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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어릴 적에 ㅣ 좋은책어린이 창작동화 (저학년문고) 35
최형미 지음, 원유미 그림 / 좋은책어린이 / 2012년 3월
평점 :
아직도 잠자리에서 만큼은 아이가 되고 싶은 6살 딸 때문에
아들과 딸 사이에 나란히 누워 잠들기 전에 책을 읽어주거나 이야기를 해주는 일이
하루를 마치는 일과처럼 일상이 되어버렸어요.
불을 꺼놓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어느새 둘다
꿈나라로 떠나있는데요.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이야기가 바로 자신들의 어렸을때 이야기랑
엄마의 어렸을때 이야기랍니다.
우리 딸은 엄마뱃속에서 있었던 일을 가장 좋아하구요.
우리 아들은 엄마가 어렸을때 말썽부린 일로 혼난 이야기를 너무 좋아해요.
절대 개구쟁이 일리가 없을 것 같은 엄마의 모습과는 달리
하는 일마다 사고뭉치 덜렁이인 엄마의 과거를 상상하고 이야기를 듣는 것이
참으로 즐거운 일인가봐요. 자신의 지금 모습에 안도하면서 말이죠.
이런 엄마와 아이들의 추억을 이어주는 좋은책 어린이의 신간
[ 엄마 어릴 적에 ] 입니다.
[ 엄마 어릴 적에]라는 제목을 보고 너무 내용을 알고 싶어하는 딸 때문에
이 책을 두 아이들에게 읽어주었는데요.
이 책을 읽으면서 어릴때 친했지만 지금은 연락이 안되는 친구생각과
장롱 밑 조그만 종이상자에 넣어두었던 내 보물상자속
소중했던 종이 인형, 그리고 각종 잡동사니등이 마구마구 생각났어요.
책 속 내용보다 제 어릴 적 시절 이야기를 더 많이 아이들에게 들려주었던 것 같아요.
연탄 두장을 아궁에 속에 넣어 놓으면 저절로 불이 붙는 줄 알고,
부지깽이를 이용하다 연탄을 몇장 깨 먹고 결국 두 손으로 연탄 아궁이 속에
연탄을 넣어놓고 불이 올라오기만을 기다리던 일,
목욕하다가 미끄러져 등 뒤에 흉터가 남은 일,
남의 집 초인종 누르고 몰래 달아나던 일등등..
지금 생각해보니 엄청 개구쟁이였더라구요.
이런 소중한 기억들을 꺼내볼 수 있게 만들어준 [ 엄마 어릴 적에 ]는
아이들과 엄마도 어릴때 나랑 똑같았구나 하는
공감대를 형성해주었어요.
엄마는 항상 착하고 할머니께 칭찬받는 아이로 생각하던 아이들에게
엄마도 이런 어린시절을 거쳐 어른이 되었구나
우리들에게 좀 더 친근하고 친구같은 존재라는 느낌을
많이 전달해준 책이랍니다.
아직은 어리기때문에 아이들에게 엄마는 절대적인 존재이지요.
하지만 좀 더 나이가 지나면 엄마가 해 줄 수 있는 부분도 한계가 생기고,
어느 새 엄마보다는 나를 좀 더 잘 이해해주는 친구들을 더 편하게 생각할
날이 곧 오겠지요?
저도 그 시기가 오기전까지는 아이들과 허물없이 잘 지내고 싶은데요.
아이들과 의사소통에 문제가 생기거나 아이들이 엄마가 답답하다고 느껴질때,
함께 읽어보면 더 없이 좋은 책이랍니다.