륵이 직업을 얻는다는 것은 불가능한 과제였고, 학위 과정을 끝낸 뒤에는 장학금마저 맞을 수 없어 엄청난 가난에 시달릴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 엄청난 가난은 그가 의사에서 작가로서의 삶을 살게 하는 계기가 된다.

 

가난했던 그는 3명의 가난하지만 정신적 부유를 추구하는 독일 친구들과 함께 기숙을 하게 되고 이들과 함께 지내며 육체적 곤궁을 정신적 가치로 승화 시키며 활기찬 삶을 살아갔다. 그들의 평범치 않았던 일상은 예술로 숙성되었고 그가 아르츠바하에서 3달간의 휴식을 취한 뒤 뮌헨으로 돌아왔을 때 그의 손에는 원고뭉치가 들려 있었다. 그의 내면에서 들려 준 이야기를 쉬지 않고 받아 적어 내려간 것이었다. 그렇게 그는 작가의 길을 걸었다. 1931년 동물학 박사에서 작가의 길로 선회한 그는 그의 대표작 압록강은 흐른다를 출간해 독일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다. 독일의 신문사들은 찬사를 쏟아내었고 심지어는 올해 독일어로 쓰여진 가장 훌륭한 책은 외국인에 의해 발표되었는데, 그가 바로 이미륵이다.’라는 기사까지 나왔다.

 

한국인인 내가 보아도 아름다운 소설이 이미륵의 압록강은 흐른다였다. 독일인의 눈에 비친 압록강은 흐른다는 얼마나 아름다웠고 신비로운 이야기였을지 짐작이 간다. 내가 이미륵을 좋아하는 이유는 그의 소설 속 순수함 때문이다. 그가 작가가 되기까지의 과정과 그의 삶을 통해 그가 다른 한국의 작가들과 달리 어리고 맑은 글을 써 낼 수 있었던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그가 일제의 치하 아래서가 아닌 한 발자국 밖인 타국 독일에서 조선을 기억하고 추억했기 때문이고, 그가 글을 시작한 계기가 그의 피 속에서 끓어오르는 문학적인 욕구때문이었기에 그의 글은 때묻지 않고 상처받은 글이 아닌 맑고 깨끗한 글일 수 있었다.

 

진로학술동아리를 통해 일제치하당시 조선의 소설들을 살펴보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대부분 비판적이고 슬프고 어둡고 반항적인 내용의 소설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래도 그 시대에 조선을 아름답게 한 장의 사진처럼 남겨준 소설을 써 준 이미륵에게 감사했고, 타국에서 한국이란 나라를 기억하고 찬사를 받게 해준 그에게 감사했다.

독일의 작가, 그리고 조선의 작가인 이미륵. 그는 문학평론가의 꿈을 키우는 내가 독일에 관심을 갖게 해준 첫 번째 열쇠고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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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래 2016-02-05 2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십니까?
선생님의 글 잘 읽었습니다.
저는 이미륵박사기념사업회(www.mirokli.com) 유족대표인 李榮來 (010-2228-1470. 032-815-1950)입니다.
선생님과 통화를 했으면 합니다.
 

신입생 여러분들, 무슨과 갈까~ 고민 중이 시라면 답은 독어과입니다. 특히 내가 AA11이다! 라면 더 깊은 생각할 필요가 없지 않나 싶습니다. 저도 대일외고를 생각하면서 무슨과를 가야할지 고민을 했고, 그 선택의 결과가 바로 독어과 였습니다. 그리고 그 선택이 매우 현명했다고 자부합니다. 우선 킹왕짱 독어과는 남녀 비율이 1:1!! 이화외고가 아닌 대일외고를 선택한 여학생 여러분~ 남녀공학을 선택했으면 남자가 있는 교실에서 공부를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남학생 여러분,' 아~ 그럼 독어과는 여자가 적겠구나? 그럼 난 여자가 많은 불어과 가서 청일점이나 해야지~' 이생각 하고계신가요?
아니죠. 그곳에는 남자의 인권이 없습니다. 대일외고에서 유일하게 남자가 교실에서 옷을 갈아입는 날이 정해져 있는 학급. 바로 독어과 입니다. 남학생들이 남학생들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습니다. 왜냐 1:1이니까. 그리고 남자 동지여러분 축구 중요하잖아요. 한반에 남자가 3명 이래봐요 어떻게 축구할거예요. 14명씩은 있어야 축구도 하고 야구도하고 농구도 하고 그러죠!!
자 그리고 독어과는 단합력이 장난 아닙니다. 그냥 매년 그래왔습니다. '독어과'를 선택하는 아이들의 특징이랄까요. 밝고 활기차고 '다같이' 놉니다. 정말 그 누구도 소외되지 않습니다. 소심하더라도 걱정하지 마세요^^ 소심했던 아이들도 다 즐겁게 다같이 생활하고 있으니까요.
정말 끝내고 싶어도 끝낼 수가 없네요. 독어과는 과내 동아리가 있는 유일한 과입니다. 원래는 모든 과들에 과별 동아리가 있었는데요, 이제는 독어과의 '리베'만이 살아남았습니다. '리베'는 독일어 연극동아리로써 독어과의 다수가 '리베'동아리의 일원이 되어있는데요, 요번에 열린 전국 독일어 연극대회에서 1등을 했답니다!! 쩔어쩔어~
독어과는 공부도 잘해요!! 모의고사에서도 영어과와 언제나 순위를 다툰답니다!! 독어과 2학년 선배들은 독보적으로 공부를 잘하시고요!! 독일어는 어떻냐고요? 전혀 어렵지 않다고 말하면 거짓말이겠지만 멋지다는 건 보장할 수 있습니다. 막 인터넷에 영상들 돌아다니는 것처럼 그렇게 강하지는 않고요. 정말 멋있을 정도의 강세를 가진 언어입니다. 어디나가서 독어 하면 '오오오~~' 하는데 조금 뿌듯하달까요 ㅎㅎ 게다가 독어과는 '외국어의 실생활화'를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과입니다. 일상생활에서 관용어들처럼 독일어를 사용하는데 서로 의사소통에 문제가 없을 정도로 독일어가 자연스럽답니다. 얼마나 독일어를 많이 쓰고 다니는지 다른 과 친구들도 다 독일어 몇마디씩을 알고 있답니다.
전공어 선생님들도 좋고 선후배간 관계도 좋고 너무 좋은게 많은데 이정도로 자랑을 마칠까 합니다. 제가 면접 질문으로 '독어과의 장점을 3가지 이야기해보라.'는 걸 받았었는데 독어과에 대한 정보가 없이 면접에 임했던 터라 받은 질문들 중 가장 답변을 형편없이 했었습니다. 이런 면접 질문을 대비하실때 참고하시라고 좀 길게 써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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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 2015-11-12 2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게이게 복사해서 붙인거라 좀 이상하게 붙여지는 감이 없잖아 있네요
혹시 볼 대일외고 지원자들을 위해서 올려보아여
 

장기자랑을 나가지도 않았고, 한 학급을 대표하는 회장도 아니었기에 크게 준비할 것은 없었다. 그러나 그 누구보다 수학여행을 기다렸고, 우리 방의 즐거운 밤 문화를 위해 노트북과 영화를 챙겼다. 모든 여학생들이 그랬겠지만 수학여행의 사진들을 위해 새 옷들을 사고, 핸드폰 용량을 비우고 화장품도 새로 리필했다. 시험이 끝난 후 부모님께서는 다른 아이들이 놀 때 나는 공부해야 한다며 중요한 시즌이 될 것이라 강조하셨으나, 수학여행의 설렘 덕분에 나는 부모님과의 바람에 어긋나는 시간을 보내고 말았다. 그러나 내 인생 마지막인 수학여행이자 내 평생의 친구들과 가는 여행이니만큼 내가 설렘에 바친 시간이 후회되지도 아깝지도 않았다.

 

초등학생으로 돌아간 것만 같았다. 늦게까지 잠을 이루지 못했고, 새벽 5시에 눈을 떠 싼 짐을 다시 점검하고 미리 정해두었던 공항 패션을 입었다. 학교로 가기위해 수동적으로 일어나 졸린눈을 비비며 출근을 준비했던 평소와 달리 매우 능동적으로 외출을 준비했다. 화장도 평소 10분이면 완성하고 떡을 쳤지만 그날만큼은 30분동안 공을 들였다. 나름의 메이크업 센스를 발휘해 본다고 제주바다모래라는 색상의 셰도우를 눈두덩이에 발라보았다. (나름 예뻤다고 생각한다.)

 

어느새 출발할 시간이 되어 공항으로 나갔고, 공항에서 아이들을 만나 설렘을 공유했다. 평생동안 친구로 남을 우리 반 아이들과 대학 합격 후엔 국제선 비행기를 타고 해외로 나가자는 약속을 하고 비행기에 올랐다. 내 사랑 3반 독어과 친구들과의 첫 여행은 예상을 저버리지 않고 시작부터 활발했다. 비행기에서도 쉴 새없이 사진을 찍었고, 비행기가 이륙할땐 (서울 촌놈처럼 보였겠지만 신경쓰지 않았다.) 다 같이 환호성을 지르기도 했다. 비행기가 뜰 때의 신기함보다 우리가 함께 여행을 간다는 신비함이 환호성을 지르게 했다. 김포공항에 도착해서 우리를 보호해줄 형광맨들을 만났다. 우리반 형광맨의 외모는 매우 준수하였기에 시작부터 기분이 좋았다.

 

우리가 처음으로 간 곳은 신비의 도로였다. 어릴 때 스펀지에서 보았던 도로였다. 실재로 와 보게 되니 조금 신기했다. 착시효과 때문에 오르막길로 보이지만 내리막길이라서 시동을 끄고 있으면 저절로 내려갔다. 내 기억저장소를 뒤져본 결과 이 곳에 차를 세워두면 차가 굴러가 버린다고 했던 것 같다. 솔직히 말하자면 신비의 도로보다는 길거리의 소들이 좀 더 신기했다. 서울 촌놈들인지라 소는 유치원 때 동물원에서 본 것이 다라서 길거리에 있는 소는 매우 신비한 존재였다. 삼다도 횟집에서 정말 맛있는 점심을 먹었다. 튀김부터 매운탕까지 정말 맛있었다.

 

배부르게 먹고 에메랄드 빛 푸른 바다를 뽐낸다는 협재 해수욕장에 갔다. 빛이 너무 강했다는 것이 흠이라면 흠이었지만 정말 아름다웠다. 바위들이 현무암이라 바위들조차 신기하고 아름다워 보였다. 이곳 저곳에서 이방법 저방법 가리지 않고 사진을 마음껏 찍었다. 배경이 예뻐서 였는지 우리 아이들이 정말로 예뻣던 것인지는 모르지만 정말 다들 너무 예뻐 보였다. 다음으로 간 올레길은 조금 실망스러웠다. 그렇게 아름다웠던 것도 아니었고, 몇 년전 제주도에 와 올레길만 걷다가 간 기억이 있어 개인적으로 올레길을 좋아하지 않는 경향이 없잖아있다. 그러나 친구들과의 올레는 또 색다른 맛이었다.

 

트릭아트전시관에 갔다. 헤이리에서 트릭아트 박물관을 갔었던 터라 큰 흥미 없이 들어섰었는데 헤이리보다 훨씬 규모가 컸고 아름다웠다. 왜 페북스타 커플들이 구지 제주도 트릭아트전시관을 찾는 것인지 이해할 수 있었다. 이렇게 말하면 부모님이 섭섭하실 수도 있겠지만 부모님과 함께 갔을 때보다 좀 더 재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노출이 심한그림과 사진을 찍으며 웃을 수도 있고 (일부러 야한그림과 사진을 찍으며 낄낄거렸다는 표현이 좀 더 적합할 수도 있겠다.) 여러 명이서 같이 사진을 찍을 수도 있고, 아이들의 넘치는 아이디어로 한 그림에서 다양한 포즈를 감상 할 수 도 있었다. 그러나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너무 짧았기에 못 찍고 나온 곳이 너무 많았다. 심지어 정원에서는 아무 사진조차 남기지 못했다.

 

하루의 시간은 생각보다 느리게 흘렀다. 첫날은 금방 지날 줄 알았는데 참 많은 것을 했다는 셍각이 들었다. 숙소에 도착하여 처음으로 우리 반 모든 아이들이 함께 놀았다. 28명이 모두 한방에 모여서 (초등학생 때 매우 즐겨했던) 진실게임과 왕 게임 그리고 마피아까지 정말 즐겁게 시간을 보냈다. 한참을 놀았다고 생각했는데 고작 10시였다. 10시면 평소 야자를 막 끝낼 시간인데 이렇게 모두가 웃고 떠들고 있다는게 신기했다. 방으로 들어와 쇼생크 탈출이라는 영화를 보았고, 우영이가 준비해온 카드게임을 했다. 머리를 많이 써야 하는 게임이었는데 생각보다 매우 재미있었다. 수학여행 전체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날이었고 내 인생에 있어서도 정말 기억에 남고 재미있었던 날들 중 하루였다.

 

 

사실 둘째날은 조금 실망스러웠다. 뭔가 즐긴다는 느낌보다는 끌려다닌다는 느낌이 강했다. 특히 점심과 저녁(해물과 삼겹살은 비려서 잘 먹지 못한다.)이 내가 거의 먹지 못하는 메뉴였기에 나는 하루종일 배가 고파 힘이 나질 않았다.

 

오전에 한 감귤따기 체험은 생각보다 재미있었다. 생각지도 못한 귤먹기 대회가 개최되는 덕분에 따가운 햇볕아래 지루할 것이라고만 생각했던 감귤 따기가 재미있는 체험으로 변할 수 있었다. 우리반에서는 귤 하면 정지혜정지혜하면 귤이라는 고유명사가 한 분 존재하신다. 겨울엔 귤을 얼마나 많이 먹어대는지 귤의 색소 때문에 몸까지 노랗게 변하기 까지 하는 특별한 존재이다. 이 특징을 따서 노랗다는 뜻의 ‘gelb’를 별명으로 지어주었었다. 우리반은 고유명사 지혜를 믿고 출전 시켰으나 예상치 못한 강적을 만나 패배의 쓴 맛을 볼 수 밖에 없었다. 지혜는 껍질도 안 까고 흡입했는데 우승을 차지한 1반 친구는 기계적으로 귤을 마시듯먹는 바람에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비록 졌지만 즐거운 시간이었고 덕분에 귤따기 작업도 재미있을 수 있었다.

 

민속촌에서는 정말 아름다운 사진들을 남겼다. 페이스북에서만 보던 자세로 우리반 14명의 여학생들과 함께 사진을 찍었는데 한 폭의 그림과 같았다. 민속촌엔 푸르른 언덕과 아름다운 건물들은 우리가 사진을 찍기 좋은 최고의 풍경을 제공해 주었다. 민속촌에서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하다가 어느새 안전요원인 형광맨과 친해졌다. 이때 사진 찍어달라고 도와줘요 형광맨!”이라고 부르던 것을 시작으로 짧은 시간동안 안전요원과 정이 많이 들었다. 어색했던 형광맨은 어디가고 서로에게 농담까지 던지는 사이가 되었다가 형광맨과 빠이빠이를 한 지금은 문자와 페이스북으로 연락할 만큼 친밀한 사이가 되었다.

 

제주도 레일바이크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었다. 정선 레일바이크를 즐겨 타는 나는 동굴도 지나고 내리막길도 있고 앞차 뒤차와 부딪히기도 하는 레일바이크를 상상했었는데 기대에 많이 못 미쳤다. 그러나 친구와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시간이었다. ‘제주도 레일바이크의 신비한 비밀을 알게 되었는데 바로 페달의 진실이었다. 레일바이크의 페달을 열심히 돌리며 경쟁했던 아이들에겐 너무나 미안한 일이지만 사실 페달의 역할은 속도 증진이 아니라 소리 키우기였다. 페달의 역할에 의구심을 갖고 레일바이크 요원에세 물어봤더니 정말 시크하게 소리만 키운다고 답변해 주었다. 너무 일찍 진실을 알아버린 우리 조원들은 덕분에 편안한 마음으로 자연을 감상 할 수 있었다.

 

에코랜드는 정말 아름다웠다. 기차를 타는 내내 삶의 여유라는 것이 바로 이것이구나 란 생각을 했다. 바람 불고 나는 기차를 타고 달리고 있고 바깥의 꽃과 건물들은 동화처럼 예쁘기만 했다. 아이들과 동영상 촬영도 하고 사진도 찍어 대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지만 에코랜드에 있었던 시간들은 내게 즐거웠다.’란 말보단 행복했다란 말이 좀 더 적합할 듯 하다.

 

둘째날의 하이라이트는 레크레이션이었다. 사실 중학교때 장기자랑들보다 상당히 실망스러운 공연들이었지만 레크레이션 마지막을 장식해준 우리반의 태양 마테최 (갓 수최)’ 의 리듬에 몸을 실은 댄스는 수학여행동안 못 다쓴 목청을 다 쓸 수 있게 만들어 주었다. 둘째날밤은 매우 뜨거웠다. 처음으로 여자 12명이 함께 치킨을 뜯었다. 한 방에 모여 몰래인 듯 몰래아닌 시간을 보냈다. 2인 침대에 12명이 다같이 올라가서 사진도 찍고 추한 몰골(?)로 거리낌없이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많이 친해졌구나 란 생각을 했다. 밤이 늦었을 땐 각자의 방으로 들어갔는데 우리 방원들은 4시까지 꾸벅꾸벅 졸면서 영화를 보고 밤을 새고 말겠다는 약속은 또 지키지 못한 채 잠들어 버렸다.

 

 

어느새 성큼 다가온 수학여행 마지막날은 오설록은 녹차를 좋아하는 내게 천국이나 다름 없었다. 녹차를 사랑하는 나와 친구들은 녹차 아이스크림을 먹고 라떼 가루까지 샀다. 비싸긴 했지만 그 어떤 곳에서도 맛 볼수 없는 깊은 맛이었다. 녹차를 싫어하는 정지혜동지 조차 맛있게 먹어 주셨으니 더 할 말이 없다고 생각한다. 시간은 또 부족했다. 녹차밭에서 사진도 못 찍었고 제주도 녹차제품을 주로 다룬다는 이니스프리(화장품 로드샵 중 하나)도 들를 수 없었다. 그러나 녹차덕후로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즐거운 시간은 너무 빠르게 흘러가 버린다는 걸 우리의 아인슈타인은 증명했다. 그리고 나는 그것을 몸소 체험했다. 나의 사랑하는 3반과 떠났던 여행은 그들과 함께였기에 좋았고, 그들과 함께였기에 재미있었다. 당연히 그 어떤 날들보다 시간은 빠르게 흘렀고, 나는 어느새 일상으로 돌아갈 비행기의 문 앞에 서있었다. 다시 트렁크를 돌려서 제주도로 들어가고 싶다는 마음이 굴뚝 같았으나 현실에 순응하는 이미지라 학교가 원하는 대로 집으로 향하는 비행기를 곱게 탔다. 비행기에서 아이들은 3일간의 추억 팔이를 하며 몇시간 뒤로 돌아가 다함께 숙소에서 몇 시간만 더 놀고 싶다며 툴툴 거렸다. 그러나 언제 툴툴 거렸냐는 듯이 모두들 금방 곯아 떨어져버렸다. 그리고 나의 학창시절 마지막 수학여행은 내년에 있을, 더 재미있을 수련회를 기약하며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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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 2015-10-29 0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 고삼이었던가요. 이제 수시 .. 끝났을텐데. 어때요. 어디 넣었어요. 말해줘요.

jo 2015-10-29 23:51   좋아요 0 | URL
수학여행은 고1 에 가요!!!! 전 아직 고등학생 1학년ㅎㅎ
 

제목: Change brings changes

 

#Scene1 (On the street, she is carrying on a campaign, holding a paper saying “The rich should help the poor”)

The supporter of the low income bracket: All people should be treated as precious ones. Is it rational some complain about their dinners while others suffer from hunger? As water flows from high place to low place, the rich should help the poor!

(The supporter continues the campaign, the rich comes on the scene, standing in the middle of the stage and stops, making a face and gesture like he lost the words to say)

The rich: Why should I help the poor? The money is what I have earned! The poor are just losers trying to plunder our money in an easy way!

 

#Scene2 (Two of them leave the stage. Two poor are sitting on the stage.)

The poor 1: Why is the world so unfair? I work hard 24, 7, but I can’t live a better life!

The poor 2: I HATE this world! The wealthy go wealthier and the poor go poorer!

 

#Scene 3(Then, the rich walks beside them and his eyes meet with two poor. He turns his head and leaves the stage quickly. At the same time, the poor walk away with uncomfortable face. Then, the God walks into the stage.)

The God: Hmm, it seems I should make them understand each other, or there will be no true equality and peace between the rich and the poor. Hmmm.. What can I do to solve this conflict? Aha!!

 

 (**Our team will perform blue parts.) I got a great idea! Ohhh, I must be a genius! I can’t wait to see them!

(Then the poor 1 comes into the left side of the stage, and the rich comes into the right side of the stage. Between them, there is the God, and they can’t see each other. They are standing toward the God, praying, and looking at the sky.)

The poor 1: Oh..God, I can’t stand the rich anymore!

The rich: Oh..God, I can’t stand the poor anymore!

The God: (With prank face and voice) ..and I will change the rich and the poor!!! (snap!!)

(All of them leave the stage.)

 

#Scene 4 (The poor 1 runs into the left side of stage.)

The poor 1: Luxury clothes, expensive cars, a huge house......

I don’t know what just happened, but anyway I became rich! HuH!!

(The poor 1 runs out to the right side of stage.)

 

#Scene 5 (The rich runs into the left side of stage.)

The rich: Where’s my bed? Where are my clothes? Where’s my house?

What just happened?

(The poor 2 runs into the right side of stage.)

The poor 2“ Hey, hurry up! The rest time is over!

We should go back to the construction site(공사장)!

(The poor 2 takes hand of the rich and runs out to the right side of stage.)

 

#Scene 6 (The supporter is on the stage and the poor 1 comes into the stage.)

The poor 1: What can I do as a rich person? Buying a car? Eating a luxury dinner?

Getting expensive watches? Hmm... Oh, I don’t have to decide! I can do all!

The supporter: The rich should help the poor! The rich should stop buying cars. They should

stop eating luxury dinners! (The supporter continues campaign.)

The poor 1: Why should the rich help the poor? Money is private property of the rich!

Helping the poor isn’t an obligation!

 

 

 

#Scene 7 (The poor 2 and the rich come into the stage.)

The rich; I’m totally exhausted.......

(The poor 2 and the rich sit on the stage.)

The poor 2: You know what? As manual laborers(막노동꾼), we should do this work

again tomorrow. HaHaHa .......

The rich;.......

(At this moment, the poor 1 walks into the stage and recognize the poor 2.)

The poor 1: Hey!......

The poor 2: Hmm? Do you have something to tell me?

The poor 1: N...NO. Nothing.

(The poor 1 walks out to the stage.)

The poor 2: When I see a rich person like her, I get angry. I work hard everyday,

but get poorer and poorer. However, she’ll be wealthier day by day.

The rich;......I agree.......

 

#Scene 8 ( The poor 1 walks into the stage.)

The poor one: Even yesterday, I claimed the rich should help the poor. However, to keep

my money, I said the rich don’t have to help the poor. Even yesterday, I was

with my friend. However, being a rich person, I ignored my friend today......

Hoo......sharing money is not an easy task......

      

 

#Scene 9 ( The poor 1 remains on the stage, and the rich comes into the stage and sit down.

Then, God comes in. The poor and the rich can’t see each other and both of them

can’t see God.)

God; Yes!! It works!! Now, they understand each other!!

When I change their situation back tomorrow, There’ll be true peace and equality

between the rich and the poor!

#Scene 10 (The poor 1 and 2 are sitting on the stage. Then the rich walks beside them.

The poor and the rich make a warm eye contact and take hands of each other.)

 

 

 

 

비록 본선 진출도 못했지만 연극을 계획해보고,  친구들과 돌아가며 대본을 쓰고 서로 수정해주는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선배들의 예선전 준비모습을 보고 교내Skit대회가 얼마나 스케일 큰 대회인가에 놀랐고, 나름 열심히 구상한 내용이었는데 이것이 흔한 스토리였다는 것에 한번 더 놀랐습니다. 매번 새로운 경험을 하고 스케일 큰 무대들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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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일외국어고등학교(이하 대일외고)의 체육 대회의 이름은 '대일 한마당'이다. 1학년부터 3학년까지 모두가 참여하는 학교의 가장 큰 행사 중 하나이다. 시험 종료 직후인 5월 7일, 대일외고는 잠실체육관에서 '대일 한마당'을 열었다.

대일한마당의 종목은 피구, 농구, 줄다리기, 계주, ox퀴즈로 총 5개이다. 1,2,3학년 분류하여 각 종목의 경기를 갖고 피구는 여학생만 농구는 남학생만 나머지 종목은 혼성으로 진행된다. 피구나 농구 그리고 계주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한마당이 열리기 약 1달반 전부터 중식시간 석식시간을 이용하여 연습해왔다.

모든 학교의 체육대회가 그렇듯, 대일외고도 각 종목의 신청자만 경기에 참여하게 되고 나머지는 관중석에 남게 된다. 관중석에 남겨진 학생들은 체육대회에서 소외되기 십상이다.
ㅊ고등학교의 한 학생은 경기에 참여하는 학생들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할 것이 없어서 지루한 시간을 보냈다며, 체육대회에서 핸드폰 게임만 했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대일한마당에서는 모든 학생이 즐거워했고, 모두가 체육대회 이후 땀에 젖어있었다.

전교생을 즐겁게 만들 수 있었던 대일외고 만의 비결은 바로 '응원'에 있었다. 대일한마당의 꽃은 그 어떤 경기가 아니다. 바로 응원이다. 대일한마당은 서양어과(불어, 독일어), 동양어과(중국어, 일본어) 그리고 국제어과(영어과, 스페인어과, 러시아어과) 총 3개의 팀으로 나뉜다. 각 과마다 '과 티'라고 불리는 옷이 있고, 각 과마다 응원단과 약 10개의 응원가가 있다. 응원단은 그 어떤 선수들보다 열심히 연습하고, 당일날은 새벽부터 잠실체육관에 가 연습했다. 응원단들은 응원가들을 배우고 다른 학생들에게 가르쳐줘야 한다. 체육선생님들은 대일한마당이 다가오면 체육시간을 응원연습시간으로 내어준다. 그만큼 응원은 한마당에서 매우 중요한 존재이다.

응원은 매우 조직적으로 진행된다. 서양어과의 경우 시작할때는 응원의 기본인 '부아카'라 불리는 응원가를 외치고, 분위기가 고조되면 '정관사(독어)'란 응원을 하며, 승리를 하면 '미안쏭'을 부른다. 이 모든 것은 응원단장인 과대표의 지휘에 맞춰 진행된다. 과대는 응원가의 이름이 적힌 팻말을 들고 휘두르고 과의 모든 학생과 응원단은 같은 동작으로 같은 응원가를 외친다. 그 누구도 응원에 소홀히 하지 않았으며 한마당 종료 후 학생들의 목소리는 하나같이 쉬어 있었다. 자신의 과의 경기가 있을 땐 학생들은 밥을 먹다가 일어서 응원을 하기위해 움직였다. 김밥을 하나 물고 다시 일어나는 표정에서는 기쁨이 담겨있었다. 어떤 학생들은 경기 관람보다 응원에 더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일한마당은 선수들만 경쟁하지 않는다. 응원도 경쟁한다. 더 큰 목소리로 더 세게 발을 구르며 상대의 응원을 견제한다. 각 과의 응원가에는 상대편을 견제하는 응원가들이 있다. 국제어과의 경우 "국제 이긴다! 동양(서양)! 발린다!!"라는 구절의 응원가가 있다. 서양어과와 국제어과의 경기에서 국제어과는 이 응원을 사용했고, 이에 대응해 서양어과는 이 응원가를 각색하여 "서양 이긴다! 국제! 발린다!!"라고 국제어과를 향해 소리쳤다. 계주경기에서는 동양과 서양이 모두 국제를 상대로 이 응원을 외치는 재미있는 경관이 벌어지기도 했다.

물론 패자도 있었고, 승자도 있는 경기였으나 모두가 열심히 즐겼기에 아름다운 마무리를 가질 수 있었다. 2015년 대일한마당의 우승팀은 '국제어과'였고 가장 낮은 점수를 얻은 팀은 '서양어과'였다. 한마당 종료 후 타과 학생들은 서양어과에게 '(꼴)찌서(양)'이라며 놀리기도 했으나, 응원만은 정말 최고였다며 박수를 보내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서양어과의 한 학생은 한마당이 끝난 후
"이렇게 재미있는 체육대회는 처음이었어. 졌는데도 막 우울하지도 않고, 그냥 재미있었던 같아. 하지만 내년엔 1등 탈환해야지. 우리는 웨스턴 이니까!!"
라며 즐거운 마음을 드러냈다.

응원은 경기에서 모두가 주인공이 되게 만들어주는 도구이다. 현대 스포츠 중 응원이 가장 발달된 스포츠는 바로 '야구'이다.
팀마다 팀의 티와 팀의 구호가 있고, 선수마다 특성을 살린 응원가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야구의 팬들은 자신의 팀에 대한 사랑이 매우 강하다. 사실, 축구경기보다 시간도 오래 걸리고, 룰도 상당히 복잡한 스포츠가 야구이다. 그러나 언제나 야구장에 사람들이 가득하고, 야구의 인기가 식지 않는 이유는 야구에는 '응원'이 있기 때문이다. 조직화된 응원은 팀에 대한 소속감을 높이고 자신도 선수들 중 한명과 같은 열정을 갖게 한다. 같은 팀을 응원하는 사람들은 응원가를 부르며 유대감을 얻기도 한다.

'응원'은 위대하다. '응원'은 모두가 주인공이 되는 경기를 만들어 준다. 모두가 즐거울 수 있는 체육대회, 대일한마당의 비결은 '응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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